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관의 방콕세설] 태국판 총·균·쇠를 넘어 고국의 춘삼월 봄 여울로

부처가 입적하기 직전 이 땅에 큰 가르침을 전한 날을 기리는 ‘마카 부차 데이’에 난데없이 울려 퍼졌던 짝 끄라 판 상사의 흉폭한 자동소총 ‘총성’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태국 전역이 COVID-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병원균’의 습격에 휘말렸다.
혹자는 인류 역사 변화에 있어 한 획을 그으며 지구의 인구수를 조절해왔던 최악의 전염병들이 ‘1720년경 유럽의 흑사병 참변’ 이래 ‘1820년 인도 전역으로 퍼졌던 콜레라 대유행’에 이어 ‘1920년의 스페인 독감’에 이르기까지 매100년 주기 마다 발생해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또다시 100년 만인 2020년에 다시금 무서운 전염병이 찾아들었다는 기상천외의 숫자 짜맞추기식 발상까지 해대며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더구나 국민총생산(GDP)의 11%가 관광수입이며 노동 가능 인구의 20% 가량이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태국으로서는 관광국가로의 청정 이미지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에 나서고 있는데, 이 와중에 한국인에 대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음성 확인서, 10만불 보상 한도 여행자 건강보험증서 지참을 요구하며 90일 관광비자 발급의 중단 여부까지 요구해 집행 내용과 시기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People wear protective masks at a BTS Sky train station in Bangkok, Thailand, 28 January, 2020Thai health officials are stepping up monitoring and inspection for the new SARS-like coronavirus after the Public Health Ministry confirmed fourteen cases in the country. The virus has so far killed at least 106 people and infected around 4,599 others, mostly in China. (Photo by Anusak Laowilas/NurPhoto via Getty Images)

▲COVID-19 사태를 비껴가지 못한 태국도 예방 및 방역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방콕 시민들의 출근길 모습./사진=쁘라차찻투라낏
이 3가지 대 태국 입국 조건의 변화와 지난번 코랏 터미널 21에서의 짝 끄라 판 상사 총기 난동 참변을 둘러싸고 태국 내 각종 한국인 소사이어티 단톡 SNS 방 등이 달궈졌음은 물론이다. 그 와중에 개개인의 바람과 희망 그리고 접하는 정보의 질과 양이 각각인 바 당연히 그에 따른 견해차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개중에는 일종의 지록위마(指鹿爲馬) 현상 격인 이야기도 있고,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상황 설명을 하는 이들도 있다 보니 더불어 살아가는 태국 안에서 벌어지는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주고 받자는 본래의 의도를 벗어나 이견 충돌과 대립이 생기기도 하는 것.
02▲1720년 프랑스 마르세이유 대 전염병 (Great Plague of Marseille) 당시 상황을 나타낸 그림. 당시 2년간 총 10만 명이 사망하였다./사진=위키백과
동남아의 잔디 잘 자라는 상하의 나라 태국이다 보니 많은 수의 한인들이 골프를 주말 레저로 즐기곤 한다. 그런데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다 보면 이따금씩 ‘위잉, 웽~’하는 굉음이 들리곤 하는데, 그런 소리의 정체에 대해서도 갑론을박 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첫 번째 의문>
– 혹자는, “아, 그건 골프장 잔디 제초기 모터음이야.”
– 또 다른 사람은. “아니야. 그건 골프장 주변 도로를 미친 듯이 달리는 오토바이 폭주족의 급가속 굉음이지.”
– 이를 듣고 있던 또 다른 이는, “무슨 말씀을, 그 소리는 골프장 인근의 수로를 달리는 롱테일 보트의 엔진 소음이야.”
골프장에서 들리는 이런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다소 상세한 관심이나 의문을 가져본 적이 이따금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윗 세 사람들의 의견 중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두 번째 의문>
이외에 가끔씩은 ‘탕’ 하는 총소리 같은 소리도 난다.
– 누구는, “아, 이 인간들이 아무데서나 총질 해대니 큰 문제야, 정말 겁난다니깐.”
– 어떤 이는, “이 총소리는 인근에 있는 민물어류 양식장에서 새들이 양식어를 낚아채 먹어대는 것을 쫓는 공포탄 소리야.” 하고.
– 또 다른 분은 점잖게 “태국은 불교사원에서 장례를 치르고 화장한 후, 유골을 분말로 만들어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리는데 그 폭죽 소리야.” 이러고.
물론, <첫 번째 의문>에서 가장 유력한 정답은, 태국의 골프장들이 대부분 수로를 주변에 까고 있어, 그 위를 달리는 ‘롱테일 보트 엔진 소음’이다. <두 번째 의문>의 정답은 ‘불교사원마다 있는 화장터의 유골가루fmf 쏘아 올리는 폭죽 소리’라고 여겨진다. 듣고 보면 두 번째는 좀 섬뜩하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03▲ 방콕 수로를 달리는 롱테일 보트 모습. 태국의 골프장 주변의 수로를 다니는 ‘롱테일 보트 엔진 소음’ 으로 많은 이들이 그 소리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다./사진=flickr
그렇지만, 이중 ‘골프장 주변에서의 태국인들의 무문별한 총질 소리론’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충분히 있을 만한 상황인 것 또한 사실이다. 하긴…민간인들이 소지중인 총기가 1천 만정 가까이 되는 이 총 많은 나라 태국에서의 이야기인 만큼, 드물게나마 지방 소재 골프장의 경우는, 골프장 인근의 실탄 사격 연습 사유지에서 권총사격 연습하는 총성이 들리는 경우도 없으란 법이 있나 싶기도 하고.
이렇듯 우리가 사는 세상, 그것도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동방의 나라에서 무려 3천5백여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문화의 나라 태국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일들은, 실제로 우리들의 속단과 달리 무수히 많은 각양각색의 양상이 어이없을 정도로 줄지어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한걸음 물러서서 겸허히 살펴보면, 어떤 경우는 우리가 들고 있는 잣대는 겨우 30센티 삼각자인데, 실제로 벌어진 일은 5미터 줄자여야지만 잴 수 있는 것이어서 벌어진 오해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기에 이번 ‘태국판 총·균·쇠’를 둘러 싼 일부 한인 소사이어티 단톡 방 이견 대립 같은 것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무상하기 그지없다. 어찌보면 지금 마주하고 있는 ‘태국판 총·균·쇠’ 사태는 IMF조차도 이겨내고 더 깊게 뿌리박은 이곳 한인사회의 최대의 위기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어수선하고 불안정한 시기를 맞아 현지 인프라와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축소하고 기왕에 활성화된 한인 소사이어티 단톡방 SNS 등에서의 온라인 매너를 준수하여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여 이곳에서 살아가는 생활의 지혜를 공유해 나가고, 각급 한인 단체와 공관과의 거리 좁히기를 통해 이곳 태국에서의 한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모두가 하나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야지 싶다.
‘태국의 골프장에서 들리는 굉음’에 대해서 조차 섣불리 속단하지 말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준으로만 예단하지 말아야 하듯이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입장에 대한 이해도의 지평을 넓혀가며 생활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이제, 우리의 고향, 한국은 ‘춘삼월 호시절’인데, 우리가 사는 나라 태국은, ‘폭염 삼월 인고의 날씨’에 접어드는 시즌이다. 고국에서도, 우리가 사는 태국에서도 인삼 뿌리만 빼면 삼계탕에 들어갈 재료는 모두 구할 수 있으니 폭염이 더 오기 전에 인삼은 없지만 닭백숙 이라도 한번 푹 고아 먹고 이 ‘춘삼월 호시절 아닌 하절기 폭염 삼월’의 태국 생활을 힘차게 이어나가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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