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과 코끼리의 페이지를 통해 본 시암 : 과거로의 여정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5/02/13 10:40

사원과 코끼리의 페이지를 통해 본 시암 : 과거로의 여정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기록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 태국은 한때 유럽인들에게 신비로운 땅으로 여겨졌다. 19세기 후반, 식민지 확장이 아시아 전역을 뒤흔들고 있을 때, 시암(태국의 옛 국가이름)은 강한 독립성을 유지하며 전통과 현대화를 조화롭게 추구했다. 이러한 신비로운 왕국에 대한 최초의 통찰을 제공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노르웨이의 민족학자 칼 복(Carl Bock)이었다. 그는 쭐라롱껀(라마 5세) 국왕의 지원을 받아 시암의 자연, 문화, 그리고 사람들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러한 외국 탐험가의 기록은 한국의 하멜 표류기와 비교할 만하다. 17세기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Hendrick Hamel)은 조선에서 13년간 머물며 조선 사회를 직접 경험하고 기록을 남겼다. 두 저술 모두 서양의 시각에서 아시아를 바라본 최초의 기록 중 하나이며, 당대 유럽인들에게 신비로운 동양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 칼 복의 여정을 생생하게 재현한 전시회, 사원과 코끼리의 페이지를 통해 본 시암이 방콕 국립 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라마 5세 시대의 시암을 칼 복의 시선으로 경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개척자의 탐험
칼 복의 탐험은 1881년에 시작되었으며, 당시 시암은 유럽 열강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기 자신만의 입지를 확립하려 하고 있었다. 쭐라롱껀 국왕의 승인하에 칼 복은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며 세밀한 스케치와 서술로 기록을 남겼다. 그의 저서 사원과 코끼리는 유럽 독자들에게 시암을 상세히 소개하며, 당시 동양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국립 도서관의 와치라얀 룸(Wachirayan Rooms)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칼 복의 원본 스케치, 유리판 사진, 그리고 그의 저서의 일부를 포함한 인상적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 유물들은 그가 만난 풍경, 사원, 그리고 다양한 공동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외부인들이 거의 보지 못했던 시암의 모습을 전한다.

시암의 본질을 담다
전시회의 주요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칼 복이 정교하게 그린 코끼리, 사원, 그리고 농촌 생활의 스케치이다. 특히 전통 안장을 착용한 코끼리가 강을 건너는 장면은 시암 사회에서 코끼리가 지닌 중요한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드로잉의 세부 묘사는 코끼리의 위엄뿐만 아니라 19세기 시암에서의 이동 수단에 대한 실용적 측면도 담아낸다.

또 다른 인상적인 작품은 치앙라이 매콩 강변의 불교 사원을 그린 스케치로, 사원의 정교한 건축 양식이 울창한 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칼 복의 작품은 그가 시암의 문화적, 자연적 풍경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세심한 관찰력을 보여준다. 그의 스케치와 글은 당시 예술과 건축 유산을 기록한 귀중한 역사적 자료이다.

과거로 향하는 창
이번 전시회의 제목 ‘사원과 코끼리의 페이지를 통해 본 시암’은 칼 복의 작업이 남긴 지속적인 영향을 반영한다. 그의 책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포함한 여러 유럽 언어로 출판되었으며, 당시 유럽인들에게 낯선 세계를 소개하는 창이 되었다. 당시 동양을 미개한 곳으로 보는 서구의 시각이 팽배했던 가운데, 복의 관찰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시암을 세련되고 전통이 풍부한 나라로 묘사하였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의 하멜 표류기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하멜의 기록은 조선의 정치와 문화를 서구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칼 복의 기록 또한 시암이 독립적이고 문화적으로 풍부한 나라임을 서구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시는 칼 복의 원본 기록 외에도 국립 기록보관소의 아카이브 사진과 유럽과 시암 간의 외교적 관계를 조명하는 영상 프레젠테이션을 함께 선보인다. 이러한 자료들은 칼 복의 여정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문객들은 또한 사원과 코끼리의 디지털 버전을 5개 언어로 탐색할 수 있으며, 관련 서적 32권이 엄선되어 제공된다. 이 자료들은 시암이 유럽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해온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이해의 유산
칼 복의 작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탐험가가 학습과 존중의 태도로 시암을 바라보았음을 보여준다. 그의 시암 문화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쭐라롱껀 국왕의 외교적 노력을 보완하며, 시암이 독자적으로 현대화할 수 있는 국가로 인식되는 데 기여하였다.

오늘날, 즉각적인 정보와 글로벌 연결성이 보편화된 시대에 우리는 먼 나라를 이해하는 데 드는 노력을 쉽게 간과할 수 있다. “사원과 코끼리의 페이지를 통해 본 시암” 전시는 이러한 시대를 되돌아보며, 신중한 탐험과 스토리텔링의 힘이 문화 간 장벽을 허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전시를 둘러보며 방문객들은 코끼리가 숲을 거닐고, 사원이 신앙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으며, 삶의 흐름이 한층 더 여유롭던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암의 역사와 전통을 깊이 음미하고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관람 안내
이번 전시는 방콕 두싯 지역의 태국 국립 도서관에서 2월 28일까지 개최된다. 관람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내셔날 라이브러리 (태국 국립도서관 : National Library)
태국 문화와 지식의 중심지

태국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Thailand)은 태국의 역사, 문화, 지식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대표 도서관이다.

설립 배경
태국 국립도서관은 1905년 라마 5세(쭐라롱껀 대왕, King Chulalongkorn)의 지시로 설립되었다. 이는 서구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태국의 학문적 발전을 지원하고, 국가의 역사적 기록과 문헌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초기에는 왕립 도서관의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이후 1966년 현재의 방콕 삼센 로드(Samsen Road)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국립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도서관의 특징

방대한 문헌 보유
태국 국립도서관은 고대 태국어 문헌, 팜잎(야자수 또는 바나나 잎) 사본, 불교 경전, 그리고 현대 서적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태국 전통 문학과 역사적 자료를 연구하려는 학자들에게 필수적인 공간이다.

디지털 아카이브
최근 도서관은 태국의 중요한 역사적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일부 문헌은 온라인으로 열람 가능하다.

연구 및 학술 지원
학자들과 연구자들을 위한 다양한 자료 제공뿐만 아니라, 태국 문화 및 언어 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개방형 학습 공간
일반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독서실과 세미나실 등 학습과 연구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태국 국립도서관은 단순한 자료 보관소를 넘어, 태국의 지적, 문화적 자산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필수적인 방문지로 추천된다.



*태국 국립도서관은 카오산 로드와 가까운 쌈센 로드에 있으며 태국 국경일에만 문을 열지 않으며 그외에는 주 7일 문을 개방하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여권을 지참하고 가야 일일 패스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www.nlt.g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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