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방콕시민 70% 접종 완료… 동남아 ‘위드 코로나’ 시금석, 태국의 앞날은?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1/10/26 10:24

[전창관의 방콕세설] 방콕시민 70% 접종 완료… 동남아 ‘위드 코로나’ 시금석, 태국의 앞날은?

<관광수입 회복 +코로나 사태 상황 下 안정적 외환보유고 유지 + 아세안 최대 제조업 보유국 입지 활용한 수출확대 + 반정부 시위대의 세 손가락 의미 되새김>을 화두 삼아야 할 태국

이번 주 ‘방콕 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방콕 인구의 70%가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전체 태국 국민 접종률을 추정집계 발표한 10월 11일자 ‘로이터 통신’ 보도 기준으로 볼 때도 총 64,139,022회분이 접종되었기에 이를 2회 접종으로 나누어 추산 시, 약 6,900만 명의 태국 전체 인구 대비 2회 접종 완결자가 46% 선을 넘어서고 있다. 10월말 경이면 전 국민 접종률도 약 5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폰 방콕 부시장이 “11월부터 방콕은 외국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고 언급하는 와중에도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는 우려의 여론조사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태국의 관광산업을 포함한 제반 경제활동의 수도권 집중도를 감안하면 상당 부분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할 백신접종 기반작업이 갖춰져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도시형 국가 싱가폴 제외 시, 아세안 국가 1위로 올라선 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 그래프 이미지 : 아워 월드 데이터

■ 도시형 국가 싱가폴 제외시, 태국의 백신 접종률 아세안 1위 국가로 부상

‘아워 월드 데이터(Our World in Data/Oct.11,2021)’의 태국 코로나 접종률 세계순위를 살펴봐도, 태국은 세계 22위 접종률 국가임과 동시에 동남아 내 접종률 순위는 싱가폴 1위(80%), 태국 2위(50%), 베트남 3위(39%), 인도네시아 4위(36%) 등으로 도시형 국가 싱가폴 제외 시 단연 아세안 1위에 도달했다. 여타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차 접종자 비율이 아직 높은 편이지만, 태국의 경우, 1차와 2차 접종간격 최대 설정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태국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이 당초 12주에서 8주 내외로 단축된데다가, 기존 1차 접종자의 순차적 2차 접종일정 도래가 임박 중이다. 근래 들어 넉넉히 보유되기 시작한 태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수입 화이자 백신 재고량 그리고 다음달 말경 도착 예정인 모더나 도입일정까지 고려하면 연내에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은 현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 방역 최일선에 투입된 태국 의료진들이 승리의 V자 손가락을 보이고 있는 모습 / 사진 : 아세안익스프레스

■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태국의 백신접종률 리더십

사실, 현재 접종률 세계 7위에 오른 우리나라가 그랬듯이, 태국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백신접종’ 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방역'에 치중했다가 뒤늦게야 백신 수급과 접종 우선 순위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한 탓에 그 동안 접종률 진척율이 현저히 낮았다. 그렇지만, 코로나 19 발생 초기에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이 집계한 세계 보건안전지수 6위에 올랐던 국가답게 뒤늦게 나마 접종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사실, 근래들어 태국이 접종률 제고를 위해 기울인 노력과 결과는 세간의 우려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각급 병원 뿐 아니라, 곳곳에 위치한 관공서, 방콕 요소요소의 대형 쇼핑센터, 심지어 새로 완공된 동남아 최대규모의 도시철도역 환승 컴플렉스 시설물 방스 전철역까지 접종 장소로 동원됐다. 그 결과 일일 평균 70만~80만 회분의 접종기록이 돌파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달 태국 근대 서양의술 도입의 시조 마히돈 대왕 탄생기념일에는 일일 접종기록 100만 회분을 넘어서며 기염을 토했다.

■ 국가 재개방에 나선 태국이 손에 쥐고 있는 것과 쥐어진 것들

11월부터 이런 ‘동남아 국가 내 최우위 접종률(도시형 국가 싱가폴 제외 시)’과 새로운 글로벌 방역 기조인 ‘위드 코로나’ 정책에 발맞추어 태국의 국가 재개방 작업이 시작된다. 많은 우려가 포함되고 있지만, 굳이 이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배수진을 친 무모한 정책’이라는 시각만으로 바라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코로나 사태 발생한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전 세계 12위권을 지키고 있는 태국의 외환보유고 / 그래프 이미지 : IMF 통계국

지난 11일 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국가 재개방 순차 로드맵 발표 시 표명된 전 세계 10대 무격리 입국 대상국가명에 우리나라도 포함될 것이라는 견해도 유력히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아직 식당 내 주류 판매가 금지되어 있고 무검역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쇼핑센터 영업시간 정상화 이후 맞이한 첫 주말 휴일인 지난 16일과17일에는 각종 쇼핑센터들과 요식업 매장들이 내국인들 만으로도 상당 부분 코로나 사태 이전의 집객률을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더군다나 지난 주말은 대부분의 회사와 관공서의 급여 지급일 직전 휴일이었다. 태국은 아직 1인당 GDP 7천달러 수준의 나라여서 '급여 지급일 직후 주말이 최대 매출 시현일'임과 동시에 '급여 지급일 직전 주가 최하 매출을 보이는 날'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나라인데도 말이다. 아직 외국인 관광객을 막아 놓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방콕의 소비시장이 자구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억지춘향 일지언정 나름 주사위는 잘 던져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 섣부른 과민한 반응일지 모르겠다.


▲ '10대 국가 대상 무검역 국가 재개방'을 계기 삼아 활성화가 기대되는 외국인 관광산업 / 사진 : 세상의 상식이야기

■ 행복은 멀리 파도를 넘어야... 활은 이제 시위를 떠났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몇일새 남부지방과 북부 치앙마이 쪽의 확진자가 늘어나 유의해야할 상황들이 또 보도되기 시작하고, ‘위드 코로나’ 정책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일부 비등하는 등 아직은 사뭇 조심스럽기에 당연히 유의해야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①동남아 수위의 백신 접종률 국가이자 ②아세안 최고 보건 안전지수 보유국 그리고 ③100% 가까운 마스크 착용률이라는 삼박자에 힘을 싣고 이렇듯 태국의 국가 재개방 프로젝트는 확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이젠 화살이 활시위를 떠난 셈이다.

백신 접종률 70% 돌파했다고 다짜고짜 마스크 집어던지며 거리로 뛰쳐나가서 '위드 코로나' 세상 만들겠다고 큰소리 쳐대는 바람에 전 세계인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미·영·이스라엘 등과는 달리, 태국은 마스크 착용 하나는 거의 100%에 가까운 나라인지라 나름 '위드 코로나' 세상이 어렵사리 나마 꾸려져 나가기를 기대하는 마음 또한 크다. 물론, 또 한 두차례의 파고를 넘어야 할 수도 있다는 각오는 태국민들 뿐 아니라, 태국 체류 외국인들까지 어느 정도 하고는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고지가 저긴데 여기서 말수는 없는 것인 바에야.


▲ 내국인 고객층 유입만으로 다시금 주말 매출 활기 띠기 시작한 방콕 중심가의 쇼핑센터와 건설 부지 건설현장 / 사진 : 필자

하긴, 이런 이야기하면 또 누군가는 다짜고짜 이리 비아냥 댈지도 모르겠다. “거봐요, 외국인 관광객 아니면 먹고 살 것이 없는 나라여서 억지로 백신 접종률 올려 관광객 받아 먹고 살려고 저리들 난리라니까... 그러면서도 외국인에 대한 대우는 이 모양이니…”라고 말이다.

그럼에도 문득, 그 옛날 유행했던 “♬행복은 멀리 파도를 넘는다”는 대중가요 가사가 떠오른다. 태국이 한 두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칠지언정 동남아 최대 '제조업 보유국'이자 ‘대표관광국가’라는 국가적 타이틀을 다시 한번 크게 세워 나감과 동시에, 발전적 ‘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인프라를 갖추는 계기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차제에, 이런 어려운 시기를 겪는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치켜 올렸던 세 손가락'의 진정한 의미를 위정자들과 국민 모두가 발전적으로 되새겨 주기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태국의 국가발전의 크나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