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찾아온 갓 쓴 훈장님들 방콕한국국제학교(KISB)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6/07/27 11:48

방콕에 찾아온 갓 쓴 훈장님들
방콕한국국제학교(KISB)
‘2026 해외로 찾아가는 예절서당’

큰절부터 서예·탁본·전통공예까지 몸으로 배우는 우리 예절과 문화

7월 15일, 방콕한국국제학교 강당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갓을 쓰고 도포를 갖춰 입은 훈장 선생님들이었다. 평소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하던 차림을 눈앞에서 마주한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훈장 선생님들을 맞았다.

방콕한국국제학교(교장 박상임)는 이날 교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26 해외로 찾아가는 예절서당’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가 주최한 프로그램으로, 해외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예절과 문화를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수업은 학생들의 학년과 발달 수준에 맞춰 진행됐다. 훈장 선생님들은 인사하는 자세와 상대를 대하는 마음가짐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절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했다. 형식만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예의를 지켜야 하는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행동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갓과 도포 차림을 신기해하며 웃음을 보이던 학생들도 수업이 시작되자 훈장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 해보는 큰절이 익숙하지 않아 자세가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고 다시 동작을 따라 하는 사이 강당에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배움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학년별로 만난 전통문화
초등부 G1부터 G6까지의 학생들은 기초 예절교육과 함께 압화 부채 만들기와 전통 서예 등을 체험했다. 학생들은 꽃잎과 잎을 이용해 저마다 다른 모양의 부채를 완성하고, 붓을 잡아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먹을 묻힌 붓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지만, 삐뚤빼뚤한 글씨에도 학생들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중등부 G7부터 G11까지의 학생들은 조금 더 깊이 있는 인성·예절교육에 참여했다. 서산 만들기와 탁본, 자개 공예 등 평소 학교생활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문화 체험도 이어졌다. 직접 만들고 손으로 문양을 떠보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전통문화가 박물관 안에 머물러 있는 옛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새롭게 즐기고 이어갈 수 있는 생활문화임을 경험했다.

수업 중에는 학생들의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훈장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며 전통 예절에 담긴 뜻을 풀어 설명했다. 학생들이 낯설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체험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이끌었다.

훈장 선생님들도 방콕에서 만난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와 밝은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각 학급에는 학생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담아 쓴 급훈을 선물했다. 힘 있게 써 내려간 붓글씨에는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낯선 타국에서 다시 만난 우리의 예절
박상임 교장은 “갓을 쓰신 훈장 어르신들께서 한국에서 직접 오셔서 학생들에게 전통과 예절을 가르쳐 주셨다”며 “학생들에게 오래 기억될 정말 감사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일은 단순히 전통 지식을 익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말과 글뿐 아니라 인사하고 어른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도 우리가 이어온 문화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수업은 ‘한국인의 정체성’이라는 다소 큰 주제를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들고,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갓을 쓴 훈장 선생님과 마주 앉아 예절을 배우고 붓글씨를 써본 경험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다 가깝게 느끼게 하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방콕한국국제학교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세계를 향한 시야와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하루 학교를 찾은 예절서당은 막을 내렸지만, 학생들이 배운 존중과 배려의 마음은 교실과 가정의 일상 속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사진 제공 | 방콕한국국제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