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한국식품 판매 견인차로 우뚝선 라면제품, 괄목할 시장점유율 성과에 따른 수성(守城)전략 준비해야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11/12 13:11

[전창관의 방콕세설]한국식품 판매 견인차로 우뚝선 라면제품,  괄목할 시장점유율 성과에 따른 수성(守城)전략 준비해야

- 생필품 구입차 방콕의 대형마트에 가면 언젠가부터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라면의 대폭적인 ‘진열도 (Shelf Share)’ 상승이다. 

진열도는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과 인지도를 가진 제품의 판매 진작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매장내 진열도 우열은 특정 유통내의 시장점유율을 칭하는 ‘점내 판매 점유율(In house Share)’로 직결되며, 결국 각개 유통별 점내판매율이 모여서 전체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을 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자에 태국의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한 눈에 시연되고 있는 한국라면의 진열도 우위 정경은 한국식품업계의 등대불과도 같은 존재라 여겨지기에, 한국라면의 진열대 싹쓸이 현상은 바라보면 볼수록 흐뭇한 현상이다.


▲ 매운맛 돌풍으로 한국라면 시장점유율 제고를 새롭게 이끌기 시작한 ‘S’라면의 불닭 볶음면 판촉물이 눈에 띠는 방콕 대형마트의 라면 진열대. 각양각색의 한국라면이 태국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필자가 태국에 처음 발을 디딘 1995년 당시만해도 방콕의 한식당에서 팔리는 소주는 한국에서 온 국적 외항선원들이 방콕항에 기항시 몇 박스 씩 반입해 한식당에서 먹는 식대와 맞교환하는 형태로 소량 공급되었고, 라면은 일부 소규모 한국식품점에서 한국내 소비자가격의 3배 가까운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쑤쿰윗 주요거리의 사람들이 식료품 구입시 주로 찾는 빌라와 탑스 슈퍼마켓 등 일반 대형마트에서 한국라면은 찾아볼 수 없는 귀중품(?)이었다. 당시에 진열된 인스턴트 라면의 과반수 이상이 일본라면이었고 그 다음이 대만산 라면으로 채워졌었는데 90년대 후반 시점 들어서야 한국라면이 대형마트 진열공간에 출현했었기에 요즘의 유명 슈퍼체인 진열대의 ‘한국라면 도배현상’은 큰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한국라면은 태국의 일반인들에게 맛있는 수입식품으로 인지되어 있는 상태에서 점점  보급형 식품화 일로에 있어 방콕의 식품 소비시장에서는 그 ‘실용적 소비가치(Utilitarian value)’가 날로 더해지며 수요가 느는 추세이다.

이렇듯 태국내 식품 한류에서 나름 큰 의미를 갖는 견인차 역할의 한국라면마켓이 오랜기간 횡보하였던 이유로는 ①기존 ‘N’사의 ‘ㅅ’라면 일변도의 시장과점이 만들어 낸  타 브랜드 제품에 대한 선호도 진입장벽 ②봉지라면을 끓여먹는 것이 아닌 대접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혀먹는 제품으로 인식하는 현지인들의 습성 ③출시 초기의 장기간에 걸친 메이져 대형마트 진출 부재 ④FTA이전 시점의 관세 및 유통비용 과다에 기인한 지나친 고가상정과 그에 따른 구매력 제한 등을 꼽을 수 있다. 


▲ 태국인들이 좋아하는 김을 첨가해 만든 ‘N’라면. 태국내 일본인에게 판매하려는 의도인지 일본향 수출제품을 선적지 전용해 판매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외관포장재 뿐 아니라 내부 스프봉지까지 한국어는 물론, 영어 한마디도 안 적힌 채 일본어 일색이어서 자칫 일본제품으로 오인하거나 일본제품인 양 하려는 시도로 오해할 소지마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S사’의 매운닭발 라면이나 국민라면과 같은 개념 맛차별 프로덕트 마케팅 제품’과 ‘하이로우 프라이싱 가격전략’을 적용한 상품들이 태국에도 쏟아들기 시작하면서 한국라면에 대한 태국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기 위한 대형마트측의 진열공간한 할애가 부쩍 확대되었고 이는 판매증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추세이다.

한마디로 ‘N’사가 오랜 세월 동안 고가정책으로 일궈낸 태국내 한국라면제품 시장에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두드러지며 ‘전체 한국라면시장의 실판매 파이 비중’을 견인하는 상황이다.


▲ <제품력> <브랜드력> 그리고 <고객관리=①진열 + ②판촉> 라는 판매의 3요소 중, 고객관리 부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진열상태’가 흐트러져 있는 방콕 어느 대형마트의 한국라면 진열대. 대폭 늘어난 한국라면의 시장점유율 수성을 위한 리테일 마케팅 차원에서 꼭 집중해야 할 부분이 바로 상시적 진열도 점검과  프라임로케이션 비중 관리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好事多魔)”라고 했던가… 태국인 소비자들의 한국라면에 대한 수요진작을 놓칠세라 옛 일본 라면 전성시대 보다도 훨씬 많은 진열공간을 할애받은 한국라면의 진열상태를 보면 상당부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래, 판매(Sell-out)라는 것은  <제품력>, <브랜드력> 그리고 <고객관리=①진열 + ②판촉> 라는 3요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제아무리 시장상황이 한류 등 호재에 힘입어 판매가 늘어나는 기회가 만들어져도 브랜드 관리가 미진하거나 진열도 제고 체계가 무너지면 판매에 서서히 균열이 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탄탄한 제품력이 받쳐줘도 시장점유율 유지여부는 단지 흐르는 시간의 문제일 따름이다. 더군다나, 한국라면 제품이 판매호조를 보이자, 예전에는 일부 한국라면 겉봉지 디자인을 흉내낸 짝퉁 중국라면 정도가 진열선반 위에 보이던 상황에서, 이제는 태국 라면업계 1위사인 ‘마마(Mama)’제품과 라면이라는 인스턴트 라면이라는 식품을 발명한 원조 일본라면인 니신(Nissin)제품 조차 겉봉에 한국어를 병기해가며 한국라면 흉내를 내기 시작한지 이미 한참 되었을 뿐 아니라, 그 외 다수의 중국,베트남 그리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회사 제품까지 라면 겉봉에 한국어를 표기한 제품을 태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인 일본 니신(Nissin)의 태국내 생산제품을 비롯해서 중국, 베트남, 그리고 심지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회사 라면까지 제품 겉봉에 한국어를 표기해 한국라면인 양 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라면 제조사들의 지적자산격인 원조주의 마케팅에 혼선을 주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상당수 라면회사들은 제조시의 제품사양관리 편의성만을 추구한 탓인지 라면 봉지에 한,중,영,일어를 혼용해 표기해 출시되는 경우가 다수 있고, 심지어 ‘N’사 제품 등은 일본 수출용 제품의 외관사양을 전혀 변경치 않고 그대로 태국으로 전용 수출해서인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예 일본어 만으로 도배된 제품까지 버젓이 대형마트 진열 선반 위에 올려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먹는 라면에 무슨 편협한 애국주의 마케팅(Patriotism marketing)이나 적용해 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은 태국시장내에서 일본의 생라면과 대별되어 맛의 특성과 더불어 한류 사조에 힘입은 식품한류를 이뤄낸 소중한 식품수출 자산이다. 경쟁국 제품들이 쌩뚱 맞은 한국어 표기를 라면 봉지에 해가며 한국스러워 보일려고 할수록 우리는 좀 더 세련된  원조주의 제품 마케팅(Originality in product marketing)을 패캐징은 물론 맛에 이르기까지 차별화한 수성(守城)작업을 지속하며 진열충실도 제고로 이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야한다.  

한국라면 시장은 이제 공들여 쌓은 탑의 수성작업에 만전을 기하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고지를 점하기 시작했다. 옛말에 세상사 새옹지마(길흉화복은 늘 바뀌기에 예측할 수 없음-塞翁之馬)이고, 흥진비례(興盡悲來-세상일은 돌고 돌기에 자만하지 말아야 함)라고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