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태국 경제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0/05/13 12:35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의 발언에 따르면 태국 경제는 앞으로 약 9개월 이상 코로나19의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관광산업과 경제활동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기존 3개월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라고 밝히며 아마도 9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국난 극복을 위해 지난달 태국내 20대 부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이후 더 많은 태국 부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태국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1조 9천억 바트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경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했으며 이는 태국 역사상 가장 큰 금액으로 기록될 것이다.

태국 실업자 속출

한때는 실업률에서 동남아 최저를 기록했던 태국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천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태국 전역에 대다수 관광 관련업계는 물론 레스토랑과 공장 등에서도 실직자들이 나오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은행이나 대기업 등 고급 인력들의 실업률도 증가 추세에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태국 정부의 비상사태 발효와 전국적인 통행금지, 지역간 이동 금지 등은 태국 실업률 악화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태국 서민들은 금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서로 금을 팔겠다고 나서고 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팔아버릴 금붙이 마저 떨어지면 그 다음은 어찌될지에 대해 모두들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비록 지난 5월 4일을 기해 노점, 일부 레스토랑 등이 소프트 재개장을 시행했다. 태국 정부는 여전히 한 테이블에 함께 앉는 것을 금지시키고 테이블 위에서는 조리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제약이 따르지만 어쨋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배달업체, 라인맨/그랩맨/라라무브맨/겟맨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먹기 보다는 주로 외부에서 사다먹는 관습이 오래된 태국에서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 것은 그야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주방 시설이나 요리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과는 달리 요리를 아예 안하는 가정도 있을 정도로 사먹는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는 태국인 만큼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큰 불편을 야기한다.

실업률이 역대 최악 상황이며 모든 경제분야가 불경기를 겪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배달전문 업체들이다. 태국에서도 여러 배달 업체들이 그동안 활약하였으나 지금과 같은 인기를 끌었던 적은 없었다. 오죽하면 본업을 제치고 배달업으로 전업하는 태국 젊은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을까!

그랩(Grab)

콜택시와 오토바이 택시로 시작한 그랩은 콜택시 분야에서는 아마도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비스업체일 것이다. 태국에는 2012년에 진출했다. 싱가폴에서 시작된 그랩택시는 이후 일본,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 빠르게 진출했다.

초창기에는 택시로 시작했고 이후 오토바이 택시로 영역을 넓혔으나 한동안(지금도 여전히) 태국 골목 어디에나 있는 일명 태국식 오토바이 택시(랍짱)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었다. 영역 다툼으로 비화되기도 했었으나 대기업으로 성장한 그랩을 따라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지금은 약간 소강 상태에 있다.

빠르게 성장한 그랩은 택시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배달 서비스와 택배, 호텔예약 서비스까지 병행하고 있다. 아마도 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업체일 것이다.

장점

배달원과 직접 통화를 하며 주문을 하거나 위치 파악을 할 수 있다. 그랩앱을 통해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배달료와 음식값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배달원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있는 등 앱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잘만 이용하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많은 배달사원을 확보하고 있다.

단점

배달이 가능한 음식 메뉴와 레스토랑에서 타 전문업체보다는 선택권이 떨어진다. 배달시간이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라인맨(LineMan)

원래는 네이버 라인 메신저로 시작된 업체이다. 지난 2017년 태국에서 음식 배달업체로 영업기반을 확장했다. 초기에는 배달비를 무조건 10바트만 받아 많은 유저를 확보했다. 현재는 기본 6킬로미터 10바트에 거리에 따라 1키로미터 당 9바트가 추가된다. 밤 12시부터 새벽 7시 사이에 배달(현재는 통행금지로 불가능)하는 경우 100바트 서차지가 징수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사용 제한시간이 있지만 이전에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했다. 또한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배달이 가능했으며 배달가능한 레스토랑과 음식 메뉴가 타업체보다 다양하다.

현재 그랩과 함께 태국 배달업체 양대산맥으로 활약하고 있다.

장점

또 다른 음식 전문 앱 웡나이와 연계하여 선택할 수 있는 메뉴와 레스토랑이 무궁무진하다. 배달맨이 매 순간마다 위치와 상황 등을 알려온다. 프로모션과 디스카운트가 다양하다. 비록 통금기간이지만 가장 늦게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단점

현금으로 계산해야 한다. 1,000바트 이상은 주문할 수 없다. 메뉴가 태국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은 사용하기가 불편하다.

푸드판다(Foodpanda)

태국에는 2012년 최초로 영업을 시작했다. 음식배달이 활성화 되기 전 방콕에서 초창기 50개 레스토랑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1,60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연계해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초기 푸드판다는 배달료와 레스토랑 업주에게도 너무 과한 사용료를 요구한다는 불만때문에 구설에 오르기도 했었다 현재는 이런 불만사항들을 시정하고 롱런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라인이나 그랩에 약간 뒤쳐지는 느낌이다.

장점

타업체는 스마트폰 앱이 활성화 되어 있으나 푸드판다는 웹사이트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웹사이트는 태국어는 물론 영어와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다. 레스토랑이 오픈하기 전에 미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는 배달료가 무료인 경우도 있다.

단점

기본 배달료는 40바트이며 최저 주문은 50바트 웹사이트 사용이 스마트폰 앱 보다 쉽다.

겟(GET)

인도네시아에서 빅히트를 기록한 ‘고-젝’(Go-Jek) 택시가 지난 2019년 2월 태국에 상륙했다. 가장 신생업체이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음식 배달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겟은 곧 오토바이와 택시 운행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한다.

원 클릭으로 음식 주문이 이루어지는 AI(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하는 겟은 매우 인상적이나 너무 쉽게 주문이 가능해 취소 사례가 속출하기도 한다. 배달 시간은 15분 이내를 자랑하기도 해 빠른 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배달 반경이 그리 넓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파트너 레스토랑은 배달료가 10바트부터 시작, 파트너 레스토랑이 아닌 경우 기본 30바트.

장점

신규 유저들에게 무료 배달 바우처를 선물한다. 방콕 어디에서나 주문이 가능하다. 단, 25km 반경내 레스토랑만 가능 두 개 이상의 주문을 두 군데 이상의 주소로 동시 배달이 가능하다.

단점

배달 반경 25km 인근의 레스토랑에서만 주문이 가능하다. 너무 간단하게 주문이 이뤄져 간혹 주문이 된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대략의 가격만 알려줘 배달맨이 도착해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다.

해피프레쉬(Happy Fresh)

이용자 주변의 톱스 수퍼마켓, 고멧마켓, 빅씨, 테스코로터스, 씽하 온라인 등에서 각종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용자 주변 유명 레스토랑, 와인커넥션, 베이오토 등은 물론 왓슨스, 블루엘리펀트 심지어 애완동물 사료 등도 주문할 수 있다.

본인의 희망 수퍼마켓을 클릭하면 해당 수퍼마켓 물건들이 리스트에 올라오고 이를 클릭하면 해피프레쉬 직원이 해당 수퍼마켓에서 직접 물건을 담아 결제한 후 이용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배달료는 이용자가 내게 되는데 기본 5km 반경 66바트부터 시작된다. 매 1킬로미터마다 2바트씩 추가되며 10km 이상일 경우 최대 12바트가 추가된다.

장점

주문후 배달 시간을 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주문후 해당 제품이 품절일 경우 대리구매자가 품절 제품을 대체할 제품 정보를 보내준다. 무거운 물품을 굳이 직접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수퍼마켓이 문을 열지 않은 시간에도 주문할 수 있다.

단점

눈으로 직접 보며 구입하는게 아니라서 특히 야채 종류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배달 시간을 정할 수는 있지만 수퍼마켓 운영시간과 병행해 정할 수 있다. 배달이 밀리면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다.

태국 정부의 통행금지 발표, 비상사태 선언, 이동 금지 등은 많은 사람들을 패닉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대유행은 사람들을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으며 혼란스럽게 했다. 이런 와중에 갑작스러운 배달업 유행은 한때 라인맨이 2주 사이 2만바트를 3만바트를 벌었다는 루머가 퍼지기에 충분했고 이에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은 배달 전문업체로 달려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모여들어 많아지니 그만큼 문제가 발생했다. 배달맨이 많아지고 배달할 업무도 늘어나면서 진짜 대박을 만난 것은 배달업체 본사들이었다. 배달맨들의 평균 배달 수수료는 30바트. 초기 손님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때는 레스토랑에서도 음식을 금새 만들어주고 바로바로 배달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배달이 많아지면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만들어 포장하는데도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부 인기 레스토랑의 경우 배달 주문이 밀리면서 길게는 한시간을 기다려서야 포장이 완료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래걸리면 고객들은 컴플레인을 하게 되고 심한 경우 배달맨이 음식값을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배달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주문한데로 배달을 완료했으나 손님은 돈을 치른 만큼의 음식이 배달되지 않았다고 본사에 컴플레인을 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레스토랑에서도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가장 힘없는 쪽은 바로 배달맨들이다.

손님의 컴플레인이 많을 수록 벌점 제도로 인해 본인이 원하는 배달을 따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배달건이 도착했지만 거절하는 경우 생겨난다. 벌점이 쌓이면 다음 배달 업무에서 불이익을 받아 배달에 배제 되기도 한다.

올해초부터 하루 16~18시간 배달업에 매달렸다는 한 배달맨은 일주일에 16,000바트를 벌 때도 있었다고 한다. 4주 한달로 계산하면 웬만한 대기업 간부의 월급과도 맞먹는다. 정말로 매력적인 액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배달시간이 오래 걸려 손님이 배달 주문을 취소할 경우 음식값은 고스란히 배달맨에게 부담되어 진다. 주문한 음식을 먼저 본인의 돈으로 지불했기 때문이다.

방콕에서만 한 배달업체에 10만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스마트폰과 오토바이 그리고 약간의 현금만 있으면 누구라도 뛰어들 수 있는 배달맨. 하지만 본사에서는 오토바이 수리비 등 제반 경비에 대해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또한 배달중 오토바이 사고가 나도 이에 대한 보상도 해주지 않는다. 온전히 배달맨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이다. 본사는 어떻게 보면 플랫폼만 제공하고 가장 많은 돈을 챙기는 것이다.

바야흐로 플랫폼 경제의 시기가 도래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태국에서는 매년 3억 3천만에서 3억 5천만바트씩 성장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매년 10% 성장하는 분야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핫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이후 극적인 변화 첫번째 주자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