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지만, 태국에는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

2020/12/09 13:36:51

[전창관의 방콕세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지만, 태국에는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 -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고 하던데 태국에는 ‘콰이강’이 없다. - 콰이강이 없으니 ‘콰이강의 다리’도 자연스레 없음이고. 태국에 사는 한인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가봤음직한 깐짜나부리 주(州)의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니 이게 무슨 괴변이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없는 것을 없다고 해야하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태국에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니?... 그렇다면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 행진곡(The River Kwai March)’으로 청춘남녀의 심금을 울렸던 윌리엄 홀든 주연의 옛 명화에 나온 다리가 영화 속에서 지어낸 가공의 장소란 말인가?? ▲ ‘콰이강의 다리 행진곡(The River Kwai March)’으로 유명한 위리엄 홀든 주연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 포스터 물론, 그건 아니다. 요는,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2차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수용소가 있던 태국의 깐짜나부리에는 '콰이강'이라는 강은 없고, 오직 '쾌(แคว)'강만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다시말해 '콰이강의 다리'가 아니고 '쾌강(แม่น้ำแคว)에 있는 다리’, 즉 ‘싸판 쾌(สะพานแคว)’이니 말이다. 하긴 콰이강의 다리가 태국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건 방콕 시내 짜뚜짝 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 곳에 가면 ‘싸판 콰이(Saphan Kwai-สะพานควาย)’라는 전철역도 있고, ‘할인점 Big C 싸판 콰이’까지 성업중이다. 일본군이 미얀마로 군수물자를 운송키 위한 교량을 방콕시내에 건설했을리는 만무하니… 이야기인 즉은 이렇다. 당시 미국영화 제작자가 영화제목을 "The Bridge on the River Kwai"라고 영문으로 칭하여 흥행시켰던 것이고, 우리나라의 영화배급사에서 그걸 그대로 따라 발음해 한글로 적어 "콰이강의 다리"라고 불러왔던 것인데... <실제 스토리 1> 지금부터 25년 전에 처음으로 해외주재 발령을 받아 태국에 나왔을 무렵, 가족들을 차에 태우고 '콰이강(?)의 다리'를 찾아 깐짜나부리에 갔었다. 구글맵은 커녕 차량 네비게이션 비슷한 것도 없던 때인지라, 깐짜나부리 지역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인근 현지주민에게 물었다. - 나 : "싸판 매남 콰이 유 티 나이 크랍? = 콰이강의 다리가 어디에 있지요?" - 주민 : “마이미 = (그런 다리는 여기에) 없다.” - 나 : 헉, 그럴리가… - 나 : (식구들에게) "시골 촌사람들이라 그런지 참 답답하게 사나봐. 바로 지근에 있는 그 유명한 역사적 현장, 콰이강의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말이야, 투덜투덜...” - 나 : “그 서양영화에 나오는 다리, 2차 대전 때 버마로 향하는 군용 기차가 다니던 다리가 이 깐짜나부리 근방에 없다고요?...어쩌고 저쩌고...그게 말이되냐구요? 크랍~” - 주민 : “아~ '쾌강' 말하시나 보네요. 저쪽 방향으로 조금 만 더가면 나옵니다.” - 나 : “헐~ '콰이강'이 아니고 '쾌강'이었어??” 이건 25년이나 지난 너무도 옛 이야기니 십여년 전에 겪은 이야기 두어 개 더 보태본다. ▲ 태국에 사는 내·외국인이 모두 즐겨 마시는 맥주 Singha Beer <실제 스토리 2> 태국에서 내·외국인 할 것없이 사랑하는 맥주 '비야 씽'... 캔에 새겨진 이 맥주회사 창립연도가 무려 1933년인데, 태국의 짝그리 왕조를 전제군주제에서 현행 입헌군주 체제로 바꾸어 놓은 입헌혁명이 일어난 것이1932년인 바, 그 이듬해에 맥주공장을 지었다는 이야기이고 보면 태국인들의 맥주사랑도 만만치는 않음이다. 군사정변이 일어나 전제군주체제가 입헌군주제로 바뀌는 난리통에도 맥주공장 세울 사람은 세우고, 그 맥주 사 마실 사람은 사마시고 그랬다는 이야기인데, 어쨌든 그건 그렇고, 비야 씽(เบียร์สิงห์/비야=맥주 & 씽=사자)을 영문으로 'Singha'라고 표기한다고 덩달아서 '씽하' 맥주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다. 뒷 'h'발음은 산스크리트어에서 차용한 단어의 흔적어로써 묵음처리 되어있기에, 태국인들은 '비야 씽'이라고 부른다. 그런데도 혹자는 여러해를 태국에서 살아도 꿋꿋이 ‘비야 씽하’이라고 칭하는데, 글쎄… 차라리 '사자표 맥주'라고 부르든가 말이다. ▲ 코카콜라와 더불어 태국의 남녀노소 즐겨마시는 음료수 Fanta. / 사진출처 : Positioning Magazine <실제 스토리 3> 태국의 남부지방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려고 후어람퐁 역에 도착해 티켓팅 중에 갈증이 나서 콜라와 환타를 진열해 놓고 파는 음료 가판대 노점상에게 환타를 달라고 했다. - 나 : ‘나랏말쌈이 듕귝과 닳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지라, ‘환타’가 아닌 ‘Fanta’인 것 정도는 안답시고, - 나 : “커~ Fanta 능 끄라뻥=환타 한 캔 주세요.)”라고 영어의 F발을 하느라 아랫입술에 힘을 꽉 주며 말했다. - 상인 : 마이 미~(눈 앞 가판대에 진열해 놓은 것 뻔히 보고 있는데도 없단다.) - 나 : “니 응아이 라!=없다니, 그럼 이건 대체 뭐요?” - 상인 : “어~ 휀따~” 요즘 태국인들의 한국어 학습이 한류 붐을 넘어서 학문적 차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165개 고교에서 4만 5,000명 내외의 학생이 200여명이 넘는 현지인 교사들로 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해 학습하고 있다. 또한, 12개 대학 13개 캠퍼스의 대학생이 한국어학, 한국문화학, 한국어교육학으로 세분화하여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 쑤코타이에서 열린 '태국의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에서 열띈 토론을 진행중인 태국인 한국어 교육자들의 모습. / 사진출처 : 주태 한국문화원 제공 지난달에 주태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태국의 한국어교육 발전 모색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라는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행사의 토론 패널로 참가해 열띤 토론을 유창한 한국어로 벌이는 태국인들의 한국어 실력은 예전에 비행기 안에서 이따금 마주치던 어줍잖은 어투의 여승무원의 짧은 한국어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토론의 내용성은 물론이고 한국어 발음 측면 등에서 조차 여늬 한국인 학자들의 세미나에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여서 깜짝 놀랐다. 이제 우리 태국 거주 한인들도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답게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를 보다 적확하게 구사하는 노력을 들여, 태국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로서의 성의를 보이는 것도 한·태 민간외교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맹획이 칠종칠금했다는 남방 땅 외지의 태국 땅에서 살아가다 보면, 태국에 대한 깍듯한 애정보다 애증(?)이 쌓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방인으로서 이 나라 사람들을 제3자 관찰자 시점으로 비평하는 속에서 개선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것도 분명하고. 그렇지만, 그 와중에 현지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현지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면 현지생활이 상대적으로 즐거워짐과 더불어 다방면에 걸쳐 이득이 되는 관점 포착도 훨씬 더 용이해 지리라 본다. ‘시암 파라곤’이 아닌 ‘싸얌 파라곤’ 백화점 가서 영화도 보고, ‘칸차나부리’가 아닌 ‘깐짜나부리’에 가서 ‘쾌강의 다리’도 보면서 골프도 즐기는 한편, 바다가 그리울 때는 ‘푸켓’이 아닌 ‘푸껫’에도 가보고 말이다.

[방콕세설] 편의점 천국의 나라 태국…태국인들을 위한 ‘럭키세븐’인지, 아니면 ‘상생 속의 살생’인지

2020/11/25 16:49:13

[전창관의 방콕세설] 편의점 천국의 나라 태국…태국인들을 위한 ‘럭키세븐’인지, 아니면 ‘상생 속의 살생’인지 - “히우 므어라이 꺼 웨 마!” - “언제라도 배고플 때면 들려주세요!” ▲ 태국의 편의점에서 태국민들이 손쉽게 먹거리를 포함한 물품을 구입하는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태국의 모 대기업 C사가 운영하는 S편의점의 점포 수가 1만1천개를 넘어섰다. 태국 편의점의 대명사로 통하는 S편의점은 남녀노소, 학력고하, 그리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를 막론하고 누구나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받는 장소이자 간단히 한 끼 때우는 요기거리 구입처로 자리매김 되어있다. 오죽하면 아침식사를 거른 직장인들이 출근 직후에 “세븐일레븐 갈래 ?” 라는 말을 “아침식사하러 갈래?” 하는 말 대신에 대용하다시피 할까… 이런 범국가적(?) 상황에 부응한 대표 편의점 S사의 주력 마케팅 문구도 재미있기 그지 없다. “히우 므어라이 꺼 웨 마!” (언제라도 배고플 때면 들려주세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이, 방콕의 주요 길목마다 들어선 크고 작은 편의점 매장 근처에는 편의점 본사 측이 개발해 판매하는 즉석 해동 간편식 제품들과 유사한 종류의 메뉴를 파는 노점상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곳이 다수이다 보니 자연스레 먹거리 노점상들이 모여 있는 곳이 세븐일레븐 매장 근처라는 인식마저 확산되어 있다. 서민대중들은 주요 길목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한 끼 때울 수 있는 먹거리 선택권을 편의점 내 간편식 진열대에서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근의 리어커 행상에서도 비닐봉지에 포장되는 각종 간편식을 구입할 수 있다. 그야말로 식사 전후에 마시는 음료수를 포함한 기타 생필품까지 편의점에서 조달받는 한편, 그 주위에 늘어선 노점상들이 제공하는 즉석조리 리어카 행상까지 포함된 일종의 ‘현대적 편의점과 재래시장의 콘소시움 마켓’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편의점 앞 노점상들로부터 편의점 측이 자릿세 명목으로 일정 금액의 임차료를 징수해 노점상들이 떳떳하게 편의점 앞에서 장사하게 허용해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한국적 상황에서라면 있을 수 없을 이 진풍경은, 어찌보면 참으로 어수선한 상황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상생’ 그 자체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 주변에 형성되는 노점상들과 편의점이 상생하며 물건을 파는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편의점 측이 이렇듯 자신들의 매장 주위 노점들을 축출하지 않고 버젓이 매장 전면에 유치해 장사하게 하는 이유는, 각 매장별 프랜차이즈 가맹점주(Franchisee)들로 하여금 노점상들로부터 임차료를 받아 수익금 일부를 벌충케 하는 효과를 노리게 해준다. 반면, 편의점을 찾는 고객들은 “노점 형태의 즉석 먹거리와 편의점 내의 냉동·냉장형 즉석 해동식품 그리고 그외 생필품을 동시에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 장터가 동네 편의점”이라는 인식을 갖게해 주고 있다. 편의점 측도 좀 더 다양한 모객효과 측면에서 편의점 앞 노점상 난립(?)이 오히려 고객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적 인식이 급기야 태국 국민 대표 편의점인 S편의점의 출입구에 “If you hungry, please visit/히우 므어라이 꺼 웨 마”라는 슬로건까지 나붙게 만든 것이다. 세븐일레븐 가맹본사(Franchiser)도 이를 묵인해 주는 상황에서, 지방 같은 경우는 심지어 이를 조장하기도 하는 탓에 지방의 마을 어귀에는 예외없이 S편의점 매장과 노점상들이 공존하는 소형 장터가 벌어져 있는 광경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야말로 태국 지방 마을 어귀에는 우리나라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 대신에 S편의점 매장과 노점상들이 마을 입구의 상징처럼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노점상을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해 박해를 가하거나 시·도등 정부기관에서 박제형 박스 자릿세 비즈니스로 직접 관리하려 들다 보면 허가된 박스형 노점상들에게는 엄청난 자릿세 권리금이 붙기도 한다. 또한, 그런 획일적 노점상 인프라를 관리하는 현대판 아전과 포졸(?)들의 자릿세 상납 부조리 등살에 노점상들이 무참히 거리행상적 삶의 현장에서 내쫓기는 상황도 비일비재하기에 이런 태국적 상황은 나름, 상생하는 삶의 가닥으로 자리매김되는 측면이 있다. 이런 노점 음식들이 비위생적이라거나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차원에서는 방콕키얀들에게 조차 호불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태국 일반 시민들에게는 별반 무리가 따르지 않는 일상사인데다가 오히려 이런 현상 자체가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한 까닭에 외국인 입장에서 뭐라 단정해 결론낼 수는 없는 문제라 여겨진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자의든 타의든 ‘저임금 경제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편안한 마음이라도 가지고 살아가려는 태국인들의 안분지족(安分知足)’적 삶이 그 안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안빈낙도(安貧樂道)스러운 삶과 소비경제 구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 11,000여개소의 S편의점 태국 영업권을 태국 대기업 C사가 소유하고 있다보니, 저임금 구조에 따른 편의점 인스턴트 식품 소비구매 먹이사슬에 기반한 수익금은 그들의 가맹점(Franchisee)들을 통해 고스란히 당해 대기업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만다. 우리나라가 70년대에 저임금 도시 노동자들이 최소한 초근목피는 해가며 일할 수 있을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저곡가정책’이라는 소비경제 먹이사슬을 운영해서 지탄받았던 시절이 떠오를 지경이다. 당시 저곡가 정책으로 농촌경제가 희생되어 피폐해진 만큼 한국공업 경제는 임금 비용요인이 절감되어 발전했다. ▲ 방콕 수쿰윗 번화가에 위치한 편의점 앞 리어카 판매대에서 조리중인 노점상. / 사진출처 : 필자 태국 편의점의 요기거리 편의식 제품 라인업은 하나같이 저가품 일색이다. 식재료에 다수의 화학적 식향이나 가미제 그리고 보존제를 쓴 제품이 태반인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니 국민들의 식생활 건강과는 사뭇 괴리감이 크다. 그렇지만 저가품 먹거리 편의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도 뭉칫돈을 벌고 있고, 그런 매출을 올려주는 주요 고객층은 저임금속에 살아 낼 먹거리가 필요한 다수의 서민계층이다. 하루 3백 3십바트(약 1만 2천원) 내외의 일당으로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S편의점을 이용하여 먹거리와 생필품의 상당부분을 구입한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주요 제품 라인업의 판매 가격도 일반 대형마트나 동네 구멍가게 대비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C대기업의 S편의점 뿐 아니라 다수의 태국 편의점들은 잡화소매점 골목상권 파괴라는 단점을 빼고 보면 저임금 저물가 경제의 태국을 이끌어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으로 어떻게 보면 태국인들에게 있어 편의점은 ‘럭키 세븐(?)한 존재’인지, 아니면 “디스 이즈 타일랜드”에서 벌어지는 ‘상생속의 살생’의 한 장면일 뿐인지 참으로 모호하기 그지없다. 오늘도 양극화로 치달으며 ‘겉으로도 속으로도 늘 가진자와 그렇지 않은자의 첨예한 대립’이 늘 횡횡한 내 조국 대한민국과 내가 살고 있는 나라 태국은 어쩜 이렇게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다르기도 한것인지.

[방콕세설] 쁘라텟타이, 타일랜드 속의 ‘팟타이’ 태국 현대사

2020/11/10 13:05:58

[전창관의 방콕세설] 쁘라텟타이, 타일랜드 속의 ‘팟타이’ 태국 현대사 - 남녀노소 태국인들은 물론, 태국에 몇번 다녀간 외국인 여행객들까지 대부분 선호하는 지극히 대중적인 태국의 대표음식이 있는데 다름 아닌 ‘팟타이’다. - 국수문명이 중국 대륙에서 생성되어 인도차이나 반도를 통해 비옥한 메콩 삼각주 평야지대의 미곡 경작지로 흘러들어오며 형성된 소위 ‘라이스 누들 로드 (Rice Noodle Road)’의 종착지 격인 나라 태국. 그 태국에서, 옛 중국대륙의 문명식인 국수문화(Noodle Culture)가 인도차이나 반도의 갖가지 풍요로운 식재료와 어우러져 탄생한 음식인 ‘팟타이(ผัดไทย)가 만들어진 사연은 이렇다. ▲ 남녀노소 태국인들은 물론, 태국에 몇번 다녀간 외국인 여행객들까지 대부분 선호하는 지극히 대중적인 태국의 대표음식 팟타이의 모습.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태국 현대사에 출현한 팟타이의 정치경제적 유래 1932년 태국의 짝끄리 전제군주 왕조체제를 전복시키고 입헌군주제로 전환시킨 입헌혁명 주도사회운동가 ‘쁘리디 파놈용’이 핀춘하완 장군의 쿠데타로 실각되자, 쿠데타 세력은 ‘피분 송크람’ 원수를 총리로 추대했다. 권좌에 오른 ‘피분 송크람’은 자신의 집권 전후시기에 세계사를 뒤흔들던 파시즘과 군국주의를 답습하며 수 차례 총리직을 연임하는 가운데 25년간 장기 군사독재를 이어나갔다. 모든 신문의 1면은 그의 정책 홍보로 도배되었고, 구폐와 악습을 단절한다면서 국호도 아예 ‘사얌(Siam)에서 태국어로 ‘자유’라는 뜻을 가진 ‘타이(Thai,ประเทศไทย=쁘라텟타이/타일랜드)로 개칭했다. ▲ 1932년 입헌군주혁명을 일으키고 탐마삿대학교를 설립한 좌파성향 정치지도자 쁘리디 파놈용의 모습 군사독재와 개발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했던가. 그는 1938년 총리 자리에 오르자 태국판 새마을 운동을 벌였고, 개발경제 자금 마련을 위해 당시의 태국으로서는 유일하디시피 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던 쌀수출에 열을 올렸다. ‘피분 송크람’ 군사정부가 지고지순한 쌀수출 외화벌이를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눈에 들어온 것이 다름 아닌 쌀국수였다. 상하의 나라 태국에서 쌀로 지은 밥보다 보관이 용이한 건조 쌀국수를 만들어 그때 그때 끓는 물에 데쳐 조리하는 방식의 ‘꾸어이띠아우’는 이미 이 시기부터 태국민들의 유용한 주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쌀국수는 상대적으로 밥에만 의존하는 식사차림 보다 쌀의 소비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 입헌군주혁명 직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후 장기독재 과정에서 개발경제 정책을 내세우며 '팟타이'라는 음식을 고안해 태국민들에게 보급한 것으로 알려진 피분 송크람의 모습 당시의 군사정부는 쌀의 국내 소비를 줄여 쌀수출 물량확보를 늘려 나가기 위해서는 쌀밥 대신 쌀국수의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했다. 특히, 탈곡 후 정미과정에서 발생하는 미곡 부스러기와 수출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깨진 쌀 알갱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쌀밥 대신 쌀을 빻아 만든 쌀국수 소비를 권장하는 것이 주효했다. 이 과정에서 ‘피분 송크람’이 직접 나서 ‘베트남의 볶음 쌀국수 퍼사오’를 벤치마킹해 얻은 아이디어가 ‘팟타이’였다. 쌀수출을 늘리자고 국민들에게 삼시세끼 꾸어이띠아우 한가지만 먹으라고 할 수는 없던 차에 ‘팟타이’라는 신개발 메뉴로 선택의 초이스를 늘려 국민들이 식상하지 않게 하는 보완책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편, 일반 꾸어이띠여우 대비 다양한 종류의 육류, 해산물, 야채가 들어가는 팟타이는 다양한 종류의 미각을 돋굴 수 있을 뿐 아니라, 쌀가루에 타피오카 가루를 섞어 제면하는 등 그 만큼 쌀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게다가, 기존 꾸어이띠여우 소비는 미작 농가와 축산업자의 수입증대로만 이어졌던 것 대비 해산물은 어촌, 야채는 밭농사 경작자들의 소득을 증대시켜 줄 수 있는 음식이어서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가 얻어졌다. 쌀수출량을 늘림과 동시에, 국민들을 궁휼케 하지 않으며 쌀을 많이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로 개발경제를 건설해 나감으로서 군사독재의 정책성과를 보이겠다는 피분송크람의 정책의지가 팟타이 한그릇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팟타이의 ‘팟’은 ‘기름을 넣어 볶다’라는 뜻이고, ‘타이’는 ‘자유’라는 뜻의 단어이기에 태국민들의 자유에 뭔가 새로운 윤활제인 기름을 넣어 볶는 의미의 음식이 탄생한 것이라고나 할까. 더구나 ‘피분 송크람’ 본인이 ‘싸얌(SIAM,สยาม)’이었던 국호를 ‘타이(THAI,ไทย)’로 바꿨던 터라, 팟타이라는 음식의 보급은 태국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국호를 더욱 친숙하게 해주는 효과도 도모했다. ■ 태국의 삼색기(국민, 불교, 국왕)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한 재료의 팟타이가 갖는 의미? ▲ 태국의 수상시장에서 대중음식인 팟타이를 요리해 파는 모습. / 사진출처 : 캣덤뉴스 태국을 상징하는 삼색기가 <국민> <불교> <국왕>의 삼위일체를 나타내듯이, 은연 중에 팟타이는 <쌀국수>에 <달걀, 고추, 액젓, 새우, 닭고기, 두부>를 넣은 후, 고명으로 <고수, 라임, 땅콩>을 가미하여 섞은 후 풍성하게 기름을 둘러 볶아주는 자유민주주의 나라가 곧 태국이라는 의미를 형상화 시키는 뜻도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팟타이(ผัดไทย)를 언젠가부터 태국 사람들이 팟타이(ผัดไทย)라고 쓰지 않고 팟타이(ผัดไท)라고 쓰기 시작했다(실제로 태국식당 메뉴판에는 대부분 이렇게 씌여있다). 왜 타이(ไทย)를 팟타이에는 타이(ไทย)라고 쓰지 않고 타이(ไท)라고 쓰냐고 주위의 태국인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잘 모르는 듯 하다. 그런데, 태국에서 한참을 살면서 이들을 지켜 본 이방인인 필자는 알 것(?) 같다. 설사 태국인들이 “그런 억측이 어딨냐”고 본인에게 반문해도 한번 우겨보려고 한다. 그건 다름아닌 두개의 단어의 차이인 ‘여 약(ย)’이라는 자음탈락이다. 태국어로 ‘여 약(ย)’이라는 단어는 다름 아닌 ‘거인’ 내지는 ‘자이언트’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 ’난세에 영웅난다’…태국의 혼란을 불식시켜 줄 정치지도자의 도래를 기다리는 태국민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건만, 어찌된 일인지 태국이 전제군주제를 폐지시키고 입헌혁명을 일으킨 시절에도 있었던 ‘쁘리디파놈용’이나 ‘피분 송크람’ 같은 자언트급 거물 정치인이 작금의 혼란스런 정국속에서는 안보인다. 탐마삿대학교를 건립한 좌파성향 총리였던 ‘쁘리디 파놈용’ 같은 사람이든 지나친 개발경제에 치중한 독재성향의 정치인이던지 간에, 어쩌면 태국은 팟타이(ผัดไทย)를 먹고 표기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출중한 ‘여 약(ย)=자이언트급 정치가’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 복판 시위대 숫자가 수 만명이 넘고, 물대포가 난무하고, 영화 ‘헝거게임’의 세손가락 동작이 거리에 넘칠수록 언젠가부터 태국민들은 더더욱 팟타이(ผัดไทย)를 만들어 먹으면서 잃어버린 거물급 자이언트 정치지도자’여-약(ย)’이 나타나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방콕세설] 군부통치ㆍ입헌군주제ㆍ자유민주주의의 변증법을 향한 외침

2020/10/29 15:02:43

[전창관의 방콕세설] 군부통치ㆍ입헌군주제ㆍ자유민주주의의 변증법을 향한 외침 "폼 탐 쾀핏 아라이 러? (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는건가?)"... 우리나라 4.19 혁명과 유사한 성격의 '태국 10.14혁명(씹씨뚤라)이 일어난지 47년 만인 지난 10월 14일을 기해 방콕의 주요 도심에서 일제히 확대 점화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연일 격화 일로를 걷고 있다. 테국에서는 1932년 입헌 군주제를 도입하면서 촉발된 군사쿠데타를 시작으로 무려 19번이나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런 정치불안정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크고 작은 민주주의 변혁 운동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유혈사태를 야기했던 1973년의 '씹씨뚤라(10.14, 태국판 피의 일요일) 혁명은 태국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다. 이번 시위를 주도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유청년연합’과 ‘탐마삿 공동연대'라는 시민사회운동 단체가 본격적인 시위를 10월 14일 자에 맞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바리케이트를 사이로 대치중인 경찰 측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시위대 측 대학생 소녀의 모습. / 사진출처 : 자유청년연합 홈페이지 지나온 태국 현대사에서 학생운동을 배경으로 한 민주진영의 움직임은 군사정부에 의해 번번이 와해되었다. 그 과정에서 왕권의 중재와 재가 절차가 행해졌고 이는 곧 태국적 정치상황의 특이성으로 세계사에 회자되곤 하였다. 일각에서 '1973년 씹시뚤라 혁명'의 데자뷔 현상으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현재의 반정부 시위는 ①총리 퇴진 ②정부가 상원의원에게 총리선출권을 부여한 현행헌법에 대한 개헌 ③입헌군주제 개혁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중, 태국의 현대정치사 변혁과정에서 단 한번도 구체적으로 제기된 바 없는 ‘입헌군주제 개혁’ 관련 요구사항은, 소위 '옐로우'로 불리워지는 정치세력 측과 '시위대 측'의 첨예한 반목이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다. ■ 연일 방콕 시내 중심가에서 종횡무진 벌어지는 새로운 차세대 태국인들의 가두집회 지난 14일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수의 군중이 방콕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태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정부 가두집회가 벌어지면 참가자 수에 대한 보도가 '주최측 집계'와 '경찰측 집계'로 판이하게 다르게 발표되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70,80년대 격동의 한국 현대사의 한 복판에서 무수히 많은 시위 상황을 지켜 본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작금의 방콕에서 벌어지는 시위대의 인원 수만 보더라도 한 마디로 '예삿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단박에 직감케 된다. 2014년 레드셔츠 사태의 유혈진압과 함께 등장한 현 군사정부에 맞서던 시위세력들이 사용하던 영화 ‘헝거게임’의 세 손가락 동작이 다시 등장했고, 예전의 시위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입헌군주제 개혁론까지 내세우는 '엄청난 수의 시위 참가자'를 볼 때면 그 누구도 작금의 시위정국에 대해 걱정치 않을 수 없다. 자신의 퇴진을 첫번째 요구사항으로 내세운 위태롭고 우려스러운 시위정국에 직면한 쁘라윳 총리가 최근 언론매체와의 대화에서 뭔가 화난 듯한 얼굴로 기자들에게 일갈한 말이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 다름 아닌, "폼 탐 쾀핏 아라이 러?(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는건가?)"...... ■ ‘바트 경제권’ 명예 실추 속… 코로나 사태 아세안 최하위 경제성장률 트리거 방아쇠로 소위 '바트 경제권'이라는 함축된 표현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경제 리더십을 가진 국가로 회자되던 태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져있다는 소리를 들은지 벌써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는지 말이다. ‘정치권력과 부의 편중에 휘말린 일방통행적 정치경제 인프라로 말미암은 중진국 함정에 빠진 태국경제 위기론’이 대두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어떤 제대로 된 처방을 통한 치료나 수술 없이 그저 2014년 군사쿠데타로 대충 봉합되어졌었고2020년의 코로나 경제난국이 뇌관을 형성한 상황에서 대규모 시위대의 등장이 트리거(방아쇠) 작용을 하게 된 셈이다.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고 하니, 태국은 원래 그렇게 끓었다가 식기를 반복하며 지속력을 이어가는 테프론 경제국가여서 크게 걱정할 것 없다"라고만 볼 수 없는 상황임을 '태국을 아끼고 연구하며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리가 "폼 탐 쾀핏 아라이 러?(내가 대체 뭘 잘못했나?)"... 하면서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계엄령을 통한 통행금지령을 내릴 수도 있으나 아직 시기상조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모습을 내외신 언론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 총리실 기자회견장에서 "폼 탐 쾀핏 아라이 러?(내가 대체 뭘 잘못했나?)"... '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계엄령을 통한 통행금지령을 내릴 수도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일갈하는 쁘라윳 총리. / 사진출처 : 꾸릉텝투라낏 ■ 군부통치ㆍ입헌군주제ㆍ자유민주주의의 변증법 1946년에 19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라 지난 2016년 서거할 때까지 온정주의적 덕치를 통해 아버지이신 나의 왕(Father, My King)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푸미폰 아둔라야뎃 선왕. 그리고 그를 군주(君主)이자 법왕(法王)으로 섬기며, 태평성대적 역사를 이끌어 온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다수 존재하는 태국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시각각으로 격변하는 현대사적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차세대 젊은이들이 있다. 천성적으로 보일 정도로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지닌 태국민들이 연일 수 만명이 넘게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가두시위를 이어가는 믿기지 않는 사회현상을 어찌 한국에서 대당 2천5백만 바트에 수입했다는 물대포 차량 3대로 막을 수 있을 것인지. ▲ 임시 휴회에 들어갔던 국회에 군병력이 투입되는 모습. / 사진출처 : 자유청년연합 홈페이지 진압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바로 다음 날, 주요 언론매체에서 1,008명의 의사들이 실명 연대서명으로 살상력 우려가 있는 물대포의 위험성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태국민들이 살아가는 나라가 태국 아니던가 말이다. 그런데 어찌 총리 1인의 ‘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는 말인가’라는 넋두리성 발언으로 이 사태가 종결되어질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디 시위대 측과 정부 측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일치시켜 나감으로써 이 사태를 현명하게 조망하고 극복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적 사상에 입각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혁해 냄으로써 앞으로 전진해 나가야할 것 아닌지 싶다. 태국국민들이 '군부통치와 민주주의'가 뒤섞인 이번 시위 과정에서 태국 현대사의 변증법적 발전을 이루어 내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방콕세설] 태국 골프장 그린에서 들리는 굉음...총성?

2020/10/13 17:37:41

[전창관의 방콕세설] 태국 골프장 그린에서 들리는 굉음...총성? - 맹인모상(盲人摸象-장님코끼리 만지기) 일반화 오류 금물 ‘동방의 해뜨는 나라’ 한국에서 떠나와 삼국지의 맹획이 칠종칠금(七縱七擒-7번 잡혔다가 7번 풀어 줌) 하던 ‘신남방의 잔디 잘 자라는 나라’ 태국에서 살다보니 수 많은 재태한인들이 골프를 주말레져로 즐기곤 합니다. 그런데 그린 위에 모여 퍼팅을 하다보면 이따금식 ‘위잉~웽~’하는 굉음과 ‘쾅~탕~’하는 폭음소리가 들리곤 하는데, 그 소리의 정체에 대해 함께 라운딩하는 동반 골퍼들간에 갑론을박 하는 경우가 있곤합니다만, 혹시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 적막함 속에서 굉음과 폭음이 들리곤 하는 태국 골프장. 고급 골프장 그늘집에서 맛있는 쌀국수가 50바트에 팔리는 방콕근교 골프장. / 사진출처 : 필자 <첫번째 의문> - ‘위잉~ 웽~’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면 혹자는 그럽니다. “아, 그건 골프장 잔디 제초기 모터음이야.” - 또 다른 사람은 말합니다. “아니야. 그건 골프장 주변도로를 미친듯이 내달리는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급가속 굉음이지.” - 듣고 있던 또 다른 이는 말하지요. “무슨 말씀을, 그 소리는 골프장 인근의 수로를 달리는 롱테일 보트의 엔진소음이야.” 여러분들께서도 혹시, 방콕근교의 골프장이나 그외 외곽지대에서 이따금씩 들리는 이런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관심을 기울이거나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으셨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과연 위의 세 사람들 의견 중 어느 분 말이 맞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두번째 의문> 이외에 가끔씩은 ‘쾅~ 탕~’하는 폭음소리도 들리곤 합니다만, 이 경우도 마찬가지이지요. - 누구는, “아, 이 인간들은 아무데서나 총질을 해대니 큰 문제야, 정말 겁난다니깐.” - 어떤이는, “이 총소리는 인근에 있는 민물어류 양식장에서 새들이 양식어를 낚아채 먹어치우는 것을 쫓는 공포탄 소리야.” 하시고. - 또 다른 분은 점잖게 “무려 3만5000개소에 이르는 태국의 불교사원들이 대부분 장례식장을 겸하고 있기에, 근처의 절에서 장례를 치루고 화장한 후 유골을 분말로 만들어 하늘을 향해 사제 폭죽으로 쏘아 올리는데, 그 폭죽 터지는 소리야.” 이럽니다. (물론 이런 정도까지 알고 이야기 하시는 분은 사실 상당히 태국생활 고수이시지요.) 위의, <첫번째 의문>에서 가장 유력한 정답은, 태국 골프장들의 상당 수가 수로를 주변에 끼고 있기에 그 위를 달리는 ‘롱테일 보트 엔진소음’인듯 하고. <두번째 의문>의 정답은 ‘민물어류 양식장의 새 떼를 쫓는 공포탄 소리이거나 ‘불교사원마다 있는 화장터의 유골가루 쏘아 올리는 폭죽 소리’라고 보아집니다. 듣고보면 두번째는 좀 섬뜩하기까지 한데, 어쨌든 <두번째 의문>은 정답이 하나가 아니고 두 개인 셈이지요. 이유고하간에, 이중 ‘태국인들의 무문별한 총질 소리론’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충분히 있을 만한 상황인 것 또한 사실 입니다. 하긴, 민간인이 소지한 총기가 무려 1천 50만정에 이르는 총 많은 나라 태국에서의 이야기인 만큼, 지방소재 골프장 주변에서 실탄 총성이 들리는 경우도 없으란 법이 있나 싶기도 하구요. ▲ 이문화 적응시 피해야 할 인도 우화-맹인모상(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 이해). / 사진출처 : 행복신앙연구소 웹사이트 - 이문화(異文化), 부정과 방어 아닌 ‘다름’에 대한 수용과 통합력 발휘로 이렇듯 우리가 사는 세상, 그것도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동방의 나라에서 무려 3천 5백여 킬로미터나 떨어져있는 나라 태국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이문화(異文化) 현상들은, 우리들의 속단과는 달리 각양각색의 양상으로 주마등처럼 연이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문화 현상과 마주 대할 때, 한걸음만 물러서서 겸허히 살펴보면, 어떤 경우는 우리가 들고 있는 잣대가 30센티 삼각자인데, 실제로 벌어진 일은 5미터 줄자여야지만 잴수 있는 것이어서 벌어진 오인 또는 오해인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심지어 우리들의 모국, 한국에서는 그와 유사한 더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도외시한 채 무조건 태국이니까 벌어지는 어이없는 황당한 사안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무수히 많이 있지요. 그런고로, <태국의 골프장에서 들리는 굉음>에 대해 섣불리 속단하거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준으로만 생각하려들지 말고, ‘태국’이라는 나라의 이문화에 대한 생각의 저변을 넓혀가며 생활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어매이징 타일랜드!. / 사진출처 : 바이두 ▲ 다이나믹 코리아! / 사진출처 : 바이크투어서울닷컴 태국인들이 자신의 나라를 자칭해 ‘어매이징 타일랜드(Amazing Thailand)’라 부르는 것에 어리둥절해지기도 하고, 우리가 태국을 비아냥대다시피 타칭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나라, ‘디스 이즈 타일랜드(This is Thailand)’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때는 일면 와닿기도 하지만 참으로 듣기 싫은 말이기도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하의 나라 태국에서 ‘덥다, 더워’를 연거퍼 내뱉으며 살기보다는, 태국에서도 크렁떠이 시장이나 야와랏 차이나타운에 가면 삼계탕에 넣는 식재료는 모두 구할 수 있으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삼계탕이라도 한번 푹 고아 드시고 무더운 태국생활을 힘차게 이어나가면 좋겠습니다.

[방콕세설] 깊어가는 코로나 불황의 늪…재태 日여행업계 큰손 ‘H.I.S 투어’ 못버티고 주력 업종 바꾸는 사연은?

2020/10/03 10:47:07

[전창관의 방콕세설] 깊어가는 코로나 불황의 늪…재태 日여행업계 큰손 ‘H.I.S 투어’ 못버티고 주력 업종 바꾸는 사연은? - 태국 주요 6대 공항 여객수 90% 감소, 글로벌 대형 여행사 H.I.S태국법인 업종 변환이 시사하는 의미 ▲ 아속 사거리 시티은행 광고판과 나란히 부착된 H.I.S Tour社 빌보드가 청소기 광고로 바뀐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아속 사거리를 지날 때면 의례히 눈에 뜨이는 시티은행 건물에 버젓이 객장형 사무소와 3개의 대형 광고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66개국 141개 도시에서 23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계 대형 여행사 ‘H.I.S.(에이치 아이 에스) 태국법인이 업종 전환을 선언했다. 이 여행사는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여행지를 향한 해외여행 상품은 물론, 연간 4천만명에 달하던 태국의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태국여행 상품을 취급하던 일본계 초대형 여행사다. 태국의 여행-관광 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해외여행객 수요 급감으로 인한 극심한 모객 불황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태국의 대형 기업형 여행사인‘H.I.S투어 타일랜드’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로 판단했다. 급기야 여행·관광업이 아닌 타 업종을 주력사업으로 삼는 과감한 업종 변환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직·간접 여행-관광 연계산업에서 얻어지는 수입이 국민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동남아 최대 관광국 태국에서 벌어진 글로벌 대기업형 여행사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가히 업계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개점휴업 내지는 비즈니스 휴면상태 진입한 태국내 상당 수 여행사들...글로벌 왕래 올스톱, ‘개인여행=FIT(Foreign Independent Tour)’ 또는 ‘개별여행=DIY(Do-It Yourself) Tour’의 확대로 인한 단체여행-관광비즈니스 감소 추세 하에서 설상가상 코로나-19 트리거 효과 파급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가비상사태가 장기화되고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자 불황여파의 심각도가 날로 더해지는 가운데, 원상복구되는데까지 향후 2~3년은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아예 주력사업을 전환하지 않고는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해 생존 전략을 위한 대변신의 선봉에선 H.I.S투어의 쯔다 노리카쯔 법인장은 “태국 국내여행 상품과 일본인 주재원 대상의 해외여행상품 취급 비중을 강화하는 부분적 타겟 고객 조정만으로는 매출 결손을 메우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여행-관광 시장에 밀어닥친 코로나 사태 여파는 예전에 겪었던 9.11사태 당시의 일시적인 고객 감소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글로벌 여행객의 왕래가 아예 멈춰버렸다. 게다가 여행객들의 선호여행 추세가 단체관광에서 개인여행(FIT)으로 옮겨간지 이미 오래다. 아예 여행사들이 개입할 여지 자체가 없어지다시피한 개별여행(DIY Tour)을 선호하는 경향 마저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에서 맞닥트린 일이기에 그 심각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다. 이에 따라, H.I.S투어는8월부터 태국으로 입국하는 선별적 여행객들을 위한 특별 항공편 예약과 자가격리 호텔 패키지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며 정기항공편 재개를 기다리며 상황호전을 기다리는 한편, 팬데믹 상황의 전격적인 호전없이는 백약이 무효한 비즈니스 환경이라는 판단하에 살아남기 위한 업종변환이라는 초강수를 두기 시작했다. ▲ 4천만명의 외국인 여행객 입국을 기록한 작년과 달리, 아예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환전소. / 사진출처 : 태국관광청 홈페이지 ■ "살아남으려면 변해야 한다"...여행사를 종합상사로 변신 추진 H.I.S. 태국법인은 조속하고도 급격한 구조적 변화를 이뤄내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 속에서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종목을 모색했다. 그리고 '여행사 아닌 여행사, 즉 종합상사로서의 여행사'의 역할 수행을 추진 전략으로 채택했다. 업종 전환에 돌입한 대표적인 사업은 그간 여행업계에서 쌓아온 호텔, 레스토랑 등과의 네크워크를 활용한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의 보건위생 가전제품 취급과 일본산 수입스넥 과자류, 방역 마스크의 판매 등이다. 일본에 비해 초기 보급단계에 머물러 있는 태국 내 LED 조명사업도 주력화 대상 업종이다. 일본 내 LED 조명기기 판매 시장점유율에서 두각을 보이는 '아이리스 오야마사'와 결연해 LED 조명기기사업에 있어 태국 내의 선구자적 회사가 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교육관련 서적의 출판, 문구류 제작 그리고 가정교사와 보육 서비스를 수행하는 '학연사'와의 업무 제휴도 맺었다. ▲ 돌아올 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무작정 기다리며 주자장에 발이 묶인 관광객용 밴 택시들. / 사진출처 : 태국 관광청 홈페이지 자신들의 태국 내 지사가 있는 방콕, 치앙마이, 치앙라이, 핏사눌록, 파타야, 시라차, 라영 그리고 푸껫의 여행업 사업장에 학연사의 지점격인 학연교실 병설을 시작했다. 이후 태국의 77개 주로 출점을 확산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수익사업화를 도모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기존 여행사업 운영을 위해 태국 내의 각 지역별로 구축해 놓은 거점을 신사업 수행을 위한 제품판매와 서비스 운용이 가능한 쇼룸 장소로 사용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마켓 활성화'가 화두인 코로나 사태 하의 언택트 전략에 역행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자신의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꾸며내는 방책' 아니겠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대외의존 심화형 비즈니스 업태를 가진 글로벌 여행사의 현지법인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직격탄 피해복구 생존전략 차원의 “발빠른 역발상의 돌파구"이자 “절박함속에서의 탁월한 움직임”으로 관측하는 견해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H.I.S.여행사 태국법인'의 대변신 시도 사례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폐업 위기에 놓인 상당수 여행사들에게 깊어가는 코로나 불황의 늪을 지나가게 해주는 생존전략 활성화의 모범사례가 될지, 아니면 생면부지 사업분야에 무모하게 뛰어든 무리수가 될지는 아직 알수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그저 단기적 시각으로 보고 ‘Wait and See(조금만 참고 기다려 봐) 전략’으로 일관하며 헤쳐나가려 할 상황이 아니라는 분명한 교훈을 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