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물결, 대륙을 삼키다
2025년 여름, 태국 '차옌'은 어떻게 중국의 아이콘이 되었나
2025년 여름, 중국 음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주인공은 단연 '차옌(Cha Yen)', 즉 태국식 아이스티였다. 대담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선명한 주황색. 오랫동안 태국의 길거리 음료로 사랑받아 온 차옌이 중국 대륙을 강타하며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소식이다.
1. 7억 5천만 뷰, 소셜 미디어를 뒤덮은 '오렌지빛 신드롬'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더우인(TikTok)과 샤오홍슈(RedNote)가 있다. 이곳에서 '#타이티' 관련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7억 5천만 회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중국 현지 브랜드 'YAKE & YASI'가 선보인 '타이 치즈티'는 출시 3주 만에 20만 잔 이상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진한 태국 차 위에 짭짤하고 고소한 치즈폼을 올린 이 메뉴는 '단짠'의 완벽한 조화로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국 젊은이들을 이토록 차옌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첫째, '자극과 경험'을 추구하는 미각의 변화다. 수년간 유행했던 은은하고 섬세한 맛의 차에 싫증을 느낀 MZ세대는 더 강렬하고 새로운 맛을 원하기 시작했다. 차옌의 진한 홍차 향과 달콤하고 크리미한 맛은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둘째, 시각적 만족감이다. 차옌의 상징인 선명한 주황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인증샷'을 중시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차옌의 비주얼은 그 자체로 최고의 마케팅 요소가 되었다.
셋째, 끊임없는 '창의적 변주'다. 코코넛 밀크를 넣은 차옌, 펄을 추가한 타이 밀크티, 치즈폼을 올린 버전 등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 더 나아가 설탕을 줄인 저당 버전, 식물성 우유를 사용한 비건 옵션, 간편하게 즐기는 RTD(Ready-to-Drink) 제품까지 등장하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까지 끌어안았다.
2. 단순한 음료를 넘어, '소프트파워'의 아이콘으로
차옌의 열풍은 단순한 미식 트렌드를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이를 K-뷰티나 일본의 말차처럼 태국 문화를 전파하는 '소프트파워'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소비자들은 차옌 한 잔을 통해 태국의 이국적인 정취와 문화를 경험하며,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추구한다.
이러한 흐름은 태국 브랜드들에게 중국 시장 진출의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주 청두 태국 무역 사무소는 "진짜 찻잎을 사용해 정통성을 지키되, 현대적인 감각의 포장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우인, 샤오홍슈 등 디지털 플랫폼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여 비주얼 캠페인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차옌이 중국 음료 시장에서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타이티 맛 푸딩, 열대 과일을 곁들인 타이티 젤리 등 새로운 퓨전 콘셉트가 이미 등장하며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TRAVEL TIP] 한국 여행자를 위한 제안 : 방콕의 더위를 잊게 할 오렌지빛 마법, 차옌을 만나보세요!
올여름 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주황빛 마법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방콕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마시는 차옌 한 모금은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의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왜 한국 여행자에게 차옌이 특별할까요?
✽가장 완벽한 '당 충전': 왓 아룬의 일몰을 보며, 혹은 짜뚜짝 시장의 인파 속을 헤맨 뒤 마시는 달콤하고 시원한 차옌은 여행의 피로를 순식간에 잊게 해주는 최고의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길거리부터 고급 카페까지: 단돈 몇십 바트면 길거리 노점에서 현지인처럼 비닐봉지에 담긴 '진짜' 차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세련된 카페에서는 독창적인 레시피로 재해석된 프리미엄 차옌을 즐길 수 있어 취향에 따라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합니다.
✽나만의 커스텀, "완 너이(หวานน้อย)!": 너무 단 것이 부담스럽다면 주문할 때 "완 너이(Waan Noi)"라고 외쳐보세요. '달지 않게'라는 뜻의 이 마법의 주문 하나면 내 입맛에 꼭 맞는 차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의 필수 인증샷 : 에메랄드빛 바다나 황금빛 사원을 배경으로 선명한 주황색의 차옌을 들고 찍는 사진은 태국 여행의 가장 상징적인 '인증샷'이 될 것입니다.
태국 여행은 팟타이 한 그릇, 타이 마사지의 시원함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유혹하는 주황빛 차옌 한 잔을 더할 때, 비로소 태국의 진짜 매력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기사 참조 : The 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