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溫故而知新> 불현듯 되새겨지는 ‘빠가야로=馬鹿野郞 (우매한 말과 사슴처럼 바보같은 자들)’와 ‘칙쇼=畜生(축생, 짐승들)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19/07/23 18:09

[전창관의 방콕세설] <溫故而知新> 불현듯 되새겨지는 ‘빠가야로=馬鹿野郞 (우매한 말과 사슴처럼 바보같은 자들)’와 ‘칙쇼=畜生(축생, 짐승들)

 

우리민족의 대서사시 ‘토지’의 작가로 한국 역사문학에 뿌리 깊은 흔적을 남긴 고 박경리 선생이 ‘일본산고(日本散考) -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에서 말씀하신 글귀가 새록새록 되새겨 질 수 밖에 없는 요즘이다.


▲ 소설가 박경리와 일본산고@동아일보

“한 시절 전만 해도 조선인은 우리 앞에 우마(牛馬ㆍ소와 말)나 다름없는 존재 아니었나. 이제 와서 제법 사람 노릇 한다니 도저히 보아줄 수 없군… (이런 투의 일본인들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우리에게서 문화를 조금씩 빌려 갔었던 무지하고 가난했던 왕사(往事ㆍ지난 일)가 (그들에게 뼛속깊이) 사무쳐있기에 나온 열등감 탓은 아닐까.” “일본인에게는 ‘예’를 차리지 말라. 아첨하는 약자로 오해 받기 쉽고 그러면 밟아버리려 든다. 일본인에게는 곰배상(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잘 차린 상)을 차리지 말라. 그들에게는 곰배상이 없고 상대의 성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힘을 상차림에서 저울질한다”

여기서 나오는 우마(牛馬ㆍ소와 말)라는 표현, 일제치하에서 일본의 무단통치 패거리들이 걸핏하면 우리 선조들에게 내뱉던 ‘빠가야로=’馬鹿野郞=バカやろう(우매한 말 또는 사슴처럼 바보같은 자들)’와 ‘칙쇼=畜生=ちくしょう(축생, 짐승들)’ 바로 그것이지요. 일제시대에 살아보지 않았고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일제치하 생활상을 소재로 한 우리나라 TV드라마에서 얼마나 자주 나왔었던 말인지 저절로 귀에 익혀진 단어, ‘빠가야로와 칙쇼’ !!!


▲ 일본의 집단주의적 ‘혐한시위’ 장면@뉴스위크 한국판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동남아 ‘남양군도(群島)’에서 불과 반세기 전에 마구잡이로 ‘군도(軍刀)’를 휘두르며 천인공노할 무참한 짓들을 저지르고도 추호의 반성은 커녕, 어느 사이에 남방국가의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삶을 살아가는 틈바구니에 끼어들어와 이제는 ‘총칼’ 대신 ‘자본’을 휘두르며 나대는 그들의 ‘혼네(속마음)’에는 아직도 ‘빠가야로’와 ‘칙쇼’가 엄연함을 여기저기서 보곤하던 차에 고국에서 경제왜란이 벌어졌다.

이번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경제제재조치를 ‘군사 전략물자 통제’라는 허울어린 소리로 눈가리고 아웅해대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대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 역시 ‘묻지마 빠가야로와 ‘칙쇼’를 내뱉는 어이없는 뻘짓에 다름아니다.

박경리 선생께서 살아 생전에 말씀하신대로, ‘일본이 이웃나라에 폐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일진데, 이 와중에 “강한 일본에 선동만 하면 동학처럼 다 죽는다”라는 해괴한 언사를 내뱉는 국회의원 마저 있다. 참으로 역사성에 어긋난 기괴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고립과 폐쇄성을 타고 난 섬나라이다. 14세기경 가마쿠라 막부가 무너지고 쇼군과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약화된 틈을 타서 해안가의 영주들을 중심으로 새력화하기 시작했던 왜구들은 약탈과 노예매매 그리고 각종 밀거래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해 나가면서 급기야 정국 혼란을 틈탄 도요토미히데요시에 의해 통폐합되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본내의 무리한 권력투쟁에 대한 부작용과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의 국가규모와 군비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명나라정벌(征明街道)에 나섰다. 그 결과 그의 군대는 명나라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죄없는 우리나라에서 7년이라는 세월동안 약탈만 일삼다가 이순신 장군의 결의에 찬 반격으로 종국에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했다.


▲ ‘전쟁은 기회다’를 설변하는 도요토미히데요시@KBS 드라마 임진왜란 1592

이후, 태평양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망상에 빠진 일왕을 앞세운 군부의 승산 없는 전쟁야욕에 일본인들은 반대여론 조차 내지 못한 채, 카미가제로 상징되는 제로전투기와 야마토 전함 등을 앞세운 ‘대동아 공영권’ 운운에 나섰다. 결국은 그 터무니없는 집단주의에 무리수를 둔 결과, 참혹한 패망국으로 전락했다.

이번의 경제왜란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너져 내린 자국 내부의 경제문제로 시발된 아베정권의 지나친 강경도 일변의 혼란스런 정국 내분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외부로 끌어 내려는 생각 일변도로 ‘新도요토미히데요시’ 정책이자 ‘新태평양전쟁’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형세이다.

그렇기에 자신들이 도발한 경제전쟁의 명분조차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채 삼척동자도 비웃을 우스꽝스런 ‘전략물자 관리론’을 들이미는 등 갈팡질팡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만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대응하며 대표적 일본상품인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니클로의 오카자키 재무담당사장(CFO)이 우리나라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칭하며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는 있으나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웃는듯한 발언을 했다가 유니클로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집중타겟화되자 유니클로측은 오카자키 CFO의 발언이 나온지 닷새만에 한국고객들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해프닝 마저 연출했다. 유니클로 이름으로 이륙했던 카미가제 전투기 한 대가 여론의 집중포화로 뜨자마자 격추 당한 형국이다.


▲ 영화 ‘명량’에서의 이순신 장군 모습

이쯤되면 과연 누가 이기나 제대로 한번 겨루어보지 않을 수 없다. 설사 단판에 완승으로 이기지 않으면 어떤가. 한걸음씩 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길게 보면서 제대로된 큰 그림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밑그림이 되는데 일조할 밖에.

우리 선조들을 ‘말이나 사슴(馬鹿)같은 짐승(畜生)들처럼 멍청하다’고 비아냥거리면서 정작 자신들은 턱없이 무모한 전쟁을 일으켜 패전했던 역사를 이번 경제왜란에서 체감케 해줄 밖에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 박경리 선생의 말씀대로, “일본, 이웃에 폐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 밖에 없고, 옛날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지만 일본은 양심이 많아져야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 대(對)한국수출규제 품목@연합통신

이제 곧 다음 달이면 또 다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날을 기리는 광복절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그저 옛것을 익혀 새롭게 만들어 나가보자는 뜻의 격언이 아니다.  ‘古(옛 고) 자가 아닌 故(말미암을 ‘고’ 내지는 까닭 ‘고’) 자로써 ‘까닭(故)을 익혀 새로운 것(新)을 알다(知)’라는 뜻이다. 일본이 더 이상 무참한 대외적 행각으로 폐퇴해 몰락하지 않고 우리의 건실한 이웃나라로 이 신남방 땅에서 함께 마주보며 협력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