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태국,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그늘…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08/24 14:34

[전창관의 방콕세설] 태국,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그늘…

- 지나친 서비스료 징수로 자신을 살찌우는‘갑과 을 양자 모두를 숙주로한 기생충인가, 아니면 인간세상에 새롭게 출현한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인가

- 생산기업, 노동자, 판매자가 공유해야 할 재화의 판매부가가치를, 기술기반과 거대자본력을 가진 플랫폼 공룡 대기업이 독식하는 형태를 경계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富)를 공유하는 공정한 규칙이 마련되어야 진정한 공유경제

- 1차산업제품 유통과정에 있어서의 지나친 주객전도 중간상 마진개입 현상과 흡사한 노동가치 소외 현상도 발생. 약탈적 공유경제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형태도 모색 필요

언제가부터 우리들의 의식주 생활에 깊숙히 파고들어 온 ‘디지털혁명 공유경제’가 세계적으로 경제시스템과 사회구조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태국도 그 예외가 아닌데다가 전통적으로 발달해 있는 오토바이 택시 운행 인프라를 중심으로 그 확산 속도를 더 해가고 있다.

교통지옥 이라는 방콕에서 이동시간 허비없이 집이나 사무실에 앉아 푸드판다와 같은 배달음식서비스를 이용하고 길거리에서 손사레를 휘저으며 택시운전수와 승강이를 벌일 시간에 손쉽게 그랩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다반사로 접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5G가 확산되면 공유경제 서비스 플랫폼이 작동하는 속도나 플랫폼 구현력이 가일층 고품질화 됨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공유경제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력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그 편리함속에서 멍들어 가는 공유경제의 그늘이 있으니 다름아닌 공유경제 플랫폼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의 수혜자 여부와 그 수혜자들이 나눠 먹을 떡(Pie)의 분배 문제이다.


▲ 태국 내 배달서비스 어플리케이션 4사 로고 / 사진출처 : mazmaker.com

승용차 지입 그랩택시의 경우, 운전자는 택시비의 20%를 수수료로 회사에 납입하는 것은 물론 주유비와 보험비를 포함한 제반 차량유지 비용을 부담한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제 비용을 차감한 후 한달 수입으로 쥐게 되는 돈은 여타 저임금 일반 택시운전수들과 별반 차이 없는 월 1만 5천 바트 내외 수준. 따라서 목돈 마련을 위해서는 운전자가 밤샘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탔던 그랩 택시 운전수의 경우 돈이 필요해 하루 26시간을 쉬지 않고 운행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작 놀란적도 있다. 더구나 직장인들이 낮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자신의 승용차로 그랩택시 운행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니 이래저래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 태국 내 배달서비스 어플리케이션 4사 로고 /사진출처 : mazmaker.com

음식배달앱의 경우는 배달앱 회사가 무려 25% 내외를 식당주인에게 서비스대행료로 챙겨 받는다. 식당의 운영형태에 따라 다소간 비중 차이가 있겠으나 이 정도의 비용이면 거의 식재료비 또는 임차료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인건비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에 여러 곳의 지점운영 수익으로 전체 운영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체인스토어 또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요식사업체가 아닌 경우 그 비용을 감내키가 쉽지 않다. 어쨌든, 속세말로 앱 하나 개발했을 뿐인데 25%를 떼어가니 ‘흥부가 기가 막혀’ 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물론 앱운영회사가 지출하는 엄청난 광고비에 각종 오버헤드 운영비는 인간세상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자승자박 구조임에야.


▲ 그랩 타일랜드 광고 /사진출처 : 그랩 타이랜드 공식 웹사이트

더구나 그랩 택시 서비스의 경우, 또 하나의 웃지못할 상황은, 현행 서비스가 합법화된 상태가 아니기에 경찰의 단속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랩 승용차 지입 택시의 경우, 경찰 단속을 피해 탑승자가 손님이 아닌 자신의 지인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손님을 운전석 옆자리에 앉도록 권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설사 승객이 탄 자동차 운전자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부상을 입어도 당해 차량의 자동차보험이 영업용이 아닌 개인 자가용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자신의 친구라고 너스레를 부리며 보험회사에게 증언해야 보험수혜를 받을 수 있는 독버섯 같은 문제 조차 도사리고 있다.   

이러다보니 결국, 운전이라는 노동을 제공하고 식당이라는 개별 자영업을 영위하며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음식 배달앱과 차량공유앱은 일종의 ‘계륵’이자 ‘기생충’ 같은 존재로 와닿기 조차 한다. 어차피 이 또한  ‘재화의 총 가격= 제로섬(Zero-Sum) 게임 또는 싸움’인데, 거기에 끼어든 또 하나의 파이가 과연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공유경제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산재해 있다.

그랩 택시와 푸드판다 배달앱 같은 공유경제 앱의 그늘을 ‘미소(微笑)의 나라’이자 ‘안분(安分)나라’의 주인공인 태국민들이 어떻게 태국답게(Thainess) 헤쳐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