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까지 들어온 총성
논타부리 참사가 드러낸 태국 총기 관리의 구멍
합법 총기 한 정이 가정에서 교실로…
60일 총기법 개정과 90일 학교안전기준,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학교는 아이를 집 다음으로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2026년 8월 7일 오전, 논타부리 방끄루아이 지역의 뎁시린 논타부리 학교에서는 그 믿음이 총성과 함께 무너졌다.
경찰과 보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14세 학생은 이날 아침 집에서 조부모를 살해한 뒤, 조부 소유의 총기를 가지고 학교로 이동해 총격을 벌였다. 교사와 교직원 5명이 숨졌고, 중상을 입은 12세 여학생도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가해 학생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8월 12일 현재까지 확인된 전체 사망자는 가해 학생을 포함해 9명이다. 피해자만 따지면 교내 6명과 조부모 2명 등 8명이다. 태국 보건부는 8월 8일 정오 기준 부상자 27명 가운데 15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명은 중증 또는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초기에는 부상자 수가 20명대부터 30여 명까지 엇갈렸는데, 총상 외에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받은 사람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집계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학교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수업을 중단하고 17일 재개교를 준비했다. 사건이 발생한 교실은 별도 폐쇄 조치됐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리 회복 프로그램도 시작됐다.
‘학업 스트레스’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
사건 직후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는 가해 학생이 학업과 보호자의 엄격한 지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찰은 학생이 이전부터 총기에 관심을 보였고 온라인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본 정황도 조사했다.
그러나 수사가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학업 스트레스나 가족 갈등을 단일한 범행 동기로 확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많은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와 갈등을 경험하지만 총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에서 반드시 함께 봐야 할 것은 한 청소년이 집 안에 있던 실탄 총기와 탄약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용된 총기는 조부 명의로 합법적으로 등록된 권총이었다. 불법 총기가 암시장에서 학교로 들어온 사건이 아니라, 합법 총기 한 정이 안전하게 보관되지 않은 채 가정에서 교실로 이동한 사건이다. 이번 참사가 불법 총기 단속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기 소유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만큼 총기를 집에서 어떻게 보관하는지, 소유자가 사망하거나 고령·질병 등으로 관리 능력을 잃었을 때 누가 회수하고 재심사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미성년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총기와 탄약을 분리해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보관하도록 하고, 관리 의무를 위반해 제3자가 총기를 사용한 경우 소유자의 책임을 묻는 제도가 필요하다.
100명당 15.1정, 숫자보다 무거운 현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민간 총기 보유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Small Arms Survey가 2017년을 기준으로 추산한 태국의 민간 총기는 약 1,034만 정이다. 인구 100명당 15.1정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600만 정 이상이 등록 총기이고, 약 400만 정은 미등록 총기로 추정됐다.
다만 이 수치는 2026년 현재의 실시간 총기 등록 통계가 아니다. 최신 공식 전수조사가 아니라 등록 자료와 여러 추정치를 결합한 2017년 자료라는 점을 함께 밝혀야 한다. 그렇더라도 태국의 민간 총기 재고가 동남아시아 주변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큰 흐름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총기 문제는 숫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2020년 나콘랏차시마 총기 난사, 2022년 농부아람푸 어린이집 참사,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 2025년 방콕 오토코 시장 총격에 이어 2026년 2월에는 핫야이의 학교에서도 총격과 인질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뎁시린 논타부리 사건은 고립된 돌발 사건이 아니라 반복돼 온 경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사건 사흘 뒤인 8월 10일에는 같은 논타부리주의 지방행정기관 사무실에서 전직 국회의원이 개인적인 금전 갈등을 이유로 지방행정기구장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학교와 관공서에서 며칠 간격으로 총성이 울리면서 총기 문제를 더 이상 특정 범죄자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워졌다.
태국 사회에 총기가 널리 퍼진 네 가지 통로
태국의 총기 확산을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오래된 법과 허술한 사후관리, 공무원 대상 할인구매제도, 불법·온라인 시장, 그리고 총기를 힘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가 서로 맞물려 있다.
첫째, 총기 규제의 기본 틀이 지나치게 오래됐다. 태국 총기 규제의 뼈대는 1947년 제정된 총기·탄약·폭발물·불꽃놀이·모조총기법이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허가와 추적은 여전히 낡은 행정 구조에 기대고 있다. 온라인 거래와 부품 유통, 공포탄용 총기의 실탄 총기 개조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둘째, 허가를 받은 뒤의 관리가 느슨했다. 총기를 구입하려면 구매허가인 P.3가 필요하고, 구입 후에는 총기를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P.4를 받아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하려면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문제는 P.4 소지자의 상태와 위험 요인을 정기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총기를 처음 구입할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10년, 20년 뒤에도 상황이 같다는 보장은 없다. 가정폭력, 약물 의존, 심각한 행동 변화, 인지기능 저하, 가족 내 갈등과 같은 위험은 시간이 흐르면서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 제도에는 표준화된 정신건강 심사와 정기적인 허가 재평가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
셋째, 암시장과 온라인 거래가 제도 밖 수요를 흡수했다. 미등록 총기뿐 아니라 공포탄용 총기를 실탄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한 총기,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부품과 사제총기까지 유통 경로가 다양해졌다.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도 개조 총기의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넷째, 경찰과 군인, 공무원 등이 할인된 가격으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가 총기 재고를 늘리고 일부 총기가 제도 밖으로 흘러갈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제도는 위험한 업무를 맡은 공직자의 자기방어를 돕는다는 취지로 운영됐다. 그러나 총기가 업무용 장비가 아니라 개인 자산과 수집품처럼 취급되면서 여러 정을 구매하거나 퇴직 후에도 보유하는 사례가 생겼다.
총기는 왜 ‘바라미’와 권력의 상징이 됐나
태국 사회에서 총기는 자기방어나 사격 스포츠의 도구만을 뜻하지 않았다. 총기의 높은 가격과 합법 구매 절차의 까다로움 때문에 일부 계층에서는 총기가 부와 권력, 특권을 보여주는 물건으로 받아들여졌다. Reuters와 총기 문제 연구자들은 태국에서 총기가 힘과 특권의 상징으로 우상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태국어에는 ‘바라미(บารมี)’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덕망이나 위엄을 뜻하지만 정치·사회적 맥락에서는 주변을 움직일 수 있는 위세와 영향력의 의미로도 쓰인다. 일부 지역 정치인과 사업가, 유력자에게 고급 총기와 무장한 수행원은 자신의 힘을 드러내고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수단이 됐다. 총을 실제로 쏘지 않더라도 ‘총을 가진 사람’, ‘무장 인력을 거느린 사람’이라는 인식 자체가 권력으로 작동한 것이다.
태국 학계에는 불법 총기가 지역 유력자의 영향력을 만드는 ‘상징자본’과 ‘문화자본’으로 기능해 왔다는 연구도 있다. 국가의 통제가 약한 지역에서 총기는 토지와 사업권을 지키는 도구이자,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고 인맥을 넓히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런 역사적 경험이 지역 정치와 회색사업, 청부폭력 조직의 문화와 결합하면서 ‘총이 곧 힘’이라는 인식을 남겼다.
실제 경찰이 정치인이나 지역 유력자의 자택을 수색할 때 개인 소장의 범위를 넘어선 총기와 탄약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2016년 나콘파톰의 한 지역 정치인 자택에서는 군용 무기 8정과 권총 14정, 다량의 탄약이 침실과 사무실의 장 안에서 발견됐다. 다른 정치인 자택에서는 수집실 등에 보관된 총기 80정가량이 발견돼 경찰이 허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여기서 모든 총기가 불법이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당시에도 일부 총기는 합법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그러나 불법 무기가 은닉된 사례와 합법 여부가 즉시 확인되지 않는 대규모 개인 소장 사례가 함께 반복됐다는 사실은 태국 총기 관리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상류층 전체나 모든 정치인을 총기 문제와 연결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문제는 일부 정치인과 지역 유력자, 사업가 집단에서 총기 수집과 무장 인력 보유가 ‘세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용인됐고, 돈과 인맥이 있는 사람은 허가제도 안팎에서 총기에 접근하기 쉬웠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저나 사업장에 보관되거나 숨겨진 총기는 소유자만의 물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절도와 불법 양도, 가족의 무단 사용, 갈등 상황에서의 충동적 사용을 거쳐 사회로 다시 흘러나올 수 있다.
따라서 불법 총기 단속은 거리의 사제총기나 온라인 판매자만 겨냥해서는 부족하다. 정치인과 공직자, 지역 유력자라고 예외를 두지 않고 대량 보유 총기의 출처와 허가, 양도와 상속 기록을 같은 기준으로 조사해야 한다. 권력과 가까운 사람에게 총기법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순간 ‘총이 곧 특권’이라는 문화는 더욱 강해진다.
벌써 나타난 모방 위협
뎁시린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뒤, 치앙마이 몽포트 칼리지의 학생 라인 단체방에서 학교 총격을 예고하는 듯한 대화가 퍼졌다. 일부 학생은 특정 학년과 교실을 거론했고, 총기 사진도 공유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러 학교로 달려왔고 경
학생들은 온라인 유행을 따라 한 장난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속 총기가 실제 총기인지, 구체적인 공격 준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곧바로 제2의 총격 계획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한 장난으로만 넘길 수도 없다. 미국 학교 총격 자료를 분석한 2015년 연구는 대형 총격이나 학교 총격 이후 유사 사건의 발생 위험이 평균 약 13일 동안 높아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미국 자료를 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대형 사건 직후 모방성 위협과 과장된 온라인 행동을 특별히 주의해야 할 근거는 된다.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책임도 크다. 가해자의 이름과 사진, 범행 동선과 사용 수법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보도는 사건을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 사실을 숨기라는 뜻이 아니다. 가해자를 영웅이나 반영웅처럼 만들지 말고, 피해자와 구조적 문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에 보도의 중심을 두자는 이야기다.
P.3 중단과 60일 총기법 개정
아누틴 총리와 내각이 발표한 총기 대책은 단기 조치와 장기 개혁으로 나뉜다.
우선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의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일반 총기 구매허가인 P.3의 신규 발급도 별도로 중단했다. 두 조치는 서로 다른 조치다. 전국의 미사용·미처리 P.3를 조사해 30일 안에 내무부에 보고하도록 했으며, P.3를 받아 이미 총기를 구입했지만 P.4 등록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내각 결정일로부터 30일 안에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공공장소 총기 휴대 금지는 이번에 처음 생긴 법이 아니다. 기존 법의 집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라 하더라도 집 밖에서 마음대로 휴대할 수 없으며, ‘자기방어용’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장기적으로는 내무부가 60일 안에 총기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허가와 거래 절차를 실시간 전자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세관·국세청 자료를 연계하며, 총기의 식별정보와 판매·이전 기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P.4를 3년마다 갱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요한 것은 ‘3년 갱신’이 아직 시행 중인 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60일 안에 법안이 제출되고 입법 절차를 통과해야 비로소 의무가 된다.
학교 안전기준은 90일 안에 마련
교육부와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 사회개발인간안보부, 노동부는 보건부 정신건강국 등과 함께 90일 안에 ‘국가 학교안전기준’을 마련해 내각에 제출하기로 했다.
장기 기준에는 학생과 교직원의 정기적인 심리 상태 확인, 위험 학생의 전문기관 연계, 담임·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한 ‘Train the Trainer’ 교육, 비상상황 대응훈련, CCTV와 교내 취약지점 점검, 출입자와 위험물품 검색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학생이 보복이나 낙인의 두려움 없이 고민과 위협을 알릴 수 있도록 Traffy Fondue 등을 활용한 익명 신고 채널과 ‘Safe Zone’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2022년에도, 2023년에도 비슷한 약속은 있었다
이번 대책이 강력해 보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농부아람푸 어린이집 참사 뒤에도 태국 정부는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평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소유자의 허가 취소, 불법 총기 자진 반납, 총기허가의 3∼5년 주기 재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 이후에도 신규 허가의 한시적 중단, 수입 제한, 사격장 연령 제한, 정신건강 확인서와 총기허가 유효기간 도입이 거론됐다. 그러나 2026년 8월 현재도 총기 소지 신청자에 대한 표준화된 정신건강 심사와 기존 소유자의 정기 재평가는 제도화되지 못했다.
이번에 또다시 등장한 ‘60일’과 ‘90일’이 냉소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태국 사회에 부족했던 것은 대책 발표가 아니라 끝까지 법을 만들고 예산과 인력을 배정해 집행하는 힘이었다.
필요한 것은 총기와 사람, 가정과 학교를 잇는 관리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제도화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미성년자가 거주하는 가정에 총기 잠금장치와 탄약 분리 보관을 의무화해야 한다. 관리 의무 위반으로 총기가 유출됐을 때 소유자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P.4를 정기적으로 갱신하면서 범죄 기록뿐 아니라 가정폭력, 약물 의존, 심각한 행동 변화와 관리 능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에게 급박한 위험이 확인되면 법원의 통제 아래 총기를 일시 회수할 수 있는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를 통해 공급된 기존 총기의 소재와 소유권 변동을 감사해야 한다. 판매점과 사격장의 총기·탄약 재고, 세금, 양도와 상속 기록도 하나의 전자시스템에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정치인과 공직자, 지역 유력자를 포함한 대량 총기 보유자에게 동일한 검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등록되지 않은 총기와 탄약을 숨겨두거나 양도 기록을 누락한 경우에는 지위와 관계없이 처벌해야 한다. 자산신고 대상 공직자의 총기도 허가 자료와 자동 대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학교마다 상담교사 몇 명을 배치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교사·상담사·관리자·경찰이 참여하는 위협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신고한 학생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 익명 신고 채널도 작동한다.
여섯째, 언론과 온라인 플랫폼은 가해자를 과도하게 부각하지 않는 보도 원칙을 세워야 한다. 범행 장면과 수법을 반복 유통시키는 대신 피해 회복, 위험 신호, 신고와 상담 경로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60일과 90일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법안 제출 여부, 회수된 불법 총기 수, 점검한 판매점과 사격장 수,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로 공급된 총기의 점검 결과, 학교별 상담 인력과 위기대응계획을 국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는’이라는 말이 행정이 되려면
교민 가정도 이번 사건을 지나친 공포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출입 통제와 비상연락망, 대피 절차, 상담창구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온라인에서 총격이나 보복을 암시하는 글을 발견하면 이를 단순히 재전송해 공포를 키우기보다 학교와 경찰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
태국 경찰 긴급전화는 191, 정신건강 상담은 1323, 아동·가족 관련 사회지원은 1300이다.
이번 참사는 불법 총기 한 정만 없애면 끝나는 사건도, 스트레스를 받은 한 학생의 문제로만 돌릴 사건도 아니다. 합법 총기의 허가와 보관, 미등록 총기의 유통,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의 사후관리, 총기를 권력과 위세의 상징으로 여겨 온 문화, 학교의 위험 신호와 온라인 모방이 하나의 사슬로 연결돼 발생한 비극이다.
이제 60일과 90일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위원회나 발표문이 아니다. 총기가 실제로 회수됐는지, 허가가 다시 심사됐는지, 권력자에게도 같은 법이 적용됐는지, 학교에 상담 인력과 신고체계가 들어갔는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추모식장의 문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번에는 그 말이 법과 예산, 현장의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글 | 김종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