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작은 반란, 색을 입히는 즐거움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5/09/08 12:34

도심 속 작은 반란, 색을 입히는 즐거움

삼얀 미트타운 '마스터피스 페인팅' 현장을 가다
매연과 네온사인, 그리고 끝없는 소음. 방콕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다. 하지만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한 달간, 도심 한복판에서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삼얀 미트타운과 MRT를 잇는 43미터 지하 통로가 거대한 캔버스로 변신한 것이다.

 

협업이 만든 예술 공간
이곳은 프레이저스 프로퍼티 태국(Prasers Property Thailand), 방콕시청(BMA), 태국 대중교통관리청, 그리고 삼얀 미트타운이 손을 맞잡고 탄생시킨 '마스터피스 페인팅(MasterPeace Painting)' 프로젝트의 무대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시민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 공간은 누구나 붓을 들고 작품 창작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인의 재능을 뽐내는 무대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의 장소입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통로 벽면에 색을 입히는 행위 자체가 도시의 일상적 소음에서 벗어나는 작은 반란이라는 것이 이들의 철학이다.

 

텐트 캇차꿀이 그려낸 방콕의 풍경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방콕 출신 예술가 텐트 캇차꾼(Tent Katchakul)과의 협업이다. 복잡하고 역동적인 도시의 매력을 섬세하고 반복적인 선으로 포착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에도 특유의 '두들 아트(Doodle Art)' 기법을 선보였다.

그가 완성한 거대한 벽화 속에는 방콕의 상징적 장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왕궁의 웅장함이 자이언트 스윙의 역사적 무게감과 만나고, 푸른 짜뚜짝 공원은 후어람퐁 기차역의 낭만과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삼얀 미트타운, FYI 센터, KLOS 라차다 같은 현대적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방콕만의 독특한 풍경을 완성했다.

벽화 곳곳에 숨겨진 작은 디테일들은 지나가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상 속 특별한 만남의 공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일 개방되는 이 공간은 예상치 못한 만남들을 연출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한구석에 모여 앉아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은 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고요한 공원 풍경이 웅장한 사원과 만나고, 대중교통의 실용성이 예술적 상상력과 충돌하는 이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찾아가는 길과 주변 볼거리
삼얀 미트타운 방문은 MRT 블루 라인 삼얀(Samyan)역 2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지하 통로를 통해 바로 연결되어 방콕의 무더운 날씨를 피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마스터피스 페인팅을 경험한 후에는 주변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쭐라롱꼰 대학교는 바로 인근에 위치한 태국 최고 명문대학으로, 아름다운 캠퍼스 산책과 함께 구내 식당이나 카페에서 현지 대학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왓 후어람퐁은 MRT 삼얀역 근처의 사원으로, 번화가 속에서도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차이나타운(야오와랏)은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방콕의 활기찬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필수 코스다. 다채로운 길거리 음식과 화려한 상점들, 전통 금은방들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 정거장 거리의 시암 쇼핑지역에는 시암 파라곤, 시암 센터, 시암 디스커버리, MBK 센터 등 대형 쇼핑몰들이 밀집해 있어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방콕 왕궁과 거대한 와불상으로 유명한 왓 포를 만날 수 있다. 도시의 혼잡함에서 벗어나 태국의 깊이 있는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들이다.

 

도시인을 위한 작은 위로
방콩의 중심부에서 잠시 멈춰 서서 색을 칠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 특별한 경험. 그것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예술이 선사하는 작은 위로이자, 도시가 품고 있는 따뜻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붓 한 번의 터치가 만드는 변화, 그리고 그 변화가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작품. 마스터피스 페인팅은 예술이 일상과 만났을 때 어떤 마법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 소중한 실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