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용의 우리말로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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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 잼잼

예전의 것은 낡은 것이 아니라 늘 배울 점이 많은 보물창고 같습니다. 옛날부터 있었던 일을 돌아보면서 깜짝 놀라게 될 때가 많습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선생의 어제까지의 세계(The Until Yesterday)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교육에 관련된 부분이나 건강에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옛사람들이 그런 것까지 생각하였다는 점, 그렇게까지 의미 있고 과학적이었다는 점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긴 수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지혜가 쌓이고 쌓여 온 것인데, 한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온몸이 뻐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니 몸이 굳어있는 건 당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하는 것은 몸을 푸는 방법일 겁니다. 베개의 높이도 내 몸의 움직임에 따라 목에 부담을 주었을 겁니다. 자다가 몸에 쥐가 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우리 몸은 자면서 경직이 되기도 합니다. 자고 일어날 때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갑자기 움직여서 허리나 목 등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일 겁니다. 저도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다가 허리가 오랫동안 아팠던 적도 있습니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조심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내 몸을 천천히, 내 마음도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눈을 뜨는 것은 세상에 적응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web_images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려고 하는데 목이 무척 뻐근하였습니다. 그래서 목을 들고 천천히 오른쪽, 왼쪽으로 돌려보았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더 천천히 더 부드럽게 목을 돌립니다. 하나 둘 마음속으로 소리를 내다가 문득 ‘도리도리’라고 말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도리도리를 하고 있는 거네요. 우리는 예전부터 아가들이 목을 가눌 무렵이 되면 목 운동을 시킵니다. 도리도리를 하면서 아이들은 목을 부드럽게 돌리면서 목을 가눌 힘을 갖습니다. 도리도리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원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돌리다’는 말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부터, ‘머리’에 해당하는 옛말이라는 의견(서정범), 한자 ‘도리(道理)’에서 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돌리다’에서 어원을 찾는 것은 머리를 돌리는 것이니 돌리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나타난 것입니다. 운동을 시키는 것이죠. 머리의 의미를 가진 옛말이라는 의견은 신체 어휘를 가르치는 교육에 중점을 둔 의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와는 어휘가 지금과는 달라져 있어서 쉽게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만, 어휘 교육의 측면에서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도리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의견도 흥미로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리도리와 함께 아가들에게 쓰는 말을 살펴보면 더 정확한 접근이 가능할 겁니다. ‘잼잼, 곤지곤지, 부라부라, 짝짜꿍’ 등이 있습니다. 이 말도 모두 운동을 시키는 동사라는 의견과 신체 부위에 해당하는 명사라는 의견, 선조의 철학이 담긴 어휘라는 의견으로 나누어집니다. 잘 살펴보면 흥미로운 의견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도리도리를 마치고 천천히 ‘잼잼’도 해보았습니다. 손을 쥐었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몸에 피가 돌기 시작하고 저린 손끝이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입으로도 ‘잼잼’이라는 소리를 되뇌어 봅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잼잼을 시켰던 생각이 납니다. 기억나지 않는 제 어린 시절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합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웃고 계시네요. 몸과 마음이 더 따뜻해집니다. 왠지 위로를 받는 느낌입니다. 부모님에게서 시작되었던 일이 저를 거처 아이들에도 이어졌습니다. 내친 김에 곤지곤지도 해봅니다. 조금은 변형해서 하게 되네요. 아가들 손과는 이제 기능이 많이 달라졌으니 말입니다.
온몸과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훨씬 따뜻하고 편안합니다. 이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도리도리 잼잼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랜 세월 전해져온 지혜가 제 몸과 마음속에서 따뜻하게 흘러갑니다. 오늘 하루도 따뜻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부드럽게 살겠습니다.
▲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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