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까지 들어온 총성

2026/08/25 11:03:56

학교 안까지 들어온 총성 논타부리 참사가 드러낸 태국 총기 관리의 구멍 합법 총기 한 정이 가정에서 교실로… 60일 총기법 개정과 90일 학교안전기준,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학교는 아이를 집 다음으로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2026년 8월 7일 오전, 논타부리 방끄루아이 지역의 뎁시린 논타부리 학교에서는 그 믿음이 총성과 함께 무너졌다. 경찰과 보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14세 학생은 이날 아침 집에서 조부모를 살해한 뒤, 조부 소유의 총기를 가지고 학교로 이동해 총격을 벌였다. 교사와 교직원 5명이 숨졌고, 중상을 입은 12세 여학생도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가해 학생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8월 12일 현재까지 확인된 전체 사망자는 가해 학생을 포함해 9명이다. 피해자만 따지면 교내 6명과 조부모 2명 등 8명이다. 태국 보건부는 8월 8일 정오 기준 부상자 27명 가운데 15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명은 중증 또는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초기에는 부상자 수가 20명대부터 30여 명까지 엇갈렸는데, 총상 외에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받은 사람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집계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학교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수업을 중단하고 17일 재개교를 준비했다. 사건이 발생한 교실은 별도 폐쇄 조치됐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리 회복 프로그램도 시작됐다. ‘학업 스트레스’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 사건 직후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는 가해 학생이 학업과 보호자의 엄격한 지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찰은 학생이 이전부터 총기에 관심을 보였고 온라인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본 정황도 조사했다. 그러나 수사가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학업 스트레스나 가족 갈등을 단일한 범행 동기로 확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많은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와 갈등을 경험하지만 총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에서 반드시 함께 봐야 할 것은 한 청소년이 집 안에 있던 실탄 총기와 탄약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용된 총기는 조부 명의로 합법적으로 등록된 권총이었다. 불법 총기가 암시장에서 학교로 들어온 사건이 아니라, 합법 총기 한 정이 안전하게 보관되지 않은 채 가정에서 교실로 이동한 사건이다. 이번 참사가 불법 총기 단속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기 소유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만큼 총기를 집에서 어떻게 보관하는지, 소유자가 사망하거나 고령·질병 등으로 관리 능력을 잃었을 때 누가 회수하고 재심사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미성년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총기와 탄약을 분리해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보관하도록 하고, 관리 의무를 위반해 제3자가 총기를 사용한 경우 소유자의 책임을 묻는 제도가 필요하다. 100명당 15.1정, 숫자보다 무거운 현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민간 총기 보유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Small Arms Survey가 2017년을 기준으로 추산한 태국의 민간 총기는 약 1,034만 정이다. 인구 100명당 15.1정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600만 정 이상이 등록 총기이고, 약 400만 정은 미등록 총기로 추정됐다. 다만 이 수치는 2026년 현재의 실시간 총기 등록 통계가 아니다. 최신 공식 전수조사가 아니라 등록 자료와 여러 추정치를 결합한 2017년 자료라는 점을 함께 밝혀야 한다. 그렇더라도 태국의 민간 총기 재고가 동남아시아 주변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큰 흐름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총기 문제는 숫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2020년 나콘랏차시마 총기 난사, 2022년 농부아람푸 어린이집 참사,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 2025년 방콕 오토코 시장 총격에 이어 2026년 2월에는 핫야이의 학교에서도 총격과 인질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뎁시린 논타부리 사건은 고립된 돌발 사건이 아니라 반복돼 온 경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사건 사흘 뒤인 8월 10일에는 같은 논타부리주의 지방행정기관 사무실에서 전직 국회의원이 개인적인 금전 갈등을 이유로 지방행정기구장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학교와 관공서에서 며칠 간격으로 총성이 울리면서 총기 문제를 더 이상 특정 범죄자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워졌다. 태국 사회에 총기가 널리 퍼진 네 가지 통로 태국의 총기 확산을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오래된 법과 허술한 사후관리, 공무원 대상 할인구매제도, 불법·온라인 시장, 그리고 총기를 힘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가 서로 맞물려 있다. 첫째, 총기 규제의 기본 틀이 지나치게 오래됐다. 태국 총기 규제의 뼈대는 1947년 제정된 총기·탄약·폭발물·불꽃놀이·모조총기법이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허가와 추적은 여전히 낡은 행정 구조에 기대고 있다. 온라인 거래와 부품 유통, 공포탄용 총기의 실탄 총기 개조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둘째, 허가를 받은 뒤의 관리가 느슨했다. 총기를 구입하려면 구매허가인 P.3가 필요하고, 구입 후에는 총기를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P.4를 받아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하려면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문제는 P.4 소지자의 상태와 위험 요인을 정기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총기를 처음 구입할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10년, 20년 뒤에도 상황이 같다는 보장은 없다. 가정폭력, 약물 의존, 심각한 행동 변화, 인지기능 저하, 가족 내 갈등과 같은 위험은 시간이 흐르면서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 제도에는 표준화된 정신건강 심사와 정기적인 허가 재평가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 셋째, 암시장과 온라인 거래가 제도 밖 수요를 흡수했다. 미등록 총기뿐 아니라 공포탄용 총기를 실탄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한 총기,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부품과 사제총기까지 유통 경로가 다양해졌다.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도 개조 총기의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넷째, 경찰과 군인, 공무원 등이 할인된 가격으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가 총기 재고를 늘리고 일부 총기가 제도 밖으로 흘러갈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제도는 위험한 업무를 맡은 공직자의 자기방어를 돕는다는 취지로 운영됐다. 그러나 총기가 업무용 장비가 아니라 개인 자산과 수집품처럼 취급되면서 여러 정을 구매하거나 퇴직 후에도 보유하는 사례가 생겼다. 총기는 왜 ‘바라미’와 권력의 상징이 됐나 태국 사회에서 총기는 자기방어나 사격 스포츠의 도구만을 뜻하지 않았다. 총기의 높은 가격과 합법 구매 절차의 까다로움 때문에 일부 계층에서는 총기가 부와 권력, 특권을 보여주는 물건으로 받아들여졌다. Reuters와 총기 문제 연구자들은 태국에서 총기가 힘과 특권의 상징으로 우상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태국어에는 ‘바라미(บารมี)’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덕망이나 위엄을 뜻하지만 정치·사회적 맥락에서는 주변을 움직일 수 있는 위세와 영향력의 의미로도 쓰인다. 일부 지역 정치인과 사업가, 유력자에게 고급 총기와 무장한 수행원은 자신의 힘을 드러내고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수단이 됐다. 총을 실제로 쏘지 않더라도 ‘총을 가진 사람’, ‘무장 인력을 거느린 사람’이라는 인식 자체가 권력으로 작동한 것이다. 태국 학계에는 불법 총기가 지역 유력자의 영향력을 만드는 ‘상징자본’과 ‘문화자본’으로 기능해 왔다는 연구도 있다. 국가의 통제가 약한 지역에서 총기는 토지와 사업권을 지키는 도구이자,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고 인맥을 넓히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런 역사적 경험이 지역 정치와 회색사업, 청부폭력 조직의 문화와 결합하면서 ‘총이 곧 힘’이라는 인식을 남겼다. 실제 경찰이 정치인이나 지역 유력자의 자택을 수색할 때 개인 소장의 범위를 넘어선 총기와 탄약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2016년 나콘파톰의 한 지역 정치인 자택에서는 군용 무기 8정과 권총 14정, 다량의 탄약이 침실과 사무실의 장 안에서 발견됐다. 다른 정치인 자택에서는 수집실 등에 보관된 총기 80정가량이 발견돼 경찰이 허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여기서 모든 총기가 불법이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당시에도 일부 총기는 합법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그러나 불법 무기가 은닉된 사례와 합법 여부가 즉시 확인되지 않는 대규모 개인 소장 사례가 함께 반복됐다는 사실은 태국 총기 관리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상류층 전체나 모든 정치인을 총기 문제와 연결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문제는 일부 정치인과 지역 유력자, 사업가 집단에서 총기 수집과 무장 인력 보유가 ‘세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용인됐고, 돈과 인맥이 있는 사람은 허가제도 안팎에서 총기에 접근하기 쉬웠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저나 사업장에 보관되거나 숨겨진 총기는 소유자만의 물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절도와 불법 양도, 가족의 무단 사용, 갈등 상황에서의 충동적 사용을 거쳐 사회로 다시 흘러나올 수 있다. 따라서 불법 총기 단속은 거리의 사제총기나 온라인 판매자만 겨냥해서는 부족하다. 정치인과 공직자, 지역 유력자라고 예외를 두지 않고 대량 보유 총기의 출처와 허가, 양도와 상속 기록을 같은 기준으로 조사해야 한다. 권력과 가까운 사람에게 총기법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순간 ‘총이 곧 특권’이라는 문화는 더욱 강해진다. 벌써 나타난 모방 위협 뎁시린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뒤, 치앙마이 몽포트 칼리지의 학생 라인 단체방에서 학교 총격을 예고하는 듯한 대화가 퍼졌다. 일부 학생은 특정 학년과 교실을 거론했고, 총기 사진도 공유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러 학교로 달려왔고 경 학생들은 온라인 유행을 따라 한 장난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속 총기가 실제 총기인지, 구체적인 공격 준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곧바로 제2의 총격 계획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한 장난으로만 넘길 수도 없다. 미국 학교 총격 자료를 분석한 2015년 연구는 대형 총격이나 학교 총격 이후 유사 사건의 발생 위험이 평균 약 13일 동안 높아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미국 자료를 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대형 사건 직후 모방성 위협과 과장된 온라인 행동을 특별히 주의해야 할 근거는 된다.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책임도 크다. 가해자의 이름과 사진, 범행 동선과 사용 수법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보도는 사건을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 사실을 숨기라는 뜻이 아니다. 가해자를 영웅이나 반영웅처럼 만들지 말고, 피해자와 구조적 문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에 보도의 중심을 두자는 이야기다. P.3 중단과 60일 총기법 개정 아누틴 총리와 내각이 발표한 총기 대책은 단기 조치와 장기 개혁으로 나뉜다. 우선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의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일반 총기 구매허가인 P.3의 신규 발급도 별도로 중단했다. 두 조치는 서로 다른 조치다. 전국의 미사용·미처리 P.3를 조사해 30일 안에 내무부에 보고하도록 했으며, P.3를 받아 이미 총기를 구입했지만 P.4 등록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내각 결정일로부터 30일 안에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공공장소 총기 휴대 금지는 이번에 처음 생긴 법이 아니다. 기존 법의 집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라 하더라도 집 밖에서 마음대로 휴대할 수 없으며, ‘자기방어용’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장기적으로는 내무부가 60일 안에 총기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허가와 거래 절차를 실시간 전자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세관·국세청 자료를 연계하며, 총기의 식별정보와 판매·이전 기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P.4를 3년마다 갱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요한 것은 ‘3년 갱신’이 아직 시행 중인 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60일 안에 법안이 제출되고 입법 절차를 통과해야 비로소 의무가 된다. 학교 안전기준은 90일 안에 마련 교육부와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 사회개발인간안보부, 노동부는 보건부 정신건강국 등과 함께 90일 안에 ‘국가 학교안전기준’을 마련해 내각에 제출하기로 했다. 장기 기준에는 학생과 교직원의 정기적인 심리 상태 확인, 위험 학생의 전문기관 연계, 담임·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한 ‘Train the Trainer’ 교육, 비상상황 대응훈련, CCTV와 교내 취약지점 점검, 출입자와 위험물품 검색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학생이 보복이나 낙인의 두려움 없이 고민과 위협을 알릴 수 있도록 Traffy Fondue 등을 활용한 익명 신고 채널과 ‘Safe Zone’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2022년에도, 2023년에도 비슷한 약속은 있었다 이번 대책이 강력해 보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농부아람푸 어린이집 참사 뒤에도 태국 정부는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평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소유자의 허가 취소, 불법 총기 자진 반납, 총기허가의 3∼5년 주기 재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23년 시암파라곤 총격 이후에도 신규 허가의 한시적 중단, 수입 제한, 사격장 연령 제한, 정신건강 확인서와 총기허가 유효기간 도입이 거론됐다. 그러나 2026년 8월 현재도 총기 소지 신청자에 대한 표준화된 정신건강 심사와 기존 소유자의 정기 재평가는 제도화되지 못했다. 이번에 또다시 등장한 ‘60일’과 ‘90일’이 냉소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태국 사회에 부족했던 것은 대책 발표가 아니라 끝까지 법을 만들고 예산과 인력을 배정해 집행하는 힘이었다. 필요한 것은 총기와 사람, 가정과 학교를 잇는 관리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제도화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미성년자가 거주하는 가정에 총기 잠금장치와 탄약 분리 보관을 의무화해야 한다. 관리 의무 위반으로 총기가 유출됐을 때 소유자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P.4를 정기적으로 갱신하면서 범죄 기록뿐 아니라 가정폭력, 약물 의존, 심각한 행동 변화와 관리 능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에게 급박한 위험이 확인되면 법원의 통제 아래 총기를 일시 회수할 수 있는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를 통해 공급된 기존 총기의 소재와 소유권 변동을 감사해야 한다. 판매점과 사격장의 총기·탄약 재고, 세금, 양도와 상속 기록도 하나의 전자시스템에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정치인과 공직자, 지역 유력자를 포함한 대량 총기 보유자에게 동일한 검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등록되지 않은 총기와 탄약을 숨겨두거나 양도 기록을 누락한 경우에는 지위와 관계없이 처벌해야 한다. 자산신고 대상 공직자의 총기도 허가 자료와 자동 대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학교마다 상담교사 몇 명을 배치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교사·상담사·관리자·경찰이 참여하는 위협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신고한 학생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 익명 신고 채널도 작동한다. 여섯째, 언론과 온라인 플랫폼은 가해자를 과도하게 부각하지 않는 보도 원칙을 세워야 한다. 범행 장면과 수법을 반복 유통시키는 대신 피해 회복, 위험 신호, 신고와 상담 경로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60일과 90일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법안 제출 여부, 회수된 불법 총기 수, 점검한 판매점과 사격장 수,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로 공급된 총기의 점검 결과, 학교별 상담 인력과 위기대응계획을 국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는’이라는 말이 행정이 되려면 교민 가정도 이번 사건을 지나친 공포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출입 통제와 비상연락망, 대피 절차, 상담창구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온라인에서 총격이나 보복을 암시하는 글을 발견하면 이를 단순히 재전송해 공포를 키우기보다 학교와 경찰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 태국 경찰 긴급전화는 191, 정신건강 상담은 1323, 아동·가족 관련 사회지원은 1300이다. 이번 참사는 불법 총기 한 정만 없애면 끝나는 사건도, 스트레스를 받은 한 학생의 문제로만 돌릴 사건도 아니다. 합법 총기의 허가와 보관, 미등록 총기의 유통, 공무원 할인 총기 구매제도의 사후관리, 총기를 권력과 위세의 상징으로 여겨 온 문화, 학교의 위험 신호와 온라인 모방이 하나의 사슬로 연결돼 발생한 비극이다. 이제 60일과 90일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위원회나 발표문이 아니다. 총기가 실제로 회수됐는지, 허가가 다시 심사됐는지, 권력자에게도 같은 법이 적용됐는지, 학교에 상담 인력과 신고체계가 들어갔는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추모식장의 문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번에는 그 말이 법과 예산, 현장의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글 | 김종민 편집국장

태국 남부 연쇄 총격·폭발 나라티왓 참사 이후에도 이어진 폭력

2026/08/10 15:15:23

태국 남부 연쇄 총격·폭발 나라티왓 참사 이후에도 이어진 폭력 7월 21일 차량폭탄부터 8월 3일 얄라 경찰서· 빠따니 사찰 공격까지 각 사건의 연계성과 배후는 조사 중…평화회담 연기 속 여행경보 3단계 유지 태국 최남부 지역에서 총격과 폭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22일 나라티왓주 검문소 공격으로 태국군 소속 레인저 5명이 숨진 뒤에도 얄라와 빠따니, 나라티왓에서 추가 사건이 이어졌다. 불과 2주 사이 차량폭탄과 검문소 습격, 민간인 피살, 경찰관 총격, 경찰서 공격, 사찰 내 폭발물 투척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사건들이 하나의 조직에 의해 지휘된 연쇄작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사건은 남부 분리주의 활동이 아닌 마약·조직범죄와의 관련성도 함께 조사되고 있다. 부께사미 검문소 공격.. 레인저 5명 사망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7월 22일 저녁 나라티왓주 래응애군 부께사미 검문소 공격이다. 태국 군 당국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검은 옷을 입은 무장 괴한들이 픽업트럭과 오토바이를 이용해 검문소에 접근한 뒤 군용 총기를 난사하고 사제 파이프 폭탄을 던졌다. 이 공격으로 태국군 산하 준군사조직인 레인저 5명이 숨지고, 3살 여자아이와 10살 남자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6명이 다쳤다. 공격자들은 검문소에 있던 AK-47 소총 3정과 방탄조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에 이용된 픽업트럭은 현장에서 약 21㎞ 떨어진 곳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CCTV와 차량 이동 경로, 현장 탄피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용의자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다만 8월 4일 현재 범행을 공식적으로 자처한 단체는 없으며, 배후 조직도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하루 전에는 나라티왓 경찰서 앞 차량폭탄 부께사미 검문소 공격은 돌발적으로 발생한 단일 사건이 아니었다. 하루 전인 7월 21일 오후 7시20분께 나라티왓주 무앙군의 옛 딴용 경찰서 앞에서 차량폭탄이 터졌다. 공격자는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경찰서 쪽으로 이동시킨 뒤 빠져나갔고, 차량이 경찰서 앞에서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이 경상을 입고 경찰서 건물과 관용재산이 파손됐다. 태국 당국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추가 관련자를 조사하고 있다. 7월 21일 차량폭탄과 다음 날 부께사미 검문소 습격이 시간상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연관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두 사건이 같은 지휘선 아래 계획됐는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얄라에서는 도로공사 책임자 피살 검문소 공격 다음 날인 7월 23일에는 얄라주 반낭사따군에서 도로 확장공사를 감독하던 48세 현장 책임자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얼굴을 가린 괴한 2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공사현장에 접근해 굴착기 뒤편에 있던 피해자를 가까운 거리에서 쏜 뒤 타른또군 방면으로 달아났다. 피해자는 군인이나 경찰이 아닌 민간 건설업체 직원이었다. 이 사건은 최근 남부 폭력이 보안시설과 공권력뿐 아니라 지역에서 일하는 민간인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7월 25일 밤에는 빠따니주 퉁양댕군에서 가족과 함께 낚시를 마치고 돌아가던 경찰관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다. 함께 있던 가족은 다치지 않았다. 경찰은 공격 동기와 남부 무장세력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탁바이에서는 마약 단속 중 경찰 2명 사망 8월 2일에는 나라티왓주 탁바이군의 기름야자 농장 안에서 경찰과 무장 용의자 사이에 총격전이 발생했다. 탁바이 경찰 수사팀은 마약 관련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농장 안의 오두막을 수색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건 이후 경찰·군·행정 당국은 일대를 봉쇄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으며, 여러 명을 조사하기 위해 신병을 확보했다. 다만 이 사건은 부께사미 검문소 공격과 성격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경찰의 최초 작전 목적은 마약사건 수사였다. 일부 보안 당국은 총격에 가담한 인물이 남부 무장활동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지만, 분리주의 조직이 경찰을 겨냥해 계획한 공격으로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다. 태국 남부에서는 분리주의 무장활동과 마약·밀수·조직범죄가 같은 지역에서 중첩된다. 따라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을 BRN이나 분리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얄라 경찰서 공격으로 인근 학교까지 휴업 8월 3일 오전 7시55분께에는 무장 괴한들이 얄라주 무앙군 람마이 경찰서 뒤편에서 총기를 발사했다. 공격자들은 숲과 고무농장 방향을 통해 경찰서에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즉시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수분간 총격이 이어졌고, 공격자들은 인근 숲으로 달아났다. 이 사건으로 보고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경찰서 인근 학교는 학생들이 등교하던 시간에 총격이 발생하자 안전을 위해 수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공격이 보안시설에 국한되더라도 주변 주민과 학생의 일상을 직접 위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같은 날 오전 8시40분께 빠따니주 빠나레군의 텝니밋 사찰 안에도 소형 사제폭발물이 투척됐다. 폭발물은 사찰 화장실 인근에 떨어졌으며, 이곳은 일부 레인저가 머물던 장소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와 큰 재산 피해는 없었다. 공격의 정확한 표적이 사찰이었는지, 인근에 머물던 보안요원이었는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공격 주체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연쇄공격’ 정황은 있지만 단일 작전으로 단정 못해 7월 21일부터 8월 3일까지 발생한 사건들을 종합하면 태국 최남부의 치안 상황이 다시 불안정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차량폭탄과 검문소 습격은 보안기관을 겨냥했고, 얄라에서는 민간 건설업체 직원이 피살됐다. 이어 경찰 총격과 경찰서 공격, 사찰 안 폭발물 투척까지 발생했다. 공격 지역도 나라티왓에서 얄라와 빠따니로 넓어졌다. 그러나 발생 시기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을 BRN 또는 하나의 무장조직이 지휘한 연쇄작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까지 각 사건을 하나로 묶는 공식 수사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탁바이 경찰 피격 사건은 마약단속 과정에서 발생했다. 반면 차량폭탄과 검문소 공격은 보안시설을 목표로 치밀하게 준비된 정황이 뚜렷하다. 사건의 성격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남부 반군 테러’로 묶으면 오히려 정확한 상황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 중동전쟁과 직접 연결됐다는 증거 없어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충돌이 격화되면서 태국 남부 무장세력이 중동의 친이란 조직이나 국제 이슬람 무장조직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최근 남부 공격과 중동전쟁을 직접 연결하는 정보나 수사 결과는 없다. 두 분쟁은 발생 배경과 목표가 다르다. 태국 남부의 대표적 분리주의 조직으로 알려진 BRN은 말레이계 주민의 민족적·언어적·종교적 정체성과 옛 빠타니 지역의 정치적 지위를 핵심 의제로 삼는다. 독립과 자결권, 광범위한 자치권이 주요 요구다. 반면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는 국경을 넘어선 이슬람 국가 건설을 표방하는 국제 지하디스트 조직이다. 국제위기그룹은 태국 남부 분리주의 세력과 국제 지하디스트 조직 사이에 운영상 연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남부 무장투쟁은 기본적으로 지역 민족주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해 왔다. ‘무슬림 무장세력’이라는 표현만으로 태국 남부 분쟁을 미국·이란 전쟁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중동전쟁이 태국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 중동 체류 태국 국민의 안전 문제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태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태국 국민은 약 11만 명이다. 이들을 모두 파견 노동자로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태국 당국이 방콕의 미국·이스라엘·이란 대사관과 관련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것도 남부 분쟁의 전국적 확산이 아니라 중동 정세에 대응한 별도의 예방조치다. 1909년 ‘강제 병합’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역사 태국 남부 분쟁의 중심지는 빠따니·얄라·나라티왓주와 쏭클라주 일부 지역이다. 이 일대는 역사적으로 말레이어와 이슬람 문화를 기반으로 한 빠타니(Patani) 술탄국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이 1909년 영국과 시암의 조약으로 갑자기 태국에 병합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시암은 18세기 말부터 파타니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했고 19세기 초에는 빠타니를 여러 행정구역으로 분할했다. 1902년에는 기존 지역 통치체제를 폐지하고 방콕이 임명한 관리들을 통해 직접 행정을 실시했다. 1909년 영국과 시암이 체결한 조약은 오늘날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국경을 확정했다. 시암은 케다·클란탄·트렝가누·펄리스에 대한 권리를 영국에 넘겼고, 빠타니·얄라·나라티왓 일대는 시암의 지배 아래 남았다. 이 조약은 파타니를 처음 점령한 사건이라기보다 이미 진행된 시암의 지배를 국제적으로 확정한 분기점에 가깝다. 이후 중앙정부가 태국어와 태국적 국가 정체성을 중심으로 행정과 교육제도를 통합하면서 말레이계 무슬림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 현지 말레이어와 이슬람 교육의 위축, 정치적 대표성 부족, 경제적 소외와 일부 치안기관의 인권침해가 복합적으로 쌓이며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2004년 남긴 크루세와 따크바이의 상처 현재와 같은 무장 분쟁이 본격적으로 재점화된 것은 2004년이다. 그해 1월 무장세력이 나라티왓의 군부대를 습격해 다량의 무기를 탈취하면서 폭력 사태가 급격히 확대됐다. 같은 해 발생한 크루세 모스크 진압 사건과 따크바이 사건은 갈등을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시켰다. 딱바이 사건에서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7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체포된 주민들을 군용트럭에 겹겹이 눕혀 이송하는 과정에서 78명이 압사하거나 질식해 사망했다. 전체 사망자는 85명이다.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따크바이는 남부 주민들이 중앙정부에 느끼는 불신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았다. 2004년 이후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7천800명을 넘어섰다. 희생자는 군인과 경찰뿐 아니라 불교도와 무슬림 주민, 교사, 승려, 지방공무원 등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 이 분쟁을 불교도와 무슬림의 단순한 종교전쟁으로 규정할 수 없는 이유다. 평화회담 연기·태국·말레이시아 사이에도 시각차 태국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공식 평화대화는 2013년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시작됐다. 그러나 태국의 정권 교체와 협상 대표성 논란, 독립·자치권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정부는 2026년 새 협상대표를 임명하고 BRN과의 공식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6월 말 회담이 예상됐지만 실제 공식 회담은 열리지 못했다. 이어 나라티왓 차량폭탄과 부께사미 검문소 공격 등이 발생하자 태국 정부는 9월로 검토하던 회담을 취소하고 평화대화를 무기한 연기했다. 태국 정부는 말레이시아에 남부 무장 용의자들이 국경을 넘어 은신하지 못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측은 자국이 은신처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평화대화의 중재국이면서 태국 남부와 언어·종교·민족적으로 연결된 국경 국가다. 양국의 신뢰가 약해질 경우 중단된 평화대화의 재개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위험은 남부에 집중…태국 전역으로 확대 해석 말아야 최근 사건은 빠따니·얄라·나라티왓 등 최남부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번 공격들이 방콕과 치앙마이, 파타야, 푸껫 등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는 징후는 없다. 그렇다고 남부의 위험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공격은 군부대와 경찰서, 검문소뿐 아니라 도로공사 현장과 사찰, 학교 인근에서도 발생했다. 외국인이 의도적인 표적이 아니더라도 폭발이나 총격에 휘말릴 위험은 존재한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현재 빠따니·얄라·나라티왓주 전체와 쏭클라주 42번 국도 이남 지역에 여행경보 3단계인 ‘출국권고’를 발령하고 있다. 남부 분쟁을 설명할 때는 흔히 쏭클라주의 짜나·테파·나타위·사바요이 4개 군이 분쟁권역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실제 여행 여부를 판단할 때는 외교부가 고시한 ‘42번 국도 이남 지역’이라는 기준을 따라야 한다. 여행경보 3단계는 법률상 여행금지는 아니지만 여행 예정자는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현지 체류자 역시 긴요한 용무가 없는 한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출국하는 것이 원칙이다.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육로 이동할 경우 버스나 철도 노선이 여행경보 지역을 통과하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사뚠 방면을 무조건 안전한 대체 경로로 단정하기보다 출발 직전 외교부 여행경보와 국경 운영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인근 지역에 체류할 경우 경찰서와 검문소, 군부대, 관공서, 사찰 주변의 보안시설에 장시간 머물지 말아야 한다. 사건 현장이나 군경의 수색작전을 촬영하거나 이동 경로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태국 관광경찰 1155, 외교부 영사콜센터 +82-2-3210-0404, 주태국 대한민국대사관 영사과 02-481-6000 또는 긴급전화 081-914-5803으로 연락할 수 있다. 최근 사건들은 태국 남부의 총성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모든 사건을 하나의 테러조직이나 중동전쟁과 연결하는 것 역시 사실과 거리가 있다. 태국 전역을 위험지역처럼 과장하는 것도, 남부의 현실을 관광국가에서 들려오는 예외적인 소음 정도로 치부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사건마다 확인된 사실과 추정을 구분하고, 위험지역에서는 여행경보를 철저히 지키는 냉정한 판단이다. 글 | 김종민 편집국장

태국, 외국인 추방 절차 첫 표준화

2026/07/30 10:40:52

태국, 외국인 추방 절차 첫 표준화 교민 사회가 알아야 할 것 새 추방법 만든 것 아니라 행정 공백 보완 불법 체류 취업 노미니 사업까지 적용 범위 넓어 태국 정부가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을 새로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14일 태국 내각이 승인한 것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외국인 추방 업무를 하나의 절차로 묶는 ‘총리실 추방 규정 초안’이다. 태국에는 이미 1956년 제정된 추방법(พระราชบัญญัติการเนรเทศ พ.ศ. 2499)이 있다. 이 법 제5조는 공공질서나 사회의 선량한 풍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내무부 장관이 외국인 추방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법 입국이나 오버스테이에 대해서는 1979년 이민법에 따른 강제출국 절차도 별도로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외국인 추방의 최초 법적 근거’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정확히는 추방 관계기관의 업무를 표준화하는 최초의 종합 행정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시행 여부다. 태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아직 ‘총리실 규정 초안’이라고 부르고 있다. 내각이 초안을 승인한 것은 확인됐지만, 실제 적용 시점과 최종 문언은 관보에 실린 규정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추방 검토 대상 6가지 태국 정부 대변인 발표에 따른 적용 대상은 다음과 같다. ➊ 태국에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불법으로 체류한 경우 ➋ 외국인 근로 관련 법률을 위반해 일한 경우 ➌ 외국인사업법을 위반해 사업을 운영한 경우 ➍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위조된 공문서를 사용한 경우 ➎ 법정형이 징역 3년 이상인 범죄를 저지른 경우 ➏ 위 1~5번 범죄의 정범·교사범·방조범으로 가담한 경우 초벌 원고에 포함됐던 국가안보·마약·인신매매는 이번 정부 발표에서 별도의 독립 항목으로 열거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범죄가 ‘법정형 3년 이상 범죄’에 해당하면 다섯 번째 유형에 포함될 수 있다. 여기서 ‘3년 이상’은 실제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범죄에 규정된 법정형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읽힌다. 그러나 공식 자료 사이에도 차이가 발견된다. 정부 대변인 보도자료는 ‘3년 이상’이라고 발표했지만, 같은 날 내각회의 첨부 요약문은 ‘3년 초과’라고 적었다. 문서위조 범위도 보도자료는 일반 공문서 위조로, 내각회의 요약문은 국적 관련 서류 위조로 다소 다르게 표현돼 있다. 경계선에 놓인 사건은 최종 관보 문언이 나오기 전까지 단정하기 어렵다. 출소 전에 추방 준비 행정 공백 줄인다 이번 초안의 핵심은 새로운 범죄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수사기관·교정당국·내무부 사이의 정보 전달을 앞당기는 데 있다. 초안에 따르면 교정국장은 추방 검토 대상에 해당하는 외국인 수감자의 이름과 국적, 사건 기록과 관련 자료를 출소 전에 내무부 차관 또는 지정받은 담당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내무부는 이를 토대로 내무부 장관에게 신속하게 추방 명령 발부 여부를 보고하게 된다. 추방 명령이 내려지면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국적국으로 송환한다. 국적을 확정할 수 없을 때는 태국 입국 직전 마지막으로 거주했다고 진술한 국가가 송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3국이나 국제기구가 인수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외교 경로를 거쳐야 하고, 인수 측이 보호·송환 비용을 부담하며 당사자도 서면으로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6개 항목에 해당한다고 해서 현장에서 곧바로 ‘자동 추방’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추방 여부는 적용 법률과 사건 내용, 내무부 장관의 판단 및 정해진 불복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3만 명 차단 범죄율 60% 감소’는 서로 다른 통계 이번 규정을 설명하면서 약 3만 명의 범죄자 입국을 차단하고 전체 범죄율을 60% 줄였다는 수치를 함께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태국 이민국이 발표한 2만9,490명은 2026년 1~5월 입국 심사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외국인 수다. 이 가운데는 블랙리스트나 국제수배 대상자뿐 아니라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불법 취업 등이 의심돼 입국하지 못한 사람도 포함된다. 같은 발표에서 1~4월 외국인 관련 법 위반으로 검거된 사람은 1만4,161명, 1~5월 비자 취소 또는 국외 퇴거 조치를 받은 사람은 668명으로 집계됐다. ‘60% 감소’ 역시 전체 범죄율이 아니다. 태국 정부는 2026년 1분기 노미니 위험군으로 분류된 기업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다고 발표했다. 산정 방식과 단속 성과에 대한 추가 검증은 별도로 필요하다. 이를 “3개월 만에 태국 전체 범죄율이 60% 감소했다”고 쓰면 독자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 합법 교민도 ‘영향 제로’라고 단정할 수 없다 체류 자격과 근로 허가를 적법하게 유지하고 태국 법률을 준수하는 교민이 이번 규정만으로 추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초안은 불법 체류뿐 아니라 불법 취업과 외국인사업법 위반을 별도의 추방 검토 사유로 명시했다. 특히 한국계 사업자는 다음 사항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여권, 비자, 체류 연장과 근로허가 유효기간 ✽ 실제 업무가 근로허가 내용과 부합하는지 여부 ✽ 회사의 실질적인 출자 구조와 경영권 ✽ 태국인 주주의 실제 출자 여부와 노미니 의심 요소 ✽ 사업에 필요한 운영권 ✽태국인 주주의 실제 출자 여부와 노미니 의국인 사업허가 및 업종별 인허가 ✽ 회계·세무 자료와 주주 관련 증빙의 일관성 형식상 태국인 주주가 포함됐다고 해서 합법적인 구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출자 없이 명의만 빌리거나 외국인이 제한 업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 외국인사업법 위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규정의 메시지는 “선량한 교민에게는 아무 일도 없다”기보다 “적법한 체류와 사업 구조를 서류와 실제 운영 양쪽에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가깝다. 추방 명령을 받았을 때 확인할 권리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체류가 자동으로 합법화된다’거나 ‘태국인 보증인만 확보하면 IDC에서 바로 석방된다’는 식의 일반화는 위험하다. 추방법상 이의 신청, 이민법상 퇴거, 형사사건의 보석은 서로 다른 절차이므로 반드시 처분서의 법적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체포 구금됐다면 이렇게 대응해야 한국 국민이 태국에서 체포되거나 구금된 경우에는 당국에 한국대사관 통보를 요청할 수 있다.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36조에 따라 당국은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영사기관에 통보해야 하며, 본인에게도 이러한 권리를 알려야 한다. 현장에서는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➊물리적으로 저항하지 말고 체포·구금 사유와 담당 기관을 확인한다. ➋“한국대사관에 체포 사실을 통보해 달라”고 명확히 요청한다. ➌이해하지 못한 태국어 진술서나 조서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➍ 통역과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문서 내용을 확인한다. ➎여권·비자·워크퍼밋·회사 서류와 사건 관련 증거를 보존한다. ➏통지서, 조서, 압수목록 등 모든 문서의 사본을 확보한다. 대사관은 구금 사유와 건강 상태,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태국 형사절차를 안내하거나 가능한 범위에서 변호사·통역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대사관이 변호사를 대신하거나 법률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며, 태국의 수사·재판·추방 결정을 취소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권한도 없다. 제공되는 변호사 명단 역시 특정 변호사의 능력이나 결과를 보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상 연락처 ✽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대표전화 : +66-2-481-6000 월~금 08:00`12:00, 13:30~16:30 ✽ 근무시간 외 사건 사고 긴급전화 : +66-81-914-5803 ✽ 외교부 영사안전콜센터 : +82-2-3210-0404 24시간 운영, 무료전화 앱·카카오톡·라인 상담 가능 ✽ 태국 관광경찰 : 1155 태국어·영어·한국어 지원 가능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연락처, 태국 관광경찰 안내, 영사안전콜센터 이용 안내 이번 초안은 합법적으로 생활하는 외국인 전체를 겨냥한 조치라기보다, 그동안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추방 절차를 빠르게 연결하려는 제도 정비다. 그러나 불법 체류부터 무허가 취업과 노미니 사업까지 적용 범위가 넓은 만큼 “범죄자에게만 해당하는 일”로 가볍게 볼 사안도 아니다. 교민 사회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공포도, ‘영향 제로’라는 낙관도 아니다. 체류와 사업의 적법성을 평소 문서로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짧은 불복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다. ※ 2026년 7월 21일 현재 공개된 정부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최종 적용 기준과 시행일은 관보에 공고되는 규정 원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34명 앗아간 방콕 펍 화재 OECD 가입보다 먼저 증명해야 할 것

2026/07/27 14:24:29

34명 앗아간 방콕 펍 화재 OECD 가입보다 먼저 증명해야 할 것 지난 7월 12일 오후 11시 57분, 방콕 짜뚜짝구 랏프라오 소이 1 인근의 유명 라이브 음악 업소 ‘롱 비어 나 랏프라오(Rong Beer Na Lat Phrao)’에서 불이 났다. 7월 20일 현재 사망자는 34명으로 늘었다. 70여 명이 다쳤고, 아직도 20명이 넘는 부상자가 병원에 남아 있다. 이 가운데 13명은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2009년 새해 첫날 방콕 산티카 클럽 화재로 60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 2022년 촌부리의 마운틴 B 화재도 최종적으로 2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그리고 다시 2026년, 수도 한복판에서 34명이 희생됐다. 세 사고의 세부 원인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불에 잘 타는 실내 마감재,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탈출로, 실제 영업 형태와 동떨어진 허가, 사고 뒤에야 시작되는 대대적인 단속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발화 원인, 이미 드러난 탈출의 실패 이번 화재의 최종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 또는 전기계통의 단락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팀의 예비 조사에서는 이상 전류가 발생했을 때 일부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도 발견됐다. 그러나 이것이 직접적인 발화 원인이었는지는 추가 감식이 필요하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과정이다. 천장과 무대 주변에 설치된 방음용 폼, 인조 식물과 플라스틱 장식물이 불길을 키우고 짙은 유독가스를 쏟아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화재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연기가 보이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출입문 밖으로 강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그보다 더 참담한 것은 탈출로였다. 일부 출구 앞에는 테이블과 맥주 상자가 놓여 있었고, 과거 출구로 사용된 문 하나는 빗장으로 잠겨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 상당수는 건물 뒤편의 창문 없는 화장실과 그 주변에서 발견됐다. 불이 꺼지고 시야가 사라진 상황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막다른 공간으로 몰렸을 가능성이 크다. 화장실이 대피 공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비상등과 안내 표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고 탈출로마저 막힌 공간에서는 그 상식조차 작동할 수 없다. 허가증은 음식점, 실제 모습은 유흥업소 이 업소는 법적으로 ‘라이브 음악을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러나 무대와 조명, 주류 판매,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실제 영업 형태는 일반 음식점보다는 유흥업소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태국 유흥업소 허가제도의 오래된 모순이 있다. 지정된 유흥업소 구역 밖에서는 정식 유흥업소 허가를 받기 어렵다. 그 결과 상당수 업소가 음식점이나 라이브 음악 식당으로 등록한 뒤 사실상 펍이나 클럽처럼 영업한다. 법이 현실을 외면하고, 행정기관은 허가증에 적힌 업종만 확인하는 동안 안전 규제의 빈틈이 생긴 것이다. 더구나 해당 업소는 지난 4월 관계 당국의 점검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당시 점검은 무엇을 확인했는가. 영업이 중단된 낮 시간에 서류와 소화기 숫자만 살펴본 것은 아닌가. 가연성 장식재와 실제 수용 인원, 영업 중 비상구 상태까지 점검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불과 12일 전인 7월 1일에는 파타야의 무허가 호스트바에서 불이 나 직원 한 명이 숨졌다. 그 업소에도 제대로 된 비상구가 없었다. 그 경고 뒤 전국적인 긴급 점검이 이뤄졌다면 랏프라오의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위험한 업소 몇 곳은 미리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OECD 가입 절차는 현실이다, 그래서 더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태국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오며 도시가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전기차 생산시설과 철도망이 확대됐다. 디지털 경제와 첨단산업을 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태국의 OECD 가입 추진 역시 단순한 구호는 아니다. 2024년 가입 로드맵이 채택됐고, 2025년 12월 태국 정부가 최초 각서를 제출하면서 현재 25개 전문위원회의 기술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참사를 OECD 가입과 연결해 묻는 것은 가입 절차 자체가 허상이기 때문이 아니다. 국제 기준에 맞춰 법과 행정, 정책 집행 능력을 개선하겠다는 국가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규정조차 현장에서 작동시키지 못한다면, 그 개혁의 실체가 무엇인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OECD는 단순히 소득이 높은 국가들의 명단이 아니다. 법과 제도, 정부의 투명성과 집행 능력을 국제 기준에 맞춰가는 정책 협의체다. 안전 규정을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 비상구가 열려 있는지, 허가 내용과 영업 형태가 일치하는지, 점검 결과가 책임 있게 관리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2만9,700바트가 보상의 전부는 아니다 참사 직후 방콕시는 사망자 한 명당 2만9,700바트의 장례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생계부양자가 숨졌을 경우 같은 금액이 추가될 수 있다. 이 액수만 놓고 보면 생명의 무게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이것이 유가족이 받는 보상의 전부는 아니다. 태국 법무부는 7월 20일 범죄피해자보상법에 따라 우선 확인된 사망자 31명의 유족에게 1인당 30만 바트, 총 930만 바트 이상의 지원을 승인했다. 업주와 관계자에게 제기될 수 있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별도로 남아 있다. 그렇더라도 보상금이 예방 실패의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유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몇 차례의 지원금 발표만이 아니다. 왜 안전점검을 통과한 업소에서 비상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는지, 누가 구조와 전기설비를 승인했는지, 위험한 영업 형태를 누가 방치했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 사고 뒤 단속이 또 하나의 의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참사 이후 찻찻 시띠판 방콕시장과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가 현장을 찾았다. 방콕시는 50개 구를 대상으로 유흥업소와 유사업소 점검을 지시했고, 파툼완·방콕노이·랏차테위 지역의 업소 세 곳에 영업중지 조치를 내렸다.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시민들이 냉소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참사가 일어나면 단속반이 출동하고, 언론의 관심이 줄면 불법 구조물과 막힌 비상구가 다시 등장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봐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업종은 허가증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영업 형태를 기준으로 분류해야 한다. 점검은 영업이 한창인 시간에 불시에 이뤄져야 하며, 비상구와 가연성 마감재, 전기 용량과 피난 인원까지 확인해야 한다. 점검 일시와 결과, 시정 명령과 후속 조치도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필요가 있다. 산티카 이후에도, 마운틴 B 이후에도 태국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6년 7월, 같은 질문이 다시 돌아왔다. 진정한 선진 사회는 마천루의 높이나 전기차 생산량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시민이 음악을 듣고 식사하던 평범한 밤에 막힌 출구 앞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 사회, 법이 종이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사회가 먼저다. OECD 가입보다 태국 정부가 먼저 증명해야 할 것은 바로 그 기본이다. 글 | 김종민 편집국장

태국 공항 보안, '예외 없는 검색'

2026/07/14 10:37:26

태국 공항 보안, '예외 없는 검색' 체계로 전면 전환... 승무원 직원도 승객과 동일 검색 호주 발 승무원 마약 밀매 사건 계기로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전격 도입... 국제적 신뢰 회복 총력 태국 정부가 최근 발생한 태국 항공사 승무원의 해외 마약 밀매 혐의 체포 사건을 계기로 자국 내 모든 공항의 보안 검색 체계를 '제로 트러스트(전면 불신)' 원칙에 기반하여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단발성 사건에 대한 미봉책이 아니라, 태국 항공 보안 시스템 전체를 고강도로 개편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항공 보안 당국 긴급 소집, 원점에서 재검토 랏차다 타나디렉 태국 정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아누틴 찬비라쿨 총리가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기존의 모든 공항 검색 절차와 시스템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타라퐁 팟프라시트 교통부 차관 주재로 태국민간항공국(CAAT), 세관, 마약통제청(ONCB), 태국공항공사(AOT), 그리고 타이항공 등 항공 보안체계의 핵심 기관들이 긴급 회의를 갖고 즉각적이고 전격적인 신규 보안 대책 시행에 합의했다. 조종사부터 공항 직원까지 '특권과 예외 없는' 검색 새롭게 도입되는 보안 방침의 핵심은 '내부인에 대한 예외 없는 검색'이다. 앞으로 태국 공항을 이용하거나 근무하는 조종사, 객실 승무원, 항공사 임직원 및 공항 제한구역 출입 인력 전원은 일반 승객과 완벽하게 동일한 기준의 보안 검색을 통과해야 하며, 어떠한 예외나 우대 조치도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마약 밀반입 취약 노선 및 고위험 시간대를 중심으로 출도착하는 항공편 전체에 마약 탐지견(K9) 투입을 대폭 확대하여 현장 적발력을 높인다. 특히 보안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특정 목적지나 운항 노선에 대해서는 탑승구 앞에서 승객과 승무원, 휴대 수하물에 대해 한 차례 더 정밀 검색을 실시하는 '중복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가동한다. 제한구역 종사자 검증 및 기관 간 정보 공유 확대 단순히 통과하는 인력뿐 아니라 공항 여객 터미널, 화물 물류창고, 보세 구역 등 공항 내 핵심 제한 구역에서 상주하는 모든 직원에 대한 배경 신원 조회와 정기·수시 마약 스크리닝 검사 역시 크게 격상된다. 정부는 눈으로 확인하는 물리적 육안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 중심의 과학적 방역 체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교통부, 법무부, 경찰청, 세관, 마약통제청 간의 실시간 인텔리전스 공유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사전 정보와 고도화된 리스크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잠재적 위협 요소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태국 정부는 국경 차단과 범죄 네트워크 소탕을 통해 태국이 국제 불법 마약의 환승 경로로 악용되는 것을 철저히 막을 것입니다. 이번 대책은 자국민은 물론 국제 사회와 파트너국들의 신뢰를 확고히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 랏차다 타나디렉 정부 대변인 발표 중장기적 첨단 과학 보안 시스템 구축 태국 당국은 단기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사전 승객 정보 시스템(API)의 고도화, 생체 인식(Biometric) 검증 시스템 도입, 부처 간 연계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추진한다. 아울러 공항 보안 요원들을 대상으로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신종 마약 밀수 수법을 적시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특별 전문 교육 과정을 신설·강화하기로 했다. [참고] 태국 정부 최근 마약 범죄 단속 현황 태국 정부가 강력한 항공 보안 대책과 함께 발표한 최근 두 달간(2026년 4월 1일 ~ 6월 10일)의 고강도 국내 마약 단속 성과는 다음과 같다. ◆ 단속 및 압수 항목 적발 및 세부 수치 ◆ 마약 관련 사건 체포 건수 59,609 건 ◆ 검거된 마약 사범 (용의자) 61,685 명 ◆ 메스암페타민 (알약 형태) 2억 7,279만 정 ◆ 메스암페타민 (알약 형태) 2억 7,279만 정 ◆ 헤로인 (Heroin) 276.77 kg ◆ 케타민 (Ketamine) 2,639.32 kg 본 기사는 태국 정부 대변인실 및 교통부 공식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태국 운전면허증 갱신 및 발급 대란, 외국인은 100% 온라인, 현장 '오픈런'은 옛말

2026/07/12 16:24:21

태국 운전면허증 갱신 및 발급 대란 외국인은 100% 온라인, 현장 '오픈런'은 옛말 최근 태국 육상운송국(DLT)이 행정 시스템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여러 수정 및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 교민 사회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이슈는 단연 '외국인 운전면허증 갱신 및 신규 발급 절차'의 변화다. 사라진 현장 접수, 신규 발급도 예외 없는 '온라인 의무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전면허 갱신은 발품을 팔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였다. 아침 일찍 육상운송국 지점을 방문해 이른바 '오픈런'을 뛰면 운이 좋을 경우 당일 처리가 가능했고, 늦더라도 다음 날이나 며칠 내로는 무난하게 새 면허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과거의 경험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육상운송국에 직접 문의해 확인한 결과, 갱신뿐만 아니라 '처음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경우'에도 외국인은 무조건 온라인 사전 예약(DLT Smart Queue)을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해졌다. 사전 예약 없는 워크인(Walk-in) 현장 방문 접수는 이제 오직 '태국인'에게만 허용된다. 대기만 3개월, 프라카농 제3 육상운송국의 현실 온라인 전면 전환이 불러온 가장 큰 부작용은 심각한 예약 적체 현상이다. 실제로 방콕 내 교민들의 접근성이 높아 수요가 몰리는 수쿰빗 방짝 인근의 제3 육상운송국(Land Transport Office 3, 프라카농) 상황을 확인해 본 결과,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7월 8일 자로 시스템에 접속해 예약을 시도할 경우, 배정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문 가능 일자는 무려 10월로 넘어간다. 단순 갱신이나 발급을 위해 꼬박 3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초유의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안은 없는가? 외곽 및 지방 육상운송국 활용법 당장 매일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교민이라면 3개월의 대기 시간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소식이다. 이럴 때는 교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는 현실적인 우회로를 참고할 만하다. 최근 입소문에 따르면 방콕 중심부의 인기 지점(프라카농 등)을 벗어나, 방콕 외곽이나 인접한 비인기 지방 육상운송국 지점을 선택할 경우 훨씬 더 빠른 시일 내로 예약 슬롯을 잡을 수 있다. 면허가 당장 만료될 위기에 처했거나 신규 발급이 아주 급한 상황이라면, 약간의 이동 거리를 감수하더라도 지방 육상운송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실효성 있는 돌파구다. 면허 만료일 사전 점검 및 선제적 예약 필수 외국인 대상 시스템 개편의 과도기적 혼란과 긴 대기 시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태국 운전면허증은 만료일 기준 90일 전부터 갱신 신청이 가능하다. 당장 지갑 속에 있는 면허증의 만료일을 확인하고, 유효기간이 3~4개월 이내로 남았다면 미루지 말고 즉시 DLT 앱을 통해 예약부터 서둘러야 한다. 만약 대기 기간 중 면허가 만료되고 그 상태로 1년 이상이 경과해 버리면, 필기 및 주행 시험을 처음부터 다시 치러야 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변화하는 태국의 행정 시스템 앞에서 안일한 대처는 금물이다. 철저한 사전 점검과 발 빠른 예약, 그리고 필요시 외곽 지점을 활용하는 유연함이 절실한 시점이다. 방콕 지역별 육상운송국(DLT) 지점 안내 1. 제1육상운송국 (Bangkok Area 1, 방쿤티안) ✽관할 지역 : 방본, 방쿤티안, 촘통, 랏부라나 등 방콕 서남부 외곽 ✽주소 : km 4.5, Bang Khun Thian - Chai Thale Road, Khwaeng Tha Kham, Khet Bang Khun Thian, Bangkok 10150 ✽전화번호 : 02-415-7337 2. 제2육상운송국 (Bangkok Area 2, 탈링찬) ✽관할 지역 : 방캐, 방콕노이, 톤부리, 탈링찬 등 방콕 서부 ✽주소 : 51 Moo 5 Suan Phak Road, Khwaeng Taling Chan, Khet Taling Chan, Bangkok 10170 ✽전화번호 : 02-882-1620 ~ 1635 3. 제3육상운송국 (Bangkok Area 3, 프라카농/수쿰빗) ✽관할 지역 : 수쿰빗, 방나, 프라카농, 왓타나, 끄롱떠이 등 방콕 중심 및 동부 (외국인 수요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 ✽주소 : 2479 Sukhumvit Rd, Khwaeng Bang Chak, Khet Phra Khanong, Bangkok 10260 (수쿰빗 소이 99 인근) ✽전화번호 : 02-332-9691 ~ 9694 4. 제4육상운송국 (Bangkok Area 4, 농쪽) ✽관할 지역: 민부리, 랏끄라방, 농쪽 등 방콕 동북부 외곽 (비교적 예약 적체가 덜할 수 있는 지역) ✽주소 : 34 Moo 6, Ruam Phatthana Road, Khwaeng Lamtoyting, Khet Nong Chok, Bangkok 10530 ✽전화번호 : 02-543-5500 ~ 5512 5. 제5육상운송국 (Bangkok Area 5, 짜뚜짝 본청) ✽관할 지역: 짜뚜짝, 딘댕, 파야타이 등 방콕 북부 (가장 규모가 크고 외국인 업무 처리 경험이 많음) ✽주소 : 1032 Phahonyothin Road, Khwaeng Chom Phon, Khet Chatuchak, Bangkok 10900 (BTS 모칫역 인근) ✽전화번호 : 02-271-8888 (또는 육운국 통합 콜센터 1584) 전문가 팁 : 부서별 연락처가 다르거나 전화를 잘 받지 않는 경우가 잦으므로, 통합 콜센터인 1584를 통해 문의하거나 직접 방문 및 앱(DLT Smart Queue)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글과 사진 | 김종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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