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한국행 여객기 승무원들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에서 느껴지는 태국내 한국 위상의 격세지감(隔世之感)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05/28 19:04

[전창관의 방콕세설] 한국행  여객기 승무원들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에서 느껴지는  태국내 한국 위상의 격세지감(隔世之感)

 

‘신남방 베트남 플러스 알파 국가’로 주목되어지는 한·태 경제교류 확대로 이어지기를

언젠가부터 한국으로 가는 항공기에 몸을 실으면 보게되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데, 다름 아닌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태국인 승무원들의 모습이다. 한국 국적기 뿐만 아니라 태국 국적기에서도 쉽게 마주하게 되는 능숙한 한국어 구사 승무원들이 예전에는 무척이나 이채롭게 느껴지더니 언젠가부터는 이들과 마주치며 한국어로 기내서비스를 받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졌다. 그것도 수 년전에 그들이 구사하던 어설프고 다소 우스꽝스러웠던 한국어가 아닌, 기내서비스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는 언어구사력으로 말이다. 태국인 특유의 몸에 배인 친절함과 함께 구사되는 그들의 유창한 한국어는 이제 한국으로 여행하는 여정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면 과언일까?

비단 한국어를 구사하는 태국인 승무원의 탑승 뿐이 아니다. 태국 국적기의 일반석에서도 비빔밥이 서빙됨은 물론, 설사 태국음식이나 인터내셔널 푸드가 제공되더라도 고추장은 물론 김치와 김 정도는 추가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태국에서 출발하여 한국으로 이륙하는 여객기 운항 횟수만해도 한 달이면 무려 700여편을 넘나들고 양 국간 여행객 수도 태국인의 한국방문이 한 해 50만명선에 육박하고 태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 수는 무려 연간 170만명에 이르기에 이러한 서비스의 적정수요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지 싶다.


▲ 사진출처 : 교민잡지


▲ 사진출처 : 제주항공

또 다른 한편으로의 양국간의 교류증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있으니 다름아닌 태국의 중고 교육과정에서의 한국어 교육과 4년제 대학에서의 태국어 전공학과 설치이다.  2000년도에 국립 송클라대학교에 한국어과가 전공으로 처음 설치된 이래 현재 12개 주요 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과목으로 설치해 교육중일 뿐더러 30여개에 가까운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수업을 진행중에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동남아 국가들중에서 최초로 웃따라딧 랏차팟 대학교가 사범대학 차원의 한국어 교육학과까지 신설하였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13만여명의 초중고생들 중에서 약 3만7천여명이 태국에 분포되어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그 의미가 사뭇 크다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태국내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최소한 교육과 문화교류적 측면에서나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부분에 이견이 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며, 실물경제로 돌아가 짚어봐도 태국은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5위 수출대상국이고, 18위 교역국임과 동시에 12번째 무역흑자 대상국이다.


▲ 사진출처 : 아시아경제

20여년 전만해도, 삼성이 일본회사인 줄 아는 태국인들이 즐비했다면 누가 믿을 것이며, 태국인들을 그저 맨발로 나다니며 뚝뚝이 매연이나 내뿜어 대는 열대우림 기후의  관광산업으로 겨우 연명하는 허접한 나라의 국민들로만 여기는 한국인들이 그리도 많았던 시절을 이야기하면 실감나게 듣는 사람이 있을지 싶은 요즘이다.

태국은 동남아 최대 자동차·전자 생산 및 수출허브 국가로서 폭넓고 깊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구축되어져 있고 인도차이나 반도의 바트화 경제권을 주도하는 아세안 2위의 경제대국일 뿐 아니라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통상국가이다. 동남아 한류의 진원지로 한국상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조성되어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태국은 중진국 함정 탈출을 위한 국가적 산업정책 추진과정에서 소요되는 ICT 기술적용, 미래산업개발, 스마트시티 설비 구축, 인적자원 육성과 스타트업 추진 등에서 우리나라와 제반 산업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 사진출처 : www.eeco.or.th

근자에 들어 베트남으로 신남방 대외 경제 정책의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나, 태국의 동부경제회랑(EEC) 투자 특혜와 타일랜드 4.0 정책의 기회요인을 살려 신남방정책 추진사업을 기획함과 동시에, 자칫 베트남에 지나치게 편중된 인상을 주는 듯한 동남아 현지 진출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민·관 협력 차원에서 확충해 나가는 작업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치게 중국 일변도로 추진되었던 지난 아시아 대외경제정책의 쏠림 현상이 베트남에서도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한 반면교사적 우려에 대한 해답국가로서 태국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기도하다.   


▲ 사진설명 : 태국관광객 국별 분포도

돌이켜보면, 아세안 국가에서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신남방 베트남 플러스 알파 국가’로 주목되어질 수 있는 태국은 2003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미·중·러·독·인도와 같은 강대국들과 더불어 ‘전 세계 6대핵심 전략국가’로 선정하여 천문학적인 마케팅 자원이 퍼부어졌던 나라이다. 그 결과 핸드폰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제품 군에 있어 시장점유율 1위를 선점한 바 있는 국가이다. 

동남아의 지리·문화적인 요충지 국가로서 견실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판단하에 선택과 집중 전략지로 선정된 이유에서였다. 이후 ‘2011년 대홍수’ 라는 자연재해 발생 여파 등으로 인해 태국의 자동차 및 전자산업의 맹주국인 일본도 부분적으로 생산기반을 인근 국가로 분산시킨 바 있으나, 지금도 태국은 일본의 동남아 진출 아세안 허브국가이다. 오히려 토요다와 혼다 자동차 등 일본계 자동차 생산업체 뿐만 아니라 대다수 전자제품 생산설비는 동부경제회랑(EEC) 권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설비를 증설하여 ‘태국에 대한 아세안 밸류체인 중심 국가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바트화 절상에 따른 수출여건 난조와 글로벌 금융 파동, 그리고 중·미 무역전쟁 여파라는 대외적 여건 악화와 군부 쿠데타에 의한 정치적 불안, 가뭄과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와 임금인상 등 내부적 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태국은 2018년들어 6년만의 사상 최고의 대외교역량을 기록하였으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유지를 위해 올해도 200억바트(약 57억 불)의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남방 베트남 플러스 알파 국가’로서의 태국에 대한 기대가’ 구호를 넘어선 실제적 한국기업들의 사업기회 확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