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②

2021/04/13 13:55:13

[전창관의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② 가깝고도 먼나라 태국...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이 신남방 진출 변주곡 ‘선택과 집중’ 전략과 ‘쏠림 현상’은 다르다=신남방 정책의 국별 포트폴리오 구축 재점검을 위하여 ▲'Global Partnering ASIA 2020 in Thailand'. 사진=코트라 제공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의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단지가 일본의 손아귀에 놓여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인 법인장을 둔 일본 무역회사가 현대차의 태국 내 독점 판매권을 쥐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현대차가 태국이 아닌 인도네시아를 해외생산 거점으로 택한 것 역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항간에 인도네시아 측에서 전기차(EV 산업) 부문에 대한 파격적 진출 혜택을 제시한 반면, 태국 정부는 일본 눈치 보느라 그랬는지 제대로 대응하는 제안을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설사 한국 제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해도 이미 일본 업계에 의해 종속된 태국의 제조업 밸류체인과의 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제성 원리에 비추어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다. 21세기 현대사회의 비즈니스 성패는 얼마나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납품조건을 교섭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경쟁력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보면 품질과 수량 그리고 가격에 연동될 것이기에, 기존의 유대관계에만 얽매여 공급선 체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크게 설득력이 없다. 어쨌거나 '달마가 동쪽으로 간데는 늘 이런저런 이유가 있기 마련'일테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신남방 정책의 전개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라는 2개국 몰이로 갈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제조 및 수출업체들이 중국 한 곳으로 몰려 내달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탈중국 엑소더스가 벌어진 작금의 현실도 반면교사 삼아야지 싶다. 인도네시아는 정상외교와 현대차를 내세워 뚫었고,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기지 진출을 중심으로 공고히 했다. 그렇다면 태국은 CLMV국가에 대한 물류·유통 허브 권역지 국가로 삼음과 동시에 전기·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밸류체인 파트너링쉽을 활용한 글로벌 밸류 체인 지렛대 국가로 활용하면 어떨지 말이다. 싱가포르는 신남방 금융정책 운영처로 삼고, 말레이시아는 상업적 구매력이 가미된 이슬람 시장으로 운영하는 한편, 필리핀은 오랜 국교관계를 활용한 포괄적 관계정립 강화 등으로 전체 동남아를 견인하는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는 등 신남방 아세안 진출에 대한 국별 통상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품제조, 농수산 가공기술 단지, 자동차 생산, 바이오 경제단지 등이 산재한 태국의 EEC 개발 지역도. 사진=EEC 사무국 대외경제의 실효성 있는 진출기반 운영이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이다. 대기업뿐만 어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사업거리까지 창출해 내는 실제적이고도 전술적인 신남방 진출 발판 교두보를 타당성 있는 지역에 제대로 마련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낙수효과(落水效果/Trickle-down economics) 역시 획득되어 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과는 대별되는 태국의 존재감과 객관적 가치에 대한 인식 필요 이제 어느 정도 기저에 맞닥트려진 것 같은 코로나사태의 복판에서 신남방정책의 국별 전략 포트폴리오를 다시금 점검해 다져 나가기 시작하면 얻어질 반사효과(Reflection Effect)도 상대적으로 클 것이다. 무엇보다도 태국은 동부경제회랑(EEC)을 중심으로 메콩강 경제권(GMS-Greater Mekong Subregion)을 가로지르는 총 9개의 경제회랑 중 태국 영토를 관통하는 7개 경제회랑의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를 통해 태국은 국경무역과 주변국 관광 활성화는 물론, 역내 경제를 통합한 시너지 효과를 공략해 인도차이나 반도의 역내 물류 허브국가로서의 주도권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을 현실화 시켜 나가고 있다. 지역과 국가를 잇는 교통인프라 구축 차원을 넘어 무역 촉진을 위한 물류망을 동부경제회랑(EEC)를 통해 구축함과 동시에, 태국 4.0을 중심으로 산업활동을 위한 민간투자 유치 확충을 통해 규모의 경제 인프라를 갖춘 산업도시도 건설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전체 수출의 약 40% 정도가 미국과 유럽을 향한 것이지만, 태국은 30% 가량이 동남아시아 역내 물동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태국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메콩강 유역 주변의 경제 후발국인 CLMV국가와의 무역에서 2019년에 139억 달러(약 15조 7,07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태국의 물류허브 인프라 역할을 중심으로 CLMV국가들을 효율적으로 중국대륙과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각 지역별 경제회랑. 이미지=GMS Economic Map 태국 전체의 무역 흑자가 90억 달러(약 10조 1,700억 원)였으니, 대 CLMV 교역의 중요성을 빼놓고는 태국의 무역수지에 대해 논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내수경기 측면조차도, 평상시 태국의 주요 백화점 고객의 40% 가량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그 중 30%는 고액을 구매하는 CLMV 국가의 중산층 이상의 국민들이다. 주요 상거래 거점에 설치되어 있는 태국 은행들의 현급지급기는 미얀마어와 라오스어 등이 디스플레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태국은 전세계 외환보유액 순위 12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약 2,450억 달러(약 278조 원)의 외환을 보유한 나라다. 이에 따른 태국의 각종 대외 투자 역시 주변국 CLMV국가들로 향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태국의 아세안 국가 내 경쟁국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태국의 주요 대외투자국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신남방 정책의 대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정책'과는 차별화된 '대 태국 정책'이 절실하다. 아세안내 최대 제조업단지 국가이면서 CLMV 국가로 향하는 항공·해상 물류 허브국인 태국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 진출은 곧 우리나라의 CLMV 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이자 지렛대 역할로 이어지게 될것이다. ‘먼 듯 가까운 나라 태국’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먹거리를 찾아내는 작업이 그저 일시적 무역거래량 늘리기 위한 완제품 수출 사업거리로 여겨지기 보다는 입체적이고 탄탄한 매트릭스 구조를 갖춘 구조적이며 실천적 작업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방콕 짜오프라야 강변에 들어선 고급백화점 아이콘 사얌의 모습. 방콕의 주요백화점에서 외국인이 구매하는 금액의 30% 가량을 CLMV 국가민들이 점유하고 있다. 사진=아이콘 사얌 제공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①

2021/04/06 18:59:31

[전창관의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① -가깝고도 먼나라 태국...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이 신남방 진출 변주곡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국에 대한 인지도는 일반적으로 매우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행세 꽤나 한다는 사람은 물론이고 시골 촌로들조차, 태국 관광 한 번 안가본 사람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지경이니 말이다. 19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 조치가 취해진 이후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태국은 소위 가성비 좋은 단체관광지로서, 심지어 향락관광의 대표적 목적지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온 데다가, 근래 들어서는 젊은이들의 힐링여행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마스터 카드가 발표한 '글로벌 여행지수 2019'에 의해 2016년부터 연속 4년간 세계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로 선정된 방콕. 사진=Tourism Authority of Thailand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9년 목적지 국가 별 출국자 순위 자료를 봐도, 연간 188만 명의 국민이 태국을 '해외여행 출국 목적지'로 삼았다. 일본 1위, 중국 2위, 베트남 3위, 4위 미국에 이어 태국이 5위를 차지했다. 태국과의 국경이 육로로 맞닿은 각별한 지정학적 위치로 자국의 지방 나다니듯 태국을 오가는 말레이시아와 라오스를 빼면, 2019년 태국 입국자 수 1위를 기록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입국자 수를 보인 나라도 한국이다. 일본인 태국 입국자 수마저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무역협회(KITA)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2019년 대외 교역국 순위'는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베트남, 4위 일본 5위 말레이시아로, 위에 열거한 한국인의 '해외 출국 목적지 국가' 5위권 반열에 들어가 있는 태국이 겨우 13위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투자청(BOI-Board Of Investment)이 집계한 우리나라의 대 태국 투자승인 순위도 2019년 12위에 머물렀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신남방정책을 논할 때면 태국은 늘상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보다 훨씬 후순위에 놓이곤 한다. 물론,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아세안 제일의 경제대국인데다가 국영항공기업 ‘디르간따라’가 다목적 비행기에 대한 대량생산체제까지 갖춘 나라이다. 베트남 역시 근래 들어 '빈패스트'라는 자국 브랜드로 승용차 생산까지 시작한 국가인 동시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글로벌 판매 물량의 절반을 생산해 내는 국가다. 그러니 ‘들이댈 곳에 들이대야지 이 무슨 뚱딴지 같은 비교냐’고 말해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뜨는 베트남, 지는 태국’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 것도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에 이은 아세안 2위경제대국인데다가 '어떤 외열에도 쉽사리 눌어붙지 않고, 식었다가 이내 열을 가하면 다시 달궈지는 내마모성 재질의 테프론 프라이팬’에 비교되곤 하는 태국 경제의 저력과 특성 역시 만만히 볼 수는 없다. ▲CLMV국가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의 기술교육과 물류 운송의 전략적 허브국가 태국. 태국은 아세안 2위 경제대국이자 2억 명의 인구를 포괄하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4국 경제권역의 허브국가이다. 또한, 동북아 국가들을 13억 인구의 인도와는 물론 유럽과도 연결해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항공과 해상교역의 환승지이자 중간기착지 일 뿐 아니라, 그에 상응한 물류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장점을 살려,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 중점 프로젝트인 3대공항(돈므엉-쑤완나품-우타파오 공항) 고속철 연결사업, 동부해안공업지대의 우타파오 공항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 유지, 보수, 점검) 항공물류 허브화 사업 등을 확대 계승해 나가고 있다. 태국의 산업구조는 농업·광업·수산업 등의 비중이 약 17%, 관광산업이 약 12%, 건설업과 제조업이 약 30%, 유통업 약 20%, 그 외 분야 약 20% 내외로 구분된다. 관광산업의 GDP 직접 기여도가 약 12%로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1차, 2차, 3차산업 비중이 다원화된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를 오로지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로 인식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태국은 연산 2백만대 규모의 세계 12대 자동차 생산국. 사진=Honda Thailand 홈페이지 태국 전체 산업의 약 3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차 산업분야에서 제조업 분야에 속한 전기·전자 부문과 자동차 산업 부문의 수출산업 기여도는 각각 20%와 15% 내외를 차지한다.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일컬어지는 연산 200만 대 규모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과 전기·전자산업 분야의 밸류체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태국의 기축 산업이다. 태국이 '비포 코로나 시대(Before Corona)시대’에 이미 연간 외국인 여행객 4000만 명을 돌파한 기록을 가진 명실상부한 관광대국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관광산업에서 직접적으로 얻어지는 외화획득 효과 외에 태국을 방문하는 수많은 여행객들을 통해 글로벌한 마케팅 거울효과(Mirroring Effect -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가 형성되어지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수많은 태국 방문객들이 현지에서 접한 각종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은 태국 내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확산 효과(Effects of Brand exposure)를 연출해 주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태국에서의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하면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연간 4000만 명의 방문객을 구성하는 다양한 나라들과의 글로벌 버즈마케팅(Buzz Marketing)이 자동으로 수반된다는 의미다. ​ ■ 태국 시장 진출 한·일 비교 연대기 인구는 소비를 의미하고 소비는 곧 생산과 판매를 유발시킨다. 따라서 인구가 많을수록 소비 시장 규모는 커진다. 소위 '규모의 경제학'이다. 다만, 소득수준에 따른 구매력 매개변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일반적으로 소비자 가전업계에서는 특정 국가의 괄목할 만한 가전제품 구매력이 생겨나는 가처분소득 1차 변곡점 단계를 1인당 국민소득(GDP) 5,000달러 상회 시점으로 본다. 하지만 IMF가 발표한 2020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 1인당 5,000달러 이상의 국민소득(GDP)을 보유한 나라는 통틀어 싱가포르(58,484달러), 브루나이(23,117달러), 말레이시아(10,192달러)와 태국(7,295달러) 정도로 국한된다. 그 뒤를 인당 5,000달러 이하의 인도네시아(4,038달러)와 필리핀(3,372달러), 베트남(3,497달러)이 잇고 있다. 위에 열거한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이상의 ‘소비력 진작 분기점 상회 국가’들 중에서 태국만이 7,000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 보유국이다. 나머지는 싱가포르 570만 명, 브루나이 40만 명, 말레이시아 3,160만 명 등으로 아세안 내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이상 국가라 해도 인구 규모는 태국에 비해 크게 밑도는 나라들이다. 다시 말해, ‘1인당 국민소득과 인구’라는 두 가지 잣대를 고려 시, 제조된 유통되는 상품을 다각적으로 소비해 내는 일정규모 이상의 ‘내수 구매력 보유 규모 측면’에서 태국은 동남아 국가 내에서 최고의 적정 수준으로 무르익어 있다는 이야기다. 정치·경제 체제 측면에서 보면, 20세기 격변의 이데올로기적 현대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그리고 베트남 등이 사회주의 체제 하에 놓여있었던 것 대비, 태국은 1932년 입헌혁명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입각한 자본주의 개방경제 체제를 지속적으로 표방해 나가고 있다. 태국이 군부·왕정·관료주위에 휩싸인 특이한 체제 속에 가로놓여 상당부분 중진국 함정에 빠진 채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 있다고는 해도 사회주의 공산체제에 놓여 잃어버린 반세기를 겪어내야 했던 CLMV국가들과는 그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2000년대 초반 경까지만 해도 태국은 바트 경제권(태국을 포함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이라는 2억이 넘는 인구가 사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항공 및 해상 물류권을 장악했다. 베트남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떠오르는 제조력 보유국가로 인식되는 현재도 CLMV 국가(크메르,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를 연결하는 해상운송로와 항공물류는 태국을 기점으로 편성되어 있다. ▲동부경제회랑(EEC)내의 주요 수출항인 램차방 항구의 모습. 사진=EEC추진 사무국 종교적 측면에서도 태국은 대부분의 국민이 불교도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종교적 규범에 얽힌 제한 사유가 적은 편이다. 반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부르나이 등은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여서 회교 율법에 따른 상대적으로 짙은 종교적 색체가 사회 전체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이쯤되면 일본이 1970년대 들어 ‘엔고현상’과 대 유럽수출을 위한 ‘안티 덤핑’ 판정 회피 그리고 ‘일반특혜관세(GSP)’ 수혜라는 삼박자를 노려 동남아를 우회수출기지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새 둥지로 왜 태국을 택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 법도 하다. 전자제품과 자동차라는 핵심산업의 해외생산 수출전진기지로서 뿐 아니라 규모의 내수시장 가능성이 확보된 태국은 최상의 매력 보유국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 삼성전자 역시 “동남아의 지리적, 문화적 중심국가로 견실한 성장이 예견된다” 면서 태국시장의 의미를 ‘미·중·러·독·인도’와 같은 강대국들과 동등 수준의 의미를 가진 전략시장으로 상정했다. 소위 ‘삼성전자 6대 핵심국가(미국·중국·러시아·독일·인도·태국) 1등화 전략’이란 것을 수립해 전사적 마케팅 역량을 '태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나라에 투입했다. 이 당시 삼성전자는 '미·중·러·독·인도' 등과 동등 수준의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을 태국에 쏟아부었다. 당시,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독주하던 노키아 역시 유럽 선진국 대형 시장에 버금가는 마케팅 비용을 태국에 쏟아부어 '선택과 집중, 전략국가시장'으로 육성한 바 있다. ■ 신남방 정책, '아세안 최대의 제조업 집적단지국 태국'은 지고 베트남이 뜬다? 2008년 무렵, 삼성전자가 탈 중국 정책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가 파격적인 외자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대규모 휴대폰 제조단지를 베트남에 건립한 반면, 태국은 2005년 경을 전후로 중진국 함정에 빠져 경제성장 속도가 더뎌졌다. 이 와중에 2011년의 대홍수 천재지변과 2014년 군사쿠데타 발발에 맞닥트려져 경제가 장기간 횡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태국이 정정불안으로 인한 경제전략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는 동안 베트남은 국가전략 차원의 파격적인 외자기업 세제 인센티브와 젊은 노동력을 무기로 내세워 삼성전자의 거대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를 생산해내는 가히 기현상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90~2020년 태국의 연도별 경제성장률. Data Source=World Bank 삼성전자가 자사의 전 세계 휴대폰 공급량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대규모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에 건립하면서 한국기업들의 대 아세안 투자 무게중심은 현저히 베트남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은 2011년 태국 대홍수 이후 자동차와 전기·전자 부품의 조달처 일부를 태국 인근국가로 분산시키면서도 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세안 역내의 실세로 인정받는 일본 기업들의 동남아 역내 밸류체인 본산은 예나 지금이나 태국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파나소닉의 가전제품공장 베트남 이전이 크게 뉴스화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역시 파나소닉이 태국 내 운영하고 있는 10개 공장과 20개 사업부 중 800여 명이 근무하는 2개 백색가전 대형제품 사업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을 뿐이다. 나머지 18개 사업부의 1만 3700명의 종업원은 태국에서 가전소형물과 밧데리 제품 등의 주력 부가가치 사업 생산공장을 태국에서 지속적으로 운영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내 진출해 있는 일본의 10여개 전자회사 중 파나소닉은 태국 내 전체 전기·전자계열 사업체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외 아세안 역내외의 수출을 위한 제조사들의 생산과 상품개발 기반은 지속적으로 태국 내 유지중이다. 반면 태국 내 진출한 한국 가전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을 뿐인데, 그나마 두 회사 모두 베트남으로 A/V 제품 생산기지를 옮겼으며, 현재는 백색가전 제품만을 태국에서 생산중이다. ▲동부경제회랑(EEC) 건설 참여 관련한 중국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북경을 방문중인 일본경제인 사절단의 모습. 일본 자본력과 중국의 장비 및 인력을 동원해 EEC 구축 후 일대일로와 연결시키려는 의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 태국 외국자본 투자 1,2위 경쟁다툼은 늘 일본과 중국 차지다. 사진=EEC 추진 사무국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역시, 태국에는 19개의 완성차 조립 및 제조공장과 10개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가 조업중이다. 또한 523개의 1차벤더와 1,667개의 2차벤더 및 그외 부품 공급업체가 이들 완성차 조립 및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생산국들과의 글로벌파트너링(GP)을 통한 유관 부품의 수출 가치사슬 역시 가동되고 있다. 동남아 신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국제정세 형국이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노려 해양을 통해 세력확장을 꾀하는 한편, 미국 역시 인도·태평양 진출 전략의 중심 교두보로 동남아를 적극적인 영향권 하에 두려 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으로부터 글로벌 생산기지를 이전시켜 중국 편향적 해외생산체제를 재편성하려는 국가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 또는 자동차 계열의 제조기업이라면, 응당 오랜 세월을 거쳐 조성된 태국의 글로벌 밸류체인(GVC)에 참여해서 얻어지는 잇점을 노릴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눈여겨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다음호 ②편에 계속

[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2021/03/19 18:22:29

[전창관의 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 수출경기 순풍...2021년 전년 대비 3~4%↑ 전망 '흐림 속 때때로 맑음' - '백신여권' 소지시 격리 7일 단축 협의 중...'관광업계' 촉각 - 국제통화기금(IMF), 백신 접종 확산 계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 상향 조정 전대미문의 코로나사태를 맞아 작년 3월 26일부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태국은 ‘수출 부진’과 ‘관광산업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깊은 수렁 속에서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성장속도 둔화가 우려되던 태국경제가 갑자기 몰아닥친 팬데믹 코로나19 사태에 맞닥트려졌다. 바트화 절상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 수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던 상황에서 심각한 수주난과 더불어 수출상품의 생산성 저하 마저 야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외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조처는 태국 국가경제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으로 확실한 자금원) 역할을 하던 관광산업 마저 파탄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2019년 연간 4천만명에 이르렀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1월~11월 누계기준 669만명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1.38%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서 벌어들인 관광 수입도 3,320억 바트(약 12조 2,873억 원)에 그쳐 무려 80.59%가 줄어들었다. ▲ 태국은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불리우며 연산 200만대 내외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세계12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 사진출처 : Honda Thailand 웹사이트 ■ ‘관광과 수출’은 태국경제에 있어서의 두 마리 토끼 태국 수출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무려 50%를 넘어서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관련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관광대국이라고 알려진 태국은 사실상 관광산업 보다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이 GDP의 31%에 이르고 있다. 관광산업도 중요하지만, 태국은 명백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국’이어서 수출의 GDP 기여도는 무려 49%를 상회한다. 이렇듯, 태국의 산업경기를 논할 때면 단골 삼아 화두가 되곤하는 관광업 보다 더 중요한 수출분야에서 올 들어 서서히 순풍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태국 화주협의회(Thai National Shipper’s Council)는 이 달 초, 올해 수출예상액이 전년 대비 3~4% 신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확산으로 교역 상대국가들의 경제활동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수출경기 호전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태국 수출산업에서 20%를 상회하는 비중을 보이는 전기·전자 부문과 15% 내외를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의 수출에서 청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 수출경기와 관광산업 호전을 위한 대·내외적 조치와 수반될 주요 여건 깐야팍 딴띠피팟퐁 태국 화주협의회장은 “올해 수출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전년비 5.5% 신장하는 것으로 상향 발표함에 따른 플러스 요인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급 문제 개선, 바트화 절상대책 수립, 노동인력 수급 안정화 등이 수출 촉진의 관건인 상황에서 희망스런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태국 국가경제사회 발전사무국(NESDC)이 발표한 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태국경제의 대외의존도 는 9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출’과 ‘관광’이라는 두가지 커다란 태국 대외경제의 화두 중 하나인 ‘수출’부문에서 불기 시작한 순풍에 돛을 올리고, 열심히 ’관광’이라는 이름의 노까지 저어 나가며 불황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때이다. ▲ 치앙마이 지역 관광에 나선 여행객의 모습. / 사진출처 : 태국 관광청 ‘수출’에 이어 태국경제의 또 다른 큰 축인 ‘관광’분야 역시, ‘골프검역’과 ‘빌라검역’ 이라는 상징적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넘어선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4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받은 백신여권 소지자에게 14일간이 아닌 단 7일간의 검역격리를 이행케 하는 전폭적인 완화 조치도 예고되었다. 또한 출국 72시간 내에 발급 받은 코로나 음성확인 증명서만 있어도 의무격리기간이 10일로 줄어들기에 해외여행 애호가들이 크게 반기고 있으며 세부 검토를 거쳐 이 달 중순 시행여부가 확정 고지될 예정이다. 태국 정부의 최종 방역목표는 관광업계와 의료계 종사자들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경에 이르러 의무격리 제도 자체의 실시를 중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코로나19 통제상황 완화를 관광업계가 크게 촉각을 세우며 반기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 1월 한달 동안 지난 2년 간 동기 대비 가장 많은 수의 신설법인이 설립된 것으로 집계되어 코로나 사태 하의 태국 경기회복의 또 다른 청신호로 주목되고 있다. 1월에만 태국 상무부 사업진흥청에 7,283개사의 신설법인이 등록되어 전년 동월의 6,942개사 대비 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태국경기가 현저히 움츠려 들기 이전 대비 신규법인 증가세를 보여준 것에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투자금액을 비교해봐도 전년 동월의 162억 5,600만 바트(약 6,025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309억 3,000만 바트(1조 1,463억 원)에 달해 경기 회복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태국 상무부 산하 사업진흥청은 올 한 해 동안 5만4,000~6만6,000개 안팎의 법인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 코로나 사태의 시름에서 벗어나려는 듯 맑게 개인 태국의 하늘 아래로 자동차들이 내달리는 방콕 시가지 고가고속도로의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마음으로 ‘수도선부(水到船浮)’ 준비해야 우리 조상들이 봄을 맞을 때 대문은 물론 집안 곳곳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라는 글귀를 써붙이며 세상사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던 마음이 유난히도 사무치는 2021년 춘삼월이다. 태국의 경제상황에 춘삼월 순풍이 불고 있다고 확언키에는 조금 이른 조바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수도선부(水到船浮), - 물들어 올 때 배 띄워라’고 했던가. 우리가 사는 나라 태국에 순조로운 동남풍이 불어들고 이곳 한인사회도 배 띄울 준비에 나서, 순풍에 돛단 듯한 호경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방콕세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 태국, 지난해 국내총생산 -6.1% 역성장...22년만의 최대 GDP성장률 하락

2021/03/10 20:52:57

[전창관의 방콕세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 태국, 지난해 국내총생산 -6.1% 역성장...22년만의 최대 GDP성장률 하락 - 수출-관광 양대 산업 부진 주원인…1998년 외환위기 당시 -7.6% 감소 이후 최대 낙폭 - 화려했던 8090년대수식어 ‘바트경제권’의 지난 ‘성장의 추억’에 파묻혀 있지 말고 KLMV(크메르,라오스,미얀마,베트남)권역의 허브국가로서 정치경제적 구조변모 갖춰 나가야 ▲ 쁘라찐부리에 소재한 혼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 사진출처 : Honda Thailand 흔히들 “태국인들의 뿌리깊은 자긍심의 기저에는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식민지로 전락한 경험이 없는 그들만의 역사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 보다 더 한층 현실적으로 태국민들에게 내재된 태국 현대사의 자부심은 “이데올로기의 시대에 사회주의에 휘말리지 않고 불교와 국왕을 근간 삼아 인도차이나 반도의 맹주로서 바트경제권을 일구며 살어온 역사”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국경제는 1990년대 연평균 8.4%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IMF 홍역을 겪고 난 이후 중진국 함정에서 허우적거리는가 싶더니 201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3% 이하의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모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이런 난항을 겪는 시기가 너무 길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리게 되자 여타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도 유난히 심각한 타격을 받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태국의 자존심에 더 한층 흠집을 내는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바트경제권을 형성했던 태국경제가 계속 옆 걸음질 치는 와중에, KLMV국가 중에서 베트남이 괄목한 고도성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를 상대로 출고하는 핸드폰의 절반을 생산할 규모의 해외공장 설립지로 베트남을 선택하는가 싶더니, 급기야 베트남이 자체 토종 브랜드 빈패스트 자동차까지 생산하기 시작하자 아세안 제2의 경제대국 태국의 위상이 다소 흔들리는 기색 마저 보이고 있다. 태국 국가경제 사회개발위원회(Office of The National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Council)가 작년 태국 실질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6.1% 역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의 감소 폭인 -7.6% 이후 22년만에 벌어진 최대 침체 폭이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를 맞아 2분기 GDP성장률 -12.2%를 저점으로 3분기 -6.4%를 거쳐 4분기 -4.2%로 점차 성장률 저하폭을 줄여나간 바 있지만, 수출과 관광분야’라는 양대 쌍끌이 업종의 실적부진이 역성장을 부추켰다. GDP의 절반을 점유하는 생산재와 소비재 부문의 물자 수출과 관광업을 포함한 대외 서비스의 수출 감소가 무려 -19.4%를 기록했다. 그나마 물자 수출 감소는 -5.8%에 그쳤으나, 관광업을 비롯한 대외 서비스 업종 분야에서의 매출 감소가 무려 -60%에 달했기에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지난해 11월에 예상했던 3.5~4.5% 수준에서 2.5~3.5%로 하향 조정된데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측은 기존 4.0%로 예측치를 2.7%로 조정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 다시 발발한 제2차 코로나 사태가 개인소비와 민간투자 부분의 둔화를 가져온데다가, 본격적인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문호개방 가시화 지연이 경기회복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 연초에 발표한 동남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비교해봐도 태국을 4% 수준대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은 6%대로 예측하고 있다. 동남아 경제 상황에 정통한 ANZ(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그룹은 해외관광객의 유입이 본격화 되는 시점은 빨라야 올해 3분기 이후가 될것으로 예상하면서 태국의 GDP성장률을 3%로 하향 전망했다. 태국 국가경제 사회개발위원회(NESDC)의 다누차 핏차야난 사무총장은 “내수 소비진작은 물론, 외국인 투자 유치를 본격화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집단면역 조성을 위한 충분한 백신 공급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진사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세상에서 태국만이 안고 있는 문제이거나 해결책은 아니기에 왜 태국이 유독 다른 나라 대비 코로나 사태에서 더 깊은 손상을 입고 있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친 대외 의존형 경제를 ‘수출주도형 경제’ 또는 ‘대외서비스 경쟁력 보유국’이라고 미사여구 격으로 바라보거나, 코로나 사태라는 소낙비만 지나가면 경제토대가 다시금 탄탄해져 태국 경제가 일어설 것이라고 치부하기엔 벌어지고 있는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경제상황 자체가 녹록지 않다. 1960년대 1차산업 위주의 저개발국가로 출발해 경공업 중심의 산업화와 국제화를 통해 태국이 1990년대 들어 중진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는 저임금 국가 중에서 나름 항만, 도로, 전력, 통신 같은 하드웨어적 기초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상대적으로 앞선 것이 부각되었다. 그렇지만, 1932년 입헌혁명 이후 거의 4년 만에 한 번 꼴로 발생한 쿠데타로 ‘군정’왕국의 오명을 씻어내지 못한 채 흘러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자본의 정경유착은 중진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적자원 육성과 신기술력 확충에 대한 재투자에 지속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 쌓여진 국부(National wealth)가 국가노동력을 고급화 시키는 인재양성이나 고부가가치 기술력 획득에 재투자 되기 보다는 정경유착의 한계 속에서 특정집단의 사유물로 귀속되는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 태국의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을 물류허브 중심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KLMV국가들이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모습. / 사진출처 : Greater Mekong Subregion 웹사이트 국가 노동력이 생산성이 낮은 1차산업에서 다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이되기 위한 투자는 미약한 반면, 그 나마 육성한 경공업 중심의 2차산업이 노동력을 끌어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임금상승이 수반되어 노동집약 산업의 수익성이 줄어드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저임금 의존도가 높은 노동집약 산업 등은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국에게 경쟁력을 빼았긴 형국이다. 게다가, 자본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노동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산업의 ‘허리’ 격인 중간관리자와 고부가가치 기술력이 체득된 인력육성은 미흡한 채, 저임금 인력을 주변의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에서 끌어다 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국의 이러한 굴곡진 경제인프라 현상은 외국자본 뿐 아니라 태국기업에게서 조차 투자감소를 유발시켰다. 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에 GDP 대비 평균 30% 수준을 넘나들던 민간투자가 금융위기 이후 절반에 가깝게 줄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두드러지고 있다. 태국 투자위원회(BOI)가 근래 발표한 2020년 태국의 해외직접투자(FDI) 신청액은 2131억 바트(약 7조 88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54%나 줄었다. 그나마, 이 중 36%는 태국에 이미 투자인프라를 굳혀 놓은 탓에 재투자와 보완 신설투자를 이어나갈 수 밖에 없는 일본에 집중되어 있다. 두엉짜이 앗사와 찐찧 BOI 사무총장은 이달 초에 있었던 발표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투자 둔화가 심화되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도전이자 기회”라고 하면서 미래성장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장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990년~2020년 태국 연도별 경제성장률. / 자료출처 : Macrotrends 또한, 태국정부는 지난해 17억 달러 (약 1조 8819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했고, 올해는 작년의 4배에 달하는 70억 달러(약 7조7490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할 계획도 발표했다. 이러한 실질 금액 투자가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태국의 정치 사회적 민주화와 경제구조의 개선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방콕세설] 일본계 백화점유통 태국 흥망성쇄 연대기

2021/01/21 12:20:15

[전창관의 방콕세설] 일본계 백화점유통 태국 흥망성쇄 연대기 라차담리 다이마루 백화점(1964년 12월 개점)에서…MBK센터 도큐백화점(2021년 1월 말 폐점예정)까지 ▲ 1월말 폐점되는 도큐 백화점 MBK센터 매장 전경.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도큐백화점 MBK 센터점’이 1월 31일 폐점한다. 1985년에 방콕 최중심부 사얌센터와 MBK쇼핑센터 사이에 세워진 지 35년 만의 일이다. 방콕 지상철 시대의 랜드마크 건축물인 사얌 환승역과도 연결되어있는 특급 상업지대에 위치한 일본계 백화점이 또 다시 전격적으로 문을 닫는 것이다. 2019년 기준 1억9천3백만 바트(약 71억원)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여러해에 걸친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폐점키로 했다는 태국 일간지들의 보도이다. 이에 앞서 2015년 6월에 세워진 ‘도큐백화점 시나크린 파라다이스 매장’ 역시 산더미 같은 누적 적자를 못이겨 이미 재작년 1월말에 폐점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이 달 말에 폐점키로 공지된 도큐백화점 MBK 센터점은 일본에서 고속철 사업을 전개해 벌어들인 막대한 도큐그룹 자본으로 시부야 점, 키치죠지 점, 타마 플라자 점, 삿포로 점 등을 운영중인 대기업 도큐(東急) 주식회사 계열의 백화점이지만 심각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 태국서 운영되던 도규백화점 매장 두 곳의 잇따른 폐점은 사실상 태국에 진출한 일본계 백화점 유통의 철수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일본 백화점 유통의 흥망성쇠 연대기 상의 신호탄이나 전개과정의 불상사 만으로 볼 수 없는 막바지 침몰 단계에 이른 것을 뜻한다. 초기 태국에 진출한 일본 백화점 유통의 효시는 1964년 ‘다이마루 백화점 라차담리 매장(2000년 폐점)’이 들어서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다이마루 백화점 프라카농 점(1987년 폐점)’이 1981년에 들어섰다. 1984년에는’ 소고 백화점(2000년초 폐업)’이 방콕 최고급 백화점 탄생을 선언하며 오픈했으나 일본 본사가 무리한 차입경영과 밀어붙이기식 사업확장으로 도산하면서 태국내 판매거점도 함께 사라졌고, 지금 그 자리에는 태국계 아마린 플라자 쇼핑센터가 들어서 있다. 1989년에 문을 열었던 ‘젠 백화점’ 역시 자신들이 입주해 있던 월드 트레이딩 센터 쇼핑몰의 태국계 센트럴 백화점에 합병되었다. 이후 1991년 라마 9세 거리의 ‘야오한 백화점(1997년 폐점)’ 역시 IMF외환위기가 닥치자 마자 문을 닫았다. 1992년에 오픈해 태국 진출 일본계 기업들의 전성기에 호황을 누리던 ‘이세탄 백화점’ 마저 2020년 말에 폐점을 앞둔 창고떨이 세일을 수 차례 실시한 후 간판을 내리고야 말았다. 이쯤되고 보니, 태국 내 일본계 백화점 이라고는 이제 막(2018년 말) 아이콘 사얌 쇼핑몰에 입주한 ‘타카시마야 백화점’ 한 곳만 덜렁 남았는데 그나마 아이콘 사얌 쇼핑몰 내에서 가장 썰렁한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들이 입주해 있는 ‘아이콘 사얌’ 쇼핑몰을 지은 ‘사얌피왓 그룹’ 소유의 ‘사얌 파라곤’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더 몰 백화점’으로 대체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 정도다. ■ 필자가 태국에 첫 발을 디딘 1995년 즈음에는 방콕의 고급 쇼핑센타 유통 거점들이 일본계 백화점으로 점철되어 있다시피 했다. 당시 가전제품의 세일즈 마케팅이 주업무였던 탓에 툭하면 일본 백화점 유통사 매입담당 바이어들과 마주치곤 했다. 그럴 때면 은근히 전자제품을 매입해주는 ‘갑’의 입장인 일본인들 앞에서 ‘을’로서 기(氣) 겨루기 하느라 땀을 빼곤했다. 특히, ‘소고백화점’, ‘야오한 백화점’, ‘이세탄 백화점’ 등은 그들이 '바이어(Buyer)’였고 필자는 전자제품을 그들에게 납품해야 하는 일종의 ‘납품업체 직원(Seller)’이었기에 어느 정도 기죽는 모양새 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태국에 발령 받아 근무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야오한 백화점이 태국에서 철수하더니, 이후 방콕에서 일본 백화점 유통들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급기야 재작년 말에 막 진출한 다카시마야 백화점만 덩그러니 남은 채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방콕의 도큐백화점이 지난 달 폐점 결정을 발표하면서 현지 일간지들 취재한 기사에 담긴 폐점의 변(辯)도 참 기괴했다. “바트 강세로 외국인 여행객 수가 줄더니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 이 급감해 닫는다고…” 솔직히 이 폐점 사유는 잘 믿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MBK 쇼핑센터에 물건 사러왔다가 집에 가는 전철 타려고 도큐백화점을 관통해 사얌 전철역으로 가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도큐백화점에 쇼핑 또는 외식하러 간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언제인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기에 말이다. 그러니 ‘그간 여러해에 걸친 누적적자 상태에서 코로나 사태가 트리거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한다면 몰라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철수 한다는 것은 잘 납득이 안가는 폐점의 변(辯)으로 보아진다. ▲ 짜오프라야 강변의 아이콘사얌 쇼핑센터의 모습. / 사진출처 : Icon siam 제공 ■ 이로써 태국내 일본계 백화점 유통은 짜오프라야 강변에 새로 생긴 아이콘사얌 쇼핑센터에 불과 2년 전 입주한 타카시마야 백화점 한 곳 만 덜렁 남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새로 생긴 일본 브랜드 소비재 진열 위주의 유통 채널인 타카시마야 백화점 조차 아이콘 사얌 쇼핑센타 내에서 참으로 인기가 없어 파리를 날리는 형국에 처해 있다는 것.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아이콘 사얌 쇼핑센터 자체는 지난 달 전철 연장선이 쇼핑센터 건물 앞까지 개통되었기에 손님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는데도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소위 태국에서 장사 할 4P(Product, Price, Promotion, Place) 요인 자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인지 전철이 들어온 후에도 그다지 집객도가 달라진 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태국 사람들이 그저 일본 상품이라면 사족을 쓸수 없다는 전제하에 무작위로 진열한 것 같은 안일한 기조 속에서 꾸며진 듯한 판매 상품 라인업(Product)’에, 상품의 가치나 서비스에 비해 쓸데없이 비싸기만 한 묻지마 고가 가격 포지셔닝(Price), 게다가 태국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밋밋하기 그지없는 판촉안(Promotion), 마치 한국의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을 영등포 뒷골목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진열입지(Place) 등으로 점철된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앞날이 그리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지 모르겠다. ■ 점점 깃털 빠진 수탉 같아진 태국의 일본계 백화점 유통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 쇼핑센터들의 태국 내 위상이 이렇게 지리멸렬해졌나 싶을 정도이다. 이러다가는 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들이 '오십년 남방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태국산천은 의구하되 일본 백화점 유통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하며 격세지감 넋두리 라도 해댈 날이 머지않아 올 것 만 같음에랴. 그런데 이 히노마루 일본기 겉히고 로컬유통 깃발 만 나부끼게 되가는 태국 유통시장에 신남방정책을 기조로 한 전술·전략 앞세우며 진출해야 할 우리나라 백화점 유통사들은 도대체 '동창이 밝고 노고지리 우지지는데 상기 아니 일고 뭐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 아이콘 사얌 쇼핑센터에 입점되어 있는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식품 매장 모습. / 사진출처 : Icon siam 웹사이트 • 로컬유통들이 만만치 않게 텃세 부리는 땅이어서 여차하면 큰일날까봐 안들어간다구요?... → 그렇다면 일본 안들어가며 주춤대던 러시아, 중국, 인도에서의 우리나라 전자회사들의 약진은 뭔가 말입니다. • 일본이 저리 나자빠지는 걸 보면 로컬 유통 텃세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인데 일본도 못해낸 것을 우리나라 유통기업들이 어떻게 해내냐구요?... → 나원 참, 언제 우리가 일본인들이 잘 해낸 곳만 뒤따라 다니면서 세계경제개발 협력기구가 산정한 세계10위 경제대국에 진입했었는지 말입니다. 무슨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와 전술·전략 이라도 제대로 시간들이고 비용 투자해 세워들고서 현지 유통 채널에 대한 철저한 스터디 후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일셈 치면서 본격적인 투자진출 시도를 한번 제대로 해 볼수는 없는건지… 촌부의 답답한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고.

[방콕세설] 해외에서 돈버는 ‘슬기로운 태국생활’을 위하여

2021/01/06 13:37:40

[전창관의 방콕세설] 해외에서 돈버는 ‘슬기로운 태국생활’을 위하여 ‘하려는 사업분야의 기본기에 얼마나 정통해 있느냐’와 ‘현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자기 사업 분야에 어떻게 가미하느냐’가 관건 ■ 무슨 장사를 하고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가? 맹획이 칠종칠금했다는 땅 동남아, 그 중에서도 먼 듯 가까운 땅 태국에서 살다보니 이따금씩 ‘태국 땅에서 무슨 장사를 하고,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지’ 생각중인 분들을 만나곤 한다. 대부분 기존 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들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다는 생각에 방점을 찍고 진출하려는 모습을 흔히 본다. 틀린 생각은 아니나 본말이 뒤바뀐 경우도 상당 수 눈에 띈다. 물론,“대외교역은 국가간의 산업별, 제품별, 서비스별 비교우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무역원론 책자에서나 인용되는 이야기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 더구나 이 관점은 바다 건너 이국 땅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관점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산업경쟁력이 취약하고 발전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대적 저개발국가에서 사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는 있다. 어차피 국가간의 산업분야별 발달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발전과 확산 그리고 이행단계의 상호간 시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히트한 눈꽃 빙수나 인생사진 촬영매대를 들여다가 해외현지에서의 영업에 성공할 가능성은 상품성 측면(Product)에서 클 것이다. ▲ 작은 규모의 소상공인 업종도 창업단계와 진행과정에서 점검해봐야 할 사항들은 차고 넘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판매할 상품의 '제품력 만들어 내기'다. / 사진출처 : 바리스타 코코하우스 ■ 그런데 왜 해외 현지 창업에 성공하기 어려운가? 첫째, 사업장 소재지의 국내외 여부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업자가 해당 제품의 제조,구매,개발 등이 전개되는 운영프로세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굳이 ‘공업제품을 생산하는 기업형 사업’이 아닌 식당, 제과점, 미용업소 같은 ‘소상공인 업장’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또한, <모든 마케팅의 시작은 제품력>이다. 제품의 품질은 광고나 프로모션의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본 요소이다. 제품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영업이나 마케팅 행위는 사상누각일 수 밖에 없다. 그 다음이 <브랜드>이고, <디스플레이와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자영업의 대명사 같이 여겨지는 식당 창업의 경우라 하더라도 한 마디로, ‘음식맛(Product)’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구사해내는 기술(Technology)에 대한 확고한 습득이나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지식 없이 덤벼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주인이 꼭 직접 주방에 들어가 조리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판매할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력과 사업진행 과정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전반적인 식견 없이는 사업을 컨트롤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판매하려고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술력과 노하우를 습득하려는 노력에 큰 비중을 둔 디테일한 준비작업이 사업시작 이전에 선행’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태국에서 카페를 창업하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중남미는 아닐지언정 태국에서라도 북부 커피산지인 치앙라이의 전문학교 바리스타 학과라도 입교해서 커피원두와 가공법부터 제대로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팔요하다. 그 과정에서 타업체와의 경쟁력 근간과 기틀도 자연스레 닦여질 것이다. 둘째, ‘차별화’만으로는 반짝 튀는 ‘깜짝쇼’ 흥행에 그칠 수 있다. 판매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의 총체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부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4P(제품, 가격, 유통, 판촉)와 3C(자사, 경쟁사, 고객) 그리고 STP(고객세분화, 목표고객 설정, 고객군 속에서의 위치 정하기) 같은 기본 지식 함양을 대기업의 공산품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원칙으로 생각하지 않는 마인드 셋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는 골목장사를 포함한 모든 사업에 공히 적용되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외양은 다르게 표출되더라도 요식업을 포함한 소매사업(Retail) 과정 전반에 이러한 요소들이 상황별로 곳곳에 내재되어 있음은 당연지사다. 의외이고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해외현지에서의 사업이나 장사가 순조롭지 않은 경우, 대부분 현지 사정에 어두워서 라기 보다는 당해 사업의 기본적 프로세스에 대한 미숙지가 원인인 경우가 태반이다. 셋째, 무조건 한국에서의 방식을 고수하거나 세계표준만 따라가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나 (Globalization), 그렇다고 그저 현지방식(Localization)에만 맞추려 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취사선택적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일텐데 이는 해외 현지에서 돈을 벌기 위한 제 분야에 크게 유효한 관점이다. 식당을 창업하는 경우, 태국인들이 단맛을 선호한다고 해서 현지인들 입맛에 맞추느라 한식을 달디 달게 변형하는 것은 판매할 제품인 한식의 비교우위적 차별화 특성을 저버리는 참혹한 처사이다. 반면, 태국같이 소고기 비선호율이 높고 가성비 있는 양질의 소고기를 식자재로 구하는 것이 제한적인 나라에서 소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으로 메인 메뉴를 구성한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 해외에서의 자기사업 성패는 해당분야에 얼마나 정통하려고 노력하느냐와 현지 사회문화적 특성을 사업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 사진출처 : software suggest ■ 태국 현지에서 창업시의 애로점, 태국문화의 특수성은? 인력부문을 보면, 태국인 피고용인들의 지각이나 결근 등 근태 유동성이 큰 편이며, 다양한 목표사안에 멀티태스킹적으로 접근해 동시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내려는 마인드가 취약하다. 각종 산업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간관리자 계층의 형성이 미약해서 기획력을 발휘해 추진해야 하는 업무에 합당한 인력수급이 원활치 않다. 실업률이 1% 내외인 나라가 태국이다. 단순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수급 조차도 쉽지 않은데다가 이직률도 높다. 업무지시를 할 때, 정확한 템플릿 형태로 해야 할 바를 적시해 주거나 결과 도출 시점을 정해주지 않으면 결과물 산출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다발한다. 태국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문화 속에서 개개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존중하는 안분(安分)주의에 기초한 속성을 가진 사회다. 획일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전체의 효율적 성과를 얻어 내는 것에 익숙한 조직문화를 가진 한국과는 차이가 많기에 단기간의 빠른 성과에 치중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들로서는 괴리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나 보다는 우리를 생각하기를 바라는 풍토를 가진 우리나라 대비, 태국은 산업화 진전도에서는 뒤져있지만 개인의 다양성이나 프라이버시 존중 측면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오히려 더 개방된 사고를 가진 사회라 볼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국민성의 나라여서 남들 앞에서의 질책은 금물이며, 상대방 의견에 이견이 있어도 섣불리 표출치 않는 고립적 사고방식을 가진 성향의 사람들 또한 많은 편이다. 외형적으로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출신과 교육정도 그리고 재력에 따라 실제적인 계층구분이 엄격히 유지되는 신분서열사회적 측면 또한 강한 사회라 볼 수 있다. 태국은 아직까지 재산 순위 상위 20%가 전체 국가 부(富)의 3분의 2를 소유하고 있으며, 6,900만명 인구 중에서 500여명 정도가 전체 기업 지분의 35%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 넓고 다양한 기회가 산재해 있는 방콕. / 사진출처 : 필자 ■ 맺는 말 ‘취업’이든 창업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가치창조(Value Creation)’이다. 취업의 경우도 조직 내에서 ‘가치’를 창조해내는 제대로된 기여가 없으면 오래지 않아 소멸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자기 사업은 취업보다 더 한층 ‘가치’를 만들어 내야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자신의 사업대상물에 얼마나 ‘부가가치’를 더해 나가는지(Value Added) 여부가 극명한 성패로 귀결된다. 뿐만 아니라 ‘취업’의 성패보다 ‘자기 사업’의 성패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결론지어진다. 장사든 사업이든 준비과정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 까닭이다. 해외에서의 자기사업의 성패는 ‘당해 사업분야의 기본기에 얼마나 정통해 있느냐’와 ‘현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자기 사업 분야에 어떻게 가미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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