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해외에서 돈버는 ‘슬기로운 태국생활’을 위하여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1/01/06 13:37

‘하려는 사업분야의 기본기에 얼마나 정통해 있느냐’와 ‘현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자기 사업 분야에 어떻게 가미하느냐’가 관건

■ 무슨 장사를 하고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가?

맹획이 칠종칠금했다는 땅 동남아, 그 중에서도 먼 듯 가까운 땅 태국에서 살다보니 이따금씩 ‘태국 땅에서 무슨 장사를 하고,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지’ 생각중인 분들을 만나곤 한다. 대부분 기존 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들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다는 생각에 방점을 찍고 진출하려는 모습을 흔히 본다. 틀린 생각은 아니나 본말이 뒤바뀐 경우도 상당 수 눈에 띈다.

물론,“대외교역은 국가간의 산업별, 제품별, 서비스별 비교우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무역원론 책자에서나 인용되는 이야기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 더구나 이 관점은 바다 건너 이국 땅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관점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산업경쟁력이 취약하고 발전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대적 저개발국가에서 사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는 있다.

어차피 국가간의 산업분야별 발달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발전과 확산 그리고 이행단계의 상호간 시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히트한 눈꽃 빙수나 인생사진 촬영매대를 들여다가 해외현지에서의 영업에 성공할 가능성은 상품성 측면(Product)에서 클 것이다.


작은 규모의 소상공인 업종도 창업단계와 진행과정에서 점검해봐야 할 사항들은 차고 넘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판매할 상품의 '제품력 만들어 내기'다. 사진=바리스타 코코하우스

■ 그런데 왜 해외 현지 창업에 성공하기 어려운가?

첫째, 사업장 소재지의 국내외 여부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업자가 해당 제품의 제조,구매,개발 등이 전개되는 운영프로세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굳이 ‘공업제품을 생산하는 기업형 사업’이 아닌 식당, 제과점, 미용업소 같은 ‘소상공인 업장’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또한, <모든 마케팅의 시작은 제품력>이다. 제품의 품질은 광고나 프로모션의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본 요소이다. 제품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영업이나 마케팅 행위는 사상누각일 수 밖에 없다. 그 다음이 <브랜드>이고, <디스플레이와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자영업의 대명사 같이 여겨지는 식당 창업의 경우라 하더라도 한 마디로, ‘음식맛(Product)’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구사해내는 기술(Technology)에 대한 확고한 습득이나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지식 없이 덤벼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주인이 꼭 직접 주방에 들어가 조리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판매할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력과 사업진행 과정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전반적인 식견 없이는 사업을 컨트롤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판매하려고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술력과 노하우를 습득하려는 노력에 큰 비중을 둔 디테일한 준비작업이 사업시작 이전에 선행’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태국에서 카페를 창업하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중남미는 아닐지언정 태국에서라도 북부 커피산지인 치앙라이의 전문학교 바리스타 학과라도 입교해서 커피원두와 가공법부터 제대로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팔요하다. 그 과정에서 타업체와의 경쟁력 근간과 기틀도 자연스레 닦여질 것이다.

둘째, ‘차별화’만으로는 반짝 튀는 ‘깜짝쇼’ 흥행에 그칠 수 있다. 판매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의 총체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부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4P(제품, 가격, 유통, 판촉)와 3C(자사, 경쟁사, 고객) 그리고 STP(고객세분화, 목표고객 설정, 고객군 속에서의 위치 정하기) 같은 기본 지식 함양을 대기업의 공산품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원칙으로 생각하지 않는 마인드 셋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는 골목장사를 포함한 모든 사업에 공히 적용되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외양은 다르게 표출되더라도 요식업을 포함한 소매사업(Retail) 과정 전반에 이러한 요소들이 상황별로 곳곳에 내재되어 있음은 당연지사다. 의외이고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해외현지에서의 사업이나 장사가 순조롭지 않은 경우, 대부분 현지 사정에 어두워서 라기 보다는 당해 사업의 기본적 프로세스에 대한 미숙지가 원인인 경우가 태반이다.

셋째, 무조건 한국에서의 방식을 고수하거나 세계표준만 따라가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나 (Globalization), 그렇다고 그저 현지방식(Localization)에만 맞추려 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취사선택적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일텐데 이는 해외 현지에서 돈을 벌기 위한 제 분야에 크게 유효한 관점이다. 식당을 창업하는 경우, 태국인들이 단맛을 선호한다고 해서 현지인들 입맛에 맞추느라 한식을 달디 달게 변형하는 것은 판매할 제품인 한식의 비교우위적 차별화 특성을 저버리는 참혹한 처사이다. 반면, 태국같이 소고기 비선호율이 높고 가성비 있는 양질의 소고기를 식자재로 구하는 것이 제한적인 나라에서 소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으로 메인 메뉴를 구성한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해외에서의 자기사업 성패는 해당분야에 얼마나 정통하려고 노력하느냐와 현지 사회문화적 특성을 사업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진=software suggest

■ 태국 현지에서 창업시의 애로점, 태국문화의 특수성은?

인력부문을 보면, 태국인 피고용인들의 지각이나 결근 등 근태 유동성이 큰 편이며, 다양한 목표사안에 멀티태스킹적으로 접근해 동시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내려는 마인드가 취약하다. 각종 산업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간관리자 계층의 형성이 미약해서 기획력을 발휘해 추진해야 하는 업무에 합당한 인력수급이 원활치 않다. 실업률이 1% 내외인 나라가 태국이다. 단순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수급 조차도 쉽지 않은데다가 이직률도 높다. 업무지시를 할 때, 정확한 템플릿 형태로 해야 할 바를 적시해 주거나 결과 도출 시점을 정해주지 않으면 결과물 산출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다발한다.

태국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문화 속에서 개개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존중하는 안분(安分)주의에 기초한 속성을 가진 사회다. 획일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전체의 효율적 성과를 얻어 내는 것에 익숙한 조직문화를 가진 한국과는 차이가 많기에 단기간의 빠른 성과에 치중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들로서는 괴리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나 보다는 우리를 생각하기를 바라는 풍토를 가진 우리나라 대비, 태국은 산업화 진전도에서는 뒤져있지만 개인의 다양성이나 프라이버시 존중 측면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오히려 더 개방된 사고를 가진 사회라 볼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국민성의 나라여서 남들 앞에서의 질책은 금물이며, 상대방 의견에 이견이 있어도 섣불리 표출치 않는 고립적 사고방식을 가진 성향의 사람들 또한 많은 편이다.

외형적으로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출신과 교육정도 그리고 재력에 따라 실제적인 계층구분이 엄격히 유지되는 신분서열사회적 측면 또한 강한 사회라 볼 수 있다. 태국은 아직까지 재산 순위 상위 20%가 전체 국가 부(富)의 3분의 2를 소유하고 있으며, 6,900만명 인구 중에서 500여명 정도가 전체 기업 지분의 35%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 넓고 다양한 기회가 산재해 있는 방콕. 사진=필자

■ 맺는 말

‘취업’이든 창업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가치창조(Value Creation)’이다. 취업의 경우도 조직 내에서 ‘가치’를 창조해내는 제대로된 기여가 없으면 오래지 않아 소멸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자기 사업은 취업보다 더 한층 ‘가치’를 만들어 내야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자신의 사업대상물에 얼마나 ‘부가가치’를 더해 나가는지(Value Added) 여부가 극명한 성패로 귀결된다. 뿐만 아니라 ‘취업’의 성패보다 ‘자기 사업’의 성패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결론지어진다. 장사든 사업이든 준비과정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 까닭이다.

해외에서의 자기사업의 성패는 ‘당해 사업분야의 기본기에 얼마나 정통해 있느냐’와 ‘현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자기 사업 분야에 어떻게 가미하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