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랏 플루
Talad Phlu
방콕 시내 중심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톤부리에는 딸랏 플루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 태국의 전신 씨암국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특히 딸랏 플루는 중국인 밀집 지역으로 중국에서 씨암국으로 무역을 하기 위해 찾아온 중국 무역 상인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딸랏 플루의 역사는 1767년 아유타야 멸망 이후 톤부리 왕국의 딱씬 왕의 통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톤부리쪽 씨암국의 새로운 수도를 중심으로 딸랏 플루쪽으로 모여든 사람들은 몬족과 무슬림 그리고 중국인들이었다. 이들은 라타나꼬신 왕조의 라마1세가 즉위하면서 수도를 옮기며 지금의 쌈펭 지역으로 이주했으나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던 사람들이다.
딸랏 플루의 플루는 빈랑나무열매(Betel Nut)를 말한다. 빈랑나무 열매는 옛 씨암국에서는 남녀노소 즐기는 일종의 기호품이었다. 약간의 환각 성분이 있는 빈랑나무 열매는 여러 다른 기호 약품(?)들과 함께 껌이나 담배처럼 씹으며 즐겼다고 한다. 빈랑나무를 씹으면 침을 뱉게 되는데 그래서 한때 씨암국 수도의 길거리에는 빈랑나무를 씹다가 뱉은 침으로 온통 거리가 지저분해졌다고 한다.
지금은 빈랑 열매 재배는 모두 사라져 버렸지만 딸랏 플루는 한때 짜오프라야 강변을 따라 끌롱 방프롬, 끌롱 방웩 일대에 광범위하게 재배되었고 농장의 주인들은 대부분 중국인들이었다고 한다. 딸랏 플루는 이런 빈랑나무 열매를 판매하는 도매상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딸랏 플루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불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번성하면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 바로 맛집들이다. 지금도 딸랏 플루 일대에는 로컬 태국인들에게는 최고의 맛집으로 불리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약 200여곳 남아있다.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로컬 태국 음식들과 길거리 음식들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이번호 교민잡지에 소개되는 AarntArm Cafe 역시 딸랏 플루에서 맛볼 수 있는 맛집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딸랏 플루의 전성기는 1950년대에서 60년대였다. 이때가 가장 번화하였으며 지금의 야와랏 차이나타운 보다 더 성업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운하를 따라 중국 스타일의 섬세하게 장식된 상점과 건물들은 지금도 남아있어 예전 태국의 번성 시대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딸랏 플루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으로는 미끄롭(mee krob)이라는 간식이다. 라마 5세 시절 중국인 이민자가 최초로 문을 열고 지금까지 4대에 걸쳐 내려오는 비법으로 만들고 있는 ‘미끄롭’은 얇은 쌀국수를 튀겨 새콤하고 달달하게 만들어낸 튀김 국수이다. ‘태행 미끄롭 찐리 싸마이 러 하’라는 아주 복잡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바삭한 국수는 미끄롭의 원조라고 자랑한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
딸랏 플루는 방콕의 유명 관광지와는 전혀 다른 곳이다. 이곳에서 뭔가 유명한 광광거리를 찾는다면 차라리 다른 곳을 가보는 것이 좋다.
방콕의 레트로, 방콕의 옛 모습을 엿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덤으로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한 방콕의 로컬 음식들을 즐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은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짜른끄룽에서도, 카오산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로칼 방콕의 진정한 모습을 이곳에서 느껴보기 바란다.
그리고…
방콕 스트리트 사진 스팟 중 가장 유명한 곳
왓빡남파씨짜른(Wat Paknam Bhasicharoen), 사원의 대형 불상과 타는 저녁놀을 담은 사진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딸랏 플루 인근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를 것이다.
딸랏플루 가는 방법
BTS Talat Phlu Station
www.bts.co.th/eng
www.facebook.com/BTS.Sky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