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 태국 장애인 태권도팀 일본으로!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1/09/02 11:55

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 태국 장애인 태권도팀 일본으로!

지난 8월 25일 밤 신영균 감독이 이끄는 태국 패럴림픽 태권도 팀이 일본으로 향했다는 소식이다. 쑤완나품 공항에서 보내 온 대표팀 사진을 보면 콴수다 선수와 신영균 감독 단 2명으로 매우 단촐하다. 이미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태국은 이번에는 패럴림픽에서의 최초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콴수다 선수는 K44, -49kg급에 출전한다. 콴수다 선수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패럴림픽에 너무나 긴장되고 떨린다.”고 말하며  “하지만 신영균 감독님이 가르쳐 주신 모든 기술과 노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태국 장애인 태권도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이번에 결성되었다. 신영균 감독은 태국에 태권도 팀을 결성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노력해 왔으며 그 결실을 맺고 이번에 도쿄 패럴림픽에서 첫 올림픽 도전을 하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태국 장애인 태권도팀은 비록 큰 관심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태권도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몇년간 장애인 태권도팀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4월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진 K43 61kg 급에 출전해 마지막 패럴림픽 출전의 기회를 노렸던 탄와 선수는 아쉽게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이번 패럴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신영균 감독은 “탄와 선수도 오랫동안 노력해 왔는데 이번 도쿄 팰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많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번 패럴림픽이 끝나고 난 후 다시 팀에 합류해 파리 올림픽 출전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상 최초의 장애인 태권도팀의 이번 도전은 이제 곧 시작될 것이다.

비장애인 태권도팀의 금메달에 이어 콴수다 선수의 패럴림픽 금메달 소식을 기대 해 본다.

신영균 감독은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본지에 출발 소식을 전하며 “굉장히 긴장되고 떨린다”며 “콴수다 선수는 저보다 1,000배는 더 떨린다고 한다”전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권도 선수단은 이제 곧 결전을 치르게 될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패럴림픽

[김도균의 스포츠경제학] 패럴림픽, 대한민국이 주인 그 비밀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숙소동에 걸린 현수막 문구는 BTS의 노래 `버터`에 나오는 `Hotter, Sweeter, Cooler, Winner!`(더 뜨겁게, 더 달콤하게, 더 쿨하게, 승자!)이다.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인생의 승리자가 된 선수들, 대한민국 선수는 패럴림픽의 주인공이다. 필자는 패럴림픽 선수단 지원 부단장을 맡아 대회에 참가하면서 대한민국이 패럴림픽의 주인공이 된 그 비밀을 밝히려고 한다.

첫째,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한 장소에서 개최하게 만들었다.

1988 서울패럴림픽이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큰 획을 그은 대회로 꼽히는 이유는 올림픽이 개최되는 도시에서 패럴림픽을 개최하는 원칙이 처음 만들어져 두 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의 패럴림픽은 올림픽의 부대 행사 정도의 작은 대회로 여겨져 지금처럼 규모도 크지 않았고, 올림픽과 같은 해에 열리긴 했지만, 올림픽 개최도시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열려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88 서울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못지않게 대중의 주목을 받는 대회로 성장하게 되었다.

둘째, 패럴림픽 엠블럼은 태극기를 모태로 만들어졌다.

패럴림픽 공식 엠블럼은 88년 서울패럴림픽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서울올림픽 로고를 모티브로 태극 문양을 기본으로 하고 5개 대륙을 상징하는 색깔로 만들어졌다. 그 후 오륜기와 비슷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두 개의 색을 빼라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2004년 세 개의 태극 문양으로 변경하고 이름을 ‘아지토스’라 하였다. ‘아지토스’는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존 태극 문양 엠블럼이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면, ‘아지토스’ 는 역동적이고 운동하는 느낌을 준다. 아지토스의 원본이 바로 태극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셋째,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다.

이번 도쿄 패럴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162개국에서 약 4,400명이 참가한다. 22개 종목에 걸린 539개의 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데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어 첫선을 보인다. 태권도가 장애인들이 즐기는 세계적인 종목이 되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넷째, 패럴림픽에도 양궁 9연패처럼 9연패를 노리는 종목이 있다.

1988년 서울패럴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보치아라는 종목은 컬링과 비슷하여 뇌성마비 중증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 참가할 수 있다.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88년 서울 대회부터 지난 2016년 리우 패럴림픽까지 한국이 8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여 이 분야에서는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9연패를 이룬 양궁처럼 보치아도 9연패의 역사를 이루어 또 하나의 위대한 역사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다섯째, 한국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이 같은 나라이다.

패럴림픽과 올림픽은 규모나 역사 등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나므로 메달리스트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다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동-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과 똑같은 포상금과 연금 혜택을 주었다. 전 세계에서 장애인과 비 장애인에게 똑같은 포상과 혜택을 제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미국 팀도 이번 2020 도쿄올림픽, 패럴림픽부터 두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의 포상금을 동일하게 지급하기로 하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별 없이 국가대표는 보상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며 장애인스포츠 정책에 있어서 선진국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섯째, 한국 최초의 금메달은 패럴림픽에서 나왔다.

한국은 1968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개최된 제3회 패럴림픽에 선수 6명 임원 4명 총 10명이 처음 참가하였다. 그 후 두 번째 참가한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휠체어 탁구 단식의 송신남 선수가 장애인 탁구 휠체어 부문(TT1)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에 최초의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이것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 올림픽 첫 금메달보다 4년 앞선 것이다.

일곱째, 패럴림픽 최우수선수상(MVP) 이름은 우리나라 ‘황연대 성취상’이다.

1988년 서울패럴림픽을 통해 제정된 황연대 성취상은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의사가 되어 장애인 복지 운동에 헌신한 황 박사가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쾌척하면서 제정됐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라 패럴림피언의 용기, 결단, 도전 정신을 세계에 알린 선수를 지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때까지 30년 동안 동·하계 패럴림픽 폐회식 때마다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평가하는 21개국 남녀 선수 28명이 받으면서 뜻깊은 상으로 각인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사라지고 ‘아임 파서블(I’m Possible·나는 가능하다) 어워드’로 시상 되어진다.

한국의 역대 패럴림픽 최고 성적은 88 서울패럴림픽에서 거둔 7위이지만 한국이 패럴림픽에 이바지한 알려지지 않은 이 비밀들을 본다면 패럴림픽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는 늘 승리했고, 또 한 번 승리 할 것이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 글처럼 모든 선수들이 장애를 극복한 것만으로도 이미 승리했고 패럴림픽에서 다시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들의 열정과 전 세계인들의 응원 소리로 벌써 가슴이 벅차오른다.

김도균 교수(한국체육학회장/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