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기 이야기’

2025/07/12 11:28:21

‘태국 국기 이야기’ 핏빛 우정으로 새겨진 ‘통 트라이롱’ 이야기 동남아시아의 가장 독특한 상징 중 하나인 태국 국기, ‘통 트라이롱(ธงไตรรงค์)’. 단순히 한 나라의 상징을 넘어, 그 속에는 태국의 정체성과 가치,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가 담겨 있다. 1917년, 와찌라웃 국왕(라마 6세)이 제정한 이 삼색기는 ‘국가, 종교, 국왕’이라는 태국 사회의 세 기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아래와 위의 붉은색 줄은 국민의 피와 땅을, 안쪽의 흰색 줄은 국민 대다수가 믿는 불교를, 그리고 두 배 넓은 중앙의 남색 줄은 존경의 중심인 왕실을 상징한다. 이는 ‘국민의 피로써 종교를 수호하고 국왕을 중심으로 단결한다’는 태국인의 자긍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태국의 상징이 한국 땅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야기는 1950년, 비극의 한복판이었던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달려온 나라가 바로 태국이었다. 육해공군 6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통 트라이롱’ 깃발 아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역만리 한국 땅에서 피와 땀을 흘렸던 것이다. 당시 태국 참전용사들은 용맹함으로 ‘작은 호랑이(Little Tigers)’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양국의 깊은 우정의 초석이 되었다. 태국의 국기가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통 트라이롱’은 단순히 태국의 국가, 종교, 국왕만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운 ‘혈맹의 증표’이기도 하다. 오늘날 두 나라의 활발한 문화 교류와 끈끈한 유대감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경기도 포천에 세워진 태국군 참전 기념비처럼, 우리 역사 한편에는 ‘통 트라이롱’ 아래 맺어진 핏빛 우정이 선명히 새겨져 있다. 다음에 태국 국기를 보게 된다면, 그 안에 담긴 ‘국가, 종교, 국왕’이라는 태국의 정신과 더불어, 위기의 순간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준 ‘작은 호랑이’들의 뜨거운 우정을 함께 기억해보면 좋을 것이다. ‘통 트라이롱’은 양국을 잇는 영원한 우정의 깃발로 오늘도 자랑스럽게 휘날리고 있다.

태국의 아름다운 언어, '와이(Wai)'에 담긴 이야기

2025/07/01 11:07:44

태국의 아름다운 언어, '와이(Wai)'에 담긴 이야기 '미소의 나라' 태국에 발을 딛는 순간, 당신은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받게 될 것이다. 그 인사의 주인공은 바로 태국인의 얼굴에 흐르는 온화한 미소와 함께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고유의 인사법, '와이(Wai)’이다. 마치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이 동작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태국인의 정신과 문화를 오롯이 담아낸 아름다운 몸짓이다. 하지만 이 익숙한 '와이'가 어떻게 태국인의 삶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을까? 그 유래를 찾아보자. 손을 모아 합장하듯 하는 태국의 인사법 ‘와이’의 역사와 인사할 때 ‘싸와디’(크랍, 또는 카 : 남자와 여자의 다른 존칭 맺음말)는 그 역사와 유래가 다르다. 와이는 고대 인도의 문화와 종교적 영향을 통해 왕실과 불교와 힌두교를 통해 전파된 듯 하다. 존경의 의미로 사용되던 합장(안자이 무드라) 자세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합장 자세가 불교와 함께 동남아시아로 전파되면서 태국에 정착했고 수세기에 걸쳐 태국만의 독특한 ‘와이’로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부처에게 연꽃을 바치는 행위와도 연결되어 있는 ‘와이’는 손바닥 사이에 공간을 살짝 두어 연꽃 봉오리 모양을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인사법이다. 손끝에서 피어난 존경의 역사 싸와디 이전의 시대 지금은 유명해진 ‘싸와디’가 많은 사람들의 인사가 되기 전, 태국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격식있는 인사법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은 대신 일상적인 대화에 종종 ‘낀 카오 르 양?’ 식사하셨어요? 또는 ‘빠이 나이 마?’ 어디 다녀오세요? 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했던 것이다. 싸와디의 탄생 그렇다면 싸와디는 언제부터 보편적으로 태국인들이 사용했을까? 지금은 흔한 이 단어의 기원은 태국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국 라디오 방송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었고, 라디오 진행자들은 프로그램 말미에 ‘라뜨리 싸왓’ 안녕히 주무세요… 라는 문구로 방송을 마쳤다고 한다. 꽤나 공손한 표현이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해당 표현이 영어에서 직접 번역된 것처럼 들리고 태국 특유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불만이 태국 문화에 더 적합하고 독특한 태국식 인사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이때 등장한 인물이 태국의 탁월한 학자이자 언어학자인 “프라야 우파낏 씰라파산”이었다. 그는 태국의 선의 정신을 구현할 새로운 단어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프라야 우파낏은 고대 산스크리트어에서 영감을 받아 ‘싸와디’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싼스크리트어에서 ‘쑤’는 ‘좋음’을 의미하고 ‘아스티’는 ‘가지다’ 또는 ‘이다’를 의미한다. 따라서 ‘싸와디’는 대략적으로 ‘당신에게 선함과 안녕이 있기를 바랍니다’로 번역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선한 소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방법이 되었다. 싸와디라는 단어는 빠르게 유행하여 태국인들이 서로 인사하는 표준적인 방법이 되었다. 과거의 일상적인 질문들과는 달리, 이 새로운 인사말은 친절, 건강, 번영이라는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히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격식있고 정중하며 태국 특유의 방식으로 타인에게 안녕을 빌어주는 인사법, 그것이 태국인들이 주로 하는 싸와디 인사말이다. 단순한 인사를 넘어선 사회적 언어 '와이'는 태국 사회의 섬세한 사회적 위계를 반영하는 독특한 언어이기도 하다. 단순히 손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합장한 손의 위치와 고개를 숙이는 정도에 따라 존경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와이' : 주로 친구나 비슷한 또래에게 건넬 때 사용한다. 손을 가슴 높이로 모으고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존경의 '와이' :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선생님, 어른 등에게는 손을 코끝 높이까지 올리고 조금 더 깊이 고개를 숙인다.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와이': 스님이나 왕족, 또는 불상에게 '와이'를 할 때는 손을 이마까지 높이 올리고 허리를 깊이 숙여 거의 땅과 수평을 이룰 정도로 정중하게 인사한다. 이는 태국 사회에서 가장 신성하고 존경받는 존재에게 바치는 최고의 예의를 의미한다. 특히 태국인들은 왕을 '살아있는 부처'로 여기기 때문에, 왕에게 올리는 '와이'는 종교적 경외심까지 담고 있다. 이처럼 '와이'는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며, 태국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필수적인 소통 방식이다. 태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와이'를 배우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법, 겸손의 미덕을 체득한다. 현대 태국 속 '와이'의 가치 20세기 초, 서구 문물의 유입과 함께 태국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당시 태국의 민족주의 정부는 태국만의 고유한 문화를 정립하고자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와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인사법을 넘어, 태국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오늘날 '와이'는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먼저 배우고 싶은 태국 문화로 손꼽힌다. 복잡한 비즈니스 미팅에서부터 길거리 상인과의 소박한 거래에 이르기까지, 태국 곳곳에서 '와이'는 끊임없이 오고 간다. 외국인이 어설프게나마 '와이'를 건네면 태국인들은 기꺼이 따뜻한 미소와 함께 받아준다. 이는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와이'는 단순히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으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태국의 역사, 종교, 사회적 가치, 그리고 사람 간의 존중과 배려가 응축된 아름다운 몸짓이다. 태국을 여행하며 '와이'를 건네는 순간, 당신은 그들의 문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진정한 '미소의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태국 운전면허 발급 규정 변경 예고

2025/07/01 10:40:19

태국 운전면허 발급 규정 변경 예고 국제운전면허증•해외면허증 이용한 필기시험 면제 혜택 폐지 추진 태국 교통부 육상교통국(DLT)이 외국인의 운전면허 취득 및 갱신 절차를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 초안을 발표하고 여론 수렴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국제운전면허증(IDP)이나 해외에서 발급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태국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면제받던 혜택을 폐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태국에서 운전면허를 신규로 취득하려는 우리 교민들은 의무적으로 필기시험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교통국은 이번 규정 개정이 국제 표준에 부합하고, 현재 상황에 맞는 보다 합리적인 면허 발급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된 법안은 아니지만, 조만간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태국에서 운전면허 취득을 계획하고 있거나 면허 갱신을 앞둔 교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❶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핵심 변경 내용 분석 이번에 발표된 규정 초안의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에게 주어지던 각종 시험 면제 혜택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 임시 운전면허증 (2년 유효) 신규 발급 시 •(현행)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이나 대한민국 운전면허증(영문 병기)과 필요 서류를 제출하면 신체검사(적성검사) 후 필기시험과 실기(주행)시험 없이 2년 유효기간의 임시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변경안) 이제 국제운전면허증은 면허 발급을 위한 증빙 서류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유효한 대한민국 운전면허증을 제출하더라도, 과거에 면제되었던 필기시험(Written Test)에 반드시 응시하여 합격해야 한다. •참고: 실기(주행)시험 면제 여부에 대해서는 초안에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으나, 필기시험이 의무화되는 만큼 관련 규정을 주시해야 함. 나: 정식 운전면허증 (5년 유효)으로 전환 및 갱신 시 •(현행) 2년 유효기간의 임시 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 만료 전 5년 유효기간의 정식 면허증으로 갱신(전환)할 때, 별도의 시험 없이 서류 절차만으로 가능. •(변경안) 초안에 따르면, "태국이 가입한 협약에 따른 국제운전면허증이나 외국 발급 면허증은 개인 운전면허증(정식 면허증) 취득의 증거로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임시 면허에서 정식 면허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필기시험 등의 추가적인 절차가 요구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 부분은 기존 임시 면허 소지자에게 소급 적용될지, 아니면 신규 규정 적용자부터 해당될지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변화로는, 정식 면허증의 유효기간이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명확히 연장된다는 점. (통상적인 임시 2년 → 정식 5년 절차를 의미) ❷ 규정 변경의 배경 육상교통국(DLT)은 이번 개정안 추진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국제 표준 부합 : 외국인 운전면허 발급 절차를 보다 엄격한 국제 표준에 맞춰 관리의 질을 높이고자 함. 2. 안전 강화 : 모든 운전자가 태국의 교통 법규와 안전 표지판을 명확히 숙지하도록 필기시험을 의무화하여 도로 안전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함. 3. 제도 현실화 : 현행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 시대의 흐름에 맞춰 규정을 개선하려는 목적. ❸ 교민들이 알아야 할 사항 및 준비 이번 규정 변경은 태국에서 새롭게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교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숙지하고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 나는 영향 대상일까? * 영향을 받는 대상: 1. 태국에 처음 와서 운전면허를 신규로 취득하려는 사람 2. 현재 2년짜리 임시 면허증을 가지고 있고, 곧 5년짜리 정식 면허증으로 갱신(전환)을 앞둔 사람 *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 이미 5년 유효기간의 정식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5년마다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사람 (단, 갱신 시점에 새로운 규정이 추가될 수 있으므로 안심은 금물) 나: 필기시험,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필기시험이 의무화되는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태국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시험 언어: 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중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으므로 영어로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시험 방식: 컴퓨터를 이용한 객관식 시험(Multiple Choice)이며, 총 50문항 중 45문항 이상(90%)을 맞춰야 합격. •주요 내용: 교통 법규, 도로 표지판, 안전 운전 수칙, 위험 예측 등 운전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을 평가한다. •학습 자료: ◉ DLT E-Learning 사이트 : 육상교통국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가 있다. 시험 응시 전 해당 사이트에서 동영상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시험 내용을 미리 학습할 수 있다. (웹사이트 주소 : www.dlt-elearning.com) ◉ 온라인 모의고사 : 구글 등에서 'Thai driving license test' 등으로 검색하면 실제 시험과 유사한 형태의 다양한 모의고사 앱이나 웹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충분히 연습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 ❹ 변경 전후 비교 요약표 '서류만 내면 바로 나오던' 태국 운전면허증 발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아직은 여론 수렴 단계의 초안이지만,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규정 강화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태국에서 운전을 계획하고 있는 교민이라면 이번 소식을 단순한 '변경 예고'로 넘기지 말고, '곧 닥칠 현실'로 인식하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영문으로 된 교통 법규 용어와 생소한 태국의 도로 표지판들을 익히는 데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면허 취득이나 갱신이 필요하다면, 미리 육상교통국의 E-러닝 사이트를 통해 학습을 시작하고 온라인 모의고사를 풀어보며 차근차근 준비하시기를 권고한다. 벌써부터 인터넷이나 SNS 온라인으로 자동차면허학원 광고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도록 하자.

태국 일반 가정 경제 상황 심층 분석 증가하는 가계 부채와 소비 성향의 그림자

2025/06/18 10:22:34

태국 일반 가정 경제 상황 심층 분석 증가하는 가계 부채와 소비 성향의 그림자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 가계 부채 증가세 지속 2024년 4분기, 태국의 가계 부채가 16조 4,200억 바트에 달하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국립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의 발표는 태국 일반 가정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2% 증가한 수치로, 빡빡해진 은행권의 대출 심사 기준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6개월 미만의 비상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예기치 않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갑작스러운 수입 감소에 취약한 태국 가정이 얼마나 많은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NESDC의 다누차 피차야난 사무총장은 2025년 1분기 태국 경제 보고서를 인용하며, 태국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 성향이 과도한 부채 축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소비 습관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사회적 인정과 지위를 향한 욕망 : 명품 소비 심리의 그림자 2024년 마히돌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국인 3명 중 1명은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해 명품과 고급 서비스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는 고가의 음식과 음료, 콘서트 티켓, 미용 시술, 수집품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소비 행태는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지출로 이어져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빚의 늪에 빠질 위험을 증가시킨다. 남성의 경우 첨단 기술 제품 구매에, 여성의 경우 고급 음식과 음료 소비에 더 큰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라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인정받는 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 심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적 인정과 지위에 대한 강한 욕망이며, 이는 태국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가치관과 무관하지 않다. 취약한 재정 건전성 : 부족한 비상 자금과 늘어나는 부실 채권 소득 불균형 심화와 불안정한 고용 환경 속에서 절반 이상의 태국 국민이 6개월 미만의 비상 자금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개인의 재정 건전성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이는 갑작스러운 실직, 질병, 또는 경제 불황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쉽게 빚의 굴레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거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이러한 가계의 재정적 취약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가계 신용 건전성 악화는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립신용국(NCB)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90일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NPL) 규모는 1조 2,200억 바트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4%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대출의 8.94%에 해당하는 수치로,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 할부 대출(27.25%)과 소규모 사업 및 비 자동차 할부 대출을 포함한 상업 대출(22.02%)의 부실 채권 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우려를 자아낸다. 이는 해당 분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계 부채 문제와 직결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주택 담보 대출, 신용카드, 농업 대출의 부실 채권 비율은 소폭 감소하거나 개인 대출의 경우 변화가 없었지만, 30~90일 연체된 특별 관리 대출(SML)의 경우 주택 담보 대출과 상업 대출에서 증가세를 보여 향후 부실 채권 증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출 목적별 분석 : 부동산 시장의 둔화와 자동차 판매 부진의 영향 2024년 4분기 가계 부채를 대출 목적별로 살펴보면,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주택 담보 대출 증가율이 전 분기 2.5%에서 2.3%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약화된 구매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개인 대출과 규제 대상 개인 대출 역시 각각 3.9%와 1.4% 증가에 그치며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자동차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자동차 대출은 9.6%나 감소하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신용카드 대출 또한 3.4% 감소했으며, 사업 대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며 전반적인 경제 활동의 위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노력과 과제 : 채무 재조정 지원 강화의 필요성 다누차 사무총장은 현재 시행 중인 "You Fight, We Help" 프로그램과 같은 채무 재조정 이니셔티브를 강화하여 가계 부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늘어나는 부실 채권과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가계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텅 빈 접시, 불안한 지갑

2025/06/05 17:21:00

텅 빈 접시, 불안한 지갑 태국 경제, 위기의 그림자와 돌파구 모색 한때 저녁 시간마다 활기 넘치던 방콕의 레스토랑 거리, 이제는 심심찮게 빈 테이블이 눈에 띈다. 흥겨운 대화 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 대신, 깊은 한숨과 불안감이 감도는 풍경. 태국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 태국 국민들의 일상과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지갑부터 닫는 거죠." 한 식당 주인의 씁쓸한 미소는 현재 태국이 처한 현실을 대변한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 : "일주일에 한 번 외식도 사치" 타니완 쿤몽콘 태국레스토랑협회 회장의 진단은 충격적이다. 과거 주 4~5회 외식을 즐기던 태국인들이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식당을 찾을까 말까 할 정도로 외식 빈도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일부 고급 외식업체의 경우 최대 95%의 감소율로, 이는 단순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넘어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사람들은 식당에 가더라도 주문하는 음식 가짓수를 줄이고, 화려한 스무디나 특제 음료 대신 저렴한 생수나 탄산음료를 선택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1인당 1,500바트(약 5만 6천 원)짜리 뷔페 패키지는 이제 700바트(약 2만 6천 원)짜리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예전엔 가족들과 푸짐하게 시켜 먹는 게 낙이었는데, 이젠 아이들 좋아하는 메뉴 하나 시키기도 망설여져요." 한 방콕 시민의 말이다. 이러한 소비 절벽은 식당 운영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의 간단한 회식 문화 실종, 여기에 임대료,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수익은 반 토막 나기 일쑤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신규 창업자들은 직원 감축, 재투자 포기, 심지어 폐업이라는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탄탄한 현금 보유고를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힘겨운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 태국 경제 전반의 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안팎의 악재는 식당가의 불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흔들리는 경제, 커지는 불안 : "정치 안정부터 되찾아야" 식당가의 한숨은 태국 경제 전체의 불안감을 비추는 거울이다. 태국 재계는 현재의 정치적 불안정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고, 이미 취약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언제 정책이 바뀔지 모르는데, 누가 선뜻 투자하려 하겠습니까?"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의 목소리에는 깊은 우려가 배어 있었다. 순톤 사타폰 주택사업협회 회장은 태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자본 시장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을 반영하는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신중하고 사려 깊은 정책을 통해 장기적인 불안정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청소년이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현금 살포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이 낮고 대중의 비판을 받으며 정부 신뢰도만 떨어뜨렸다는 뼈아픈 지적도 덧붙였다. 경제계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조성과 같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정책을 충분한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할 경우, 정치적 반발과 광범위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태국 자본 시장이 유독 부진한 것은 투자자들이 해외 요인보다는 태국 국내 상황에 더 큰 우려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성장 둔화,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 환율 변동성,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 "단기 처방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찾아야" 그렇다면 이 깊은 터널을 빠져나갈 해법은 무엇일까? 태국 경제 전문가들과 재계는 한목소리로 단기적인 현금 살포나 인기영합적 정책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정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정책 추진을 자제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영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 주체들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질적인 구매력 증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순톤 회장이 제안한 복선 철도 건설 및 방콕-나콘랏차시마 고속철도와 같은 대규모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뿐 아니라, 스마트시티 조성, 재생 에너지 확충 등 미래지향적 투자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투자는 건설 경기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 그리고 방콕 외곽 지역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돈을 푸는 것을 넘어, 경제 성장의 온기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경제 구조에 발맞춘 산업 지원책도 필요하다. 단순히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접목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려움을 겪는 요식업계에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 활용 교육, 메뉴 개발 컨설팅, 위생 관리 시스템 개선 등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태국 경제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여파는 국민들의 식탁에서부터 국가 경제의 근간인 투자 심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 정확한 현실 진단과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현명한 정책 결정, 그리고 단기적 부양책을 넘어선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태국은 다시 한번 '미소의 나라'다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태로운 경제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할 때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결단과 혁신이 태국을 다시금 ‘미소의 나라’로 되돌릴 열쇠가 될 것이다. [기사참조 : 더네이션]

방콕 택시의 두 얼굴 : 다채로운 색상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갈등

2025/06/05 17:12:06

방콕 택시의 두 얼굴 : 다채로운 색상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갈등 질주하는 색동 길, 그리고 변화의 교차로 방콕이나 태국의 번화한 거리를 누벼본 적이 있다면, 뉴욕의 노란 택시나 런던의 검은 택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에 놀랄 수도 있다. 진한 핑크, 노랑, 파랑, 녹색 등 다양한 택시의 색깔 때문이다. 태국의 화려한 택시 색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각각의 색은 차량의 소유주와 운영 방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며, 태국 도시 문화의 독특한 단면을 보여준다. 바퀴 위의 패션쇼: 색으로 말하는 택시 다른 도시들이 통일된 외관을 선호하는 반면, 태국의 택시들은 틀을 깨고 저마다의 색을 뽐낸다. 눈에 확 띄는 핑크색부터 짙은 파란색, 대담한 주황색까지, 이 택시들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이다. 그리고 이 색들은 무작위가 아닌, 승객에게 차량의 배경 정보를 알려주는 일종의 암호로도 사용된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녹색-노란색 투톤 택시는 개인 소유 차량이다. 이 택시 운전사들은 특정 회사나 협동조합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사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식으로 해석하면 ‘개인택시’인 셈이다. 반면, 단색 택시들은 대형 택시 회사나 협동조합 소유이다. 핑크색은 사하밋 택시 협동조합, 파란색은 타이 택시 협동조합, 주황색은 보원 택시 협동조합, 노란색은 싸막끼탐 택시 협동조합을 나타내는 식이다. 이러한 색상 구분은 분실물 발생 시나 서비스 불만 접수 시 해당 택시의 소속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수완나품 공항의 그림자 : 전통과 혁신의 충돌 그러나 이 다채로운 택시 세계에도 최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쑤완나품 공항을 중심으로 일반 택시와 차량 호출 앱 서비스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50명 이상의 일반 택시 운전사들이 정부청사 앞에 모여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차량 호출 앱이 자신들의 수입을 감소시키고 불공정한 경쟁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태국 교통부는 5월 28일, 택시 협동조합, 차량 호출 앱 관계자, 그리고 관련 기관들과 함께 회의를 개최했다. 일반 택시 운전사 단체를 이끄는 워라폰 캄쿤톳 전문 공공택시 운전사 협회장은 세 가지 주요 요구 사항을 담은 공식 청원서를 제출했다. ➊ 공정한 접근성 보장: 쑤완나품 공항 내 일반 택시를 위한 지정된 승차장, 명확한 안내 표지판, 정보 데스크 설치 등 앱 기반 서비스와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 마련. ➋ 법규 재검토 및 개정: 소규모 택시 사업자와 전통적 서비스 제공자를 보호하고 불평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량 호출 앱 관련 법률 및 규정 재검토. ➌ 앱 기반 차량 운행 허가 재고: 수완나품 공항 내 앱 기반 차량 운행 허가에 대한 재고 또는 철회 가능성 검토. 수라퐁 피야초테 교통부 차관은 이 문제에 대응하여 태국 공항공사(AOT)에 공항 대중교통 접근성 및 서비스 모델을 검토하여 편의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육상교통국(DLT)에는 제기된 문제들을 취합하고 협회 법무팀과 협의하여 경쟁과 공정성의 균형을 맞추는 법적, 규제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했다. 수라퐁 차관은 “전통적인 택시 사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승객들이 효율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승객의 복지와 선택권이 최우선임을 재확인했다. 색깔 속에 담긴 의미와 스마트한 방콕 택시 이용법 방콕 택시 색깔 해독 가이드: 당신의 여정을 함께할 택시는? 태국 택시의 다채로운 색상은 단순한 미관을 넘어선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떤 색상의 택시를 타느냐에 따라 그 차량의 운영 주체를 짐작할 수 있다. * 녹색-노란색 투톤 택시: 독립 사업가의 자부심 가장 눈에 띄는 조합 중 하나인 녹색-노란색 택시는 택시 협동조합이나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소유 차량이다. 운전사가 직접 차량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말 그대로 ‘바퀴 위의 개인 사업자’인 셈. 이들은 자신의 차량에 대한 애착이 강해 비교적 잘 관리된 택시를 만날 확률이 높으며, 때로는 더욱 개인적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도 있다. * 단색 택시: 협동조합의 일원 단색으로 칠해진 택시들은 대규모 택시 회사나 협동조합에 의해 운영된다. 각 색상은 특정 단체를 대표하며, 운전자는 회사나 협동조합으로부터 차량을 임대하여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색상과 소속 협동조합은 다음과 같다. -핑크색: 사하밋 택시 협동조합 (Sahamit Taxi Cooperative) -파란색: 타이 택시 협동조합 (Thai Taxi Cooperative) -주황색: 보원 택시 협동조합 (Bowon Taxi Cooperative) -노란색: 싸막키탐 택시 협동조합 (Samakkhitham Taxi Cooperative) 이러한 색상 구분은 회사나 승객이 특정 택시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며, 특히 분실물이 발생했거나 서비스 관련 문의가 있을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1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