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단순한 언어를 넘어선 문화의 열쇠 조현용 교수의 ‘K-콘텐츠와 문화번역’ 출간
현재 교민잡지에 ‘아름다운 한글’ 을 연재하고 있는 조현용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는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문화를 이해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조 교수가 최근 펴낸 신간 『K-콘텐츠와 문화번역』(도서출판 하우) 는 한국어 학습자와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단순한 언어 번역 기술을 넘어, 언어와 문화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되짚으며 ‘문화번역’이라는 새로운 교육적 개념을 제시한다.
조 교수는 책에서 “문화번역은 단순히 단어와 문장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상호 존중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우리’라는 단어는 영어의 ‘we’로 단순 치환할 수 없는 깊은 공동체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화적 뉘앙스가 사라질 수 있다. 그는 이런 언어적 맥락을 설명하며, K-팝, 한국 민요, 역사 같은 구체적인 예시들을 통해 독자들이 한국어를 문화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끈다.
특히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가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직역 vs 의역 논쟁, 문화적 오해에서 비롯된 번역 실수, 그리고 서구 중심의 번역 관행에 대한 비판도 책에 담겼다. 조 교수는 “반제국주의나 탈식민주의 같은 정치적 담론을 깊이 다루지는 않았지만, 상호문화주의에 공감하며 쓴 책”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부를 마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어학과 및 교육대학원에서 한국어 전공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수요언어문화교육 연구모임을 이끌며 언어와 사고, 어휘, 문화의 관계를 주제로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언어로 본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세종도서 선정), 『한국어 문화교육 강의』 (일본어 번역 출간), 『한국어, 문화를 말하다』 (중국어 번역 출간) 등이 있으며, 이번 신간은 한국어 학습자뿐 아니라 교민 사회와 한류 팬들, 그리고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한국어가 단순히 단어와 문법을 배우는 학문이 아닌, 문화를 이해하는 창(窓)이라는 조현용 교수의 메시지는 태국 내 한류 팬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 그리고 교민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언어는 문화다’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번 책은, 우리에게 문화적 감수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