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카지노 산업 현황
현 상태, 합법화 동향 및 미래 전망
현재 태국에서는 1935년 제정된 도박법(Gambling Act B.E. 2478)에 따라 정부 운영 복권과 경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박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불법 도박 시장은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정부는 이를 양성화하고 관광 산업 활성화, 투자 유치, 세수 증대,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법안(Entertainment Complex Bill)’을 통해 카지노 합법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카지노를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포함하는 복합 리조트(Integrated Resort, IR) 내에 설치하도록 규정하며, 엄격한 규제 조항(높은 자본금 요건, 라이선스 비용, 낮은 카지노 면적 비율, 내국인 출입 제한 등)을 담고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Las Vegas Sands), MGM 리조트(MGM Resorts), 겐팅(Genting), 갤럭시 엔터테인먼트(Galaxy Entertainment) 등 세계적인 카지노 기업들과 태국 대기업들이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최종적인 규제 내용과 정치적 안정성에 따라 투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태국 내 여론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는 찬성 측과 도박 중독, 범죄 증가, 사회적 가치 훼손 등을 우려하는 반대 측으로 첨예하게 나뉘어 있다. 특히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 단체와 시민 사회 단체의 반발이 거센편이다.
법안은 내각 승인을 거쳐 현재 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으나, 정치적 이견과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최종 통과 및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카지노 합법화는 성공 시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지만,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강력하고 투명한 규제 시스템 구축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캄보디아 국경 카지노 등 주변국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 법적 기반: 태국의 도박 규제 현황
◈ 도박법 B.E. 2478 (1935): 금지와 예외
태국의 도박 활동을 규율하는 핵심 법률은 1935년(불기 2478년) 제정된 도박법(Gambling Act B.E. 2478)이다. 이 법의 주된 목적은 대부분의 도박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도박은 정부가 후원하는 공식 복권과 국영 경마에 대한 베팅 뿐이다. 과거 라마 3세 통치 기간 등 특정 시기에는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합법적인 도박장을 허용했으나, 범죄 활동 및 파산 문제 증가로 인해 폐쇄된 역사가 있다.
도박법은 주요 조항에서 도박 게임을 두 가지 범주로 나눈다. 'A 목록(List A)' 게임은 특별히 허용되지 않는 한 엄격히 금지되며, 'B 목록(List B)' 게임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불법 도박 활동 조직, 광고, 참여 등에 대해서는 위반 유형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으며, 당국은 불법 도박 관련 장비, 광고물, 티켓 등을 압수할 권한을 가진다. 또한, 플레잉 카드법(Playing Cards Act)은 정부 승인 없이 120개 이상의 플레잉 카드 소유를 금지한다.
주목할 점은, 이 오래된 법률이 '도박'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현대적인 형태의 도박,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나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루트 박스') 등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법적 모호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적 공백은 게임 소프트웨어 제공이나 루트 박스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행성 활동이 현행법상 허가 대상인지에 대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1935년에 제정된 도박법이 현재까지 태국의 주요 도박 규제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다양한 형태의 불법 도박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은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된다. 이는 거의 90년 된 법률 체계가 현대 사회의 변화와 시장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도박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도박은 기존 법률로는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법적 공백과 규제의 비효율성은 정부가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법안'을 통해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즉, 현실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불법 도박 시장을 합법적인 틀 안으로 끌어들여 관리하고, 이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려는 실용적인 접근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 불법 도박 시장의 현실
태국 내에서 합법적인 도박은 극히 제한적이지만, 불법 도박은 매우 광범위하게 성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형태인 지하 도박장(underground dens)부터 시작하여 투계(cockfighting), 투견(dog fighting), 투어(fish fighting) 등 동물 싸움 베팅, 카드 게임, 축구 베팅, 불법 복권 등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도박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는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를 통한 자금 흐름이 연간 10억 바트(약 3,2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밝혔으며, 2020년 10월에는 온라인 카지노 운영 조직 중 역대 최대 규모가 검거되었는데, 이들은 38개 은행 계좌를 통해 최소 150억 바트(약 4억 8천만 달러)를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경찰은 지속적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와 지하 도박장을 단속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운영하거나 가담한 사례도 다수 적발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태국의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연간 1조 1천억 바트(약 35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온라인 카지노가 5천억 바트, 지하 카지노 및 기타 불법 도박이 6천억 바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5세 이상 인구의 약 63.1%인 3,450만 명이 도박에 참여하고 있으며, 여성 참여자 수가 남성보다 약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태국 국경 지역, 특히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와 접경한 지역에는 수많은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으며, 많은 태국인들이 이들 국경 카지노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국경 카지노 중 일부는 온라인 사기, 인신매매, 자금 세탁 등 초국가적 범죄 조직의 활동 거점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태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접 국가 및 중국 등과 협력하여 국경 지역의 불법 활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불법 도박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력 공급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2. 정부 정책 및 입법 동향
카지노 합법화 추진 배경 및 목표
태국 정부가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는 주된 동기는 경제 활성화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관광 산업을 부흥시키고,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유치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세수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합법적인 카지노 운영을 통해 연간 120억 바트 이상의 세수를 확보하고, 외국인 관광객 수를 5~10% 증가시키며, 최대 1만 5천 개에서 2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합법화를 통해 현재 만연한 불법 도박 문제를 해결하고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불법 도박으로 인한 자금 유출을 막고, 합법적인 틀 안에서 도박 활동을 관리 감독하며, 관련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이미 카지노를 합법화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태국의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법안 (Entertainment Complex Bill) 주요 내용 및 입법 절차
카지노 합법화의 법적 근거가 될 핵심 법안은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법안(Entertainment Complex Bill)' 또는 '통합 엔터테인먼트 사업법(Integrated Entertainment Business Act)'으로 불린다. 이 법안은 재무부 주도로 마련되었으며, 2025년 1월과 3월에 내각에서 원칙적인 승인을 받았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운영 모델: 카지노는 호텔, 쇼핑몰, 컨벤션 센터, 테마파크 등 최소 4가지 이상의 비게임 시설을 포함하는 대규모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Integrated Resort, IR) 내에서만 운영 가능.
* 카지노 면적 제한: 카지노 구역은 전체 단지 면적의 최대 5% 또는 10%로 제한 (현재 논의 중).
* 라이선스: 태국 등록 법인(최소 납입 자본금 100억 바트)에 한해 발급. 기간은 30년이며 10년 단위로 갱신 가능. 초기 발급 비용 50억 바트, 연간 수수료 10억 바트. 5년마다 평가.
* 세율: 총 게임 수익(Gross Gaming Revenue, GGR)에 대해 17% 세율 제안.
* 내국인 출입 규제: 만 20세 이상 출입 가능. 1회 방문 시 5,000 바트 입장료 부과. 최소 5천만 바트 자산 요건은 논란 끝에 삭제되거나 수정될 가능성 높음.
* 기타 규제: 온라인/원격 도박 금지, 광고/판촉 제한, 신용 제공 규제.
* 감독 기구: 총리 주재 정책 위원회 및 통합 엔터테인먼트 규제 위원회 설립 예정.
입법 절차는 내각 승인 후 국가평의회(Council of State) 검토를 거쳐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과 상원(Senate)의 심의 및 의결, 그리고 국왕의 최종 재가를 받아 공포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정부는 2025년 중반까지 법안 통과를 목표로 했으나,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이견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특히, 2025년 4월에는 상원에서 법안 연구를 위한 특별 위원회가 구성되어 180일간의 검토 기간을 갖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법안 통과 및 시행은 2026년 또는 2027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