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밥으로 치킨을 말았다고?

2026/10/19 15:13:51

찹쌀밥으로 치킨을 말았다고? 핫야이 치킨, 방콕에서 만난 두 얼굴 — 방라 데차와 하러이 팔다 남은 생닭을 튀겨 팔았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태국 남부의 치킨이 지금은 방콕 어디서나 간판을 볼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흔해진 간판들 사이에서 ‘남부의 원래 맛’을 지켜온 집과, 밥으로 치킨을 말아낸 새 얼굴을 찾았다. 방라 데차와 하러이,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두 가지 답이다. 까이텃 핫야이, 치킨 한 봉지에 담긴 남부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치킨의 나라'라고 얘기한다. K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치맥'이나 후라이드와 양념 치킨 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곳 태국에서도 한국의 치킨은 유명하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태국의 치킨 문화도 한국의 치킨 문화 못지않게 꽤나 진심이라 생각한다. 치킨의 나라 태국에서 요즘 새롭게 뜨는 핫야이 치킨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방콕을 다니다 보면 ‘까이텃 핫야이(ไก่ทอดหาดใหญ่)’, 곧 핫야이 치킨 간판이 곧잘 눈에 띈다. 노점 수레부터 마트 입점 매장, 도심의 세련된 가게까지 모습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이 치킨이 어디서 왔고 왜 하필 태국 남부지역 핫야이의 이름을 달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식당 이야기에 앞서 그 뿌리부터 짚어본다. 팔다 남은 닭에서 시작된 이야기 핫야이는 태국 남부 송클라주의 번화한 도시다. 이 치킨의 유래는 하나로 정리되지 않지만, 가장 널리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렇다. 시장에서 생닭을 팔던 부부가 다 팔지 못한 닭을 버리지 않으려고 양념해 튀겨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았는데, 바삭하게 튀긴 샬롯을 곁들이면서 손님이 늘었다고 한다. 시기와 세부 내용은 말하는 자료마다 다르다. 위 이야기는 1950년대로 소개되지만, 태국어 자료에는 1970년 무렵(불기 2513년)으로 전하는 것도 있다. 샬롯을 얹게 된 계기도, 이웃 채소 상인에게 얻은 샬롯이 상해 가는 것을 보고 썰어 튀겼더니 지나던 손님들이 냄새에 끌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구전의 성격이 강한 이야기이니 ‘그렇게 전해진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다. 분명한 것은, 이 음식이 격식 있는 연회 요리가 아니라 장사하는 사람들의 사정에서 태어난 길거리 음식이라는 점이다. 누가 가장 먼저 팔았는지를 두고도 가게마다 이야기가 다른데, 사실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다. 핫야이 사람들에게 이 치킨은 핫야이 치킨은 남부의 무슬림·말레이 식문화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닭에 향신료 양념을 곁들이고 바삭하게 튀긴 뒤, 잘게 썰어 튀긴 샬롯과 찹쌀밥을 곁들이는 구성이다. 송클라 지역 문화 기관의 미식 사이트는 이 음식을 태국·무슬림·말레이 영향이 만나는 남부 식문화의 산물로 소개하며, 핫야이 음식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요리라고 설명한다. 태국 매체 타이랏은 남부에 무슬림 인구가 많고 닭이 일상적인 식재료라는 점이 닭튀김 장사로 이어졌다는 설명을 전한다. 현지에서 이 음식의 위상은 단순한 인기 메뉴 이상이다. 더피플은 핫야이 치킨을 핫야이 사람들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소프트파워’로 평가했다. 송클라 미식 사이트도 소박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강한 장소성이 있다고 말한다. 일상의 모습은 훨씬 수수하다. 핫야이의 노점에서는 종이에 싼 치킨에 매듭지은 찹쌀밥 봉지와 나무 꼬치가 함께 나온다고 한다. 찹쌀밥과 곁들여 든든한 아침 식사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공식 무대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2025년 11월 태국관광청(TAT)은 송클라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미식 분야 회원으로 지정됐다고 알렸고, 이후 태국관광청 소개문은 송클라 미식 여행에서 핫야이 치킨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꼽았다. 유네스코가 이 치킨을 직접 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이 내세우는 미식의 얼굴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 알아두기 — 핫야이 치킨의 세 박자 샬롯은 작은 적양파를 닮은 식재료로, 태국어로 ‘험댕’이라 부른다. 이를 튀긴 ‘홈찌여우’가 닭 위에 수북이 올라가면 고소하고 달큰한 향이 더해진다. 샬롯 튀김은 보기 좋으라고 흩뿌리는 장식이 아니다. 치킨의 바삭함과는 다른 가벼운 식감이 있고 찹쌀밥과도 잘 어울린다. 닭과 밥을 번갈아 먹다 샬롯을 함께 집어 먹으면, 왜 이 세 가지가 한 상에 나오는지 알게 된다. 방콕으로, 그리고 전국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핫야이 치킨은 핫야이를 벗어났다. 더피플은 태국 어느 지방을 가도 핫야이 치킨 간판을 볼 수 있고,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다고 표현했다. 타임아웃 방콕은 태국 최고의 치킨이 어디 출신이냐고 방콕 사람들에게 물으면 핫야이라는 답이 가장 먼저 나온다면서도, 방콕 가게의 절반이 핫야이 치킨을 내걸지만 제맛을 내는 곳은 드물다고 꼬집었다. 남부 출신이 한입에 알아본다는 말이 곁들여졌다. 종류도 한 가지가 아니다. 타임아웃은 송클라주 테파 지역식 치킨처럼 ‘핫야이’ 이름 아래 묶이지만 결이 다른 남부 치킨이 있다고 짚는다. 테파식은 양념한 닭에 튀김옷을 얇게 입혀 기름기 없이 바삭하게 튀겨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제는 국경도 넘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브랜드들이 핫야이 치킨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방콕에서 시작한 하러이가 말레이시아 수방자야에 새로운 지점문을 열었다. 그래서 방콕의 핫야이 치킨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남부의 맛을 원형 그대로 옮기려는 쪽과, 그 맛을 새로운 형태로 풀어내려는 쪽이다. 이번에 찾은 두 곳이 정확히 그 양쪽에 있다. 방라 데차 — 핫야이에서 방콕까지, 50년 가족의 닭튀김 핫야이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방라 데차 프라이드 치킨(Banglah Decha Fried Chicken)은 맛으로 남부를 떠올리게 하는 집이다. 핫야이 치킨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는 많지만, 이곳에서는 남부의 원래 맛을 방콕으로 잘 옮겨왔다는 인상을 받았다. 맛있다는 말에 복잡한 설명을 붙일 필요가 없을 때가 있는데, 내게 이 집의 치킨이 그랬다. 핫야이에서 먹는 기분을 내고 싶을 때 떠올릴 만한 곳이다. 타임아웃 방콕은 이 집이 닭을 매일 아침 새로 양념해 쓰고, 50년 가까이 레시피를 그대로 지켜왔다고 소개한다.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인상이 괜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루 다섯 마리에서 시작된 ‘데차’라는 이름 ‘데차’라는 이름에는 오랜 가족의 이력이 담겨 있다. 방콕점 관계자에 따르면, 부모 세대가 핫야이에서 시작한 닭튀김 장사가 5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시작은 삼륜 수레였고, 하루에 파는 닭은 다섯 마리 정도였다. 처음 내건 이름은 ‘무슬림 치킨’이었다. 당시 핫야이에는 닭튀김을 파는 가게가 따로 없었다고 한다. 손님이 늘고 비슷한 가게가 생기자 가게는 이름을 ‘핫야이 치킨’으로 바꿨다. 이 이름이 전국에 퍼지면서 따라 쓰는 가게가 늘었고, 손님들이 어느 집이 먼저였는지 헷갈려 하자 어머니의 성 ‘니욤데차’에서 딴 ‘데차’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 가게 쪽 설명이다. 더피플은 이 집을 핫야이 치킨의 원조로 소개했다. 원조 논쟁은 어느 음식에나 있는 법이어서, 여기서는 가게의 내력으로 전하는 데 그친다. 지금은 2세대 자녀들이 핫야이에서 지점을 나누어 운영하고, 3세대가 경영에 합류했으며 방콕과 근교에도 지점이 있다. 방콕의 방라 데차 역시 이 가족의 계보에서 나온 가게다. 오래됐다는 설명만으로 맛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손님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지금 내놓는 음식이다. 그런 점에서 방라 데차는 간판에 적힌 전통을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웠다. 치킨을 먹으러 들렀다가 남부 음식점 하나를 제대로 알아둔 기분이 더 오래 남았다. 치킨 너머, 남부의 밥상 이곳을 단순한 프라이드 치킨 전문점으로만 소개하기에는 아쉽다. 치킨을 중심에 두되 남부 요리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봐야 한다. 남부 음식 특유의 맛을 방콕에서도 제대로 만나게 해주는 집이었고, 내게는 치킨만큼이나 이 점이 큰 장점이었다. 그래서 여럿이 가는 쪽을 권하고 싶다. 치킨과 찹쌀밥으로 간단히 먹어도 좋지만, 다른 음식도 함께 주문해 나눠 먹으면 이 집을 더 잘 알 수 있다. 치킨 한 봉지를 사오는 것과 남부 음식으로 한 끼를 차려 먹는 것은 꽤 다른 경험이다. 타임아웃 방콕은 얼큰한 똠얌, 숯불에 구운 오징어, 멸치를 곁들인 망고 샐러드, 달콤한 남부식 밀크티를 함께 주문하라고 권한다. 남부 무슬림 음식과 할랄 식당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거창한 미식 탐방을 준비할 필요 없이 치킨과 찹쌀밥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음식 속에 남부의 개성이 분명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 이 집의 매력이다. 방콕에서 알아둘 만한 남부 음식점을 묻는다면 방라 데차를 꼽겠다. ◉ 가는 길 취재한 지점은 쏘이 미스틴의 톱스 랏팟타나(Tops Rat Phatthana) 매장이다. 이 밖에 방콕과 근교에 여러 지점이 있다. 타임아웃과 더피플에는 뉴 끄룽텝끄리타 도로(New Krungthep Kreetha Road)의 방짝 주유소, 쁘라차츠언 고속도로 휴게소(The Rest Area), 온눗 48 세븐일레븐 지점이 소개돼 있다. 중심 관광지의 식당은 아니므로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좋다. 남부 음식이 생각나는 날, 식사 자체를 목적으로 찾아갈 만한 곳이다. 하러이 — 찹쌀밥으로 치킨을 말다 가볍게 들어가 골라 먹는 핫야이 치킨 하러이(Haroy)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직접 방문했을 때 눈에 띈 것은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핫야이 치킨을 요즘의 치킨 프랜차이즈로 새롭게 풀어냈다는 인상이 강했다. 오래된 향토음식을 판다는 무게감보다 가볍게 들어가 골라 먹을 수 있는 경쾌함이 앞선다. 요즘 방콕에 여전히 핫한 명소 반탓텅 쭐라 쏘이 14의 하러이는 그런 성격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태국관광청의 반탓텅 소개 자료에도 등장하는 이 브랜드는 익숙한 길거리 음식의 조합을 새로운 형태로 내놓는다. 한숨이 나올 만큼 맛있다는 이름 ‘하러이’(ฮาโร่ย)는 이름부터 이야기가 있다. 많은 사람이 남부 사투리로 ‘맛있다(아러이)’를 적은 말이라고 짐작하지만, 창업팀에 따르면 하러이는 남부 방언에서 한숨 쉴 때 내는 감탄사다. 창업팀은 이 오해를 오히려 이름의 재미로 삼아 ‘맛있어서 한숨이 나온다’는 뜻을 담았다. 로고는 닭을 타고있는 인어인데, 송클라의 상징물인 황금 인어상과 핫야이 치킨을 한 그림에 겹쳐 놓은 것이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도 송클라 사람들이다. 송클라 달걀과자 브랜드 HAAB를 성공시킨 창업자가 핫야이 토박이 친구 두 명과 뜻을 모아 시작했다. 방콕에서 ‘핫야이의 맛’이 그리워 직접 만들었고, 방콕 사람들에게 ‘진짜’ 핫야이 치킨을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창업자의 설명이다. 2025년 3월 소개된 첫 플래그십 매장이 바로 반탓통 쭐라 쏘이 14 지점이다. 시그니처 랩, 정확히 무엇인가 여기서 정확히 짚을 것이 있다. 하러이의 시그니처 랩은 또띠아에 밥과 치킨을 넣은 음식이 아니다. "넓게 편 찹쌀밥 자체가 치킨을 감싼다." 그 안에 치킨과 소스, 샬롯 튀김이 들어간다. 하러이를 다룬 현지 보도에서도 이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밥을 곁들이던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밥으로 치킨을 말아낸 셈이다. 하러이는 이 메뉴를 한 손에 들고 먹는 ‘그랩 앤 고’ 식사로 내세운다. 닭 껍질만 따로 튀겨낸 ‘닭 껍질 튀김’도 이 집이 내세우는 메뉴 가운데 하나다. 타임아웃 방콕은 하러이를 두꺼운 튀김옷 없이 남부 향신료에 오래 재운 치킨으로, 얇고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아는 재료, 낯선 모양 이 발상이 내게는 상당히 신선했다. 한국에서도 치킨과 밥을 함께 먹는 ‘치밥’은 익숙하지만, 찹쌀의 성질을 이용해 이렇게 한 덩어리로 만들 생각은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재료는 아는 것들인데 완성된 모습이 낯설었다. 음식을 앞에 두고 모양부터 유심히 보게 된 것도 오랜만이었다 맛에서도 아이디어가 통했다. 치킨과 밥, 소스를 따로 조합할 때와 달리 한입에 함께 들어오니 ‘치밥’이라는 말이 더 실감 났다. 찹쌀밥을 배를 채우는 곁들임으로 두지 않고 메뉴의 중심으로 끌어낸 점이 좋았다. 보기만 신기한 음식이었다면 인상도 거기서 끝났을 텐데, 하러이의 랩은 먹어본 뒤에도 모양과 맛이 함께 기억에 남았다. ‘젊은 감각’은 인테리어에만 해당하는 표현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미 좋아하는 음식을 어떻게 내놓으면 새롭게 받아들일지 고민한 흔적이 메뉴에 있다. 핫야이 치킨의 기본 조합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손님에게 새로운 음식을 만나는 재미를 준다. 하로이에서 가장 높이 사고 싶은 대목이다. 같은 뿌리, 다른 가지 — 오늘은 어느 쪽으로? 두 집은 닮은 점이 분명하다. 둘 다 핫야이·송클라 사람들의 손에서 나온 가게이고, 양념을 깊이 들인 치킨에 샬롯 튀김과 찹쌀밥이라는 핫야이 치킨의 기본 구성을 지킨다. 다른 점은 그 구성을 내놓는 방식이다. 치킨 한 조각을 먹고 찹쌀밥을 떼어 먹는 방식이 좋은 날도 있다. 샬롯을 얼마나 곁들일지, 소스를 얼마나 찍을지 내 입맛대로 정하는 즐거움도 크다. 그런 식사를 원한다면 방라 데차가 잘 맞는다. 하러이는 같은 재료를 색다르게 먹어보고 싶은 날 생각날 집이다. 다시 간다면 두 곳을 다녀오고 나니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순위를 매기는 일은 별 의미가 없었다. 방라 데차에는 다음번에 여럿이 가서 남부 음식들을 더 고루 주문해보고 싶다. 하러이에서는 아마 다시 시그니처 랩을 고를 것이다. 찹쌀밥으로 치킨을 감싼 그 모양은, 한 번 보고 한 번 먹은 것으로 잊기에는 꽤 강렬했다. 글/사진 | 김종민 편집국장

밤늦게 배가 고프면 태국에서는 세븐일레븐(7-11)으로 간다

2026/10/06 11:56:22

밤늦게 배가 고프면 태국에서는 세븐일레븐(7-11)으로 간다 토스티 한 봉지부터 내일 아침거리까지, 골목의 작은 생활 창고 생수 한 병 사러 들어갔다가 뜨거운 샌드위치까지 들고 나오는 곳. 태국의 세븐일레븐은 그런 곳이다. 문이 열리면 찬 공기가 먼저 얼굴에 닿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계산대로 가는 짧은 길에 과자와 빵이 눈에 들어온다. 앞사람의 샌드위치가 구워지는 동안, 아까까지는 없던 허기마저 생긴다. 결국 한 봉지를 더 집는다. 태국에 사는 교민에게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늦게 일을 마쳐 식사 때를 놓쳤을 때, 집에 우유가 떨어졌을 때, 뜨거운 거리를 걷다 잠시 숨을 돌리고 싶을 때. 거창하게 목적지를 정할 필요도 없다. 골목 어귀의 익숙한 간판을 찾으면 된다. 공과금을 내고 생활용품을 사는 일까지 이 작은 매장에서 해결한다. 여행자에게는 신기한 간식을 발견하는 장소지만, 주민들에게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을 챙기는 가게다. 태국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유명 식당만 찾아다닐 일은 아니다.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도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다시 집게 되는 열 가지 세븐일레븐에는 신제품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그래도 손이 가는 품목은 따로 있다. 판매 순위를 매기기보다, 태국 편의점의 맛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열 가지를 골랐다. 세부 맛과 재고는 매장마다 다르니, 목록을 정답처럼 따라갈 필요는 없다. 1. 기다리는 몇 분까지 맛있는 핫 샌드위치 태국 세븐일레븐 이야기에서 토스티를 빼기는 어렵다. 냉장 진열대에서 골라 계산대에 건네면 직원이 프레스에 넣어 구워준다. 납작하게 눌린 빵의 가장자리는 바삭해지고, 안쪽 치즈는 녹는다. 봉지를 받아 곧장 베어 물었다가는 뜨거운 속에 놀랄 수 있다. 햄과 치즈는 무난한 출발이다. 조금 다른 맛이 궁금하면 돼지고기를 가늘게 찢어 말린 ‘무용’이 들어간 것을 골라도 좋다. 짭짤한 고기와 달콤한 소스의 조합에서 태국 빵 특유의 취향이 드러난다. 크루아상 샌드위치처럼 결이 부서지는 종류도 있어, 같은 샌드위치라도 식감이 꽤 다르다. 2. 작고 달콤한 한 병, 베타겐 베타겐(Betagen)은 냉장고에서 쉽게 눈에 띄는 야쿠르트 발효유다. 새콤한 맛 뒤로 단맛이 따라와, 한국의 작은 유산균 음료를 떠올리면 대체로 감이 온다. 오리지널을 먼저 마셔보고 과일 맛으로 넓혀가도 좋다. 식사 뒤 입가심으로 즐길 수 있지만 소화제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당류 표시를 확인하고 고르면 된다. 3. 빵으로 먹을까, 찰밥으로 먹을까 즉석 버거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시간이 없고, 과자로 넘기기엔 배가 고플 때 눈에 들어온다. 돼지고기나 치킨 패티에 치즈와 소스를 더한 제품을 데우면 간단한 한 끼가 된다. 갓 구운 수제버거와는 다른, 부드럽고 소스 맛이 또렷한 편의점 버거의 매력이다. 태국다운 선택은 찰밥을 빵처럼 사용한 라이스 버거다. 고기와 찰밥을 함께 먹는 익숙한 식사 방식이 손에 들기 좋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여행자에게는 재미있는 발견이고, 찰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제법 실용적인 선택이다. 4. 익숙한 세 이름, 싱하·창·리오 싱하(Singha), 창(Chang), 리오(Leo). 태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저마다 익숙한 이름 하나쯤 생기는 맥주들이다. 맛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니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정해둘 필요는 없다. 다만 예전 주류 판매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면 고쳐둘 부분이 있다. 태국 관광청의 2026년 5월 29일 안내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류 판매 허용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다. 종전의 오후 2~5시 제한은 이제 없어졌다. 다만, 선거와 특정 종교일 등에 따른 별도 판매 제한은 확인해야 한다. 5. 작은 봉지를 얕보면 곤란한 벤토 벤토(Bento)는 달고 매운 양념을 입힌 쫄깃한 해산물 스낵이다. 흔히 오징어 과자로 부르지만, 오징어와 어육을 함께 사용한 제품도 있다. 처음에는 단맛이 느껴지다가 씹을수록 매운 기운이 따라온다. 봉지 색만 외워 고르기보다는 맛 이름을 보는 편이 낫다. 제품군에 따라 포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콤하고 매운 맛부터 랍(Larb) 풍미를 살린 종류까지, 작은 봉지 안에서도 태국식 양념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6. 밥상에서 과자 봉지로 옮겨간 김 한국인에게 김은 익숙하지만 타오케너이(Tao Kae Noi)를 처음 먹으면 용도가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밥을 싸 먹기보다는 봉지를 열어 그대로 집어 먹는 쪽에 가깝다. 얇고 바삭한 형태, 돌돌 만 롤, 튀김옷을 입힌 종류까지 식감도 다양하다. 김 자체의 향을 좋아한다면 기본 맛부터, 자극적인 간식을 찾는다면 매운맛부터 시작하면 된다. 가볍게 집어 먹다 보면 봉지가 생각보다 빨리 빈다. 놀라운 사실은 태국 김과자 덕에 한국 김 수출 1위 국가가 태국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뉴스도 있다. 7. 저녁을 놓친 날의 도시락 냉장 간편식 코너에는 태국의 익숙한 한 끼가 작은 용기에 담겨 있다. 팟끄라파오 덮밥, 볶음밥, 마늘 향을 더한 고기 요리 등이다. 포장 속 밥과 반찬을 데우는 몇 분이면 끼니가 마련된다. 그중 다진 돼지고기를 홀리바질과 볶은 팟끄라파오무쌉은 태국식 간편식을 이해하기 좋은 메뉴다. 갓 볶아 접시에 담아주는 식당 음식과 식감까지 같을 수는 없다. 그래도 늦은 시간, 메뉴를 고민할 기운조차 없을 때 따뜻한 밥을 구할 수 있다는 건 작은 일이 아니다. 8. 한국 라면과는 다른 방향으로 당기는 마마 마마(MAMA)는 태국 라면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한국 라면의 매운맛에 익숙한 입에도 똠얌 계열의 새콤한 국물은 다른 인상을 남긴다. 향신료 향과 산미가 먼저 다가오고 매운맛이 뒤를 잇는다. 진한 맛을 원하면 크리미 똠얌 계열을, 좀 더 담백한 쪽을 찾으면 돼지고기 맛을 살펴보자. 컵 제품인지 봉지 제품인지도 확인할 것. 매장에서 바로 먹을 생각이라면 온수기와 취식 공간이 있는지 먼저 보는 편이 좋다. 9. 굽지 않아도 좋은 부드러운 샌드위치 토스티가 뜨거운 야식이라면, 부드러운 식빵 샌드위치는 바쁜 아침에 어울린다. 참치마요나 햄치즈처럼 익숙한 속재료도 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초록색 판단 커스터드다. 판단 잎 특유의 향에 달콤한 크림이 더해져, 식사보다는 간식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한 팩에서 두 가지 속재료를 맛볼 수 있는 제품도 고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기다리지 않고 챙겨갈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 가열 여부와 보관 방법은 포장 안내를 따르면 된다. 10. 여행 가방에 넣기 좋은 열대과일 말린 망고와 동결건조 두리안은 생과일을 그대로 가져가기 어려울 때 떠올릴 만한 간식이다. 말린 망고는 쫀득하게 씹는 맛이 있고, 동결건조 과일은 수분이 빠져 바삭한 식감이 난다. 두리안은 가공했다고 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 먹는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작은 포장부터 고르는 것이 낫다. 망고도 제품에 따라 설탕을 더한 정도와 식감이 다르다. 포장 그림만 보기보다 원재료와 당류 표시를 한 번 읽어보면 선택이 쉬워진다. 과자 코너에서는 아는 상표도 다시 보자 레이(Lay’s)는 익숙한 감자칩이지만 태국 매대에서는 낯선 맛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미앙캄처럼 현지 음식에서 착안한 맛을 발견하면 봉지를 뒤집어 설명을 읽게 된다. 늘 먹던 감자칩으로 태국의 양념을 맛보는 셈이다. 다만 특정 맛이 모든 매장에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길쭉한 어포 스낵 타로(Taro)도 빼놓기 아쉽다. 바삭한 과자와 달리 조금씩 뜯어 씹는 맛이 있다. 입이 심심할 때 천천히 먹기 좋지만, 가볍다고 영양 성분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양념 제품은 나트륨 표시도 살펴볼 만하다. 술 마신 다음 날, 음료에 너무 큰 기대는 말 것 음료 냉장고에는 M-150과 카라바오 같은 에너지 음료, C-vitt 같은 비타민 음료, 코코넛 워터가 나란히 놓여 있다. 술 마신 다음 날 손이 갈 수는 있어도, 이들을 ‘숙취 해소에 즉효가 있는 음료’로 소개하는 것은 무리다. 카페인으로 잠깐 정신이 드는 느낌과 숙취에서 회복되는 것은 다르다. 비타민이나 전해질을 더 섭취한다고 숙취가 빨리 사라지는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 갈증을 달래기 위해 물이나 음료를 마실 수는 있지만,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태국의 세븐일레븐이 기억에 남는 이유가 꼭 특별한 제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저녁을 놓쳤는데 아직 따뜻한 밥을 살 수 있다는 것. 낯선 동네에서도 어디쯤 가면 물 한 병을 구할 수 있을지 짐작된다는 것. 오래 살다 보면 그런 편리함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다 늦은 밤, 집에 먹을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슬리퍼를 끌고 나선다. 모퉁이 너머 익숙한 간판이 켜져 있다. 오늘도 저기서 뭔가 하나는 구할 수 있겠다 싶다. 글 | 김종민 편집국장

람빵의 식탁에서 만난 세 가지 얼굴

2026/09/07 11:05:22

람빵의 식탁에서 만난 세 가지 얼굴 1. 크루아 묵다 : ‘북부 국수’보다 정확한 이름, 카놈찐 롬까오 크루아 묵다(Krua Mukda)의 중심은 카오소이가 아니라 카놈찐이다. 특히 펫차분 롬까오(Lom Kao) 계통의 카놈찐을 내세우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쌀소면에 남잉유, 남야, 남프릭 등 여러 국물을 골라 곁들이고 채소와 절임을 더한다. 뻐삐아 튀김, 돼지고기 사떼, 닭구이 같은 곁들임도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 집에서는 여러 종류의 카놈찐 국물을 작은 그릇으로 나누어 맛보는 편이 정체성을 제대로 만나는 방법이다. 영업 : 최근 공식·현지 안내는 대체로 08:00~15:00. 재료 소진과 임시휴무 가능성을 고려해 이른 점심이 안전하다. 예산 : 주문 구성에 따라 1인 약 100~250바트 선. *대체적으로 시골 밥상 인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양이 많으므로 사전에 인원수에 따른 적절한 크기와 종류로 주문해야 나중에 너무 많이 남기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➊카놈찐 견들임 채소, 카놈찐을 주문하면 테이블마다 이런 채소들이 놓여진다. 카놈찐과 함께 곁들이는 다양한 채소들로 각각의 맛과 역할이 다르므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➋ 카놈찐의 가장 대표적인 국물, 남야와 남잉유, 옆에 쌀국수를 덜어와 국물을 곁들여 채소와 함께 먹으면 된다. ➌ 뻐삐아 텃 ➍ 입구에서 열심히 굽고있던 돼지고기 사떼 ➎ 까이양 반마리, 특이하게 세가지 소스를 같이 내준다. 2. 반 프라야 수렌 : ‘1889년 티크 고택’이 아닌 20세기 초 관사문화의 흔적 반 프라야 수렌 바이 마담 무수르(Baan Phraya Suren by Madame Musur)는 공간의 역사부터 바로 읽어야 한다. 이 집의 옛 이름은 ‘반 쩜쓱(Baan Jermsuk)’. 프라야 수렌랏차세나, 본명 쩜 짜루찐다(Jerm Charuchinda)가 살던 집으로, 박물관 자료는 건립 시점을 라마 5세 말기인 1909~1910년경으로 설명한다. 건물은 서구식 주택의 비례와 열대 기후에 맞춘 넓은 창, 환기 구조가 어우러진다. 오늘날에는 식당과 부티크 숙소로 쓰이며 오래된 집의 분위기를 비교적 잘 지키고 있다. 음식은 북부 요리 한 종류에 갇히기보다 타이 요리와 지역 재료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폭넓은 메뉴에 가깝다. 메뉴는 계절과 운영에 따라 바뀌므로 특정 요리를 ‘고정 시그니처’로 단정하기보다 직원에게 당일 추천을 묻는 편이 낫다. 주소 : 20 Surane Road, Sop Tui, Mueang Lampang 영업 : 식당 공식 채널 기준 대체로 10:30~21:00. 주말 저녁은 예약 권장. ➊ 치킨 마싸만 커리 :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음식 중 하나로 거의 모든 테이블에 이 음식이 놓여져 있다 ➋ 맑은 똠얌꿍 :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맑은 국물의 똠얌꿍이다 ➌ 팟싸이부어이무쌉 : 연꽃줄기와 저민 돼지고기를 곁들인 요리. 북부 특유의 요리로 메뉴 설명 자체가 음식 이름이다. ➍ 쌀국수를 새우에 말아 튀긴 새우튀김 3. 찻솜분 : 람빵 사람들이 큰 식탁을 차리는 방식 찻솜분(Chartsomboon)은 섬세한 코스요리보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큰 접시를 나누는 타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깝다. 팟타이 센짠과 민물새우, 굴전·어쑤언 계열, 게살볶음밥, 해산물 똠얌처럼 태국식과 중화풍 조리법이 겹치는 메뉴가 강점으로 꼽힌다. 람빵 상무부 지방사무소가 소개한 2025년 Thai SELECT 식당 명단에도 포함됐다. 람빵에서는 나름 유명한 맛집으로 주로 특별한 날이거나 큰 모임이 있을때 찾는 대표 음식점이다. 중국식과 태국식이 혼합된 곳으로 나름 람빵에서는 노포이자 유명 맛집에 속한다. 이 집의 장점은 화려한 계보보다 넉넉한 양과 가족 단위 식사에 맞는 메뉴 폭에 있다. 단체일때는 편하게 셋트 메뉴로 정하면 풍성한 저녁 식사를 보장할 수 있다. 예약 : 084-047-8522 예산 : 대체로 1인 약 150~500바트. 해산물과 대형 메뉴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➊ 팟끄라파오 무쌉 : 전형적인 그 맛이다. ➋ 카오팟 뿌 ➌ 얌운센 *전체적으로 모든 메뉴가 큰 접시에 담겨 나와 그 양도 꽤나 많다. 하지만 가격은 방콕 가격과 크게 비교될 정도로 저렴하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람빵을 방문한다면 이 식당은 꼭 한번쯤 방문 해 볼만하다.

‘피쉬몽거(Fishmonger)’

2026/05/18 12:04:51

방콕의 성수동 ‘아리(Ari)’에서 만나는 로컬 해산물의 혁명, ‘피쉬몽거(Fishmonger)’ 태국 남부 꼬 란타(Koh Lanta)의 신선함을 방콕 도심 한복판에서 맛보다 70년 된 낡은 목조 주택의 변신… 유럽풍 ‘로컬 씨푸드 바’로 재탄생 방콕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방콕의 성수동’이라 불리는 아리(Ari) 골목에 최근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 파란색 건물이 등장했다. 쭐라롱껀 대학 인근 반탓통(Baan That Thong) 거리에서 줄 서서 먹는 ‘피시 앤 칩스’ 맛집으로 명성을 떨친 ‘피쉬몽거(Fishmonger)’가 새롭게 오픈한 아리 지점이다. 태국 현지 어업 비즈니스인 ‘란따 쁠라 타이(Lanta Pla Thai)’에 뿌리를 둔 이곳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태국 로컬 해산물의 잠재력과 매력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훌륭한 쇼룸이다. 어촌 마을의 색채를 입은 70년 된 목조 주택 식당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다. 다채로운 색감의 어촌 마을에서 영감을 받은 피쉬몽거 아리점은 70년 된 낡은 목조 주택의 기본 골격을 보존한 채, 건물 전체를 청량한 파란색으로 물들였다. ‘Fishmonger Local Seafood Bar’라는 명확한 콘셉트 아래, 내부는 두 개의 층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은 유럽의 해안가 바(Bar)를 연상케 하는 따뜻한 우드톤의 카운터와 오픈 키친이 자리 잡고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사방으로 뚫린 창을 통해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와, 복잡한 방콕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양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다에서 식탁까지(From Sea to Serve), 타협 없는 신선함 피쉬몽거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식재료’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해산물은 태국 남부 꺼 란타 지역의 전통 어부들이 갓 잡아 올린 것들로만 채워진다. 매일 수급되는 상황에 따라 ‘오늘의 생선(Fish of The Day)’이 라인업에 오르며, 방문객들은 그날그날 가장 신선하고 질 좋은 태국산 어종을 컴포트 푸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반드시 맛봐야 할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피시 앤 칩스(240바트~)’다. 이곳만의 특화된 ‘비어 바터(Beer Batter, 맥주 반죽)’ 테크닉을 적용해 얇고 경쾌하게 바삭거리는 튀김옷이 일품이다. 그날의 생선(예: 앵무새 물고기 등)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과 수제 타르타르 소스의 조합은 왜 이곳이 반탓텅에서부터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한다. 빵과 생선의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피시 버거(280바트~)’도 놓칠 수 없다. 부드러운 브리오슈 번 사이에 겉바속촉으로 튀겨낸 붉은 돔(อังเกย) 패티를 넣고 특제 소스로 상큼함을 더했다.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신선한 베이비 코스 레터스와 쫄깃한 식감의 날새기(ปลาช่อนทะเล : 전갱이의 일종 영어로는 Cobia)를 구워 올린 ‘그릴드 피시 시저 샐러드(210바트~)’를 추천한다 아리 지점만의 특별함, 함께 나누는 타파스 ‘피쉬몽거 플래터’ 아리 지점이 로컬 씨푸드 '바(Bar)'를 표방하는 만큼,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셰어하기 좋은 타파스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피쉬몽거 플래터(790바트)’는 세 가지 요리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온다. 바나나 새우의 단맛과 스페인산 초리조, 마늘, 건고추가 매콤하게 어우러진 ‘초리조 새우’, 민물에 닿지 않아 극강의 선도와 단맛을 자랑하는 흰오징어를 향긋한 바질 소스에 버무린 ‘페스토 스퀴드’, 그리고 홈메이드 쿠바 빵에 곁들여 먹는 ‘갈릭 프라운’까지. 각기 다른 해산물의 개성을 한 번에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안주다. 마무리 식사로는 매콤한 토마토소스에 제철 생선을 더해 한국인의 입맛에도 완벽하게 부합하는 ‘스파이시 뽀모도로 피시(290바트)’가 제격이다. [편집국장 TIP] 스마트한 예약을 위한 가이드 현재 피쉬몽거 아리점은 그 인기만큼이나 입장 경쟁이 치열하다. 방문을 원한다면 라인(LINE) 공식 계정(@fishmonger)을 통한 ‘당일 대기 시스템’ 이용이 필수다. ★예약은 오전 11시부터 라인 앱을 통해 가능하며(영업 시작은 12시), ‘อารีย์(아리) 지점 대기’를 선택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Location)를 허용해야 하며, 식당 반경 4km 이내에 있을 때만 원격 줄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 순서가 되기 5팀 전에 알림이 오며, 호출 후 15분이 지나면 대기가 취소되므로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국 바다의 풍요로움을 감각적인 공간에서 세련되게 풀어낸 피쉬몽거 아리점. 뻔한 로컬 음식을 넘어, 태국 식재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맛보고 싶다면 당장 라인 앱을 켜고 아리로 향해 보길 바란다. 메뉴 선택 방법 Step 1 : Fish n Chips, Fish Burger, Grilled Fish Salad, Frilled Fish, Fish Steak(+50B) 등 5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고른다. Step 2 : Standard Fishes(210B), Premium Fishes(280B), Catch of the Day(400B~) 중 하나를 택한다. 이외에도 파스타, 타파스, 메인요리 또는 사이드 메뉴 등을 따로 주문할 수 있다. www.facebook.com/p/Fishmonger 월 ~ 목: 12:00 ~ 22:00 금 ~ 토: 12:00 ~ 23:00 일요일: 12:00 ~ 22:00 주소 : 10, 6 Ari 4 Alley, Phaya Thai, Bangkok 10400 라인(LINE) 공식 계정 : @fishmonger TEL : 092 956 1905(Ari 지점)

방콕 브런치계의 신흥 강자 ‘바텔(BARTELS)’

2026/05/05 11:15:29

방콕 브런치계의 신흥 강자 ‘바텔(BARTELS)’ 진정한 사워도우와 합리적 가격으로 입소문 방콕에는 수많은 샌드위치 전문점과 브런치 카페가 즐비하지만, 제대로 된 ‘사워도우(Sourdough)’를 전문으로 내세우는 곳은 흔치 않다. 최근 방콕 현지인(방콕키안)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과 교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기존의 유명 샌드위치 및 브런치 전문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수제 사워도우 전문점 ‘바텔(BARTELS)’이다. 상업용 효모 배제, 100% 천연 발효 사워도우의 원칙 바텔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빵’ 그 자체다. 상업용 이스트나 화학 첨가물을 일절 배제하고, 24시간에서 48시간에 걸친 100% 천연 발효 과정을 거쳐 수작업으로 사워도우를 완성한다. 특히 매장 내 오픈 베이커리를 통해 투명성을 강조하며 매일 끊임없이 빵을 구워낸다. 오븐에서 나온 지 3시간이 지난 빵은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원칙을 고수하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완벽한 식감을 자랑한다.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메뉴 구성 시그니처 메뉴인 샌드위치 라인업은 갓 구운 사워도우의 풍미를 극대화한다. 훈제 햄, 체다 치즈, 파마산 치즈 등을 듬뿍 넣고 따뜻하게 구워낸 ‘그릴드 쿠바노(Grilled Cubano)’와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 위에 신선한 무화과, 베리류, 꿀, 유기농 코코넛 시럽을 올린 오픈 샌드위치 ‘피그스 앤 리코타(Figs & Ricotta)’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14가지의 콜드프레스(착즙) 주스와 아사이(ACAI) 스무디 등 영양가 높은 건강 음료를 곁들일 수 있다. 또한 전체 메뉴의 30%를 비건 옵션으로 구성해 채식주의자들의 선택권도 넓혔다. 스칸디나비아 감성의 공간과 놀라운 가성비 덴마크 출신 창업자의 철학이 담긴 스칸디나비아풍의 편안한 인테리어는 친목 도모는 물론 가벼운 미팅이나 노트북을 펴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푸껫에서 시작된 바텔의 인기는 방콕의 스쿰빗, 사톤, 아속, 통로 등 주요 요지를 넘어 베트남 호찌민까지 성공적인 지점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바텔이 교민사회와 관광객들에게 큰 찬사를 받는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 고공행진 중인 방콕의 외식 물가 속에서도 최고급 식재료와 정통 수제 사워도우를 사용한 샌드위치, 샐러드, 건강 음료를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한다. 기존 방콕 브런치계의 터줏대감들이 바텔의 무서운 성장세에 긴장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훌륭한 맛, 건강한 식재료, 세련된 공간, 그리고 물가를 역행하는 가성비까지. 바텔은 당분간 방콕에서 가장 주목받는 필수 방문 레스토랑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바텔 방콕 주요 지점 안내] ★스쿰빗 (Sukhumvit) 방콕의 중심, BTS 통로(Thonglor)역과 프롬퐁(Phrom Phong)역 사이 스쿰빗 정중앙에 위치한 바텔의 오리지널 지점(방콕 본점)이다. (전화: 095-002-6600) ★사톤 (Sathorn) 아름다운 쑤언플루(Suan Phlu) 지역에 위치한 멋진 2층 규모의 매장. 유명 칵테일 바 '스몰스(Smalls)'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전화: 062-727-8483) ★아속 (Asok) 방콕 중심부인 BTS 아속(Asok)역 바로 옆에 위치해, 모닝 커피 후 쇼핑 일정을 소화하기에 완벽한 접근성을 자랑한다. (전화: 095-019-2134) ★트루 디지털 파크 (True Digital Park)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분주한 오피스 복합단지 중 하나인 스쿰빗 101 트루 디지털 파크 내에 위치하여, 바쁜 직장인들에게 훌륭한 컴포트 푸드를 제공한다. (전화: 094-423-6040) ★통로 (Thonglor) 방콕에서 가장 활기찬 라이프스타일 중심지인 통로 마켓플레이스(Thonglor Marketplace)에 위치하여 편안하고 맛있는 식사를 선사한다. (전화: 061-710-8448) ★S49 (수쿰빗 49) 방콕 지점들의 중추 역할을 하는 센트럴 키친 겸 대형 베이커리 카페다. 방콕 내 최대 규모 매장 중 하나로, 이 거대한 파워하우스 베이커리에서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전화: 061-710-8448) 메뉴 ➊ Smashed Avocado : 320B ➋ Grilled Cubano : 260B ➌ Cheeky Chicken Salad : 290B ➍ Serrano & Figs Salad : 320B ➎ Turkish Eggs : 250B ➏ Batels Club : 300B www.bartelsthailand.com 영업시간 :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치즈 하나로 바꾼 방콕 외식 시장 VIVIN이 만드는 아티장 혁명

2026/04/21 12:35:05

치즈 하나로 바꾼 방콕 외식 시장 VIVIN이 만드는 아티장 혁명 수입산 치즈 일색이던 방콕 식탁에 '메이드 인 타일랜드'를 올린 그로서란트, VIVIN의 이야기 방콕에서 '치즈'를 주제로 한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대부분 유럽산 수입 치즈를 떠올린다. 그런데 에까마이 골목에서 시작한 작은 가게 하나가 그 공식을 꽤 오래전부터 조용히 깨고 있었다. 태국산 아티장 치즈를 발굴하고, 그것을 직접 테이블 위에 올리는 식료품점 겸 비스트로 'VIVIN(비빈)'이다. 아티장(Artisan) 치즈는 장인(Artisan)이 지역의 신선한 원유를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하는 '진짜 치즈'를 뜻한다. 화려한 마케팅도, 유명 셰프의 이름도 없다. 그냥 좋은 재료, 정직한 조리, 그리고 오래된 철학 하나가 이 공간을 지탱한다. '태국산 치즈'라는 생소한 이름표 VIVIN의 설립자 니콜라 비빈(Nicolas Vivin)이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한 건 2013년이다. 당시 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태국에서도 좋은 치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는 치앙라이,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 청정 지역을 직접 누비며 현지 생산자들과 관계를 맺었다. 지금 VIVIN이 취급하는 치즈는 20여 종이 넘는다. 스틸턴 스타일의 블루치즈 '타이 싸이 블루(Thai Sai Blue)', 크리미한 염소 치즈 '부셰트(Bûchette)', 쫄깃한 식감의 할루미(Halloumi)까지. 유럽 치즈와 직접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유통 경로가 짧아 신선도가 높고, 가격도 수입산보다 합리적이다. 치즈 애호가라면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한데, 먹어보면 그 의심이 오래가지 않는다. '그로서란트'라는 컨셉, 생각보다 진지하다 VIVIN은 스스로를 '그로서란트(Grocerant)'라고 부른다. 식료품점(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말이다. 매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500여 종의 유기농·천연 제품들은 단순한 진열품이 아니다. 방금 메뉴판에서 고른 요리에 실제로 들어가는 재료가 그 선반 위에 있다. 'Shelf to Plate(선반에서 식탁으로)'라는 슬로건이 이 공간의 작동 방식을 그대로 설명한다. 건강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태도도 꽤 구체적이다. VIVIN에서 사용하는 계란은 프리레인지(Free-range), 즉 방목한 닭이 낳은 것만 쓴다. 채소는 치앙마이 등지의 유기농 인증 농가에서 직송된다. 케첩 대신 직접 만든 토마토 처트니를 내고, 탄산음료 대신 자체 제작한 천연 콜라를 선보인다. 거창하게 떠드는 스타일은 아닌데, 들여다보면 꽤 일관된 원칙이 있다. 실제로 먹어봤다 : 추천 메뉴 셋 수플레 오믈렛 ★ 이곳의 시그니처다. 프리레인지 계란을 써서 만든 오믈렛은 입에 넣는 순간 공기처럼 사라지는 질감이 인상적이다. 셰프가 테이블 옆에서 직접 접어주는 방식이라 시각적인 재미도 있다. 치앙마이산 염소 치즈와 쪽파를 넣은 버전이 특히 권할 만하다. 치즈가 주는 산미와 크리미한 식감이 잘 맞아떨어진다. 홀 부라타 치즈 샐러드(Whole Burrata Cheese Salad) ★ 통째로 올라온 부라타 치즈가 시선을 먼저 잡는다. 칼을 대는 순간 속에서 크리미한 스트라치아텔라가 흘러나오는데, 그 자체로 꽤 극적이다. 주변에 깔린 제철 유기농 채소와 함께 먹으면 무겁지 않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치즈가 주인공인 메뉴라 치즈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시켜볼 만하다. 햄 & 치즈 바게트 클래식 잠봉(Ham & Cheese Baguette Classic Jambon) ★ 단순해 보이지만 재료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직접 구운 바게트에 잠봉(jambon)과 치즈를 올린 구성인데, 빵의 질감과 짭조름한 햄, 녹아드는 치즈의 조합이 군더더기 없이 맞아떨어진다.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혹은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다. 미니 치즈 플레터(Mini Cheese Platter) ★ VIVIN이 취급하는 태국산 아티장 치즈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블루치즈부터 염소 치즈, 할루미까지 종류별로 구성되어 있어 어떤 치즈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방문객에게 사실상 최선의 선택지다. 와인이나 맥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비교하며 먹기 좋다. 두 개의 공간, 각기 다른 분위기 현재 VIVIN은 아속과 에까마이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아속 지점은 터미널 21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낮에는 채광이 좋은 밝은 카페 분위기, 저녁에는 아늑한 유럽풍 비스트로로 바뀐다. 쇼핑 후 들러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은 위치다. 에까마이 본점은 VIVIN의 중앙 키친이자 본사다. 규모는 아속보다 작지만 분위기가 더 프라이빗하다. 테라스에서의 식사가 가능하고, 식료품 쇼핑을 겸하기에도 좋다. 매달 열리는 '타이 치즈 뷔페'는 예약 전쟁이 벌어질 만큼 인기가 높다. 뷔페를 놓치더라도 단품 메뉴만으로 충분히 이곳이 왜 회자되는지 알 수 있다. VIVIN은 '힙한 카페'나 '인스타 맛집' 같은 수식어와는 거리가 있다. 10년 넘게 같은 방향으로 걸어온 공간이다. 태국의 생산자를 연결하고, 소비자에게 그 결과를 정직하게 전달하는 방식. 방콕에서 치즈와 건강한 식재료에 관심이 있다면, 적어도 한 번은 가볼 이유가 충분하다. VIVIN 방문 정보 VIVIN Asok : Sukhumvit Soi 19 (BTS 아속역 인근) 영업시간 : 매일 08:00~21:00 (금·토 22:00까지) TEL : 080-463-5747 VIVIN Ekkamai : Ekkamai Soi 22 본사 겸 중앙 키친, 테라스 공간 운영 영업시간 : 매일 09:00~19:00 TEL : 080-463-5747 ❖ 타이 치즈 뷔페는 매월 진행 (예약문의 필수, 조기 마감이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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