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잔혹사’와 ‘가짜 뉴스’, 이제는 시스템적 해법이 필요하다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6/01/13 10:34

‘인천공항 잔혹사’와 ‘가짜 뉴스’, 이제는 시스템적 해법이 필요하다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태국인 공무원의 한국 입국 거부 사건’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 밝힌 태국 여성 A씨는 “완벽한 서류를 갖췄음에도 한국 대사관과 심사관이 무례하게 입국을 막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는 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노 코리아(No Korea)’ 운동에 다시 불을 지폈다.

하지만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의 공식 반박이 나오며 반전이 일어났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 숙소 예약 내역이 없었고
▹ 한국 내 거주 예정지의 집주인(남자친구의 어머니)은 정작 이들의 방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 동행인 역시 입국 목적이 불분명

했다고 한다. 또한 신고자는 조사과정에 통역도 없었고 매우 강압적인 심사관의 태도에 큰 불만을 표현했으나 대사관측에서 밝힌 내용으로는, 조사 과정 또한 태국어 통역사를 통해 상세히 진행되었다고 한다.

[주태국한국대사관 포스팅 전문]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태국 공무원의 인천공항에서의 입국불허 관련 주태국대한민국대사관은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공무원인 A씨는 여행 계획이 명확했음에도 입국이 불허되었고, 입국불허 사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A씨로 추정되는 태국인 및 여성 일행 1인은

① 한국 입국 당시 예약되어 있는 호텔이 없었고.
② 호텔 예약이 없는 이유에 대해 한국인 남자친구 집에서 머물 예정이라고 하였으나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한국인은 한국에 없었으며.
③여성들의 한국 내 연고인이라고 기재한 한국인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해당 여성들의 입국 및 집 방문 예정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등.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여 입국 불허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위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는 태국인 통역사를 통해 태국어로 진행되었으며, 입국불허 사유도 태국어로 설명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입국이 불허된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생략하거나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게시하여 한국 출입국심사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거 “호텔 방의 벽지 색깔이 무엇인지, 호텔에 나무가 몇 그루인지”를 답변하지 못해 입국이 불허되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게시되고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 있었는데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외국인에 대한 입국심사 시 그러한 질문 자체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사실을 숨기거나 왜곡하여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것은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태국인들에게 한국 출입국심사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심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한국과 태국의 우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상의 게시글을 열람하시거나 이를 배포하는 경우 각별히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감정적 호소와 객관적 사실의 괴리
이번 사건은 태국 내에서 한국 출입국 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얼마나 임계점에 도달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개인의 일방적 주장(가짜 뉴스)이 양국 우호 관계에 얼마나 큰 균열을 낼 수 있는지도 여실히 드러냈다. 과거 논란이 된 ‘호텔 벽지 색깔 질문’ 루머처럼, 사실을 왜곡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삭제한 채 유포되는 정보는 양국 시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공포와 혐오를 조장한다.

2. 출입국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 고도화’ 시급
하지만 우리는 대사관의 해명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설왕설래’가 반복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은 심사관의 ‘현장 판단(Discretion)’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주관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입증 책임의 투명화 : K-ETA(전자여행허가) 승인 단계에서 이미 충분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거절 사유를 데이터화하여 본인에게 명확한 ‘거절 리포트’를 서면으로 즉시 발급하는 등의 행정적 보완이 필요하다.
✽ 사전 공조 시스템 강화 : 태국 정부와 한국 출입국 당국 간의 실시간 데이터 공유를 통해 실제 공무원 신분이나 재직 여부를 더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되어야 한다.

3. ‘관광객’과 ‘불법 체류 예정자’ 사이의 간극 좁히기
태국 내 한국의 이미지는 ‘관광의 메카’이자 ‘불법 체류자의 탈출구’라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한국 정부는 엄격한 심사 원칙을 유지하되, 선량한 관광객이 무례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지 않도록 ‘심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반대로 태국 당국 역시 자국민의 불법 체류 방지를 위한 강력한 사전 교육과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결론: 비난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SNS 게시글 하나에 양국의 외교적 자산이 깎여나가는 것은 비극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태국인의 거짓말’로 치부하기보다, 출입국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오해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 업그레이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천공항은 태국인들에게 ‘거절의 장소’가 아닌 ‘환영의 관문’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양국 정부의 기술적·외교적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