[전창관의 방콕세설]아이스 아메리카노에도 설탕시럽 넣는 태국, 덜(Low) 달고 덜 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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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부터 음료제품 설탕 함량에 비례한 소비세 부과 상향 실시와 염분 함량에 따른 중과세 법안 2년후 시행 입법예고
– 소위 ‘단짠’에 철퇴 준비
방콕에서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까페 체인 매장이 아닌 로컬 테이크아웃 까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하면 의례히 묻는 말이 ①”완 뽀까띠 마이(หวานปกติไหม)” 즉, “일반적(정상적) 단맛으로 드릴까요 ?”라고 묻는다. 처음 이 광경을 접할 때는 참으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얼마나 달게 해줄까요 ? 라고 물으니 말이다. 아메리카노에 설탕시럽을 넣는 것이 어떻게 “뽀까띠(ปกติ) – 정상”이 될 수 있는지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질문에 자연스레 화답하는 현지인 고객들과 점원들간의 대화인데, 거기에도 몇가지 정해진 유형이 있다. “②완너이 (หวานน้อย) – 조금 달게”와 “③완막(หวานมาก) – 아주 달게”가 그것인데, 이 질문을 그냥 대충 지나쳐 듣고 우물쭈물 고개를 끄덕이다가는 낭패를 겪기 십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표현별로 설탕시럽을 펌핑해주는 횟수가 로컬까페들 마다 공용매뉴얼 처럼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 필자가 한 대학내 로컬 까페의 바리스타에게 물어 본 바에 의하면 시럽 펌핑이 ①은 2회, ②는 1회이고 ③은 무려4회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경우에 반드시 “마이완(ไม่หวาน) – 안달게 내지는 노 슈가(No Sugar)”라고 답해야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그냥 대충 잘못 이해해 고개 끄떡였다가는 설탕죽(?)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렇듯 태국민들의 단맛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태국은 브라질과 인도 다음으로 많은 양의 설탕을 생산하는 나라다. 국토 면적에 비례한 사탕수수 생산량은 가히 세계 1위 라고 볼 수 있다. 전체 농업에서 사탕수수 재배 차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것. 또한 더운 날씨에 쉽게 피곤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을 극복하기 위해 달디 단 음료수를 수시로 마신다. 아울러 전통 태국 음식들도 보존기간 연장을 위해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레시피로 조리된다. 한마디로 ‘단맛’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염분의 경우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제한 소비량의 2배를 섭취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세금을 연결고리로 한 단맛, 그리고 짠맛과의 전쟁에 나선 이유다.
태국정부가 10월 1일자로 지나치게 달고 짠 식품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입맛에 경종을 울리며 당뇨와 혈압 등 성인병 줄이기를 통한 의료보험 재정 지출 축소를 겨냥해 대대적인 과세에 나섰다. 다름아닌 설탕 함유 음료수에 대한 소비세의 차등부과, 즉 누진적 소비세 도입에 나선 것이다. 기존에 아무리 설탕 함량이 높은 음료수라고 해도 100cc당 1바트 이하이던 것이 기준 상한선을 초과하는 음료의 경우 무려 100cc당 5바트로 올라간다. 당분 함유량 상한선에 달하지 않더라도 당분 포함량에 따른 계단식 소비세가 상향되어 차등적용된다. 아울러 염분 함량에 비례한 소비세의 차등부과 세부 기준도 2021년 발효될 예정이다.
물론 태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탄산음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음료수 제조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단맛의 지존격인 콜라 제조업체들은 설탕 함량 축소에 따른 소비자 기호 충족 불가를 우려해 세금을 더 내더라도 설탕 함량을 낮출 수 없다며 맞서면서도 한편으로는 콜라에 커피를 섞은 신제품 개발을 통한 신규수요 창출에도 나서고 있지만 전통적인 단맛 위주의 콜라시장 수성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는 연간 2375억 바트(약 9조3000억원)를 상회하는 태국의 거대한 음료수 시장 상권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도 있다.
web-02[사진설명]태국의 3대 탄산음료(출처 플리커닷컴)
태국 보건부의 질병통제센터의 집계자료 추이를 보면, 과도한 당분 섭취로 수년 사이 당뇨병 환자가 급증해 약 500만명에 달한다. 당뇨 환자에 대한 의료보험 비용 지출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국가적 재정지출 부담가중과 사회비용 상승을 부추키고 있다.
태국정부는 식품의 염분 함량에 비례한 소비세 차등부과 기준도 2021년 발효 예정으로 이미 입법예고 작업에 들어갔다. 라면과 인스턴트 죽을 포함한 고형조미제, 과자류 등에 대한 소디움과 콜레스테롤 함량에 따른 과세의 차등부과가 주요 골자다.
실제 태국인은 염분 역시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소디움 섭취 제한 가이드라인 2000mg의 2배가 넘는 4350mg을 섭취하고 있는 것. 이에 따른 고혈압 환자도 1300만명을 상회해 태국 전체 인구의 20% 가까운 숫자를 보이고 있으며, 신장병 환자도 76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9만명 정도가 의료보험 재정으로 혈액 투석을 받아 연명하고 있어 연간 180억 바트(약 7050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소모시키고 있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음료수 당분 함량에 따른 과세기준 연동률 상향 제재조치와 2년 후 실시될 염분함량 제한 조치가 태국민들의 묻지마 ‘단짠(단맛+짠맛)’ 사랑에 얼마나 경종을 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아세안 2위 경제대국에 걸맞게(?) 지니게된 ‘아세안 비만2위 국가’ 라는 오명도 벗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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