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랏차타니, 태국 이싼 지역의 중심

2019/05/19 11:26:48

척박, 가난, 애틋함, 고향…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느낌의 고장은 많이 있다. 한때는 일제 강점기 빼앗긴 영토였고 또 한때는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간 가난과 척박한 삶의 고단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그래서일까? 태국 이싼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도 비슷한 애잔함이 피어난다. 태국 북동부 지역을 보통 ‘이싼’지방이라고 부른다. 코랏 분지에 위치하며 캄보디아와 라오스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길게 메콩강이 흐르고 있고 그 넓이는 태국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넓다. 인구 역시 많아서 태국 전체인구의 1/3을 차지한다. 전체 지역의 주된 생업은 벼농사인데 항상 불안정한 강수량에 의해 척박한 천수답 신세를 면치 못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이싼 지방. ISAN 암낫짜른, 부리람, 차이야품, 깔라씬, 컨깬, 러이, 마하싸라캄, 묵다한, 나콘파놈, 나컨라차시마, 농부어람푸, 넝카이, 러이엣, 싸컨나컨, 씨싸켓, 쑤린, 우본라차타니, 우돈타니, 야쏘톤 등이 이싼 지역에 속하는 짱왓이다. 우리들에게 이싼 지역은 꽤나 친밀하게 다가올 것이다. 왜냐하면 방콕의 대부분 저임금 노동자들이 바로 이싼 지방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각 가정의 가정부, 건설 노동자, 식당 종업원 등이 모두 위의 이싼 지방 출신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 이제는 그들의 자리를 태국 주변 라오스, 미얀마 그리고 캄보디아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척박한 땅, 먹을 것이 부족했던 이싼 지방은 특유의 지역 음식 역시 그리 많지는 않았다. 방콕에 이싼 지방 가장 독특한 음식이었던 ‘쏨땀’이 소개된 것도 십수년 전에 불과하다. 지금은 호텔에서도 쏨땀이 팔리고 있지만 불과 30년 전만해도 쏨땀은 가난한 사람들만 먹는 싸구려 이싼 음식에 불과했다. 쏨땀이 주유소 근처 행상들이 만들어 팔았던 시절에는 주유소 음식 = 쏨땀이라 여겨졌으며 이름도 쏨땀이라 불리지 않고 ‘파파야 뽁뽁’이라는 예명으로 불려졌다. 자기 이름도 없이 파파야를 채쳐서 절구에 ‘뽁뽁’ 두드려 만들어지는 음식이기에 붙여진 별명만큼, 이싼 지방 사람들에 대한 방콕시민들의 무시는 꽤나 혹독했었다. 이제는 이런 이싼 지방에 대한 무시는 옛말이 되었다. 관광지로서의 관심도도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높아졌으며 독특한 지방색과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신비함이 더해져 최근들어 이싼 지방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우본 랏차타니 UBON Ratchathani 우본 랏차타니는 대표적인 이싼 지역이다. 비슷한 대표 지역으로는 우돈타니가 있다. 우본 랏차타니는 꽤나 오랫동안 잘 짜여진 지역색을 갖추고 있었다. 짧게는 ‘우본’이라고 불렸던 이곳은 특히 불교와 꽤나 큰 관계를 맺어 온 지역으로서 그렇기 때문에 아주 유명한 불교 사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들과 동떨어진 곳에서 수행을 하던 수도승들이 많았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라오스와 이어지는 관문이라고 불렸던 우본 랏차타니는 메콩강을 따라 야소톤, 씨사켓과 이어져 있으며 방콕과는 약 630km 떨어져 있다. 독특한 지방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우본 랏차타니는 비록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지 않아도 이름과 지명만은 널리 알려져 있을 만큼 친숙한 고장이다. 독특한 음식문화와 더불어 4,000년 전에 그려진 암석화 선사시대 유물과 여러 국립공원들이 산재해 있으며 특히 7월에 치러지는 캔들 페스티발(Candle Festival)이 가장 유명하다. 과거(Past) 10세기경까지 우본 랏차타니는 크메르 왕국에 속해있던 지역이었다. 아유타야가 우본을 함락하기 전까지는 크메르의 지배를 받으며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특히 건축분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상당수의 건축물이 크메르 형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불교 사원의 경우 크메르 형식을 그대로 본 받아 미니 앙코르라 불리기도 한다. 라마 5세 시절 우본 랏차타니는 ‘라오 카오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병합되었으며 1899년 북동부를 관장하는 관공서 허브 역할을 하며 ‘몬톤 이-싼’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었다. 이후 1900년 태국의 몬톤 시스템이 붕괴되자 ‘몬톤 이-싼’은 현재의 이름인 ‘우본 랏차타니’라는 이름을 얻게되었다. *태국의 몬톤 시스템은 일종의 중앙정부 시스템이었다. 현재의 무엉(도)의 모든 시, 면, 읍을 관장하는 중앙 도시를 지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각종 세금과 법률 그리고 토지 정비를 하는 식이었다. 태국은 현재의 짱왓 제도를 완성하여 발전하게 된 시기가 1907년이었다. 현재(Present)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활발한 도시가 되었던 곳이 바로 우본 랏차타니였다. 파타야가 미군들의 휴양지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면 우본 랏차타니는 미군들의 항공기 베이스가 되면서 부자도시가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현재 우본 랏차타니는 태국 북동부 이싼 지역에서는 가장 중요한 도시가 되었다. 독특한 도시 형태와 유명한 불교 사원 등으로 수많은 순례자들이 우본을 찾는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캔들 페스티발과 야소톤의 로켓 페스티발, 쑤린의 코끼리 축제 등 독특한 축제로 인해 북동부 이싼 지역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예전에도 해당 축제들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긴 했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외면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불편함은 옛말이다. 새로운 저가 호텔들도 상당히 많이 마련되어졌고 각종 편의시설도 두루 갖춰진 상태다. 5월부터 시작되는 이싼 지역의 각종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이제 서둘러야 할 것이다. 쌈판복 (Sam Pan Bok) 독특한 볼거리가 많은 우본 랏차타니에서도 손에 꼽는 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쌈판복이다. 3천개의 구멍,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3천개의 물 구덩이를 의미한다. 우본 랏차타니 시내에서 약 120km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강 건너가 라오스인데 시암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두갈레로 갈라지는 메콩강 줄기 사이에 위치하는 쌈판복은 1년중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메콩강 수위가 낮아지는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쌈판복은 강수위가 높아지고 빨라지는 시기에 물에 의해 깍여져 나가거나 바위와 돌 무더기에 의해 만들어지는 웅덩이의 다양한 모습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미키마우스, 물병, 개머리 등 자연에 의해 깍여나간 거대한 바위들의 모양을 맞춰보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쌈판복이라 불리는 대형 웅덩이들의 모양에서 마치 우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보트를 한 대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1,000바트이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보트를 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고 아니면 왕복 120바트의 썽태우를 빌려 타고 쌈판복만 둘러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왕 쌈판복을 방문한다면 보트를 타 보는 것을 권한다. 메콩강의 강렬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메콩강이 그저 유유히 흐르는 강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히 쌈판복에서의 그 강줄기의 강력함은 집채만한 파도의 위력만큼이나 강렬하다. 특히 하구쪽 좁아지는 강물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투망질을 보고 있으면 자연의 힘을 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 유속 최저 80km의 강물은 모터보트의 힘을 가볍게 압도해 아무리 세게 힘을 주어도 제자리에 서있기 조차 힘든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물의 공포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쌈판복은 사실 그리 쉬운 여행 코스는 아니다. 그늘도 없고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된다. 충분한 양의 물과 썬블럭 그리고 가볍지만 몸을 잘 가릴 수 있는 복장을 권한다. 그리고 슬리퍼 보다는 등산화쪽이 더 유리할 것이다. 가여운 트렉킹 복장을 권하고 싶다. 쌈판복을 들어가는 입장료는 따로 필요치 않다. 하지만 쌈판복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차량은 현장에서 주민들에 의해 운행되는 픽업트럭 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며 또한 쌈판복은 뻥 뚫려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걸어서 다니기에는 약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물론 등산에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살이 빠른 곳이기 때문에 일년에도 수없이 많은 익사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수면은 조용해 보일지 몰라도 물속에서는 수많은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현지 어부나 주민들도 쌈판복을 들어갈 때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물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있는 쌈판복, 우본 라차타니를 방문한다면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왓 씨린톤 와나람 푸 파오 (Wat Sirindhorn Wanaram Phu Prao) 현지인들은 쉽게 ‘왓 푸 파오’라고 부른다. 보통 태국 사원들은 사람들이 밤에 사원 구경을 가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사원 만큼은 꼭 저녁 해질 무렵에 들려봐야 한다고 알려줘야 한다. 물론 낮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사원이지만 밤에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것은 바로 사원 곳곳에, 건물에 발라지거나 설치된 야광물질들 때문이다. 일명 glow in the dark, 야광 사원이라 불리는 푸 파오는 특히 가족들과 연인들 사이에 크게 인기가 있는 사원이다.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야광 때문에 예쁜 사원이 아니라 사원 자체의 아름다움에 고가의 야광과 형광 물질들이 덧대어진 느낌이다. 쉽게 얘기해서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모습의 사원이 아니라 낮과 밤 모두 상당히 공을 들여 디자인 된 사원이라는 의미이다. 라오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졌으며 건축물 자체에 대한 아름다움 뿐 아니라 불교적인 의미도 큰 사원이며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닌 몸으로도 느낄 수있는 아름다움이 함께 하는 사원이다. 우본 라차타니에서는 쌈판복과 비슷하게 시간이 소요되지만 쌈판복을 낮에 들려보았다면 충분히 둘러보고 갈 수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사원 자체는 입장료가 없지만 주차시에 주차 요금을 징수한다. 차량 1대에 20바트의 주차료를 내면 된다. *우본 랏차타니는 이외에도 선사시대 동굴벽화를 볼 수 있는 Pha Taem 국립공원과 목걸이 처럼 떨어지는 20미터 높이 폭포가 있는 Soi Sawan 폭포, 구멍을 통해 환상적인 달빛을 보여주며 떨어지는 Long Roo, Sang Chan 폭포 등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는 국립공원 등을 방문할 수 있다. 우본라차타니의 먹거리 쏨땀의 본고장 답게 시내 곳곳에는 쏨땀과 까이양집이 많이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몇몇 독특한 음식점들은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음식점들이다. 방콕의 태국 음식점들과는 약간 다른 모양과 맛을 보여주는 이싼 음식점들, 그곳에서도 북동부 이싼 사람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싼띠 레스토랑 (Santi Restaurant) 중국식과 태국식 그리고 베트남식이 조금씩 섞여있는 레스토랑이다. 이 자리에서만 40년 이상 영업한 우본 라차타니 노포 레스토랑이다. 저녁에만 오픈하는데 피크 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레스토랑이다. 특히 오리찜에 쌀죽과 태국 스타일로 튀긴 계란프라이에 양파 소스를 곁들인 음식은 꽤나 인기있는 고정 메뉴이다. 값이 싸면서도 시골 음식점 답지 않게 서빙과 서비스가 좋으며 깔끔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조리를 한다는 점에서 외지인과 관광객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름 나 있다. 약 100여가지 이상의 음식들이 있으며 음료와 맥주 그리고 위스키 등 취향에 따라 먹고 즐길 수 있다. 시내 중심에 있어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Address : Chawalanok Rd, Tambon Nai Mueang, Amphoe Mueang Ubon Ratchathani, Chang Wat Ubon Ratchathani 34000, Thailand Coordinate :15.2337929, 104.8466633 Phone :+66 45 262 533 오픈 시간 :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Pakmor Na Amper (ปากหม้อหน้าอำเภอ) 전형적인 베트남식 먹거리이다. 워낙 인기가 좋아 주문하고 음식을 받는데까지 약 30분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 하나의 가격은 그리 비싼편이 아니라서 아침식사를 위해 배달 또는 포장 주문이 항상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만들어내는 음식은 딱 3가지 종류뿐이다. 직접 그자리에서 만들어내는 쌀전병에 ‘무여’라고 불리는 베트남식 돼지고기 소세지 또는 저민 돼지고기에 각종 양념과 야채를 곁들인 속을 넣어 바로 돌돌 말아 내주는 음식이다. 베트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우본에서 먹어보는 ‘빡머’ 색다른 맛일 것이다. 함께 내주는 소스가 특별하다. 아마도 소스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꼭 소스를 듬뿍 찍어 먹어보도록 하자. 오픈 매일 오전 8시부터 재료가 떨어질때까지(보통 오전 10시나 11시면 모든 재료가 소진되므로 서둘러야 한다.) 전화번호 : 045-255-324 Tumkartoei(땀끄라터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쏨땀을 만드는 주방장이 트렌스젠더들이다. 주인도 트렌스젠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곳은 당당하게 트렌스젠더 쏨땀집을 표방하는 음식점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꽤나 유명해지면서 손님들도 상당히 많아졌다. 점심시간에는 주차장이 꽉 차서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음식은 태국 이싼 지방의 전형적인 메뉴들이다. 각종 주재료가 들어가는 여러가지 쏨땀 종류를 비롯해 까이양, 피조개 무침, 닭내장탕 등 다양하며 최고가 금액이 250바트일 정도로 저렴하다. 다양한 쏨땀이 만들어지는데 생새우와 민물게 등 다양한 맛의 쏨땀을 즐길 수 있다. Facebook : www.facebook.com/pg/TumkratoeiUbonRatchathani Open :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Tung Sri Muang Night market 매일 오후 4:30부터 10:30까지 운영하는 우본 랏차타니 대표 야시장이다. 우본에서 팔고있는 대부분의 맛집들이 이곳에 모여있으며 주변 씨무엉 공원과 함께 우본의 대표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우본 랏차타니의 밤은 이곳을 중심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본 시민들은 물론 우본을 찾는 관광객들도 꼭 들렸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 음식과 태국 음식 그리고 거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절묘하게 어울리는 다양한 국적의 혹은 국적불명(?)의 음식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김종민)

카오채(Khao Chae)

2019/04/16 10:10:32

카오채는 태국에서 일년중 가장 덥다는 4월에 많이 먹는 일종의 계절 음식이다. 특히 쏭크란 기간에 많은 태국 레스토랑에서 카오채를 특별 판매하기 때문에 쏭크란 음식으로도 불려진다. 카오채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에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또한 카오채가 광범위하게 쏭크란 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것도 아직은 아니기 때문에 태국인들 조차 쏭크란 여름음식으로 카오채를 꼽지 않기도 한다. 오히려 팟타이나 껭키여우완(그린 커리), 카이얏싸이, 카놈똠, 카놈 끄록 등을 쏭크란에 좀 더 즐겨먹는 음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태국 남부의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펫차부리 지역에서 만큼은 카오채라는 음식이 좀 더 특별하게 취급된다. 후어힌 가는 길목의 조그만 도시로 여겨지는 펫차부리는 태국 카오채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소한 펫차부리에서 만큼은 1년 내내 카오채를 즐길 수 있다. 카오채의 원조 지역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펫차부리는 그래서 시내 곳곳에서 쉽게 카오채 전문점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자신들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주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펫차부리 시민들도 추천하는 몇몇 전문점들을 아래 소개한다. 두곳 다 길거리에서 조그만 의자를 놓고 또는 강변에 허름한 모양으로 장사를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또는 자신만의 확고한 레시피와 맛으로 승부하는 집들이다. 80년 전통, 여전히 비밀로 감춰져 있는 하루 매상 등 미스테리한 맛집들이지만 최소한 그 맛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다. 1. 란 빠 으언 *펫차부리 시장 인근 적십자사 건너편에 위치(전화 없음) 풍만한 몸집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이곳은 이 자리에서만 80년이 된 카오채 전문 노점상이다. 할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이어져 온 카오채 레시피는 지금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고 맛 또한 변함없는 곳이다. 태국인들중 카오채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펫차부리 양대 산맥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매일 점심 때면 조그만 간이탁자와 의자가 빌 새도 없이 계속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포장(싸이퉁)을 해 가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모습이다. 할머니는 지금도 손수 카오채를 준비하는데 사실 카오채는 이런 저런 반찬들을 다양하게 준비하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이면서 대표적인 반찬 3가지로 단순화 시킨 카오채 셋트를 팔고 있었다. 이곳의 한 셋트 : 밥 한공기와 반찬 세가지 가격은 단돈 20바트다. 정수한 물에 계피와 비슷한 향이 나는 향초에 하룻밤을 재운 후 다시 자스민 꽃과 끄라당아 타이라고 불리는, Cananga odorata (Lamk.) Hook.f. et Th. 일명 “일랑일랑”이라고 불리는 달콤한 향이 나는 태국 자생 꽃에 하룻밤을 재워둔 물을 이용한다. 쌀밥 역시 특별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보통의 밥 짓는 과정과는 사뭇 다른 카오채용 밥은 그 사용되어지는 쌀 역시 여느 쌀과는 다른 ‘카오켕’이라는 좀 더 단단한 조직감을 갖는 쌀로 밥이 지어져야 한다고. 더구나 일반적인 밥짓기와는 달리 지어진 밥을 흐르는 물에 세번을 씻어주어 찰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맛있는 카오채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밥에 향이 나는 물과 약간의 잘게 부순 얼음을 곁들이면 카오채 밥이 완성된다. 여기에 약 8가지의 각종 허브와 양념이 들어간 새우 페이스트(까피 : 일종의 태국식 새우 고추장)속에 붉은색 양파조각을 심으로 끼워넣은 땅콩만한 경단을 계란옷을 입혀 튀킨 ‘룩 까피’와 추어차이타오(무우)를 꼬들꼬들하게 말려 설탕과 양념으로 재운 ‘후어차이 뽀’그리고 쁠라끄라벤(가오리)을 말려 아주 잘게 실처럼 두드려 달달하면서 짭짤한 양념으로 만든 ‘쁠라 칙 팟완’을 곁들여 먹는다. 사실 방콕이나 또 다른, 카오채로 유명한 꺼끄렛 등지에서도 쏭크란 기간이면 카오채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파는 카오채에 곁들여 먹는 음식 중 유일하게 ‘쁠라 칙 팟완’만큼은 펫차부리에서만 유일하게 가오리를 이용해 만들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주로 돼지고기를 얇고 가늘게 만든 무여를 이용해 만드는 점이 다른 점이다. 펫차부리 지역 사람들은 쁠라끄라벤으로 만든 ‘쁠라 칙 팟완’이 곁들여지지 않은 카오채는 카오채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펫차부리 고유의 카오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또한 카오채를 만들어 파는 주인들의 카오채 사랑 역시 대단한 경지에 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의 카오채는 특히 쁠라 칙 팟완이 다른 곳과 비교해서 좀 더 진득하고 단 맛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게 특징이다. 2. 매 닛 *펫차부리 기차 다리 인근 전화 : 032-413-376 강가에 자리잡은 카오채 전문점, 이곳 역시 단 하나의 메뉴, 카오채만 판매한다.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 어머니가 다시 아들에게 전수한 3대째 내려오는 카오채 전문점이다. 그러나 4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입담 좋은 아저씨 카오채 식당.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내려오고 그리고는 형제들 아무도 관심이 없던 카오채 식당을 물려받기 까지 아저씨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만드셨던 카오채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아저씨는 그대로 어머니께 직접 카오채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할머니도, 어머니도 이곳의 카오채 만드는 레시피가 왜 그런건지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대답을 해준적이 없었다고. 그래서 지금도 그저 어머니가 만들던 방식 그대로 할 뿐, 왜 또는 어떻게 그런식의 요리 방식이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이곳의 카오채 역시 한 셋트의 가격이 20밧으로 ‘할머니’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오랜 세월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집들이 그러하듯 ‘할머니’ 카오채의 맛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필자의 입맛으로는 이곳의 ‘쁠라 칙 팟완’이 입에 더 맞는듯 하다.(필자는 생선의 비린내를 그리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명 마릴린 먼로 향수라고 불리는 샤넬 No5에도 들어간다는 ‘일랑일랑’ 꽃을 다른 곳 보다 더 많이, 듬뿍 사용한다는 이곳의 카오채는 그래서 좀 더 강한 향을 내는 물로 만들어진다. 레시피가 입에서 입으로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다 보니 카오채 만드는 일이 거의 생활화 되어 있다는 아저씨의 카오채에 얽힌 이야기 한마당은 다음과 같다. 뭔가 특별한 음식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탄생비화가 있기 마련이다. 카오채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에 관한 특별한 탄생 비화가 있고 더구나 왕족과 깊은 관계가 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쁠라 칙 팟완이 좀 덜 진득한 모양이다.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재료가 가오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식감이 육고기와 비슷하다. 한셋트 20바트!! 카오채 탄생 배경 오래전 옛날, 왕족들의 휴양지로 이 지역에 왕족이 여행차 들리게 된다. 한창 이곳 저곳을 여행하던 왕족은 갑자기 배가 고파지자 주변에 있는 한 사원으로 들어가 한끼 식사를 요청한다. 갑자기 들이닥친 왕족 일행이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사원의 주방을 돌보던 여승은 정갈하게 식사를 마련한다. 이윽고 밥을 준비하는데 아무래도 시주로 받은 밥인데다 더구나 시골 사람들이 공양으로 준비한 밥이었기에 잡티가 많았다고. 이에 그대로 대접하기에는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밥을 깨끗한 물에 씻어 준비할 요량이었다. 한창 시장했던 왕족은 밥이 언제오나 궁금해 밖에 나왔다가 주방에서 밥을 씻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흥미가 일어 그냥 씻던 상태 그대로 먹어보자 제안했다고.(아마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시장했기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해서 였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카오(쌀 또는 밥) + 채(물에 담그다)라는 의미의 카오채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카오채는 원래 오래전 태국 중북부 지방에서 번성했던 몬족이 여름철 쏭크란 기간에 신에게 바치는 제사음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를 ‘카오 쏭크란’이라 불렀는데 이 이름이 후에 ‘카오채’로 바뀌었다고 한다. 태국인들이 존경하는 쭐라롱컨 대왕, 라마 5세는 카오채를 광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라마 5세의 왕실 별장이 있는 펫차부리에 카오채가 성행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듯 하다. *태국 유명 음식체인점 S&P에서도 현재 카오채 한정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글/사진 김종민)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