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낱알, 문화의 뿌리 태국 쌀 이야기

2025/11/03 18:11:48

생명의 낱알, 문화의 뿌리 태국 쌀 이야기 태국 요리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향긋한 카레나 매콤한 볶음 요리 옆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재스민 라이스일 것이다. 하지만 태국의 쌀 문화는 단순히 하나의 낱알, 그 이상이다. 전국적으로 12가지가 넘는 고유한 품종이 재배되며, 각각 독특한 향과 식감, 그리고 역사를 지니고 있다. 태국에서 쌀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대를 거쳐 전승되는 고귀한 유산이다. 문명을 싹틔운 낱알: 쌀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 쌀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쌀(Oryza sativa)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현재도 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다. 오랫동안 학계의 정설은 '중국 양쯔강 유역 기원설'이었다. 약 1만 년 전, 이 지역에서 야생 벼가 인류의 손을 거쳐 재배 벼로 진화(Domestication)하며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벼의 순화 과정과 초기 농경 사회의 증거가 함께 발견되어, 쌀 문명의 유력한 발상지로 널리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이 정설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는 증거가 한반도에서 발견됐다. 충북 청원 소로리 유적에서 발견된 볍씨는 그 연대가 무려 1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현존하는 쌀 유적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공인된 발견이다. 소로리 볍씨의 등장은 '양쯔강 단일 기원설'을 흔들며, 쌀의 기원이 특정한 곳이 아닌 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다기원설'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학계에서는 이것이 현대 쌀의 직계 조상인지, 혹은 당시 인류가 '재배'한 것인지 '야생 벼'를 채집한 것인지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인류 문명의 여명기와 함께한 쌀은 교역로를 따라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태국 땅에 쌀이 뿌리내린 것도 수천 년 전의 일로, 북동부 반치앙(Ban Chiang) 유적지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의 쌀겨가 발견되기도 했다. 태국에서 쌀은 단순한 식량을 넘어 국가의 근간이었다. 짜오프라야강의 비옥한 삼각주를 기반으로 한 수코타이, 아유타야 왕조는 모두 체계적인 쌀 농업을 통해 번영을 이룩했다. 쌀은 경제의 중심이었고, 왕국의 힘을 상징했다. 쌀 재배 기술의 발달은 태국 고유의 공동체 문화와 계절에 따른 의례를 탄생시킨 문명의 뿌리다. 세계의 식탁을 사로잡은 향기: 재스민 라이스 (Hom Mali) 수많은 쌀 품종 중에서도 태국을 대표하는 쌀은 단연 '홈 말리 105(ข้าวหอมมะลิ 105)', 즉 태국 재스민 라이스다.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열대 식물인 판단(Pandan) 잎과 같은 은은하고 구수한 향이 특징이다. 주로 태국 북동부 지방에서 재배되는 재스민 라이스는 그 향이 매혹적이어서 태국인들은 종종 '해 질 녘 피어나는 꽃의 향기'에 비유한다. 잘 지어진 홈 말리 쌀은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찰기가 돌아, 그린 커리부터 매콤한 바질 볶음(팟 카파오)에 이르기까지 어떤 태국 요리와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쌀의 '샴페인', 퉁 꿀라 렁하이 재스민 라이스 중에서도 최고의 품질로 숭배받는 것은 '퉁 꿀라 렁하이(ข้าวหอมมะลิทุ่งกุลาร้องไห้) 홈 말리'다. 이는 태국 북동부의 건조하지만 미네랄이 풍부한 특정 평야 지대에서 생산되는 쌀이다. '퉁 꿀라 렁하이'라는 이름 자체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담겨 있다. '울부짖는 꿀라(Kula) 족의 평야'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과거 이 지역을 지나던 꿀라족 상인들이 끝없이 펼쳐진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 절망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척박한 토양과 극심한 건기가 쌀의 품질을 결정짓는다. 건조한 기후와 염분이 살짝 섞인 토양은 벼에 스트레스를 주어, 벼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향기 분자를 생성하게 만든다. 그 결과, ‘퉁 꿀라 렁하이’ 쌀은 독보적인 백색 광택과 오래 지속되는 강한 향을 지니게 되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엄격한 지리적 표시제(GI)의 보호를 받으며, '태국 쌀의 샴페인'이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삶의 의식이자 공동체의 상징 : 찹쌀 (카오 니여우) 과 쌀의 문화 재스민 라이스가 태국의 공식적인 '얼굴'이라면, 태국인의 일상과 영혼에 더 깊숙이 자리한 것은 바로 '찹쌀(카오 니여우, ข้าวเหนียว)'이다. 특히 태국 북부와 북동부(이산) 지역에서 찹쌀은 매일의 삶을 지탱하는 심장과도 같다. 사진 : 북부와 이산의 찹쌀 전통 북부 치앙라이(Chiang Rai)에서 재배되는 '카우 니여우 키여우 구(ข้าวเหนียวเขี้ยวงู)', 즉 '뱀 송곳니 찹쌀'은 낱알이 뱀의 이빨처럼 가늘고 길며 유백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질척거리지 않는 식감과 은은한 단맛을 자랑하며, 구운 닭고기(까이 양), 북부식 소시지(싸이 우아)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망고 철이 되면 '망고 찹쌀밥(카오 니여우 마무앙)'의 주재료로도 사랑받는다. 한편, 북동부 이싼 지역 깔라신(Kalasin) 주의 '카우 니여우 카오웡(ข้าวเหนียวเขาวง)'은 이싼 사람들의 삶 그 자체다. 이곳의 찹쌀은 식어도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싼 사람들은 이 찹쌀을 손으로 작게 뭉쳐, 매콤한 파파야 샐러드(쏨땀)나 다진 고기 샐러드(랍)를 찍어 먹는다. 이곳에서 찹쌀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모여 '끄라팁(Kratip)'이라 불리는 대나무 밥통에서 찹쌀밥을 나누어 먹는 행위는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을 상징하는 일상의 중요한 의식이다. 사진 : 쌀의 여신, 매포솝 (Mae Phosop) 태국인들에게 쌀은 단순한 곡물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영혼 그 자체로 여겨진다. 태국 문화에는 쌀의 여신인 '매포솝(แม่โพสพ)'에 대한 깊은 신앙이 깔려 있다. 농부들은 모내기철부터 수확기까지 벼의 성장 단계마다 '매포솝'에게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하는 의식을 올린다. 벼가 이삭을 밸 시기가 되면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수확 후에는 쌀을 창고에 들이기 전에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밥을 먹을 때 쌀 한 톨이라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태국인의 습관은 바로 이 쌀의 여신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태국의 쌀은 수천 년의 역사, 각기 다른 땅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땀과 믿음이 응축된 살아있는 유산이다. 세계적인 명성의 홈 말리 라이스부터 이산 지역의 소박한 찹쌀 한 줌에 이르기까지, 모든 낱알에는 태국의 진정한 맛과 정신이 담겨 있다.

러이끄라통, 물의 여신에게 띄우는 기억과 속죄

2025/11/03 13:42:05

러이끄라통, 물의 여신에게 띄우는 기억과 속죄 ◉ 2025년 방콕은‘조용한 축제’기조 … 33개 공원 자정까지 개방 폼 금지 디지털 참여 병행 기원과 신화 러이끄라통(ลอยกระทง)은 태음력 12월 보름, 촛불·향·꽃으로 장식한 작은 배(끄라통)를 물에 띄워 물의 여신 프라 메 콩카(힌두의 강가 여신의 태국식 호칭)에게 감사와 사죄를 바치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지역 신앙과 불교의 등공양 전통이 뒤섞여 형성된 태국식 종교 혼합(syncretism)의 대표 사례로, 물에 띄워 보내는 행위는 원한·번뇌를 흘려보내는 상징적 정화로 해석된다. 일부 지역에서 손톱 머리카락을 잘라 올리는 풍습도 같은 맥락이다. 잘 알려진‘낭 놉파맛(Nang Noppamas)’전승—수코타이 왕의 총희가 연등을 본뜬 연꽃 모양 끄라통을 만들어 임금이 강에 띄웠다는 이야기—은 태국 고전문헌에 실린 후대 문학적 창작으로 보는 학설이 주류다. 축제의 실제 형성은 불교 의례와 물의례가 장기간에 걸쳐 융합된 결과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상징과 풍습 러이끄라통 밤에 사람들은 동전 꽃 촛불을 올린 끄라통을 강·운하·연못에 띄우며 소망을 빈다. 촛불은 부처에 대한 공경, 물에 띄움은 과오와 악운의 해소를 뜻한다. 끄라통은 전통적으로 바나나 줄기·잎으로 만들며, 현대에는 빵·종이 등도 쓰이지만 스티로폼은 환경오염 문제로 각 지방정부가 점차 금지하고 있다. ‘조용한 축제’ 기조와 방콕 지침(요약) 올해 러이끄라통은 10월 24일 서거한 시리킷 왕대비 국상 기조 속에서 열린다. 정부는 국기 조기 30일, 공무원 1년 상복, 일반 국민에게는 90일간 차분한 복장 권고 등을 안내했다. 대형 행사는 금지가 아니라 톤다운을 권장하며, 대표적으로 왓 사켓‘골든마운트 페어’는 오락 공연을 전면 취소하고 종교 의례만 진행한다. 관광 일상은 유지하되 과도한 축제 유흥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방콕시는 11월 5일(수) 21개 구 33개 공원을 자정까지 연장 개방한다. 스티로폼 끄라통 금지, 폐쇄형 연못 수질 보호를 위한 빵 끄라통 지양, 스카이랜턴·폭죽·주류 판매 금지, 그리고‘한 가족 한 끄라통’을 권장한다. 현장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온라인 러이끄라통(greener.bangkok.go.th) 참여도 운영한다. 환경성과와 디지털 전환 2024년 방콕에서는 끄라통 51만 4,590개가 수거됐고, 이 중 98.39%가 자연 소재, 1.61%만 스티로폼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총량은 약 19.6% 감소했다. 방콕시는 오프라인 혼잡 폐기물 부담을 낮추기 위해 디지털·온라인 끄라통을 병행 운영해 참여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동남아의 ‘물의 축제’들과 비교 러이끄라통은 미안마의 타자웅다잉, 캄보디아의 본 옴뚝(물축제) 등 우기 종식 수자원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한 역내 축제들과도 연결된다. 다만 방콕 등 대도시에서는 하천 연못의 폐기물 수질 문제가 두드러지며, 이에 대한 정책 대응(폼 금지 디지털 참여)이 태국형 지속가능 축제 모델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메인 개최지 * 빠툼완 : 룸피니 공원 * 짜뚜짝 : 짜뚜짝 공원, 왓치라벤차타스(롯파이) 공원 * 프라나콘 : 산티짜이쁘라깐, 사란롬, 롬마니낫 공원 * 클롱떠이 : 벤짜시리, 벤짜키티 공원 * 방플랏 : 라마 8세 공원 * 랏차테위 : 산티팝 공원 * 방켄 : 라민뜨라 스포츠파크 * 붕컴 : 세리타이, 나와민 피롬 공원 * 돈므앙 : 롬마니 퉁시깐 공원 * 랏프라오 : 붕 남랏프라오 71 공원 * 퉁크루 : 톤부리롬 공원 *타위와타나 : 타위와나롬, 프라녹–붓타몬톤 싸이 4 교차 공원 * 쁘라웻 : 와나탐, 라마 9세 즉위 50주년 공원 * 방콕노이 : 시린다라판, 국왕 80세 탄신 기념 공원 * 클롱삼와 : 와리 피롬, 시리 피롬 공원 * 농쪽 : 농쪽, 랏 피롬 공원 * 랏끄라방 : 수안 프라나콘, 왕비 60세 탄신 공원 * 민부리 : 붕끄라티암, 프라야 피롬 공원 * 방깨 : 방깨 피롬 공원 * 방쿤티엔 : 띠안탈레 팟타나 푸깟사 피롬 공원 ★ 전 공원은 정규 개방시간~자정(24:00) 운영. 안전요원 배치·쓰레기 분리수거 동시 진행.

매운맛의 탄생 : 태국 양념 특히 ‘고추’ 가 바꿔놓은 400년의 미각 혁명

2025/10/21 11:01:22

매운맛의 탄생 : 태국 양념 특히 ‘고추’ 가 바꿔놓은 400년의 미각 혁명 1. 콜럼버스가 불붙인 태국의 맛 태국 음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스치는 것은 대담하고도 화끈한 매운맛이다. 하지만 이 매운맛은“원래부터”가 아니었다. 고추는 멕시코 원산으로, 대항해 시대 이후 포르투갈·스페인 상인들을 따라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태국(당시 시암)에는 16세기(아유타야 왕국 시기)에 본격 전해졌다. 이후 수백 년 동안 태국의 식탁은 고추를 중심으로 새롭게 조직되며 오늘의 ‘태국의 맛’을 완성해 간다. “고추는 아시아 토종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들어오자 기후·토양·요리 전통과 만나 폭발적으로 토착화됐다.” 타임라인 : 태국 매운맛의 계보 ★16세기 포르투갈 상인들 통해 고추 유입(아메리카 원산). 아유타야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파급된다. ★17세기 말(1687–1690) 프랑스 외교관 라 루베르가 시암 식탁을 기록한 내용을 보면, 까피(새우페이스트, kapi) 등 발효양념의 위상을 증언하고 있다. ★19–20세기 각 지역‘남프릭(nam phrik)’문화가 보다 정교화되면서, 식탁의 중심 반찬과 디핑소스로 자리매김했다. ★ 1930년대 촌부리 씨라차에서 타놈 짝카팍 여사가 만든 ‘씨라차 파닛’—오늘날 세계적 씨라차 소스의 원형이 된다. 2. 고추 이전의 태국 : 소금 발효 후추로 내던 맛의 토대 고추가 태국에 당도하기 전, 태국의 맛을 지탱한 것은 소금과 발효, 허브 그리고 후추였다. 염장과 발효로 감칠맛을 만든 남쁠라(생선소스), 빨라(발효 민물생선소스), 까피(새우젓), 그리고 레몬그라스와 갈랑갈, 마끌룻, 라임 같은 허브들이 요리의 중심을 이루었다. 프랑스 사절단 기록은 당시 시암의 소스가 “물과 향신초, 마늘, 허브”에 바탕하고, 새우 발효품(까피)을 각별히 중시했다고 전한다. ◆ 남쁠라 : 오늘도 국수·볶음·탕에 빠지지 않는 기본 양념이다. 식탁에서는 프릭 남쁠라(고추+남쁠라+라임)로 즉석에서 간 조절을 한다. ◆ 까피(새우젓) : 태국 전역의 커리 페이스트와 남프릭의 핵심. 태국 남부 기원설과 각 지역별 질감의 차이 등(태국·미얀마는 비교적 페이스트형)도 흥미롭다. ◆ 후추와 페퍼콘 : 고추 이전 태국의‘매운기’를 담당했다.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후추는 향의 층위를 더하는 조연으로 재배치되었다. 사이드바 | 식탁의‘4S’균형 태국 맛의 철학은 매운맛(Spicy) 짠맛(Salty) 신맛(Sour) 단맛(Sweet)의 균형이다. 고추의 태국 유입은 네 축 가운데 Spicy를 강력히 확장해 다른 축들의 미세 조율(남쁠라의 짠맛, 타마린드의 신맛, 팜슈거의 단맛)을 가능하게 하는데 크게 공여했다. 3. 남프릭의 우주: 지역이 빚은 ‘태국식 매운맛의 사전’ 남프릭(Nam phrik)은 신선한 생고추와 구운고추 또는 말린 고추를 빻아 각종 향신료, 발효양념과 섞어 만든 ‘소스 겸 반찬’의 총칭이다. 북부의 남프릭 엉(토마토·다진 고기), 남프릭 눔(풋고추·허브), 중부의 남프릭 까피(새우젓), 남부의 남프릭 꿍씨얍(훈연 건새우)처럼 지역에 따라 풍미가 크게 달라진다. ◆ 프릭 남쁠라(พริกน้ำปลา) : 태국 식당 테이블의‘소금&후추’같은 존재. 생선소스+라임+다진‘프릭 키 누’(쥐똥고추 : 새끼쥐 똥처럼 작다 해서 붙은 이름)의 단순한 조합이지만, 한 숟가락이면 요리가 살아난다. ◆ 남찜 쩨우(แจ่ว, Jaew/Jaew): 이산(태국 동북부) 출신의 대표 육류 디핑 소스. 볶은 쌀가루(카오 쿠아)와 말린 고추의 훈연향이 특징이다. 구이와 랍(태국식 샐러드)요리와 찰떡궁합. ◆ 남프릭 파오(น้ำพริกเผา) :‘칠리 잼’이라 불리는 구운 칠리 페이스트. 똠얌의 숨은 결정타이자 볶음·드레싱·빵 스프레드까지 응용력이 무궁무진하다. 미니 용어집 ◆ 프릭 키 누(พริกขี้หนู) : 버드아이 칠리. 이름은 말 그대로 ‘쥐 똥처럼 작은 고추’라는 뜻. 스코빌 5만~10만 SHU. ◆ 까피(กะปิ) : 새우·크릴을 소금과 발효해 만든 페이스트형 양념. 커리·남프릭의 감칠맛 엔진. ◆ 프릭 남쁠라 비율(가정용) : 남쁠라 2, 라임즙 1, 다진 고추·마늘 적당. 식탁에서 즉석으로 음식에 뿌려 간과 향을 맞춘다. 4. 씨라차의 신화와 태국식 ‘매운맛의 디자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태국계 양념 중 하나 스리라차(Sriracha) 소스. 1930년대 촌부리 씨라차의 타놈 짝카팍 여사가 집에서 만들던 레시피를 ‘스리라차 파닛’이라는 브랜드로 상업화했고, 1984년 태국 테파로스(Thai Theparos)가 인수하며 국내외 유통을 확대했다. 전통 태국식 스리라차는 미국의 ‘루스터’ 스타일보다 더 묽고 산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교민잡지 700호 참조) 또 하나의 ‘태국식 디자인’은 컨디먼트 세트(ชุดเครื่องปรุง)—프릭 남쁠라, 식초절임 고추, 설탕, 건고추·고춧가루 네 알을 기본으로, 손님이 자신의 매운맛을 실시간 커스터마이즈하도록 설계된 상호작용형 양념 문화다. 이 작은 세트가 태국 음식의 개인화된 균형을 완성한다. 태국 중부지방에서는 이를 크르엉쁘룽이라 부른다. 지역 미각 지도 : 남부는 더 화끈, 북부는 향 깊게 ◆ 남부 : 말레이·인도양 항로의 영향으로 강황·후추·가피와 고추가 만나 진하고 맵게. ◆ 중부 : 남프릭 가피·프릭 남쁠라 중심의 테이블 조절 문화가 발달. ◆ 북부/이산 : 불향·볶은 쌀가루·허브를 중시, 말린 고추의 연기향과 산미로 ‘지속형 매운맛’을 설계. (남찜 쩨우·라브) 마무리 |‘매운맛’은 기술이다 태국의 매운맛은 단순히 강도의 문제가 아니다. 고추가 들어오며 ‘짠·신·단·매’(짜고 시고 달고 매운)의 기하학이 정밀해졌고, 발효와 허브가 층위를 짜 올리며 개인화된 조절(컨디먼트 세트)이 더해졌다. 한 숟갈의 프릭 남쁠라, 한 접시의 남프릭이 말해주는 것은 결국 살아있는 전통—수입된 재료를 자기 방식으로 길들이고, 지역과 시대에 맞게 재설계해온 태국의 미각 공학이다. 당신의 다음 태국 음식 도전에서는, 똠얌 한 숟갈을 뜰 때, 그 열기 속에 담긴 400년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참고문헌과 출처 ★ 태국 고추 유입·역사 일반: Thai Enquirer(2023), Bangkok Post(2019), 음식사 교양 기사. thaienquirer.com ★ 남프릭 개관 및 지역 변이: Wikipedia Nam phrik 항목(개요·분류). 위키백과 ★ 프릭 남쁠라·테이블 컨디먼트: Wikipedia Fish sauce 내 설명, Hot Thai Kitchen 레시피 노트. 위키백과+1 ★ 까피(새우젓)·발효 양념: Wikipedia Shrimp paste, Eater 설명(지역별 질감 차). 위키백과+1 ★ 프릭 키 누(버드아이) 명칭·스코빌: Wikipedia Bird’s eye chili. 위키백과 ★ 스리라차 원형: Bon Appatit(2013). ★ 교민잡지 700호 : 씨라차소스(kyominthai.com)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생활비 위기가 드러낸 구조적 침체

2025/10/21 10:45:48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생활비 위기가 드러낸 구조적 침체 밥 한 끼 가격이 말해주는 경제 실패 방콕 실롬 거리의 평범한 쌀밥 한 끼. 2012년에 31바트였던 이 식사는 2025년 현재 64바트가 되었다. 106.5%나 올랐다. 같은 기간 태국의 최저 임금은 300바트에서 400바트로 33.3%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극명한 격차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태국 경제가 13년간 걸어온 '잃어버린 10년'의 가장 눈에 보이는 증거다. 태국 부동산 감정평가 연구센터의 최근 보고서가 보여주는 이 현실은, 생활비와 국민이 살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간극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물가 상승 그 자체가 아니다. 오르지 않는 임금, 계속 오르는 생산 비용, 그리고 위험 수준에 도달한 빚이 만들어낸 악순환이 핵심이다. 위기의 쌍둥이 엔진 : 치솟는 물가와 얼어붙은 임금 생산 비용 상승의 연쇄 효과 태국의 물가 상승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서 생긴 게 아니다.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을 보면, 이는 명백히 만드는 비용이 올라서 생긴 일이다. 기업들은 물건이 잘 팔려서가 아니라, 운영하는 데 드는 돈이 많아져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음식 가격이 급등한 이면에는 여러 이유가 겹쳐있다. 방콕 주요 상업 지구의 작은 식당들은 18제곱미터(약 5평) 공간에 월 6만 바트의 임대료를 낸다. 이는 음식 최종 가격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여기에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농업 원재료 가격이 치솟았다. 태국이 수입 동물 사료와 비료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런 세계적 충격이 국내 생산 비용으로 바로 전달됨을 의미한다. 에너지 가격은 모든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경제 중 하나다. 2023년 초 전기 요금 인상은 식품 제조 총비용을 2.5~5%까지 올렸다. 트럭 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물류 구조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경유 가격의 충격을 공급망 전체로 퍼뜨렸다.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 비용이 폭등하는 동안 집안 살림 수입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끄룽스리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015~2023년 전체 경제의 평균 실질 임금(물가를 감안한 실제 임금)은 연 0.6%로 아주 적게 올랐다. 팬데믹 이후에는 오름세가 거의 멈췄다. 태국의 낮은 공식 실업률(1% 내외)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론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적으면 임금이 올라야 한다. 하지만 태국의 현실은 정반대다. 국제결제은행 분석에 따르면, 태국 직원의 약 75%가 건설, 운전, 청소 등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직종에 종사하며, 이 비율은 10년 넘게 변하지 않았다. 노동자는 쉽게 대체 가능하고,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힘이 제한적이다. 노동력의 절반 이상이 비공식 경제(세금 내지 않고 일하는 영역)에 속한다는 점도 핵심이다. 경제가 나빠질 때 정규직에서 잘린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대신 더 낮고 불안정한 소득의 비공식 일자리에 흡수된다. 이 구조가 공식 실업률 상승을 막지만, 노동 시장이 진정으로 팽팽해지는 것도 막는다. 노동조합 가입률과 단체 협상 적용률이 극도로 낮고, 물가 상승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조항은 거의 없다.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증가해도 더 많은 몫을 받을 수 없다. 그로인한 결과는 커지는 생산성-임금 격차다. 팬데믹 이전(2015~2019년) 노동 생산성(노동자 한 명이 만드는 가치)은 연평균 4.2% 올랐지만, 평균 실질 임금은 단 1% 올랐다. 효율성이 높아져서 생긴 이익이 더 높은 임금이 아닌 기업 수익으로 들어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팬데믹 이후 생산성 자체가 연평균 -1.6%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제는 함정에 빠졌다. 생산성을 임금으로 보상하지 못하고, 이제는 생산성조차 올라가지 않는다. 악순환: 빚, 낮은 성장, 중진국 함정 위험 수준에 도달한 집안 빚 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집안 빚 비율은 모든 신흥 시장 경제 중 최고 수준이다. 2021년 1분기 GDP의 95.5%로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 분기에도 88~90%의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험하다는 명백한 신호다. 빚이 늘어난 주요 이유는 오르지 않는 소득과 올라가는 생활비 사이의 불균형이다. 살 수 있는 능력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생활을 유지하고 꼭 필요한 비용을 내기 위해 대출에 의존해 왔다. 문제는 이 빚의 상당 부분이 '앞으로 돈을 벌어주지 않는' 빚이라는 점이다. 미래에 소득을 만드는 교육이나 사업이 아닌, 지금 당장 쓰기 위한 고금리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 빚이 대부분이다. 중앙은행 분석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의 경우 이런 빚이 전체 빚의 42%를 차지한다. IMF는 이를 태국 경제의 주요 걸림돌로 계속 지적한다. 인구의 상당수가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기존 빚 갚는 데 쓰고 있어, 경제 성장에 필요한 소비를 할 가처분 소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진 빚이 이제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실망의 10년 생활비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는 태국의 '잃어버린 10년' 경제 성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태국은 2037년까지 고소득 국가 지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약 5%의 지속적인 연간 GDP 성장을 요구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성장은 평균 2%에 가까웠다. 태국은 아세안에서 6번째로 큰 경제로 밀려났고, 베트남 같은 역동적인 국가에 비해 훨씬 느리게 성장한다. 세계은행, IMF, 태국 중앙은행 모두 2025~2026년에 1.6~2.2% 범위의 부진한 성장을 예측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진국 함정'의 전형적 사례로 진단한다. 태국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성장 모델은 잠재력을 다했다. 급속한 고령화, 저부가가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에 의존하는 구식 제조업,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만성적으로 낮은 투자, 그리고 관광 부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경제를 제약한다. 결과는 파괴적인 되먹임 고리다. 정체된 임금과 상승하는 비용이 가계를 부채로 몰아넣는다. 부채 부담은 가계 구매력을 옥죄어 국내 수요를 마비시킨다. 저성장은 고임금, 고생산성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 경제는 갇혔다. 소비자들이 과거의 빚을 갚고 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없고, 경제가 소득을 올리는 데 필요한 성장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빚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책의 실패 : 포퓰리즘의 함정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총리가 바뀌면서 그들의 행정부는 정치적 기원이 달랐지만, 경제 접근 방식은 놀라운 연속성을 보인다. 모두 단기적이고 소비 중심적인 부양책에 의존했다. 구조적 질병을 방치한 채 증상만 치료하는 반응적 정책이었다. 잉락 친나왓 정부(2012~2014년)의 쌀 수매 제도는 시장가 이상으로 쌀을 구매하여 농촌 소득을 증대시키려 했다. 결과는 5천억 바트 이상의 재정 손실, 시장 왜곡, 만연한 부패였다. 생산성 향상 없이 일시적 소득 이전만 제공했다. 쁘라윳 짠오차 정부(2014~2023년)는 에너지 보조금, 가격 통제, '콘 라 크릉' 공동 지불 프로그램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 구제를 제공했지만, 광범위하고 비표적화되어 고소득층에 혜택이 흘러 들어갔다. 재정 비용은 상당했고, 인플레이션이나 임금 정체의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못했다. 쎄타 타위씬 정부(2023~2024년)의 1만 바트 디지털 지갑 제도는 '경제 폭풍'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5천억 바트 규모의 이 계획은 경제학자, 중앙은행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막대한 재정 비용, 법적으로 의심스러운 자금 조달 계획, 인플레이션 부양 가능성이 우려되었다. 결국 프로그램은 축소되고 보류되었다. 패텅탄 친나왓 직전 정부(2024~2025년)도 이 유산을 물려받았다. 부채 구조 조정, 에너지 비용 절감, 수정된 디지털 지갑 제도를 추진한다. 정책은 여전히 단기 수요 자극과 사회적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생산성과 임금 성장의 구조적 장애물은 방치됐다. 태국 중앙은행은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약한 경제와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사이를 헤쳐나가며, 주로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요 주도적이지 않다고 인식했지만, 대규모 정부 부양책의 재정적 지속 불가능성과 높은 가계 부채의 체계적 위험을 경고했다. 이는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는 경제에서 통화 정책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준다. 인간적 비용 : 숫자 너머의 현실 거시 경제 데이터는 냉혹한 그림을 그리지만, 진정한 영향은 국민의 일상적 어려움으로 측정된다. 방콕의 길거리 음식 판매상들은 덫에 걸렸다.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은 끊임없이 상승하지만, 재정적으로 압박받는 고객들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없다. 많은 이들이 더 오래 일하고, 개인 저축을 사용하며, 비공식 대출업자로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는다고 보고한다. 도시를 먹여 살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식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반 가계의 예산은 비재량적 비용이 지배한다. 교통비가 월 예산의 23.19%, 주거 비용이 21.99%를 차지한다. 이 두 범주만으로 45%다. 식음료에 41.8%를 합치면, 재량적 지출, 저축, 또는 교육 투자 여지가 거의 없다. 더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용 식사로의 전환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명백한 예다. 부담은 동등하게 분담되지 않는다. 저소득 가구는 소득의 훨씬 더 큰 비율을 필수품에 지출하므로, 가격 상승의 영향이 훨씬 심각하다. 세계은행은 태국의 빈곤 감소가 2015년 이후 정체되거나 역전되었다고 지적한다. 태국 빈곤층의 79%가 농촌에 거주하며, 이들은 정체된 농업 소득에 의존하고 고임금 일자리 접근성이 낮다. 저소득층은 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가장 높고, 고금리 비생산적 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생활비 위기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를 적극적으로 넓히는 사회적 문제다. 탈출구는 있는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소비 주도 부양책은 생산 능력 증대, 경쟁력 강화, 포용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장기 국가 전략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정부는 재정 정책을 광범위한 현금 지급에서 고승수 공공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디지털과 녹색 인프라, 교육 개혁, 표적화된 인력 재교육이다. 경쟁을 저해하는 10만 개 이상의 구식 법규를 개혁하고, 데이터 기반의 표적화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며, 가계 부채 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디레버리징, 즉 부채를 줄이는 전략을 주도해야 한다. 민간 부문은 저비용 노동 모델을 깨고, 인적 자본과 기술 채택에 투자하며, 전략적 다각화를 수용해야 한다. 목표는 주기적인 하향식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경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지속 가능한 소득 성장을 창출하는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방콕 실롬의 쌀밥 한 끼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중대하다. 태국은 이 악순환을 끊고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새로운 아누틴 정부가 지금 내리려는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 [기사참조 : 더네이션]

스페인 작가 벽화 훼손

2025/10/07 12:38:18

스페인 작가 벽화 훼손 찻찻 방콕 시장 "무질서하고 부끄러운 행위" 방콕 짜른끄룽 30 골목에 그려진 스페인 작가의 벽화가 훼손되어 찻찻 시티판 방콕 시장이 "부끄러운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경찰은 용의자 3명 중 1명을 체포했다. 찻찻 시티판 방콕 시장은 유럽연합(EU)과 방콕시(BMA)의 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페인 예술가 캐롤라이나 아단 카로(Carolina Adan Caro)가 그린 벽화가 그래피티로 훼손된 사건에 대해 "예술가의 국적을 떠나 매우 부끄럽고 무질서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벽화는 방콕 짜른끄룽 30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주태국 스페인 대사관이 홍보에 나서면서 알려졌다. 벽화가 훼손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당국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 1명 체포, 최대 6만 바트 벌금형 경찰은 CCTV 증거를 통해 용의자가 총 3명임을 확인하고, 그중 1명을 체포했다. 용의자에게는 최대 6만 바트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방콕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장소에서의 거리 예술 활동은 반드시 적법한 허가를 받아야 질서와 존중이 유지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참고사진> 출처 ThaiEnquirer 짜른끄룽의 또 다른 아트 명소 1. 거리 예술 & 사진 촬영 명소 (Street Art & Photo Spots) 골목 곳곳에 숨겨진 그래피티와 벽화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아래 골목들은 꼭 방문해 보길. 짜른끄룽 쏘이 32 (Charoen Krung Soi 32) 오래된 중앙 우체국(TCDC) 옆 골목으로, 가장 유명한 벽화들이 모여 있는 곳. 아티스트 Alex Face의 토끼 캐릭터 등 인상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짜른끄룽 쏘이 30 & 28 (Charoen Krung Soi 30 & 28) 이번에 훼손된 벽화가 있던 골목을 포함해, Warehouse 30, ATT19 등 갤러리 주변으로 크고 작은 벽화들이 이어져 있다. 포르투갈 대사관의 벽 조각도 좋은 사진 스팟이다. 딸랏너이(Talat Noi) 지역 짜른끄룽의 끝자락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로, 낡은 자동차 부품상과 중국식 사원, 그리고 현대적인 그래피티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꼭 가봐야 할 갤러리 & 복합문화공간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만든 감각적인 공간들이 많다. 태국 창조 디자인 센터 (TCDC) 역사적인 중앙 우체국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디자인 전문 도서관과 다양한 기획 전시, 기념품 샵 등이 있어 창의적인 영감을 얻기 좋은 곳. 주소 : Central Post Office, 1160 Charoen Krung Road 웨어하우스 30 (Warehouse 30)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낡은 창고 7개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갤러리, 편집샵, 카페, 레스토랑, 소규모 영화관 등이 모여 있어 반나절을 보내기에 좋다. 주소: 48 Charoen Krung 30 ATT 19 120년 된 중국 학교를 개조한 갤러리 겸 라이프스타일 숍. 예술, 디자인, 패션이 어우러진 독특한 전시와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주소: 19 Charoen Krung 30

태국을 사로잡은 숏폼의 마력 : 틱톡, 단순한 앱을 넘어 문화가 되다

2025/10/07 12:23:00

태국을 사로잡은 숏폼의 마력 : 틱톡, 단순한 앱을 넘어 문화가 되다 최근 태국에 방문했다면 누구나 체감했겠지만, 이곳에서 틱톡은 단순한 소셜 미디어 앱이 아니다. 마치 공기처럼 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거대한 문화 현상 그 자체이다.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위아소셜(We Are Social)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온라인 인구 10명 중 8명 이상이 매일 틱톡을 이용하며 아시아 1위,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이용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태국인의 일상이 된 틱톡 태국인들은 틱톡을 단순히 춤과 립싱크를 따라 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이들에게 틱톡은 검색창, 쇼핑몰, 커리어의 시작점, 그리고 문화 트렌드를 만드는 실험실이자 확성기 역할을 한다. 기존의 매스 미디어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대에, 작은 카페나 골목길 식당도 유명 인플루언서의 틱톡 영상 하나로 순식간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1,300만 명에 달하는 태국의 Z세대(12~28세)는 틱톡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틱톡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쇼핑을 하며, 여행 계획을 세운다. 기존의 검색 엔진 대신 ‘틱톡해 봤어?(TikTok it?)’라는 말이 일상화될 정도로, 틱톡은 이들에게 인터넷의 만능 칼과 같은 존재이다. 태국 틱톡의 특별한 이용 행태: ‘관계성’과 ‘진솔함’ 태국 틱톡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진정성(authenticity)’을 중시하는 문화다. 화려하게 꾸며진 영상보다는 일상 속 소박하고 솔직한 순간들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높은 공감을 얻는다. 교복을 입은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아침부터 등교까지의 루틴을 담은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이를 통해 스폰서십을 받는 사례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한 태국 특유의 ‘관계 중심적 문화’는 틱톡 생태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만든 유머러스한 촌극, 태국만의 독특한 유행어와 슬랭이 담긴 콘텐츠들은 마치 온 가족이 즐기는 한 편의 버라이어티 쇼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이러한 콘텐츠는 태국 내에서만 소비되는 것을 넘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태국 문화의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틱톡이 낳은 태국의 슈퍼스타들 태국의 틱톡은 단순히 재미있는 영상을 공유하는 곳을 넘어,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는 등용문 역할을 한다. ★Baby Jolystar : 다양한 캐릭터를 혼자 연기하는 코믹한 상황극으로 틱톡에서 유 명해졌다. 이후 직접 만든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정식 뮤지션으로 데뷔했고, 현재는 교육적인 콘텐츠까지 제작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Punch Puntita : 사랑스러운 외모와 함께 의대생이라는 지적인 매력을 겸비한 그녀는 틱톡에서 큰 인기를 얻은 후, 유명 뮤지션 ILLSLICK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전국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 Dev : 시암 스퀘어에서 진행한 즉석 거리 인터뷰 영상 하나로 패션계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그의 스트리트 패션은 태국 Z세대들의 워너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태국 틱톡은 평범한 10대들이 꿈을 펼치고, 재능을 인정받으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휴대폰 하나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잠재적인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틱톡, 태국의 미래를 그리다 K-POP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이끌었듯, 틱톡은 태국 음식, 패션, 관광 산업의 글로벌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언어의 장벽 없이도 태국만의 독특한 감성과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태국에서 틱톡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앱이 더이상 아니다. 이 앱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Z세대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플랫폼이다. 틱톡이 앞으로 태국 사회에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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