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어람퐁, Bangkok Station
한 세기를 풍미했던 '방콕역', '후어람퐁 센트럴역'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새롭게 문을 연 '방쓰 센트럴 종합역'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서 지난 120여년간 태국을 찾은 수 많은 여행자들에게 태국의 각 지역은 물론 넓게는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를 이어주던 역할이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방콕역(후어람퐁)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후어람퐁역이라 불렀던 이곳은 사실 공식적인 이름이 따로 있었다. 바로 ‘방콕 기차역’(Bangkok Railway Station), 지난 3월 25일과 26일 양일간 방콕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던 방콕역이 그 마지막 활동의 종지부를 찍으며 수 많은 방콕 시민들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탈리아 네오 르네상스 스타일로 만들어진 방콕 후어람퐁역은 태국 국영 철도 126주년을 기념하며, 또한 이제 기차역에서 ‘기차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게될 방콕역의 마지막을 알리며 다양한 행사를 치뤘다.
Unfolding Bangkok 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빛과 소리의 화려함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했고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후어람퐁 역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과연 우리중 얼마나 후어람퐁 역에 5성급 호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라마5세 시대 활약했던 이탈리안 건축가 Mario Tamagno는 아난타 싸마콤 대관홀을 설계한 장본인이다. 그는 쭐라롱컨 대왕의 부탁으로 후어람퐁 역을 디자인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기차역을 모티브로 한 후어람퐁 역은 독일의 기차역에 큰 감명을 받은 라마5세의 부탁에 의해서 였다고.
후어람퐁 역사의 완공과 그 이후 첫 기차 승선은 1916년 6월 25일에 이뤄졌다. 라마6세 즉위 후의 일이다.
방콕역은 현재 약 120라이의 부지에 놓여있다.(1라이 약 480평) 주변에는 마하낙 수로가 있으며 팔람4 로드에 위치하며 롱 무엉, 빠뚬완구에 위치한다.
원래의 후어람퐁 역은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 있었다. 지금은 후어람퐁 역과 방콕 기차역을 동시에 생각하겠지만 원래 후어람퐁은 현재의 역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1893년에 건설된 후어람퐁은 1960년 폐쇄될 때까지 싸뭇쁘라깐의 빡남역과 단선으로 연결된 30km의 단독 노선이었다.
철거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방콕 기차역을 후어람퐁역으로 불렀으며 이게 굳어져 지금의 후어람퐁역이 된 것이다. 왜 후어람퐁 역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는지는 당시의 역사책에 나온다.
흰독말풀 그늘 아래 소들이 풀을 뜯던 드넓은 벌판이었던 이곳은 그래서 흰독말풀(다년생 허브의 일종으로 서양에서는 ‘악마의 나팔’이라불렸음)의 태국 이름 ‘람퐁’과 소를 뜻하는 ‘우어’에서 따온 지역 이름으로 불렸으며 그래서 이곳 이름이 ‘후어람퐁’으로 굳어진 것이다.
기둥이 필요없는 특별한 설계, 5성급 호텔이 있었던 역사, 후어람퐁, 방콕기차역은 하나에서 열까지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아주 특별한 기차역이다.
지금은 여성용 화장실과 남성용 화장실로 변해버렸지만 한때는 5성급 호텔의 레스토랑과 리셉션으로 이용되었던 곳. 왕실 전용 기차역에서 대중의 기차역으로 한세기를 풍미했던 기차역은 이제 곧 많은 사람들에게 기차 박물관으로 되돌아 올 예정이다.
태국 국영 철도청은 후어람퐁 역의 일부가 박물관으로 개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의 예술적 가치와 유산은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증기 열차 시대의 오래된 도구와 골판지 기차표, 신호등과 폐기된 침목 등 과거로 여행을 떠나 볼 수 있는 기차 여행의 묘미를 이제 곧 다시금 경함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