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 명절 중 하나, 러이끄라통
강에 연꽃 봉오리 모양의 배와 초를 띄우며 소원을 비는 태국의 '러이끄라통' 축제가 11월 둘째 주말을 전후로 방콕 및 태국 전역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러이끄라통은 태국의 2대 명절 중 하나로 태국력 11월 보름에 행해지는데 사람들이 바나나 잎으로 만든 조그마한 연꽃 모양의 작은 배(끄라통)에 불을 밝힌 초와 향, 꽃, 동전 등을 실어서 강물이나 운하 또는 호수로 띄워(러이) 보내면서 소원을 빈다. 사람들은 끄라통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멀리 떠내려가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밝은 보름달 아래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을 따라 촛불이 깜박이며 부드럽게 떠내려가는 많은 '끄라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와 같은 모습은 우리나라의 진주 남강 유등축제를 떠올리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러이끄라통 축제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한 것은 해마다 강의 여신인 메콩강에게 제사를 지내 죄를 씻고 불운을 물리치고자 끄라통을 물에 떠내려 보냈다는 설이다. 하지만 어떤 지역 사람들은 강둑에 있는 부처의 발자국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믿기도 한다. 한편 북부 치앙마이(Chiang Mai)와 동북부 주민들은 강 하구에 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커다란 '끄라통'을 만들어 음식과 옷을 넣어 떠내려 보냈다. 이런 자비를 베푸는 것으로 자신의 죄를 씻을 수 있었다고 믿었다.
다양한 기원만큼이나 각 지역마다 축제의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연꽃모양의 바나나 잎사귀 보트에 초와 향 등을 꽂아 강에 띄우는 게 가장 보편적이지만, 치앙마이의 경우는 등불 풍선을 만들어 하늘에 날린다. 이것을 치앙마이에서는 이뼁 페스티발(Yi Peng Festival)이라고 하는데 ‘콤러이’라고 불리는 등불 풍선을 하늘에 있는 신에게 날려 보내고, 등불 풍선이 날다가 떨어지는 곳에 자신과 가족의 슬픔과 액운이 묻힌다고 믿는다. 깜깜한 밤하늘에 수 많은 등불 풍선들이 흔들흔들 떠오르는 모습은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이 역시 우리나라의 풍등 축제를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될 것이다.
딱(Tak)지방에서는 러이 끄라통 싸이 페스티발(Sai Festival)이라고 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강둑에 모여 코코넛 껍질로 만든 수백개의 끄라통을 물에 띄우고 춤과 노래로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가장 유명한 축제는 수코타이(Sukhothai) 지역에서 열리는 러이끄라통 촛불축제다. 보통 수코타이 역사공원에서 이루어지는데, 전등 행렬, 미스 노파마스(Miss Noppamas) 선발 대회와 대회 수상자들과 함께 끄라통 띄우기, 각 종 전시회, 불꽃놀이, 민속춤 등이 축제기간 동안 펼쳐진다.
방콕에서는 짜오프라야(Chao Phraya) 강에 여러 가지 모양의 등불을 떠내려 보내는 라타나꼬신 시대의 왕실 축제를 재현하는 형태의 축제가 펼쳐진다. 강변 주변을 아름다운 조명으로 장식을 하며 미스 노파마스 선발대회, 끄라통 콘테스트 등과 다양한 전통연극, 공연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