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1/03/19 18:22

[전창관의 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 수출경기 순풍...2021년 전년 대비 3~4%↑ 전망 '흐림 속 때때로 맑음'
- '백신여권' 소지시 격리 7일 단축 협의 중...'관광업계' 촉각
- 국제통화기금(IMF), 백신 접종 확산 계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 상향 조정

전대미문의 코로나사태를 맞아 작년 3월 26일부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태국은 ‘수출 부진’과 ‘관광산업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깊은 수렁 속에서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성장속도 둔화가 우려되던 태국경제가 갑자기 몰아닥친 팬데믹 코로나19 사태에 맞닥트려졌다. 바트화 절상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 수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던 상황에서 심각한 수주난과 더불어 수출상품의 생산성 저하 마저 야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외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조처는 태국 국가경제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으로 확실한 자금원) 역할을 하던 관광산업 마저 파탄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2019년 연간 4천만명에 이르렀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1월~11월 누계기준 669만명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1.38%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서 벌어들인 관광 수입도 3,320억 바트(약 12조 2,873억 원)에 그쳐 무려 80.59%가 줄어들었다.


▲ 태국은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불리우며 연산 200만대 내외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세계12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 사진출처 : 
Honda Thailand 웹사이트

■ ‘관광과 수출’은 태국경제에 있어서의 두 마리 토끼

태국 수출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무려 50%를 넘어서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관련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관광대국이라고 알려진 태국은 사실상 관광산업 보다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이 GDP의 31%에 이르고 있다. 관광산업도 중요하지만, 태국은 명백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국’이어서 수출의 GDP 기여도는 무려 49%를 상회한다. 이렇듯, 태국의 산업경기를 논할 때면 단골 삼아 화두가 되곤하는 관광업 보다 더 중요한 수출분야에서 올 들어 서서히 순풍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태국 화주협의회(Thai National Shipper’s Council)는 이 달 초, 올해 수출예상액이 전년 대비 3~4% 신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확산으로 교역 상대국가들의 경제활동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수출경기 호전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태국 수출산업에서 20%를 상회하는 비중을 보이는 전기·전자 부문과 15% 내외를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의 수출에서 청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 수출경기와 관광산업 호전을 위한 대·내외적 조치와 수반될 주요 여건

깐야팍 딴띠피팟퐁 태국 화주협의회장은 “올해 수출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전년비 5.5% 신장하는 것으로 상향 발표함에 따른 플러스 요인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급 문제 개선, 바트화 절상대책 수립, 노동인력 수급 안정화 등이 수출 촉진의 관건인 상황에서 희망스런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태국 국가경제사회 발전사무국(NESDC)이 발표한 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태국경제의 대외의존도 는 9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출’과 ‘관광’이라는 두가지 커다란 태국 대외경제의 화두 중 하나인 ‘수출’부문에서 불기 시작한 순풍에 돛을 올리고, 열심히 ’관광’이라는 이름의 노까지 저어 나가며 불황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때이다.


▲ 치앙마이 지역 관광에 나선 여행객의 모습. / 사진출처 : 태국 관광청

‘수출’에 이어 태국경제의 또 다른 큰 축인 ‘관광’분야 역시, ‘골프검역’과 ‘빌라검역’ 이라는 상징적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넘어선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4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받은 백신여권 소지자에게 14일간이 아닌  단 7일간의 검역격리를 이행케 하는 전폭적인 완화 조치도 예고되었다. 또한 출국 72시간 내에 발급 받은 코로나 음성확인 증명서만 있어도 의무격리기간이 10일로 줄어들기에 해외여행 애호가들이 크게 반기고 있으며 세부 검토를 거쳐 이 달 중순 시행여부가 확정 고지될 예정이다.

태국 정부의 최종 방역목표는 관광업계와 의료계 종사자들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경에 이르러 의무격리 제도 자체의 실시를 중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코로나19 통제상황 완화를 관광업계가 크게 촉각을 세우며 반기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 1월 한달 동안 지난 2년 간 동기 대비 가장 많은 수의 신설법인이 설립된 것으로 집계되어 코로나 사태 하의 태국 경기회복의 또 다른 청신호로 주목되고 있다. 1월에만 태국 상무부 사업진흥청에 7,283개사의 신설법인이 등록되어 전년 동월의 6,942개사 대비 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태국경기가 현저히 움츠려 들기 이전 대비 신규법인 증가세를 보여준 것에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투자금액을 비교해봐도 전년 동월의 162억 5,600만 바트(약 6,025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309억 3,000만 바트(1조 1,463억 원)에 달해 경기 회복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태국 상무부 산하 사업진흥청은 올 한 해 동안 5만4,000~6만6,000개 안팎의 법인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 코로나 사태의 시름에서 벗어나려는 듯 맑게 개인 태국의 하늘 아래로 자동차들이 내달리는 방콕 시가지 고가고속도로의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마음으로 ‘수도선부(水到船浮)’ 준비해야

우리 조상들이 봄을 맞을 때 대문은 물론 집안 곳곳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라는 글귀를 써붙이며 세상사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던 마음이 유난히도 사무치는 2021년 춘삼월이다.

태국의 경제상황에 춘삼월 순풍이 불고 있다고 확언키에는 조금 이른 조바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수도선부(水到船浮), - 물들어 올 때 배 띄워라’고 했던가. 우리가 사는 나라 태국에 순조로운 동남풍이 불어들고 이곳 한인사회도 배 띄울 준비에 나서, 순풍에 돛단 듯한 호경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