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의 탄생 : 태국 양념 특히 ‘고추’ 가 바꿔놓은 400년의 미각 혁명

2025/10/21 11:01:22

매운맛의 탄생 : 태국 양념 특히 ‘고추’ 가 바꿔놓은 400년의 미각 혁명 1. 콜럼버스가 불붙인 태국의 맛 태국 음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스치는 것은 대담하고도 화끈한 매운맛이다. 하지만 이 매운맛은“원래부터”가 아니었다. 고추는 멕시코 원산으로, 대항해 시대 이후 포르투갈·스페인 상인들을 따라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태국(당시 시암)에는 16세기(아유타야 왕국 시기)에 본격 전해졌다. 이후 수백 년 동안 태국의 식탁은 고추를 중심으로 새롭게 조직되며 오늘의 ‘태국의 맛’을 완성해 간다. “고추는 아시아 토종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들어오자 기후·토양·요리 전통과 만나 폭발적으로 토착화됐다.” 타임라인 : 태국 매운맛의 계보 ★16세기 포르투갈 상인들 통해 고추 유입(아메리카 원산). 아유타야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파급된다. ★17세기 말(1687–1690) 프랑스 외교관 라 루베르가 시암 식탁을 기록한 내용을 보면, 까피(새우페이스트, kapi) 등 발효양념의 위상을 증언하고 있다. ★19–20세기 각 지역‘남프릭(nam phrik)’문화가 보다 정교화되면서, 식탁의 중심 반찬과 디핑소스로 자리매김했다. ★ 1930년대 촌부리 씨라차에서 타놈 짝카팍 여사가 만든 ‘씨라차 파닛’—오늘날 세계적 씨라차 소스의 원형이 된다. 2. 고추 이전의 태국 : 소금 발효 후추로 내던 맛의 토대 고추가 태국에 당도하기 전, 태국의 맛을 지탱한 것은 소금과 발효, 허브 그리고 후추였다. 염장과 발효로 감칠맛을 만든 남쁠라(생선소스), 빨라(발효 민물생선소스), 까피(새우젓), 그리고 레몬그라스와 갈랑갈, 마끌룻, 라임 같은 허브들이 요리의 중심을 이루었다. 프랑스 사절단 기록은 당시 시암의 소스가 “물과 향신초, 마늘, 허브”에 바탕하고, 새우 발효품(까피)을 각별히 중시했다고 전한다. ◆ 남쁠라 : 오늘도 국수·볶음·탕에 빠지지 않는 기본 양념이다. 식탁에서는 프릭 남쁠라(고추+남쁠라+라임)로 즉석에서 간 조절을 한다. ◆ 까피(새우젓) : 태국 전역의 커리 페이스트와 남프릭의 핵심. 태국 남부 기원설과 각 지역별 질감의 차이 등(태국·미얀마는 비교적 페이스트형)도 흥미롭다. ◆ 후추와 페퍼콘 : 고추 이전 태국의‘매운기’를 담당했다.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후추는 향의 층위를 더하는 조연으로 재배치되었다. 사이드바 | 식탁의‘4S’균형 태국 맛의 철학은 매운맛(Spicy) 짠맛(Salty) 신맛(Sour) 단맛(Sweet)의 균형이다. 고추의 태국 유입은 네 축 가운데 Spicy를 강력히 확장해 다른 축들의 미세 조율(남쁠라의 짠맛, 타마린드의 신맛, 팜슈거의 단맛)을 가능하게 하는데 크게 공여했다. 3. 남프릭의 우주: 지역이 빚은 ‘태국식 매운맛의 사전’ 남프릭(Nam phrik)은 신선한 생고추와 구운고추 또는 말린 고추를 빻아 각종 향신료, 발효양념과 섞어 만든 ‘소스 겸 반찬’의 총칭이다. 북부의 남프릭 엉(토마토·다진 고기), 남프릭 눔(풋고추·허브), 중부의 남프릭 까피(새우젓), 남부의 남프릭 꿍씨얍(훈연 건새우)처럼 지역에 따라 풍미가 크게 달라진다. ◆ 프릭 남쁠라(พริกน้ำปลา) : 태국 식당 테이블의‘소금&후추’같은 존재. 생선소스+라임+다진‘프릭 키 누’(쥐똥고추 : 새끼쥐 똥처럼 작다 해서 붙은 이름)의 단순한 조합이지만, 한 숟가락이면 요리가 살아난다. ◆ 남찜 쩨우(แจ่ว, Jaew/Jaew): 이산(태국 동북부) 출신의 대표 육류 디핑 소스. 볶은 쌀가루(카오 쿠아)와 말린 고추의 훈연향이 특징이다. 구이와 랍(태국식 샐러드)요리와 찰떡궁합. ◆ 남프릭 파오(น้ำพริกเผา) :‘칠리 잼’이라 불리는 구운 칠리 페이스트. 똠얌의 숨은 결정타이자 볶음·드레싱·빵 스프레드까지 응용력이 무궁무진하다. 미니 용어집 ◆ 프릭 키 누(พริกขี้หนู) : 버드아이 칠리. 이름은 말 그대로 ‘쥐 똥처럼 작은 고추’라는 뜻. 스코빌 5만~10만 SHU. ◆ 까피(กะปิ) : 새우·크릴을 소금과 발효해 만든 페이스트형 양념. 커리·남프릭의 감칠맛 엔진. ◆ 프릭 남쁠라 비율(가정용) : 남쁠라 2, 라임즙 1, 다진 고추·마늘 적당. 식탁에서 즉석으로 음식에 뿌려 간과 향을 맞춘다. 4. 씨라차의 신화와 태국식 ‘매운맛의 디자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태국계 양념 중 하나 스리라차(Sriracha) 소스. 1930년대 촌부리 씨라차의 타놈 짝카팍 여사가 집에서 만들던 레시피를 ‘스리라차 파닛’이라는 브랜드로 상업화했고, 1984년 태국 테파로스(Thai Theparos)가 인수하며 국내외 유통을 확대했다. 전통 태국식 스리라차는 미국의 ‘루스터’ 스타일보다 더 묽고 산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교민잡지 700호 참조) 또 하나의 ‘태국식 디자인’은 컨디먼트 세트(ชุดเครื่องปรุง)—프릭 남쁠라, 식초절임 고추, 설탕, 건고추·고춧가루 네 알을 기본으로, 손님이 자신의 매운맛을 실시간 커스터마이즈하도록 설계된 상호작용형 양념 문화다. 이 작은 세트가 태국 음식의 개인화된 균형을 완성한다. 태국 중부지방에서는 이를 크르엉쁘룽이라 부른다. 지역 미각 지도 : 남부는 더 화끈, 북부는 향 깊게 ◆ 남부 : 말레이·인도양 항로의 영향으로 강황·후추·가피와 고추가 만나 진하고 맵게. ◆ 중부 : 남프릭 가피·프릭 남쁠라 중심의 테이블 조절 문화가 발달. ◆ 북부/이산 : 불향·볶은 쌀가루·허브를 중시, 말린 고추의 연기향과 산미로 ‘지속형 매운맛’을 설계. (남찜 쩨우·라브) 마무리 |‘매운맛’은 기술이다 태국의 매운맛은 단순히 강도의 문제가 아니다. 고추가 들어오며 ‘짠·신·단·매’(짜고 시고 달고 매운)의 기하학이 정밀해졌고, 발효와 허브가 층위를 짜 올리며 개인화된 조절(컨디먼트 세트)이 더해졌다. 한 숟갈의 프릭 남쁠라, 한 접시의 남프릭이 말해주는 것은 결국 살아있는 전통—수입된 재료를 자기 방식으로 길들이고, 지역과 시대에 맞게 재설계해온 태국의 미각 공학이다. 당신의 다음 태국 음식 도전에서는, 똠얌 한 숟갈을 뜰 때, 그 열기 속에 담긴 400년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참고문헌과 출처 ★ 태국 고추 유입·역사 일반: Thai Enquirer(2023), Bangkok Post(2019), 음식사 교양 기사. thaienquirer.com ★ 남프릭 개관 및 지역 변이: Wikipedia Nam phrik 항목(개요·분류). 위키백과 ★ 프릭 남쁠라·테이블 컨디먼트: Wikipedia Fish sauce 내 설명, Hot Thai Kitchen 레시피 노트. 위키백과+1 ★ 까피(새우젓)·발효 양념: Wikipedia Shrimp paste, Eater 설명(지역별 질감 차). 위키백과+1 ★ 프릭 키 누(버드아이) 명칭·스코빌: Wikipedia Bird’s eye chili. 위키백과 ★ 스리라차 원형: Bon Appatit(2013). ★ 교민잡지 700호 : 씨라차소스(kyominthai.com)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생활비 위기가 드러낸 구조적 침체

2025/10/21 10:45:48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생활비 위기가 드러낸 구조적 침체 밥 한 끼 가격이 말해주는 경제 실패 방콕 실롬 거리의 평범한 쌀밥 한 끼. 2012년에 31바트였던 이 식사는 2025년 현재 64바트가 되었다. 106.5%나 올랐다. 같은 기간 태국의 최저 임금은 300바트에서 400바트로 33.3%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극명한 격차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태국 경제가 13년간 걸어온 '잃어버린 10년'의 가장 눈에 보이는 증거다. 태국 부동산 감정평가 연구센터의 최근 보고서가 보여주는 이 현실은, 생활비와 국민이 살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간극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물가 상승 그 자체가 아니다. 오르지 않는 임금, 계속 오르는 생산 비용, 그리고 위험 수준에 도달한 빚이 만들어낸 악순환이 핵심이다. 위기의 쌍둥이 엔진 : 치솟는 물가와 얼어붙은 임금 생산 비용 상승의 연쇄 효과 태국의 물가 상승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서 생긴 게 아니다.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을 보면, 이는 명백히 만드는 비용이 올라서 생긴 일이다. 기업들은 물건이 잘 팔려서가 아니라, 운영하는 데 드는 돈이 많아져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음식 가격이 급등한 이면에는 여러 이유가 겹쳐있다. 방콕 주요 상업 지구의 작은 식당들은 18제곱미터(약 5평) 공간에 월 6만 바트의 임대료를 낸다. 이는 음식 최종 가격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여기에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농업 원재료 가격이 치솟았다. 태국이 수입 동물 사료와 비료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런 세계적 충격이 국내 생산 비용으로 바로 전달됨을 의미한다. 에너지 가격은 모든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경제 중 하나다. 2023년 초 전기 요금 인상은 식품 제조 총비용을 2.5~5%까지 올렸다. 트럭 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물류 구조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경유 가격의 충격을 공급망 전체로 퍼뜨렸다.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 비용이 폭등하는 동안 집안 살림 수입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끄룽스리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015~2023년 전체 경제의 평균 실질 임금(물가를 감안한 실제 임금)은 연 0.6%로 아주 적게 올랐다. 팬데믹 이후에는 오름세가 거의 멈췄다. 태국의 낮은 공식 실업률(1% 내외)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론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적으면 임금이 올라야 한다. 하지만 태국의 현실은 정반대다. 국제결제은행 분석에 따르면, 태국 직원의 약 75%가 건설, 운전, 청소 등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직종에 종사하며, 이 비율은 10년 넘게 변하지 않았다. 노동자는 쉽게 대체 가능하고,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힘이 제한적이다. 노동력의 절반 이상이 비공식 경제(세금 내지 않고 일하는 영역)에 속한다는 점도 핵심이다. 경제가 나빠질 때 정규직에서 잘린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대신 더 낮고 불안정한 소득의 비공식 일자리에 흡수된다. 이 구조가 공식 실업률 상승을 막지만, 노동 시장이 진정으로 팽팽해지는 것도 막는다. 노동조합 가입률과 단체 협상 적용률이 극도로 낮고, 물가 상승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조항은 거의 없다.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증가해도 더 많은 몫을 받을 수 없다. 그로인한 결과는 커지는 생산성-임금 격차다. 팬데믹 이전(2015~2019년) 노동 생산성(노동자 한 명이 만드는 가치)은 연평균 4.2% 올랐지만, 평균 실질 임금은 단 1% 올랐다. 효율성이 높아져서 생긴 이익이 더 높은 임금이 아닌 기업 수익으로 들어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팬데믹 이후 생산성 자체가 연평균 -1.6%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제는 함정에 빠졌다. 생산성을 임금으로 보상하지 못하고, 이제는 생산성조차 올라가지 않는다. 악순환: 빚, 낮은 성장, 중진국 함정 위험 수준에 도달한 집안 빚 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집안 빚 비율은 모든 신흥 시장 경제 중 최고 수준이다. 2021년 1분기 GDP의 95.5%로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 분기에도 88~90%의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험하다는 명백한 신호다. 빚이 늘어난 주요 이유는 오르지 않는 소득과 올라가는 생활비 사이의 불균형이다. 살 수 있는 능력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생활을 유지하고 꼭 필요한 비용을 내기 위해 대출에 의존해 왔다. 문제는 이 빚의 상당 부분이 '앞으로 돈을 벌어주지 않는' 빚이라는 점이다. 미래에 소득을 만드는 교육이나 사업이 아닌, 지금 당장 쓰기 위한 고금리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 빚이 대부분이다. 중앙은행 분석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의 경우 이런 빚이 전체 빚의 42%를 차지한다. IMF는 이를 태국 경제의 주요 걸림돌로 계속 지적한다. 인구의 상당수가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기존 빚 갚는 데 쓰고 있어, 경제 성장에 필요한 소비를 할 가처분 소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진 빚이 이제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실망의 10년 생활비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는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경제 성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태국은 2037년까지 고소득 국가 지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약 5%의 지속적인 연간 GDP 성장을 요구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성장은 평균 2%에 가까웠다. 태국은 아세안에서 6번째로 큰 경제로 밀려났고, 베트남 같은 역동적인 국가에 비해 훨씬 느리게 성장한다. 세계은행, IMF, 태국 중앙은행 모두 2025~2026년에 1.6~2.2% 범위의 부진한 성장을 예측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진국 함정'의 전형적 사례로 진단한다. 태국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성장 모델은 잠재력을 다했다. 급속한 고령화, 저부가가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에 의존하는 구식 제조업,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만성적으로 낮은 투자, 그리고 관광 부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경제를 제약한다. 결과는 파괴적인 되먹임 고리다. 정체된 임금과 상승하는 비용이 가계를 부채로 몰아넣는다. 부채 부담은 가계 구매력을 옥죄어 국내 수요를 마비시킨다. 저성장은 고임금, 고생산성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 경제는 갇혔다. 소비자들이 과거의 빚을 갚고 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없고, 경제가 소득을 올리는 데 필요한 성장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빚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책의 실패 : 포퓰리즘의 함정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총리가 바뀌면서 그들의 행정부는 정치적 기원이 달랐지만, 경제 접근 방식은 놀라운 연속성을 보인다. 모두 단기적이고 소비 중심적인 부양책에 의존했다. 구조적 질병을 방치한 채 증상만 치료하는 반응적 정책이었다. 잉락 친나왓 정부(2012~2014년)의 쌀 수매 제도는 시장가 이상으로 쌀을 구매하여 농촌 소득을 증대시키려 했다. 결과는 5천억 바트 이상의 재정 손실, 시장 왜곡, 만연한 부패였다. 생산성 향상 없이 일시적 소득 이전만 제공했다. 쁘라윳 짠오차 정부(2014~2023년)는 에너지 보조금, 가격 통제, '콘 라 크릉' 공동 지불 프로그램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 구제를 제공했지만, 광범위하고 비표적화되어 고소득층에 혜택이 흘러 들어갔다. 재정 비용은 상당했고, 인플레이션이나 임금 정체의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못했다. 쎄타 타위씬 정부(2023~2024년)의 1만 바트 디지털 지갑 제도는 '경제 폭풍'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5천억 바트 규모의 이 계획은 경제학자, 중앙은행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막대한 재정 비용, 법적으로 의심스러운 자금 조달 계획, 인플레이션 부양 가능성이 우려되었다. 결국 프로그램은 축소되고 보류되었다. 패텅탄 친나왓 직전 정부(2024~2025년)도 이 유산을 물려받았다. 부채 구조 조정, 에너지 비용 절감, 수정된 디지털 지갑 제도를 추진한다. 정책은 여전히 단기 수요 자극과 사회적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생산성과 임금 성장의 구조적 장애물은 방치됐다. 태국 중앙은행은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약한 경제와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사이를 헤쳐나가며, 주로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요 주도적이지 않다고 인식했지만, 대규모 정부 부양책의 재정적 지속 불가능성과 높은 가계 부채의 체계적 위험을 경고했다. 이는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는 경제에서 통화 정책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준다. 인간적 비용 : 숫자 너머의 현실 거시 경제 데이터는 냉혹한 그림을 그리지만, 진정한 영향은 국민의 일상적 어려움으로 측정된다. 방콕의 길거리 음식 판매상들은 덫에 걸렸다.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은 끊임없이 상승하지만, 재정적으로 압박받는 고객들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없다. 많은 이들이 더 오래 일하고, 개인 저축을 사용하며, 비공식 대출업자로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는다고 보고한다. 도시를 먹여 살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식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반 가계의 예산은 비재량적 비용이 지배한다. 교통비가 월 예산의 23.19%, 주거 비용이 21.99%를 차지한다. 이 두 범주만으로 45%다. 식음료에 41.8%를 합치면, 재량적 지출, 저축, 또는 교육 투자 여지가 거의 없다. 더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용 식사로의 전환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명백한 예다. 부담은 동등하게 분담되지 않는다. 저소득 가구는 소득의 훨씬 더 큰 비율을 필수품에 지출하므로, 가격 상승의 영향이 훨씬 심각하다. 세계은행은 태국의 빈곤 감소가 2015년 이후 정체되거나 역전되었다고 지적한다. 태국 빈곤층의 79%가 농촌에 거주하며, 이들은 정체된 농업 소득에 의존하고 고임금 일자리 접근성이 낮다. 저소득층은 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가장 높고, 고금리 비생산적 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생활비 위기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를 적극적으로 넓히는 사회적 문제다. 탈출구는 있는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소비 주도 부양책은 생산 능력 증대, 경쟁력 강화, 포용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장기 국가 전략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정부는 재정 정책을 광범위한 현금 지급에서 고승수 공공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디지털과 녹색 인프라, 교육 개혁, 표적화된 인력 재교육이다. 경쟁을 저해하는 10만 개 이상의 구식 법규를 개혁하고, 데이터 기반의 표적화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며, 가계 부채 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디레버리징, 즉 부채를 줄이는 전략을 주도해야 한다. 민간 부문은 저비용 노동 모델을 깨고, 인적 자본과 기술 채택에 투자하며, 전략적 다각화를 수용해야 한다. 목표는 주기적인 하향식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경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지속 가능한 소득 성장을 창출하는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방콕 실롬의 쌀밥 한 끼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중대하다. 태국은 이 악순환을 끊고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새로운 아누틴 정부가 지금 내리려는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 [기사참조 : 더네이션]

스페인 작가 벽화 훼손

2025/10/07 12:38:18

스페인 작가 벽화 훼손 찻찻 방콕 시장 "무질서하고 부끄러운 행위" 방콕 짜른끄룽 30 골목에 그려진 스페인 작가의 벽화가 훼손되어 찻찻 시티판 방콕 시장이 "부끄러운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경찰은 용의자 3명 중 1명을 체포했다. 찻찻 시티판 방콕 시장은 유럽연합(EU)과 방콕시(BMA)의 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페인 예술가 캐롤라이나 아단 카로(Carolina Adan Caro)가 그린 벽화가 그래피티로 훼손된 사건에 대해 "예술가의 국적을 떠나 매우 부끄럽고 무질서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벽화는 방콕 짜른끄룽 30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주태국 스페인 대사관이 홍보에 나서면서 알려졌다. 벽화가 훼손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당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 1명 체포, 최대 6만 바트 벌금형 경찰은 CCTV 증거를 통해 용의자가 총 3명임을 확인하고, 그중 1명을 체포했다. 용의자에게는 최대 6만 바트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방콕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장소에서의 거리 예술 활동은 반드시 적법한 허가를 받아야 질서와 존중이 유지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참고사진> 출처 ThaiEnquirer 짜른끄룽의 또 다른 아트 명소 1. 거리 예술 & 사진 촬영 명소 (Street Art & Photo Spots) 골목 곳곳에 숨겨진 그래피티와 벽화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아래 골목들은 꼭 방문해 보길. 짜른끄룽 쏘이 32 (Charoen Krung Soi 32) 오래된 중앙 우체국(TCDC) 옆 골목으로, 가장 유명한 벽화들이 모여 있는 곳. 아티스트 Alex Face의 토끼 캐릭터 등 인상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짜른끄룽 쏘이 30 & 28 (Charoen Krung Soi 30 & 28) 이번에 훼손된 벽화가 있던 골목을 포함해, Warehouse 30, ATT19 등 갤러리 주변으로 크고 작은 벽화들이 이어져 있다. 포르투갈 대사관의 벽 조각도 좋은 사진 스팟이다. 딸랏너이(Talat Noi) 지역 짜른끄룽의 끝자락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로, 낡은 자동차 부품상과 중국식 사원, 그리고 현대적인 그래피티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꼭 가봐야 할 갤러리 & 복합문화공간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만든 감각적인 공간들이 많다. 태국 창조 디자인 센터 (TCDC) 역사적인 중앙 우체국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디자인 전문 도서관과 다양한 기획 전시, 기념품 샵 등이 있어 창의적인 영감을 얻기 좋은 곳. 주소 : Central Post Office, 1160 Charoen Krung Road 웨어하우스 30 (Warehouse 30)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낡은 창고 7개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갤러리, 편집샵, 카페, 레스토랑, 소규모 영화관 등이 모여 있어 반나절을 보내기에 좋다. 주소: 48 Charoen Krung 30 ATT 19 120년 된 중국 학교를 개조한 갤러리 겸 라이프스타일 숍. 예술, 디자인, 패션이 어우러진 독특한 전시와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주소: 19 Charoen Krung 30

태국을 사로잡은 숏폼의 마력 : 틱톡, 단순한 앱을 넘어 문화가 되다

2025/10/07 12:23:00

태국을 사로잡은 숏폼의 마력 : 틱톡, 단순한 앱을 넘어 문화가 되다 최근 태국에 방문했다면 누구나 체감했겠지만, 이곳에서 틱톡은 단순한 소셜 미디어 앱이 아니다. 마치 공기처럼 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거대한 문화 현상 그 자체이다.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위아소셜(We Are Social)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온라인 인구 10명 중 8명 이상이 매일 틱톡을 이용하며 아시아 1위,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이용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태국인의 일상이 된 틱톡 태국인들은 틱톡을 단순히 춤과 립싱크를 따라 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이들에게 틱톡은 검색창, 쇼핑몰, 커리어의 시작점, 그리고 문화 트렌드를 만드는 실험실이자 확성기 역할을 한다. 기존의 매스 미디어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대에, 작은 카페나 골목길 식당도 유명 인플루언서의 틱톡 영상 하나로 순식간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1,300만 명에 달하는 태국의 Z세대(12~28세)는 틱톡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틱톡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쇼핑을 하며, 여행 계획을 세운다. 기존의 검색 엔진 대신 ‘틱톡해 봤어?(TikTok it?)’라는 말이 일상화될 정도로, 틱톡은 이들에게 인터넷의 만능 칼과 같은 존재이다. 태국 틱톡의 특별한 이용 행태: ‘관계성’과 ‘진솔함’ 태국 틱톡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진정성(authenticity)’을 중시하는 문화다. 화려하게 꾸며진 영상보다는 일상 속 소박하고 솔직한 순간들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높은 공감을 얻는다. 교복을 입은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아침부터 등교까지의 루틴을 담은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이를 통해 스폰서십을 받는 사례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한 태국 특유의 ‘관계 중심적 문화’는 틱톡 생태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만든 유머러스한 촌극, 태국만의 독특한 유행어와 슬랭이 담긴 콘텐츠들은 마치 온 가족이 즐기는 한 편의 버라이어티 쇼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이러한 콘텐츠는 태국 내에서만 소비되는 것을 넘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태국 문화의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틱톡이 낳은 태국의 슈퍼스타들 태국의 틱톡은 단순히 재미있는 영상을 공유하는 곳을 넘어,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는 등용문 역할을 한다. ★Baby Jolystar : 다양한 캐릭터를 혼자 연기하는 코믹한 상황극으로 틱톡에서 유 명해졌다. 이후 직접 만든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정식 뮤지션으로 데뷔했고, 현재는 교육적인 콘텐츠까지 제작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Punch Puntita : 사랑스러운 외모와 함께 의대생이라는 지적인 매력을 겸비한 그녀는 틱톡에서 큰 인기를 얻은 후, 유명 뮤지션 ILLSLICK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전국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 Dev : 시암 스퀘어에서 진행한 즉석 거리 인터뷰 영상 하나로 패션계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그의 스트리트 패션은 태국 Z세대들의 워너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태국 틱톡은 평범한 10대들이 꿈을 펼치고, 재능을 인정받으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휴대폰 하나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잠재적인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틱톡, 태국의 미래를 그리다 K-POP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이끌었듯, 틱톡은 태국 음식, 패션, 관광 산업의 글로벌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언어의 장벽 없이도 태국만의 독특한 감성과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태국에서 틱톡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앱이 더이상 아니다. 이 앱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Z세대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플랫폼이다. 틱톡이 앞으로 태국 사회에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사의 미소 뒤, 검은 유혹 태국 관광 사기

2025/10/07 10:21:17

천사의 미소 뒤, 검은 유혹 태국 관광 사기 "싸고 좋은 건 없었다" 여행객의 지갑과 마음을 동시에 터는 교묘한 수법들 에메랄드빛 바다, 황금빛 사원, 그리고 언제나 친절한 미소. '천사의 도시' 방콕을 품은 태국은 매년 수많은 한국인 여행객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하지만 이 찬란한 매력 뒤에는, 당신의 즐거운 여행을 한순간에 악몽으로 바꿀 수 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저렴한 물가와 친절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관광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하고 대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 클래식 수법의 진화: "왕궁 문 닫았어요" 방콕 여행의 필수 코스인 왕궁(Grand Palace)이나 왓포(Wat Pho) 사원. 입구로 향하는 당신에게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거는 '친절한 현지인'을 만났다면 일단 경계경보를 울려야 한다. "오늘 왕궁은 특별 행사 때문에 오전에만 열어요. 지금은 문 닫았습니다." 이들은 택시나 툭툭 기사와 한패인 전문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이들의 목표는 당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대신 제가 아주 특별하고 멋진 다른 사원을 안내해 드릴게요. 오늘만 특별히 저렴하게요."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은 사기의 덫에 걸려든 것이다. 그들이 안내하는 곳은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사원이거나, 보석 가게, 맞춤 양복점(테일러샵) 등이다. 툭툭 기사는 당신을 가게에 데려다주는 대가로 가게 주인으로부터 기름 쿠폰이나 현금 커미션을 받는다.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점원들의 집요한 강매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품질이 조악한 보석을 시중가의 수십 배에 구매하도록 유도하거나, 원치 않는 양복을 맞추도록 강요하는 식이다. 거절하고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 대응 전략 "Attraction Closed" 사기는 가장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가장 잘 통하는 수법이다. 누군가 명소가 문을 닫았다고 말하면 절대 믿지 말고, 공식 매표소까지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즉시 공식 웹사이트의 운영 시간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바가지'는 기본, '협박'은 옵션: 교통 및 렌탈 사기 태국의 명물 툭툭과 택시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지만, 사기꾼들의 주요 활동 무대이기도 하다. 미터기를 켜지 않고 터무니 없는 '흥정 요금'을 부르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 툭툭 & 택시 사기 앞서 언급한 '왕궁 폐쇄' 사기와의 연계는 물론, 목적지까지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 요금을 부풀리는 수법도 흔하다. 특히 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기사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랩(Grab)과 같은 차량 호출 앱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대안이다. ● 제트스키 & 오토바이 렌탈 사기 파타야, 푸껫 등 휴양지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사기 유형이다. 제트스키나 오토바이를 빌릴 때, 업체 직원은 당신의 여권을 보증금으로 요구한다. 그리고 반납 시, 원래부터 있던 미세한 흠집을 문제 삼아 거액의 수리비를 청구한다. "당신이 이 흠집을 만들었다. 수리비로 10만 바트(약 370만 원)를 내지 않으면 여권을 돌려줄 수 없다." 이들은 종종 부패한 현지 경찰과 연계되어 있어, 경찰을 불러도 여행객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기 십상이다. 여권을 돌려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십, 수백만 원을 뜯기는 피해자가 끊이지 않는다. ※ 대응 전략 렌탈 전,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모든 면을 구석구석 동영상과 사진으로 찍어두어야 한다. 직원과 함께 차량 상태를 확인하며 기존 흠집을 영상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절대 여권 원본을 맡겨서는 안 된다. 여권 사본과 현금 보증금으로 대체 가능한지 사전에 협의해야 하며, 가급적 호텔이나 후기가 검증된 대형 렌탈샵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3. 당신의 선의와 방심을 노린다 : 소매치기와 유흥가 사기 ● 비둘기 똥 & 오물 투척 사기 갑자기 누군가 당신의 옷에 액체를 뿌리고 "비둘기 똥이 묻었다"며 휴지로 닦아주는 척 접근한다. 당신이 옷에 묻은 오물에 정신이 팔린 사이, 공범이 다가와 주머니의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훔쳐 달아나는 고전적인 소매치기 수법이다. ● 유흥가 사기(Nightlife Scams) 카오산로드, 파타야 워킹스트리트 등 유흥가에서는 술값 사기가 비일비재하다. 메뉴판에 없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청구하거나, 친절하게 접근한 낯선 이가 건넨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사이 금품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발생한다. 특히 '핑퐁쇼'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쇼에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입장시킨 뒤, 나갈 때 엄청난 금액의 '자릿세'나 '음료값'을 요구하며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 대응 전략: 낯선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베풀며 신체 접촉을 시도하면 즉시 자리를 피하고 소지품을 확인해야 한다. 유흥가에서는 주문 전 반드시 메뉴판의 가격을 확인하고,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료는 절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4. 신뢰를 악용하는 최신 수법: 가짜 경찰과 환전 사기 ● 가짜 관광 경찰 사기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이 다가와 "여권 검사를 하겠다" 또는 "당신이 방금 법을 어겼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비자 문제나 전자담배 소지(태국에서는 불법) 등을 트집 잡아 "벌금을 내면 문제없이 해결해주겠다"며 현금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들은 대부분 가짜 경찰이다. ※ 대응 전략 당황하지 말고 신분증(ID) 제시를 요구한 뒤,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처리하겠다(Let's go to the police station)"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진짜 경찰이라면 이 요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사기꾼들은 대부분 이 말에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 환전 사기 길거리의 비공식 환전소나 개인이 "은행보다 좋은 환율로 바꿔주겠다"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밑장빼기 등 현란한 손기술로 약속한 금액보다 적은 돈을 주거나 위조지폐를 섞어 건넨다. ※ 대응 전략 환전은 반드시 은행이나 공항, 쇼핑몰 등에 입점한 공식 환전소(Super Rich 등)에서 해야 한다. 돈을 받은 후에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Info Box] 스마트 여행자를 위한 사기 예방 가이드 여행의 설렘이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순간, 사기꾼들은 그 틈을 파고든다. 다음 수칙만 기억해도 불쾌한 경험의 90%는 막을 수 있다. ➊ 세상에 공짜는 없다 : "너무 좋은 조건"은 100% 사기다. 파격적인 가격의 시티 투어, 특별 할인 보석 등은 의심부터 하라. ➋ 정보는 내가 직접 확인 : 명소 운영 시간, 길 찾기 등은 타인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구글맵이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한다. ➌ 단호한 거절의 힘 : 원치 않는 제안이나 강매에는 "No, Thanks."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자리를 떠나라. 망설이는 태도는 사기꾼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➍ 여권 원본은 분신처럼 : 어떤 경우에도 여권 원본을 보증금으로 맡기지 마라. 항상 사본을 여러 장 준비해 다녀라. ➎ 기록은 최고의 증거 : 렌탈 서비스 이용 시 사진/동영상 촬영을 생활화하고, 택시 탑승 시 차량 번호판을 찍어두는 습관을 들여라. ➏ SOS! 도움이 필요할 때 : 만약 사기를 당했거나 위협을 느낀다면, 즉시 관광 경찰(Tourist Police) 핫라인 1155로 전화하라. 24시간 운영되며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다.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긴급전화 ☎ 근무시간 외 긴급상황 발생 시: +66-81-914-5803 *대한민국 영사콜센터 (서울) ☎ 시간 상담 및 지원: +82-2-3210-0404 *대한민국 동포콜센터 (서울) ☎ 24시간 상담 및 지원: +82-2-6747-0404 (무료) 태국은 분명 멋진 곳이다. 대부분의 태국인은 여전히 순박하고 친절하다. 하지만 일부 악의적인 사기꾼들 때문에 여행 전체를 망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지키는 최소한의 지식과 경계심은 필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기사가 당신의 태국 여행을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만드는 든든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란다.

태국 친나왓 가문, 20년 권력 투쟁의 종착점

2025/09/23 12:25:09

태국 친나왓 가문, 20년 권력 투쟁의 종착점 아누틴 신정부 출범...”친나왓 시대” 완전한 막 내려 20여 년간 태국 정치를 지배해온 친나왓 가문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3일 아누틴 차른위라꾼 품짜이타이당 대표가 새 총리로 선출되면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2001년 집권한 이래 계속된 친나왓 가문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종료됐다. 아누틴 총리는 국민당과의 합의에 따라 4개월 시한부 정부를 이끌게 됐다. 이는 태국 정치사에서 가장 짧은 임기의 과도정부로, 내년 1월 하원 해산과 동시에 실시될 개헌 국민투표를 위한 준비 기간이다. 패텅탄 해임이 불러온 권력 지형 대변화 패텅탄 친나왓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태국 정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지난 8월 태국 헌법재판소는 패텅탄 총리가 캄보디아 훈 센 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자국 군 고위 장성을 비판하고 캄보디아에 유리한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윤리 규정 위반으로 해임했다. 이는 탁신(2006년 군부 쿠데타), 잉락(2014년 헌재 해임)에 이어 친나왓 가문 출신으로는 세 번째 강제 퇴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개인의 실각을 넘어 친나왓 가문 전체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되는 분수령이 됐다. 국민당의 전략적 선택이 판세 결정 아누틴 총리의 당선은 의회 최대 단일 정당인 국민당의 전략적 선택 덕분이었다. 국민당은 프아타이당(친나왓 계열)과 품짜이타이당 사이에서 고민 끝에 아누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당의 선택 배경에는 여러 계산이 작용했다. 우선 품짜이타이당이 “4개월 내 하원 해산 및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라는 국민당의 핵심 요구를 즉각 수용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의 복귀 가능성과 기존 권력 구조 유지 의지가 강해 국민당으로서는 협력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무엇보다 국민당은 친나왓 가문과의 완전한 결별을 통해 새로운 정치 질서 구축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했다. 타나톤 쯩룽르앙낏 진보운동위원회 위원장은 “구태정치의 종식과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아누틴 4개월 시한부 정부, “개혁 vs 생존” 딜레마 조기 총선 대비한 단기 정치공학 vs 구조적 개혁 과제 동시 부담 아누틴 차른위라꾼 신임 총리가 이끄는 4개월 시한부 정부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극도로 짧은 임기 탓에 장기적 국정 비전보다는 내년 1월 조기 총선을 겨냥한 단기 정치공학에 매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계 제로, 압축된 개혁 일정 아누틴 정부는 국민당과의 합의에 따라 4개월 내에 두 가지 중대한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하나는 하원 해산 준비이고, 다른 하나는 개헌 국민투표 실시다. 개헌안의 핵심은 상원 구성 방식 변경이다. 현재 군부가 실질적으로 임명하는 상원을 민선으로 전환해 군부와 보수 엘리트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자는 것이 국민당의 요구다. 이는 지난 20년간 친나왓 가문을 번번이 축출해온 “제도적 쿠데타” 메커니즘을 원천 차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4개월이라는 시간은 이런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개헌안 마련, 국민 여론 수렴, 투표 준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이다. 각 진영의 생존 전략 본격화 시간의 제약 속에서 각 정치 진영은 다가올 총선에서의 생존을 위한 전략에 몰입하고 있다. 아누틴 정부(블루 진영)는 방어와 공격을 병행하고 있다. 우선 프아타이당 시절 제기된 카오끄라동 토지 분쟁 처리를 중단시키고 상원 공모 사건 수사를 늦춰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동시에 내무부 장관직을 활용해 지방 공무원 인사를 단행, 선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품짜이타이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동북부와 북부 농촌 지역에서 대마초 합법화 정책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며 농민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아누틴 총리는 “마리화나로 농가 소득이 30% 증가했다”며 정책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프아타이당(레드 진영)은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두바이에서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 당 지도부에게 “친나왓 브랜드의 완전한 재구축”을 주문했다. 패텅탄 전 총리의 해임으로 크게 손상된 가문의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얼굴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또한 20밧 전철 요금제, 농가 부채 탕감 등 기존 포퓰리즘 정책의 부활을 통해 농촌 지역의 충성도를 재확인받으려 하고 있다.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총리 후보는 “서민을 위한 정책은 친나왓 가문만이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민당, 야당으로서 견제 역할 강화 정부 참여를 거부하고 야당에 머문 국민당은 아누틴 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피타 림짜룬랏 대표는 “4개월 합의 사항의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며 정부 감시에 나섰다. 특히 개헌 국민투표 준비 과정에서 정부가 일정을 지연시키거나 축소하려 할 경우 즉각 반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당은 또한 아누틴 정부가 단기 정치공학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경제 정책과 사회 개혁 과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건설적 야당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태국 정치의 새로운 전환점 아누틴 정부의 출범은 여러 측면에서 태국 정치사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선 2001년 이후 24년간 지속된 친나왓 가문 중심의 정치 구도가 완전히 해체됐다. 탁신-잉락-패텅탄으로 이어진 가문 정치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태국 정치는 새로운 경쟁 구도로 진입하게 됐다. 또한 국민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기존 양강 구도(친나왓 vs 반친나왓)를 넘어 다극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향후 태국 정치가 보다 역동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을 띨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구조 문제는 여전하다. 군부와 보수 엘리트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원과 사법부를 통해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4개월 내 개헌이 성공한다면 이런 구조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또 다른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조기 총선의 결과에 따라 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갈지, 아니면 기존 갈등 구조가 재연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20년간 이어진 친나왓 가문의 권력 투쟁이 막을 내린 지금, 태국 정치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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