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Z세대와 정치 개혁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1/01/07 11:58

Generation Z, 1996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 나이대 그룹들은 이제 곧 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를 자랑하게 된다. 그것이 2025년이다. 1980년대부터 1995년 사이 태어났던 밀레니얼 세대의 후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이제 곧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핵심 세대가 될 것이다. 이들을 사람들은 Z세대라 일컫는다.

X세대, 밀레니얼세대를 거쳐 올라온 Z세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터넷과 이동식 기기, 즉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를 어려서부터 접한 새대라는 것이다. 즉, 과거와는 달리 Z세대는 인터넷이 언제 어디서든 접속되는 환경에서 자라 온 세대라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했지만 어느 정도 성숙해질 때까지는 정해진 장소, 즉 집이나 PC방과 같은 장소에서만 인터넷을 이용했던 밀레니얼 세대와는 구별이 되는 것이다.

이덕에 Z세대는 IT기술에 익숙함을 느끼고 사교생활에서도 SNS 사용이 매우 익숙하며 이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컴퓨터 웹사이트 환경과 스마트폰 환경에 두루 익숙하지만 Z세대는 컴퓨터 환경 보다는 모바일 환경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성향이나 성장배경 등 여러 방면에서 그 이전 세대와는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들 Z세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따로 짜여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이전 세대보다 문화와 인종의 다름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낮설어 하지 않으며 매우 개방적으로 받아들인다는데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세대이기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익숙하고 이런 미디어가 없던 시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검색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을 꼭 가야만하는 이전 세대들과는 달리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모든 주요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는 세대 또한 이들 세대들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중에서도 IT와 인터넷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이다. 물론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 등도 물론 인프라 형성은 되어 있지만, 사용인구에 있어서 태국은 단연 아세안 국가중 독보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태국은 이들이 곧 중심 연령이 되는 시기에 도래하게 된다.

이미 이들 Z세대들의 활약은 태국 도처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태국 정치의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하고 태국 공무원 군인과 경찰 등 주요 요직에서 실세로 활약하고 있는 세대들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두 번의 쿠데타와 정권 교체 그리고 다양한 정치적 대립이 있어왔던 태국은 노란셔츠로 불리는 왕당파와 빨간셔츠로 불리는 민주파의 대립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하지만 태국 Z세대 시위대들은 쑤완나품 공항을 점거하거나 라차쁘라쏭 거리에 진을 치고 수개월을 점거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던 이전 세대들과는 달리 치고 빠지는(?) 그러나 매우 효과적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검은 5월, 피의 일요일 등 군사독재에 항거하던 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과거가 있다. 이는 태국 민주주의 암흑기를 상징하고 있으며 지금도 태국의 Z세대들이 의미있게 생각하는 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의 상징을 과거처럼 소비하지 않고 전혀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로 기성세대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2020년 10월 태국의 수도 방콕 도심에서 최소 2만명 이상의 시위대가 몰려 현 군부정권의 퇴진과 함께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많은 기성세대들이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고 태국 정부는 강경하게 왕실에 대해서는 건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태국의 새로운 세대들은 이에 대해 겁을 먹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시위에 참가하는 등 시위 형태는 예전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또한 새로운 세대는 시위 참가 방식 또한 예전과는 달라졌다.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 시위에 가담하거나 장소를 바꾸거나 주장을 마음껏 표현한다.

태국 왕실에 대한 입장차이도 마찬가지다. 기존 세력이 현 국왕의 아버지 푸미폰 국왕의 진실어린 활약을 몸소 겪어 온 세대라면 지금 태국의 Z 세대는 전 국왕의 은혜(?) 보다는 현 국왕의 활동을 보고 자라 온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즉, 부모님을 통해 이전 국왕의 활약은 이야기로 많이 들었지만 몸소 체험한 적은 없고 새로운 국왕의 모습만 보고있는 상황속에서 고압적인 군부 정권과 왕실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쉬태그로 왕실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또는  왜 태국 국민들에게 왕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고 있다.

2020년은 정말로 혼란한 한 해였다. 연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 혼란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태국의 국내 확진자가 연말을 맞아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통제가 시작되고 있다. 혹자는 이런 모든 것들이 태국 정부가 민주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일부러 꾸민 것이라는 음모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현재 태국은 물론 전세계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태국은 정치적으로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혼란속에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태국의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이런 상황은 태국이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영역이다.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2021년, 태국이 겪어내야할 새로운 역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주목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