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총, 마약, 학교폭력…싸왓디 타일랜드의 민낯 유감(有感)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07/09 18:25

[전창관의 방콕세설] 총, 마약, 학교폭력…싸왓디 타일랜드의 민낯 유감(有感)

 

- 지나친 외래문화의 유입과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를 대체 할 사회문화적 방파제 미흡 현상에 따른 사회구조 지체현상 유발
- 사회 안정을 위한 교육체계 정비와 경제발전을 뒷받침 할 인적자원 양성을 동시에 추스릴 국가적 차원의 선순환   구조적 토대 마련 시급


▲ 사진출처 : 아마린 TV 34

지난 6월 15일, 한인들 상당수가 거주하는 쑤쿰윗 103번가 우돔쑥 초입의 대로변에서 주변지역의 오토바이택시 운영권을 둘러싼 알력다툼으로 100여 명의 오토바이택시 기사간의 폭력사태가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방콕의 쑤쿰윗 대로에 인접해 있는 주요 5대 간선 도로인 우돔쑥 초입에서 총, 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난투극 현장의 모습이 그대로 공중파를 타고 TV뉴스에 방송되어 보는 이들을 공포에 떨게했던 이 집단 총기난동사태는, 지난해 말 12월 13일 또 다른 한인 거주지역 중 한곳인 쑤쿰윗 13가 트렌디 콘도 내 탐앤탄스 앞에서 벌어진 태국 현지경찰에 의한 프랑스인 총격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6개월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마약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태국 마약퇴치본부 자료에 의하면, 연간 적발되는 마약사범 수가 30만명을 훌쩍 넘고 있는데, 이들로부터 압수된 마약 중  ‘야바’가 년간 3억 6,000만정에 달하며 ‘아이스’가 1만 4,361Kg에 달한다. 지난해 12월말 미얀마 접경에서 2차례에 걸쳐 2,800만 정이 넘는 다량의 합성마약(일명 ‘야바’)을 밀반입 하려던 마약 판매조직을 태국군 제3야전군 소속 기동수색대가 적발했고, 올해 2월에는 ‘야바’ 50만정을, 북부치앙마이에서 태국 남부 핫야이 지역으로 밀반출 하려던 3인조 여성 운반책이 검거됐다. 이런 류의 마약이 한 알에 1백바트 내외의  저가로 각종 소셜내트워크(SNS)를 통해서도 유통되며 확산속도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데, 마약 중독 연령대도 지속적으로 낮아져 15세~19세 사이의 청소년 마약 복용자가 270만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만 명 가량은 적극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로 보고되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 웨이브 바이 포세이돈 클럽의 마약파티현장 / 사진출처 : Spring News CH1


▲ 온라인 총기 도매상으로부터 압수한 실탄 및 총기들 / 사진출처 : Thai PB News 캡쳐

우리가 알고 있는 ‘미소(微笑)의 나라’ 그리고  ‘안분(安分)의 나라’ 태국과는 사뭇 다른 또 하나의 태국의 민낯이 도처에서 보여지고 있다. 무릇 대부분의 국가들이 겪고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격차가 빚어내는 사회문제의 일면이기는 하나, 태국이 유난스레 중증의 홍역치레를 하고 있는 사태의 중심에는 총기와 마약 이라는 인류가 가진 흉폭함의 극치를 드러내는 도구들이 첨예하게 결부된 사건·사고이기에 더더욱 태국에 사는 이방인들의 눈에 공포스럽고 낯설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랜 왕조 역사와 불교라는 전통적 가치관 속에서 ‘태국다움(쾀뺀타이,Thainess)’을 유지하고 외세의 침탈에서 빗겨나가며 독립을 유지해 온 신공(?)스런 나라 태국에서 벌어지는 작금의 흉폭한 상황들의 전개는 태국민들 뿐 아니라 태국 땅에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이방인들에게 조차 많은 우려를 낳게하고 있는데 그 근본 원인에는 다음의 두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 태국민들에게 있어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갖는 불교적 사회 가치관에 입각한 전통적 교육체계가 현대 물질문명 사회의 이중적 가치관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교육문화체계 양성이 부진한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4만여개가 훨씬 넘는 불교사원들이 오랜 세월속에서 학교 역할을 대행해왔을 정도로 심화돼 온 불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교육체계가, 연간 4천만명을 넘어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퍼부어대는 개방적 외래문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왔을 뿐 아니라 산업발전을 위해 수용해 온 외국기업들의 진출 홍수속에  와해 또는 흡수되며 수 많은 변질과 혼돈을 유입시켰다. 그 와중에 타격받은 문화충격을 대체할 새로운 교육체계의 정립이 미진함 속에 벌어지는 일종의 사회질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둘째, 기나긴 세월 동안 저개발국가군에 머물러있다가 뒤늦게 상당부분 경제개발을 일궈내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어 제대로된 추가적 경제성장을 일구어 낼 성장엔진을 갖출 여력 조차없이 옆으로 횡보하는 경제구조가 만들어낸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이 일으키는 각종 사회병리적 현상이다. 이곳 주요일간지들의 보도 내용 등에서도 보이듯, 태국의 지나친 빈부 편중현상이 일으키는 저소득층의 생활상에서 벌어지는 미혼모 문제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가정파괴 현상이 벌어지는데, 결국 이런 문제들로 인해 발생하는돼 미보호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집단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립학교의 낮은 교원임금체제는 교원의 질저하로 이어져 이런 학생들을 선도할 책임의식 등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스며든 금전만능주의와 기술경시 풍조 그리고 각종 스타트업  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대졸자 1만 5천 바트 월급쟁이 생활 무용론’등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지고 있다. 올해 치뤄진 대학입시에서 태국의 전국 대학 입학정원인 390,120명을 크게 밑도는 30만명 가량만이 입학 절차를 마치는 등 대학진학률이 역성장 하고 있는 것만 봐도 태국의 학교교육의 파행성을 상당 부분 엿볼 수 있다.


▲ 동부경제회랑 항만모습 / 사진출처 : 태국 EEC 추진본부 홈페이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태국은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과 Thailand 4.0’을 통한 산업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의 궤도를 내달리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이기에  다수의 고등교육을 받은 인적자원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며,  분야별 전문교육을 이수한 다양한 분야의 인적자원 양성이 시급함에도 국가적 교육현실은 정반대로 내닫고 있는 것이다.


▲ 동부경제회랑 추진 관련 개발 가속화중인 우타파오 해군공항 / 사진출처 : EEC 홈페이지

태국정부가 그토록 열렬히 주창하는 ‘태국적인 것이 최고(=니욤타이)’라는 사상과 ‘지속가능한 태국다움(=타이니욤양이은)’ 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작금의 ‘총, 마약,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사회교육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얻어진 사회적 결속력과 토대속에서 ‘동부경제회랑과 태국 4.0’ 같은 국가경제 부흥을 위한 산업경제발전이 꽃피워지고 열매 맺어질 때, 그 꽃과 열매는 일본의 것도 중국의 것도 아닌 진정한 태국민들의 소유물이 될 수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