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태국을 찾아주는 나라 대한민국이기에!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03/05 19:53

[전창관의 방콕세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태국을 찾아주는 나라 대한민국이기에!

관광대국이라 불리워지는 태국답게 타이관광청(TAT)이 집계한 2018년 한 해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 수가 무려 3,800 만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를 ‘국별 인구비중과 국경이 맞닿은 육로 근접성 이라는 매개변수’에 가중치를 두어 계산해 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을 태국으로 송출한 나라인 셈이다. 쉽게 실감나지 않겠지만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한 마디로 말해, ‘항공기를 이용해 태국에 들어와 여행경비로 돈을 뿌리고 간 해외여행객의 숫자를 자국의 인구수 비중을 감안해 순위를 매긴다면 한국이 1위’라는 이야기다. 아래 도표에 의하면, 연간 180만 명을 송객한 우리나라 보다 숫자상으로 1,060만명 이라는 6배 남짓 더 많은 여행객을 태국으로 보낸 중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은 우리나라 보다 무려 28배나 많은 14억명의 인구 보유국이니 사실상 비교대상 자체가 아니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게 국경을 넘어 태국을 찾은 나라는 말레이시아로 연간 410만명이 다녀갔는데, 이 역시 태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남부 국경거점도시 ‘핫야이’ 같은 곳을 육로를 통해 ‘싸다오, 싸뚠, 베똥, 쑤응하이꼴록, 빠당베싸 이민국’ 등을 통과한 숫자가 주를 이루기에 여행객이라기 보다는 승용차와 버스 등을 통한 1일 생활권역내 이동자 숫자가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동률 3위로 180만 명의 방문객 수를 헤아리는 라오스 역시 ‘우돈타니’ 라는 국경거점도시를 오가며 ‘넝카이’ 이민국을 경유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편, 태국으로 이주해 각종 경제활동에 종사하며 체류중인 한인 수는 2만 여명을 넘어서고 있고 방콕과 치앙마이 거주 한인들의 SNS카톡방 커뮤니티 가입자만해도 근래들어 무려 3천여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본국의 경제상황이 안좋다고는 해도 2018년 기준, 나라별 국격의 바로미터인 전세계 국가경제력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 산출 GDP 순위 11위는 물론, 군사력에 있어서도 Global Firepower 순위 7위로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 전세계 10대 국가의 반열을 점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우리나라와 관련된 경제.외교문화적 거시지표들 또는 태국에 들이쏟아 부어대는 민간분야 여행객들의 태국사랑 열정에 수반되어 쓰여진 외화 지출 규모 상승세와는 달리, 근자에 들려오는 태국내 한인 위상 관련한 소식들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한인 여행객의 쑤완나품 공항 보안원에 대한 폭행 해프닝, 태국에 거점을 둔 온라인 도박단 조직원들간의 끊이지 않는 끔찍한 폭행과 살해 사건, 악어농장 관광객의 안전 불감증 등이 불러일으키는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이어지는 데다가, 한국의 양대 대기업은 제조라인을 부분적으로 인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등 태국에 사는 한인으로서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그간 쌓여 온 태국인들의 한국민에 대한 호감도 역시 상승폭이 미진하기 그지없거나 혹은 역주행 상태에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반면, 작년 7월 중국 관광객들에게서 벌어진 푸껫 유람선 참사와 쑤완나품 공항 안전요원과의 공항내 폭행시비 등과 관련해서는 총리와 부총리가 함께 사태 진정의 전면에 나섰으며, 3톤이 넘는 기네스북 등재 초대형 망고라이스(마무엉 카우 니야우)를 만들어 천여명이 넘는 중국인들을 초대한 대형파티에서 제공하는 등 양국간 우의를 과시하는 모습을 볼 때, 과연 이를 우리나라 대비 6배 가량의 관광객을 보내주는 나라에 대한 예우와의 격차라고만 보기에는 웬지 모를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이와는 별개로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이 다분히 세미나 개최나 구호성 움직임 이상의 진전을 보이지 않고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된 성과나 실적을 보이지 않는 반면, 일본과 중국은 기존에 닦여있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기반삼아 태국의 ‘EEC(동부경제회랑, Eastern Economic Corridor)’와 ‘Thailand 4.0 개발 정책’과 같은 국가개발 프로젝트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데, 작년 말에 북경에서 열린 중.일.태 3국간의 협력강화 포럼에서 무려 52개에 달하는 삼자간 양해각서를 쏟아내며 기염을 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자본력과 중국의 사업추진력이 결합되어 태국과 인도차이나 주변국의 노동력을 결합한  3M(Money, Material, Man) 요소 협력차원의 대대적인 삼국연합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셈인데,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베 총리는 ‘중국과 일본이 동남아에서의 영향력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 가격경쟁력, 네트워킹력 중 양국간의 강점을 살려 협력해 나갈 것’을 천명하는 등 소위 ‘일본이 돈대고 중국이 짓는다’를 현실화 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의 선험적 기반을 가지고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교류를 통해 AEC(ASEAN Economic Community)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남방정책을 구현해 나가려는 행보를 내딛어야 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동남아 경제력 2위 국가인 태국에서의 우리나라의 위상이 상당부분 평가절하되어 있고 일본과 중국에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일본과 중국에게 선점당한 지나간 과거사의 시장 장악력에 대해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나온 세월의 녹록치 않은 여건 속에서도 나름 한국의 기업들과 체류 한인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행해진 일련의 경제외교적 파종 작업이 한.태 수교 60년의 역사에 녹아들어 있으며 어느덧 묘목으로 자라나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는 그 묘목들을 보다 아름드리 키워서 과실을 거둬들이기 위한 작업에 모두가 떨쳐나서야 한다. 어느 종교의 가르침에서도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했고,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다”는 우리의 속담도 있듯이, 한.태 60주년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그간의 세월에 들여 온 우리나라의 공덕이 엄연하고 그 바탕에는 태국에 뿌리를 내리고 체류해 살아 온 한인들의 노력이 깃들여 있음이다.

복잡하고 난해하게만 생각하려면 한이 없고,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s)고 했다. 기업들은 목전의 얄팍한 상업적 이윤에만 너무 집착해 당장의 이익률 올릴 트레이딩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가시적인 대 태국 투자를 집행해 중장기적 성과를 노려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우리기업들이 진출할 때 장애요소가 되는 각종 규제성 사안 해소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현지 한인들도 힘을 합해 친태국적 정서를 함양해 나가면 태국의 기업과 정부의 마음이 더 한층 열려 나갈 것은 물론이고, ‘14억 인구가 겨우 연간 1천만명에 상당하는 여행객을 보내오는 것’ 대비 ‘인구 5천만명 남짓한 우리나라가 연간 170만명이나 태국을 찾아드는 한국인의 태국사랑’도 올 한 해 더욱 그 깊이있는 의미를 더해갈 것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