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스페셜티 커피의 개척자
'세레시아(Ceresia)'가 맞이한 새로운 아침
13년의 뚝심, 수쿰윗 41에 더 넓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틀다
13년의 여정, 그리고 새로운 집
13년 전, 방콕에 '스페셜티 커피'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 있었다. 수쿰윗 33/1 골목 어귀에서 사람들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며 "왜 우리 커피는 쓰지 않은지"를 매일같이 설명하던 부부, 브렛(Brett)과 루시아(Lucia)의 '세레시아 커피 로스터스(Ceresia Coffee Roasters)' 이야기다.
UFM 후지 슈퍼 인근에서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며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이들이 최근 수쿰윗 41(Sukhumvit 41)의 새로운 단독주택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후지 슈퍼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인해 이전이 불가피했지만, 단골손님들을 위해 기필코 같은 동네에 남겠다는 브렛의 다짐은 우연히 빈자리가 난 이 공간을 만나며 기적처럼 현실이 되었다.
더 넓어진 공간, 변함없는 철학
새로운 세레시아는 굳이 페인트칠을 새로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완벽한 자태를 뽐낸다. 시야가 탁 트인 넓고 편안한 공간, 따스하게 쏟아지는 햇살, 그리고 매장을 포근하게 둘러싼 나무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매장 한가운데에는 예전처럼 로스팅 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오픈 키친처럼, 한 잔의 특별한 커피가 완성되는 과정을 손님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바라는 주인의 의도다. 채널 [V] 태국의 VJ 출신에서 베테랑 바리스타로 훌륭하게 변신한 브렛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바(Bar) 뒤를 지킨다. "10개의 매장을 열고 정작 주인이 없는 것보다, 이곳에서 손님들을 직접 맞이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그의 철학은 왜 이 공간이 이토록 따뜻한지 설명해 준다.
한 잔의 커피, 그리고 정성스러운 한 접시
이곳의 커피는 브렛의 취향을 꼭 닮아 '클린(Clean)'하면서도 각자의 고유한 캐릭터가 뚜렷하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겁지 않으며, 복합적이면서도 입안에 맴도는 여운이 길다. 세레시아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원두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브라질 파젠다 리오 베르데 (Fazenda Río Verde): 초콜릿, 헤이즐넛, 설탕의 묵직하고 부드러운 풍미. 산미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코스타리카 에스페란사 (Esperanza): 짙은 카라멜 베이스에 은은한 리치와 꽃향기가 어우러져 부드러움과 기분 좋은 상큼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멕시코 찬훌 (Chanjul Coffee) : 초콜릿과 카라멜의 달콤함 속에 청포도의 상쾌함과 카다멈의 향긋함이 더해졌다.
✽콜롬비아 인자 (Inzá) : 딸기, 키위, 흑설탕의 달콤함이 터지는 과일 톤 커피로 훌륭한 청량감을 준다.
✽세레시아 에스페레소 블렌드 : 브라질과 페루 원두의 조화. 초콜릿의 무게감과 자두, 꽃향기가 어우러진 복합적이고 균형 잡힌 에스페레소.
더 큰 집에서 채워갈 새로운 경험들
공간이 넓어진 만큼 세레시아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새로운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요리 클래스, 이케바나(일본식 꽃꽂이), 종이공예 등 다양한 워크숍이 매장 안 커다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같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둘러싸인 삶. 유명세보다 커피와 사람을 택한 브렛에게 이곳은 더할 나위 없는 안식처다.
참고로 13년간 수많은 지점 확대 제안을 거절해 온 브렛이지만, 기존 건물의 리노베이션이 끝나면 원래의 자리에도 다시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머지않아 방콕 스쿰윗 거리에 두 개의 세레시아가 공존하는 즐거운 풍경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Ceresia Coffee Roasters]
위치 : 15/1 Soi Sukhumvit 41, Khlong Tan Nuea, Watthana, Bangkok
운영 시간 : 매일 08:00~17:00
전화번호 : 09 8251 4327
웹사이트 : ceresiacoffeeroast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