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 리더 없는 시위 현장과 학생들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0/10/28 12:48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 시위가 이전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태국 젊은 세대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월 13일 저녁부터 일부 시위 학생들을 체포하며 진정 국면을 시도했던 태국 정부는 그러나 10월 14일 태국 ‘십씨뚤라’(태국 시민들의 민주항쟁 : 1973년) 항쟁일에 맞춘 대규모 시위로 급기야 현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에 더해 ‘긴급조치’를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물대포와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켜 보려 했던 태국 정부는 그러나 더 강한 반발로 인해 조금은 당황한 기색이다. 현재 태국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는 그동안 태국에서 일어났던 옐로우셔츠나 레드셔츠의 시위와는 그 양상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기존의 시위가 일부러 동원되거나 돈을 받고 동원된 어른들의 시위 양상이었다면, 이번 시위는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극명한 인식 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다.

10월 20일 시위의 경우 진정한 게릴라식 시위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각 BTS 지상철역을 중심으로 시위가 진행될 것이라 SNS에 예고하는 식이다. 기성세대와 또 다른 점은 바로 왕실에 대한 비판이다. 예전에는 ‘아버지’라 부르며 국왕을 존경했지만 지금 세대는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세대간 갈등은 서로에게 나쁜 생각으로 세뇌되었다는 비판을 야기시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가로등불 밑에서 시위와 학교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Free Youth 그룹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시위 장소와 시간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은 쁘라윳 찬오차 총리 퇴진 뿐 아니라 왕실에도 불만을 얘기한다.

1932년 입헌군주제 혁명 이후 태국은 군부세력과 민주세력간 갈등 관계가 지속되어 왔다. 군부정권이 민주정권의 무능과 부정을 탓하며 쿠데타를 일으키면 이어서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민주 세력들의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양상이었다. 그동안 20회 이상의 쿠데타가 발생했고 국왕의 허락을 받으면 정당성을 인정받으며 국민들은 국왕의 허락을 수긍하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2020년 현실 세계에서는 그 양상이 조금 바뀌고 있다.

세 개의 축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상황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국민들에게 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두 개의 축으로 인해 균형은 깨어지게 되었고 이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태국 시민들의 시위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어지럽게 시작된 2020년, 태국은 어쩌면 그 보다 더 큰 폭풍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미래의 태국을 위한 오늘의 태국이 과연 어떤 길로 나아갈지 역사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