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의 진심, 태국에 닿았어요”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5/07/29 11:07

“K-드라마의 진심, 태국에 닿았어요”
류성희 프로덕션 디자이너, 태국 팬들과의 뜨거운 만남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씬의 설계’를 말하다... 주태국 한국문화원 '감독과의 대화' 성료


류성희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주태국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감독과의 대화' 행사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 교민잡지)



[방콕=교민잡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영화 <헤어질 결심>, <아가씨> 등 한국 대표 콘텐츠의 시각적 세계를 창조해 온 류성희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태국 팬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주태국 한국문화원(원장 이선주)은 지난 18일, 현재 문화원에서 진행 중인 전시 <씬의 설계>(7.1~9.26)와 연계하여 류성희 감독을 초청, '감독과의 대화'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행사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주요 장면을 함께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선주 문화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치밀한 장면 구성"이라며 세계적인 프로덕션 디자이너 류성희 감독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류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영화 또는 드라마의 무드와 정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최근 CG 등 기술이 발전하며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역할은 단순히 소품과 배경을 넘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폭싹 속았수다>를 예로 들며 자신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주인공 '애순'이 온갖 고난을 겪으며 성장해 나감에 따라 그녀의 집 분위기가 점차 밝아지도록 설계한 점, 애순과 관식 부부의 따뜻한 봄날을 상징하기 위해 여관방 벽지를 은하수 무늬로 채웠던 일화 등을 소개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한 평범한 사람의 일생을 담은 드라마를 통해 멀리 태국에 계신 분들에게까지 진심이 닿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태국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1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특히 박찬욱 감독과의 오랜 협업에 얽힌 이야기,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덕목 등 깊이 있는 질문들이 쏟아지며 K-콘텐츠의 디테일에 대한 태국 팬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선주 문화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K-콘텐츠에 대한 태국 팬들의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프로덕션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통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류성희 감독과의 1:1 미니 인터뷰]

Q.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태국 팬들을 만난 소감은?

“영화를 하는 이유는 제가 잘하는 방식으로 모르는 분들과 소통하고,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소망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누이일 수 있는 한 평범한 사람의 일생을 담은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멀리 태국에 있는 분들에게까지 그 진심이 닿은 것 같아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Q.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과거에는 소품, 배경 등을 총괄하는 역할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며 정의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은 CG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관여하죠. 하지만 큰 틀에서 좋은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영화의 무드와 정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하반기에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한 영화 <어쩔수가 없다>가 개봉할 예정입니다. 15년 전부터 ‘가장 나이 많은 현역 미술감독’의 기록을 깨고 있는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고, 또 지켜야 할 가치는 지키면서 좋은 영화를 만들 기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습니다. 오늘 태국 팬들과 만난 이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