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한인, 두 다리 절단...인니 교민사회 수술비 지원

2021/08/03 17:41:05

코로나 후유증 한인, 두 다리 절단...인니 교민사회 수술비 지원 인니 거주 50대 요청에 한인회 ● 코참 ● 대사관 긴급 지원 "한인 남성분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습니다." ▲코로나19 환자 돌보는 인도네시아 의료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3일 재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코참) 단톡방에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자 송창근 회장은 "우리가 돕자"며 곧바로 나섰다. 또, 같은 소식을 접한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박재한 회장도 "합동해서 무조건 도웁시다. 해외에서 너무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나섰고, 박태성 대사도 영사팀을 통해 조력을 제공하도록 했다. 한인사회에 따르면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에 거주하던 50대 한인 남성 A씨는 한 달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병실을 구하지 못해 자가격리 치료를 받던 A씨는 보름 전 가까스로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최근 음성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평소 당뇨병 등 지병이 있던 A씨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다리에 혈전이 생겼고, 두 다리 모두 손 쓸 도리 없이 괴사했다. 혈전증은 코로나의 다양한 후유증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러시아 보건부는 최근 "코로나 완치자 20~30%에서 후유증으로 혈전증이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코로나 병상 부족에 자가격리 많아 [로이터=연합뉴스] 다리 절단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고통을 겪는 A씨를 안타깝게 여긴 지인이 코참 단톡방에 도움을 요청하자 곧바로 코참과 한인회가 각각 1억 루피아(800만원)를 병원에 송금한다고 연락했다. A씨는 23일 저녁 서부 자바 반둥의 병원에서 왼쪽 다리는 정강이 부위, 오른쪽 다리는 허벅지 부위에서 절단하는 수술을 했고, 25일 밤 긴급히 2차 수술도 받았다. 그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안정제를 투여받고, 계속 깊은 잠에 빠져있는 상태다. A씨의 십년지기인 김두현씨는 27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통화에서 "수술 후 출혈로 수혈을 계속해야 하는데 혈액(PRC A+)이 많이 모자란다고 들었다"며 "한인들이 나서서 헌혈해주고 싶어도 코로나 때문에 헌혈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A씨의 아내로부터 어려운 상황을 기사화해도 된다는 승낙을 받았다"며 "코참·한인회가 도와줘서 급한 불은 껐지만, 병원비와 재활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땅그랑에 사는 지인 10여명과 십시일반 모은 3천200만(260만원) 루피아를 먼저 A씨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재외동포, 자가격리 면제 신청하기 ‘총정리’

2021/07/23 11:31:21

재외동포, 자가격리 면제 신청하기 ‘총정리’ 자가격리 면제 신청서 총 8종... 여권, 항공권, 격리면제발급신청서, 가족증빙서류, 예방접종카드 등 외교부 지침에 따르면 신청인이 제출해야할 서류는 총 8종이다. 다만 서약서는 아직 미정으로 외교부에서 각 재외공관에 추후 통보할 방침이다. 자가격리 면제를 위한 신청서류에는 여권(사본도 가능), 출입국 항공권, 신청인의 서명과 여권이름 생년월일을 기입하는 격리면제서 발급신청서, 격리면제 동의서(본인서명), 가족증빙서류, 체류지 증빙서류, 예방접종증명서, 에방접종의 진위를 확인하는 서약서 등이다. 가족증빙서류는 한국에 직계 존속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신청일 기준 90일 이내에 발급된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기본증명서, 혼인증명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관에서 가족증빙서류를 발급받아도 되지만 공관발급보다 한국의 직계가족이 주민센터에서 당일 발급받은 사본을 이메일로 보내줄 경우 더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미국정부의 가족관계증명서일 경우 한국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있는 이름과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이름을 변경한 경우 한국에 있는 가족관계증명서와 이름이 달라진다. 이런 경우 이름을 변경할 때 법원으로부터 받은 이름변경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입양인의 경우 입양관계증명서를 통해 한국가족과 관계를 증명해야 하며 한국에 있는 가족이 외국인일 경우 반드시 외국인 등록증이 필요하다. 체류지 증빙서류는 신청인이 한국에 머물 곳에 대한 서류로 호텔예약증이나 한국가족의 주민등록등본, 한국가족의 주민등록증 및 운전면허증 등 한국에 체류할 주소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체류지 증빙서류가 없는 경우 자필로 작성해도 되지만 이런 경우 주소와 해당 주소지에 거주하는 사람과의 관계, 거주자의 연락처를 적고 본인 이름과 날짜 기입후 서명하면 된다. 예방접종 증명서는 현지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후 받은 백신카드나 의료기관이 발급한 공적인 접종증명서를 말한다. 백신접종 격리면제 발급이 가능한 부모와 동반하는 6세 미만의 아동은 예방접종증명서 없어도 격리면제서 발급이 가능하지만 6세 이상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에는 격리면제서 발급이 안된다. 외교부는 자가격리 면제 신청을 오는 7월 1일부터 받기로 했으며 이메일로 신청이 가능하다. 미주지역 공관들은 통일성을 유지하며 어느 공관이나 같은 서식을 제공하지만 신청서 제출은 거주지 관할 공관에 내야 한다. 또 신청서를 제출한 뒤 최소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주의사항 … 면제서 효력은 딱 한 달, 백신카드 위변조시 검역법위반으로 처벌 자가격리 면제서의 효력은 발급일 이후 한 달로 한 달이 지나면 면제서는 무효가 된다. 예를 들어 8월 1일 면제서를 발급받고 한국 입국일자가 9월 2일이 되면 면제서는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입국날짜와 면제서 발급날짜가 한 달이 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백신접종 증명서나 백신카드를 위변조시에 검역법 위반으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 처벌을 받게 된다. 또 방영지침을 위반한 뒤 확진될 경우 치료비용을 포함한 제반비용 구상권 청구를 받게 된다. [기사출처 : 텍사스N 안미향 기자]

<미생...포스코의 미얀마 가스전>

2021/07/22 10:38:44

[KBS 김원장 특파원 리포트] <미생...포스코의 미얀마 가스전> 미생(未生): 바둑에서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 1.쉐(Shwe)가스전 예전엔 ‘상사맨’이라 불렀잖아요. 알래스카가서 선풍기 파는 사람들. 직장인들의 꿈이였습니다(저희 큰형은 30여년 전 삼성물산을 지망했다가, 입사성적에서 밀려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ㅎㅎ) 어디든 가서 뭐든 팔았습니다. 세계경영을 꿈꿨던 대우실업은 한때 해외 지사가 580곳이나 됐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배경도 과거 대우실업입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그 상사맨들의 가장 큰 ‘신화’를 꼽는다면? 미얀마 쉐(Shwe)가스전일겁니다. 가스전 하나를 취득해 이 한 곳에서 한해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이 납니다. 물론 바닥날 때까지 두고두고 채굴해 팔 수 있습니다. 2014년부터 채굴을 시작했습니다. 10년이면 얼추 4조 원입니다. 20년이면 8조원입니다. 그야말로 ‘잭팟’입니다. 상사맨들의 최고 신화면서, 우리 해외 에너지개발 역사에도 대표적인 성공사례입니다. 미얀마 서해는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줄줄이 시추에 실패한 곳입니다. 지난 2000년 대우인터내셔널(지금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쉐 가스전을 컨소시엄 형태로 취득합니다. 하지만 연거푸 시추에 실패합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이 모두 포기할 무렵, 대우는 자기 비용(sole risk operation)을 들여 마지막 베팅을 합니다.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 1공구에서 막대한 천연가스가 나왔습니다. ‘Shew’는 미얀마어로 ‘황금’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공구가 됐습니다. (그때 대우인터내셔널의 담당자가 지금 한국석유공사 사장이다. 석유공사를 다니다 유전찾아 기업으로 옮겨간 뒤, 다시 석유공사 사장으로 돌아왔다)(참고로 한국가스공사는 이 사업에 지분 8.5%를 갖고 있다. 당연히 지분만큼 해마다 배당을 받는다. 다시 말해 이 가스전의 8.5%는 우리 국민의 것이다) 2. 쿠데타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터졌습니다. 국민들을 학살합니다. 여론은 크게 악화됐습니다. 잭팟은 ‘피묻은 돈’이 됐습니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쉐 가스전’ 사업에 미얀마국영석유공사(MOGE)가 25%을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지분에 맞춰 해마다 1~2천억 원씩 배당금을 챙겨갑니다. MOGE는 이런 식으로 미얀마 여러 가스전에서 10억 달러 넘게 배당을 받습니다. 이게 미얀마 군부의 최고 돈줄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이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군부에 돈을 대주는 기업이 됐습니다.(가스전 수입 대부분을 배당해, 법인세가 빠져나가는 구조다. 법인세를 내면 미얀마 재무부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에게 갈 돈을, 미얀마 군부가 MOGE를 통해 배당을 받아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식이다) MOGE에 대한 배당을 멈추라는 비판이 매일 이어집니다. 지난 3월 미얀마 임시정부격인 CRPH는 포스코에 공문을 보내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배당을 중단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CRPH 관계자는 저에게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지금 군부에 지급한 배당금을 다시 내야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3. 로비와 꼼수 군부로 들어가는 돈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MOGE’로 통하는 해외계좌를 백악관이 동결하는 것입니다. 백악관은 이미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수많은 계좌를 동결했습니다. 유엔 미얀마 특별고문관은 물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원 6명은 이를 위한 청원도 올렸습니다. 그러자 에너지기업들이 로비를 합니다. 역시 미얀마에서 가스를 채굴하는 세브론(Chevron)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로비를 벌인다는 사실이 폭로됐습니다. 이후 미국과 프랑스에서 ‘피묻은 돈’에 대한 언론의 융단폭격이 시작됐습니다.(이들 나라에는 광고받고 기사 빼주는 언론사들이 많지 않나보다) 결국 26일 프랑스 토탈(Total)과 미국 세브론(Schevron)이 미얀마가스공사에 대한 배당을 일부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지못해) ‘군부의 인권유린을 규탄한다’는 성명도 내놨습니다. 이제 포스코 차례입니다. 포스코도 사실상 배당 중단을 결정했습니다(어제 KBS9시 뉴스 보도). 우리 산업부와도 조율중입니다. 포스코는 미얀마 짜욱푸-중국 쿤밍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도 컨소시엄 형태로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배당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파이프라인 수익배당은 연간 수십억 규모입니다. 가스판매 수익배당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그야말로 생색내기입니다.(그나마 컨소시엄의 이사회에서 통과가 안되면 배당 중단 계획은 무산된다. 이 경우 포스코는 “우리는 배당을 중단하려했는데, 중국 이사들이 반대해서...” 라는 입장을 낼 것이다). 4. 살아남기 온통 꼼수입니다. 토탈과 세브론, 그리고 포스코 모두 ‘거대한 가스 판매 수익에 대한 배당 중단’이 아닙니다. 파이프라인에서 나오는 수십억 배당의 중단입니다. 만약 진짜로 해마다 수천억 원씩 지급하던 배당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계약 위반’입니다. 군부는 사업장을 일시 폐쇄할 수도 있습니다. 포스코를 쫓아내고 가스전을 군부와 가까운 태국(PTTEP)이나 중국 기업에 선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미얀마 군부는 한국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할겁니다. 우리는 차관형식으로 미얀마에 수천억 원씩을 들여 다리를 놔주고, 통신망을 정비해주고, 산업단지를 조성해주고 있습니다.(지금은 모두 잠정 중단돼 있다) 우리는 미얀마에 6번째 투자국입니다(2019년). 쉬운 선택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할 군부도 아닙니다. 중국은 미얀마에서 생산된 가스와 석유를 1000km가까운 파이프라인으로 본국으로 가져갑니다. 남이 채굴한 석유를 사느니, 자신들이 생산까지 하고 싶을겁니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는 중국을 숭배합니다. 포스코의 미얀마 가스전에서 ‘대의’와 ‘현실’이 충돌합니다. 아무리 수 조 원을 벌어들여도 ‘피묻은 돈’은 잘못된 것입니다.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논리대로 하면 계급적인 이유로 인권이 없는 인도에서는,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인권이 없는 이란에서는 우리는 뭘 팔수 있을까(이란의 경찰차는 현대 소나타다). 우리 ‘건설맨’들의 ‘리비아 수로’ 신화는 그럼 어떻게 되나요? 그 수로는 카다피의 독재 아래 건설됐습니다. 상사맨들의 최고 신화, 미얀마가스전의 신화가 흔들립니다. 이 가스전에는 우리 국민들의 지분 8.5%도 들어있습니다. 미얀마에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오고, 포스코가 이 ‘미생’의 위기를 잘 벗어나길 바랍니다. 바둑에는 ‘자충수’와 ‘승부수’가 있습니다. ‘대의’와 ‘현실’사이에서 최고의 승부수로 이 신화가 두고두고 살아남길 ...(하지만 산업부 담당자는 위에서 결정할 때까지 당연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한국에 비해 코로나에 돈을 얼마나 썼을까?>

2021/07/06 15:38:48

[KBS 김원장 특파원 리포트] <선진국은 한국에 비해 코로나에 돈을 얼마나 썼을까?> 정부 여당이 또 추경을 준비중이다. 20조원 안팎이 될 것 같다. 결국 빚이 될 것이다. 벌써 비판이 이어진다. ‘재정폭주, 후세는 안중에도 없나’ ... 정부 빚을 줄이자는 주장은 늘 그럴 듯하다. 정부 재정을 아끼자는 충고다. 진짜 미래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 주장하는 하는 사람들은 결정적으로 "지금 이 상황이 정부가 빚내서 돈을 더 쓸 상황이냐?"고 묻지 못한다. 왜냐면 "지금 이 상황은 정부가 빚내서 돈을 더 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 위기에 정부는 재정을 얼마나 써야할까? 우리만큼, 또는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의 재정지출과 비교해보면 얼추 답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재정을 너무 펑펑 썼는지, 너무 아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우리 언론들이 요즘 ‘영국이 재정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대서특필하니 영국부터 살펴보자. 영국은 지난해 –9.9% 성장했다. 300년 만에 최악이다 (기저효과로 올해는 4%, 내년에는 7.3%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만큼 정부가 돈을 많이 썼다. 지난해 정부 살림의 적자 규모가 3,550억 파운드나 된다. 1년에 우리 정부 한해 예산(2021년 555조원) 만큼 재정 적자가 폭등했다. 영국은 GDP는 2조9천억 달러(2020년 기준)다. 우리 경제의 1.7배쯤 된다. 그러니 (영국에 비교하면) 우리도 3~400조 원 정도 적자가 나야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 정부의 재정적자는 71조 원(통합재정수지/기획재정부) 정도다. 물론 영국은 우리보다 코로나 상황이 훨씬 극심했다. 그러니 재정적자가 영국의 1/8 정도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바이러스에 비교적 잘 대응했고, 그래서 재정 적자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에선 ‘선진국은 재정정상화, 한국은 중단없는 나라빚 폭주’같은 기사가 이어진다. ‘영국같은 나라들이 확대재정을 축소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더 쓸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영국은 지난해 재정 적자가 무려 GDP의 13.3%나 됐다. 이런 나라가 올해 코로나가 잡히면 재정적자 축소를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선진국의 지난해 재정 적자는 참담했다. 정부의 빚은 정말 눈덩이처럼 불었다. 캐나다는 GDP의 -19%, 일본은 -14.3%, 영국은 -13.3%, 프랑스는 -9.2%를 기록했다. 독일처럼 재정적자에 민감한 나라(독일은 재정 적자로 히틀러 정권을 경험했다)도 -4.2%를 기록했다. IMF는 지난해 10월, 선진국의 재정 적자폭이 평균 GDP의 13.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국민들이 쓰러져가자, 다들 거둔 세금보다 13% 정도 예산을 더 쓴 셈이다. 반면 우리는 GDP 대비 3.7%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통합재정수지/기획재정부/IMF 추산) 한국의 기초재정수지(General Government Primary Balance 적자폭도 3.7%다) 그런데 우리언론은 ‘통합재정적자 6배 늘어, 악어입 벌어진다’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선진국의 재정 적자가 얼마나 천문학적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는다(아마 살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재정적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나 썼을까?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재정부양책으로 우리 정부는 GDP의 3.5%를 썼다(자료 IMF). 반면 뉴질랜드는 GDP의 19.5%, 싱가포르는 16.1%, 캐나다는 12.5%, 미국 11.8%, 일본 11.3%에 달하는 예산을 경기부양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한국언론은 '무너지는 나라 곳간, 후손들 삶 막막...' 같은 기사를 내보낸다. 그럼 이들 나라의 후손들 삶은 얼마나 막막한가. 오죽하면, 미 재무부가 한국 정부는 돈을 더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미 재무부는 '거시경제·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재정 지출 규모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 작으며, (한국의 역사에서는 큰 규모지만) 한국은 재정을 더 투입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재정을 확대해 구체적으로 ‘청년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넓히고’, ‘노년층의 빈곤을 예방’할 것으로 조언했다. 그런데 이 무렵 우리 언론에선 ‘재정적자 증가폭 역대 최대, 숨막히는 부채공화국’이라는 기사를 냈다.(서울경제 4월 6일) 그럼 우리 정부가 선진국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 극복 예산을 써서, 재정 적자를 줄였으니 참 잘한 것일까? 국가가 돈을 쓰지 않으면 국민의 부채가 늘어난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가계부채는 8.6%p(171조원)나 늘었다. 덕분에 가계부채는 이제 2,000조 원에 육박한다. 너무 힘든데 정부가 지원을 해주지 않자, 힘들어진 국민들은 결국 빚을 늘렸다 같은 기간 미국 국민들의 가계부채는 4.9%, 일본은 3.9%, 영국은 6.2%, 이탈리아 3.7%, 스페인은 5.6% 늘었다. 유로존의 평균 가계부채는 4.9% 늘었다(자료 BIS 국제결제은행). 우리보다 훨씬 코로나가 창궐해 1년 가까이 가게 문을 닫은 나라의 국민들이 우리보다 빚은 덜 늘어났다. 그러니 우리 정부가 재정을 아껴서 재정 적자를 줄인 것이 과연 박수 받을 일인가? 어머니가 돈을 아껴 아들 빚이 훌쩍 늘어났는데, 그게 진짜 잘 한 것인가? 2008년 GDP대비 62% 정도였던 가계부채가 2020년 1분기 90.3%로 크게 높아진 것은 부동산열풍 탓이 크다. 반면 정부가 주택 대출을 꽁꽁 묶어놓은 상태에서 지난해 늘어난 가계부채는 상당부분 자영업 부실과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등이 직격탄이 됐다. 이 문제를 역시 한국언론이 외면하자, 이번엔 바다건너 월스트리저널(WSJ)이 이 문제를 지적했다(6월 8일). 이 신문은 이런 큰 위기가 찾아오면 어떤 부문이던 결국 돈을 더 빌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돈을 더 지출해야 하고, 어떤 나라는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다(In some cases, governments could have taken on more debt, but chose not to)며, 그 예로 ‘한국’을 지목했다. 그냥 콕 찝어 ‘한국’이라고 못을 밖았다(South Korea is perhaps the most obvious case of an economy that had more room to provide fiscal support) 월스트리트는 결국 같은 기간 한국의 비금융기업과 가계의 부채가 GDP 대비 각각 9.2%p, 8.6%p 상승했다고 꼬집었다. 이런 민간 부분의 부채 증가가 공적부분의 부채증가보다 더 경제 성장에 해롭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런 주요 외신 보도가 과연 대통령에게 보고는 되고 있는가?) #참고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코로나 시기에 정부보다 민간의 부채가 더 증가했다고 꼽은 나라들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태국’ ‘러시아’ 등이다. 참으로 공교롭게 이들 나라들 모두 ‘언론’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나라들이다. 첨부 : 월스트리트 해당 기사 사진 캡처 우리가 코로나를 ‘비교적’ 잘 이겨내고 있다고 믿는 사이에, 국민들 상당수는 입술 꽉 깨물고 이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이들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선진국보다 덜 훼손된 ‘재정건전성’을 자랑할 것인가? 국민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게 차라리 다행 아닌가? 진짜 궁금해진다. “이럴 때 안쓸거면 재정은 왜 아끼는 것인가?” 빚은 나쁜 것이다. 정부의 빚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을 써서 국민이 이 돈을 소비하게 된다면 이는 곧 정부의 적자=국민의 흑자가 된다. 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국채를 발행해도 (일본처럼) 대부분 국내에서 인수하면 이는 곧 정부의 빚=국민의 자산이 된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있다. 우리를 돌아볼 시간이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비교적 잘 틀어막았다. 그래서 국민의 빚은 늘어나고,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자살률은 여전히 OECD 최대이며, 출산율은 압도적으로 지구 최저다. 세계 12위라는 우리경제가 세계 1위가 된 들, 이것이 우리가 갈 방향인가? 정부 통계집을 한 장만 뒤적여도 어려운 국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쉽게 드러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나 ‘자영업자 대출 잔액’ ‘소득 1분위 소득 증감’ 같은 지표들로 굳이 증명해야 하는가? 진짜 모르는가? ‘진짜로 돈이 많은 사람’과 ‘진짜로 가난한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지,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바이러스에 몰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은 학교 친구들 모임에도, 주말 성당 미사에도, 명절에 고향에도 내려오지 않고 조용히 사라질 뿐이다. 지난해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 이른바 ‘에루샤 3대 명품’은 국내에서 2조4000억 원 어치가 팔렸다. 일부 한국인들이 코로나를 뚫고 루이비통 핸드백을 지난해 1조 467억원 어치를 구입하는 동안에도(2019년 대비 33.4% 또 증가했다/ 2021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어느 한 쪽의 국민들은 가족을 걱정하며 오늘도 텅빈 지갑을 열어본다.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런 상황에도 한국 언론은 매일 부자들 걱정에 여념이 없지만... 우리 언론도 늘 서민삶이 팍팍해졌다고, 국민의 삶이 나락에 떨어질 위기라고 진단한다. 그런데 그 해법으로 늘 정부의 재정 지출은 반대한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미국처럼 화폐를 찍어낼 수도 없는데. 80세의 미국 대통령은 한번에 수천조 원이 들어가는 재정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야말로 커지는 격차에 대한 ‘태세전환’이다.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나라는 달러가치만 지킬 수 있다면 돈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나라다. 미국 경제의 1/10도 안되는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뭘 할 것인가? 계속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 온 국민이 한강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한 의대생을 애도하고 있지만, 나는 1월의 한 죽음을 기억한다. 지난 1월 28일 인천의 한 폐기물업체에서 출근한 지 사흘 된 근로자가 갑자기 작동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죽었다. 그는 ‘83세’였다. 그 청소용역업체 일용직 근로자는 왜 83세의 나이로 10미터 높이의 기계안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있었을까? 사람에게도 때가 있듯이 국가에게도 때가 있다. 북한의 침략을 막아야 하는 때. 도로와 제철소를 건설해야 하는 때. 민주화를 이룩해야 하는 때. 지금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돌봄’ 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12번째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는 바이러스로 ‘지치고’ ‘쓰러지고’ ‘포기하는’ 국민들을 돌볼 의무가 있다. 국가의 재정은 무엇을 위해 쓰여야 하는가? 우리는 왜 재정을 아끼는가? 청소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낀 그 노인을 뒤로 하고 ‘재정건전성’이 번듯한 나라가 우리가 진짜 만들고 싶은 나라인가. 우리는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야한다. 국가의 재정은 왜 존재하는가. ※본 기사는 저자의 게재 허락을 받고 게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주)

교민잡지 학생기자단 리포트 : 코로나로 달라진 학교생활

2021/06/24 18:51:36

코로나로 달라진 학교생활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라는 매우 이례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이 바이러스는 공동체의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 넘어가는 사회 현상을 만들며 우리 생활 곳곳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 중 교육과 입시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혼란을 겪으며, 학교 온라인 수업이란 새로운 학습 방식의 도입과 함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미국, 인도, 유럽 등 아직 코로나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나라는 여전히 등교를 할 수 없지만 다행히 여기 태국은 2주간의 자가 격리와 정부의 강한 코로나 대처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 본 기자는 ISB에 재학중이며 달라진 학교 생활에 대해 알아보겠다. ▲학교 출입구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학교 출입 카드이다. 새로 발급된 ID카드로만 학교 출입이 허가되며 방과 후 클럽 수업, 음식, 문구 등 일체 비용을 ID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열센서를 통해 체온을 측정하고 ID카드로 등교한 학생들은 마스크 착용을 하고 수업을 듣는다. 그리고 수업을 이동하기 전 책상과 의자는 알코올 스프레이로 소독을 하여 학생들간의 교차 감염의 위험을 없애고 있다. ▲도서관 도서관에서는 이용자 수를 제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한번 책꽃이에서 뽑은 책은 바구니에 넣어 소독 후 다시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각 테이블에 투명 플라스틱 가벽을 세워져 점심 시간 동안 학생들이 안전하게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다. 학교 곳곳에 알코올 소독제가 설치되어 있어 학생들이 수시로 손소독을 할 수 있다. ▲알코올 소독제 달라진 입시 ◆ SAT test optional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SAT시험 진행에 차질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SAT는 입시 과정에서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던 추세였다. 학생의 지능과는 상관없이 더 부유한 집안의 학생이 더 높은 SAT점수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미국의 UC계열 대학들은 2024년까지 SAT점수를 요구하지 않겠다 선언했고 2025년에는 SAT점수 자체를 폐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학들은 아직 SAT점수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한국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계속 SAT를 준비하여야 한다. ◆ SAT Subject test ,Essay 폐지 칼리지 보드는 미국 학생들의 경우 3월부터, 해외 학생들에게는 6월부터 SAT subject test와 Essay test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지하였다. ◆ GPA의 중요성 SAT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들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내신 성적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내신 성적이라고 해도 단순한 교과과정이 아닌 Honor, AP클래스철럼 일반 과목보다 좀 더 도전적인 교과 과정이어야 학생의 아카데믹 부분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 Extra Activity 중요성 대학들은 학교 안에서 학업에 최선을 다 했는지와 함께 교실 밖에서도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가를 살펴본다. 두루 두루 많은 분야의 과외활동보다는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잘 드러내는 특정 분야에서의 탁월함을 어필하는 것에 더 많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학교 식당 코로나 변종과 함께 재확산의 공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바뀌는 입시 정책 속에서 학생들은 그 어느때 보다 혼돈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같은 입시를 하는 학생,친구의 입장에서 격려를 보내며 이 시기를 잘 이겨나가길 바란다. ISB 학생기자 정지훈

KBS 김원장 특파원 특별기고

2021/06/24 13:22:14

[KBS 김원장 특파원 특별기고] 태국 코로나 치료비 ‘3,500만 원’…‘국가는 나를 지켜줄 수 있을까’ 태국의 확진자가 매일 3천 명을 넘어갑니다. 태국은 관리가 매우 잘 되는 나라였습니다. 사망자가 없는 날이 많았는데, 최근엔 하루 20~30명씩 사망합니다. 며칠 전 방콕에선 생후 두 달 된 영아가 사망했습니다. 기저 질환이 있었는데, 고열이 오르자 선뜻 입원시켜줄 병원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처음으로 인도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더 쉽게 감염됩니다. 서둘러 (지난해 말 유럽이나 미국처럼), 방콕 내셔널 스타디움에 긴급 병상도 마련됐습니다. 교도소에 집단 감염이 워낙 심각해서 기저 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재소자 5만여 명을 일시 석방하기로 했습니다. ▲17일간 방콕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해 코로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비 영수증. 98만바트(우리 돈 3,500만 원)가량이 청구됐다. 국민들의 두려움이 커집니다. 감염도 감염이지만, ‘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입원이라도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입원을 한다 해도 문제입니다. 최근 SNS에 공유된 한 환자의 코로나 입원비 영수증. 989,670바트(3,500만 원 정도)입니다. 17일간의 입원 치료 뒤 청구된 영수증입니다. 이곳 방콕의 대졸 직장 근로자 임금이 어림잡아 월 100만 원 정도니까, 매우 큰 돈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니, 약값(266,857바트)과 의료장비 비용(210,291바트)에 각각 1천만 원 가까운 비용이 청구됐습니다. 이 환자가 아주 비싼 건강 보험에 가입해 이중 얼마를 보험금으로 지급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국 국민 대부분은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할 형편이 안됩니다. ▲건강보험시스템이 엉망인 미국에선 지난 3월, 확진판정을 받고 3주간 중환자실에 있었던 패트리샤 제이슨에게 110만 달러(12억 정도)의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사진 LA타임즈 현실이 이러니, 방콕 시민들은 정말 감염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인지 방역 규칙을 매우 잘 지킵니다. 제가 근무하는 방콕 MCOT(태국 국영 방송사) 건물에선 정말이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관습적으로 전염병에 걸리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고, 특히 ‘과연 내가 코로나에 걸리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불신이 크게 작용합니다(실제 천만 원 이상 치료비가 청구된다면 이곳 시민들 대부분 입원을 거부할 겁니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의료시스템이 부실합니다. 몸이 아프면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공립 병원이 있지만, 여기선 일반적인 수술도 수개월씩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특급호텔 수준의 몇몇 종합병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비가 한국의 몇 배입니다. ‘하이소’라 불리는 특정 계층과 비싼 보험에 가입한 외국인들이 주로 이들 병원을 이용합니다(무슨 병원에 에스컬레이터가 그리 많은가). ▲태국의 또다른 확진자가 공개한 입원비 영수증. 93만바트(우리돈 3천3백만원 정도)가 청구됐다. 태국의 도시 근로자가 수년간 벌어야 모을 만큼 큰 돈이다. 하단에 ‘코비드 치료에 거의 1백만바트가 나왔어요’라고 적혀있다. 그러니 국민들은 그저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입비가 2~3천바트(10만원 가량)쯤 하는 민간 ‘코로나 보험’이라도 가입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확진되면 360만 원 정도 보험금이 나옵니다. (진짜 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될지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저도 가입했습니다...) 백신 도입은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태국정부는 민간 병원들의 백신 도입을 허용할 계획입니다. (뭐든 정부보다 빠른) 민간의 힘으로 하루라도 더 빨리 백신을 접종하자는 겁니다. 이 경우 백신(모더나) 가격은 1번 접종에 100달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곳 서민들에겐 큰 부담입니다. 백신 도입이 늦어지자, 미국으로 여행 가서 백신을 맞는 관광상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습니다. 샌프란스시코에서 관광도 하고 백신(얀센)도 맞고 오는 9박 10일 상품은 1인당 600만 원 정도입니다. 말리지도 못하는 태국 정부는 그저 ‘백신 관광’이라는 용어를 광고 문구에서 삭제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태국에서 ‘유전(有錢)백신’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겁니다. ▲태국의 한 여행사가 출시한 관광상품. 9박 10일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며 백신(얀센)을 맞을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바이러스의 공습이 예기치 않게 우리의 사회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국가란 무엇일까.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왜 존재할까. 바이러스 앞에 태국인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각자도생’입니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습니다’. 태국 시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한다면 그것은 방역 시스템이 아닌,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며칠 전부터 방콕 시내에 달걀과 쌀, 식용유 등을 아주 저렴하게 파는 트럭이 등장했습니다. 코로나로 지친 서민들을 위해 마련한 일종의 ‘복지트럭’입니다. 소득세와 보유세 등이 턱없이 낮아 부자들의 천국인 태국에서, 정부가 서둘러 도입한 ‘코로나 민생대책’ 중 하나입니다. 이 위기가 지나고 태국 정부가 얼마나 공공 의료시스템을 정비할지 궁금합니다. 그러려면 세제와 정부 재정을 개혁해야 합니다. 가능할까요? 인간은 이 위기를 경험 삼아 부실한 사회 시스템을 얼마나 뜯어고칠 수 있을까요? 그걸 꼭 바이러스가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본 기사는 저자의 게재 허락을 받고 게재하고있습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