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외식업계 지각변동 : 수끼 전쟁, 30년 아성 MK는 무너질 것인가?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5/07/30 12:20

태국 외식업계 지각변동 : 수끼 전쟁, 30년 아성 MK는 무너질 것인가?

신흥강자 '수끼 티노이(Suki Teenoi)'의 파격 공세와 'MK 제국'의 맞불 작전, 소비자 관심 집중
태국 외식업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수끼(Suki)'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수십 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MK 레스토랑 그룹'의 아성에 신흥 강자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며, 그야말로 '수끼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2019년 등장한 '수끼 티노이(Suki Teenoi)'의 거센 공세에 맞서 MK 그룹이 새로운 서브 브랜드 '보너스 수끼(BONUS SUKI)'를 론칭하며 정면 대결을 예고, 태국 소비자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발의 시작 : 수끼 티노이의 '반값' 심야 공습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도전자, 수끼 티노이였다. 지난 20일, 수끼 티노이는 공식 채널을 통해 10개 특정 지점에서 이틀간 심야 뷔페 가격을 50% 할인한다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발표했다.

기존 1인당 276밧(뷔페, 음료 리필, 부가세 7% 포함)이었던 가격을 절반인 117밧(한화 약 4,400원)으로 낮춘 것이다. 이 프로모션은 7월 17일(수)과 18일(목) 양일간, 손님이 뜸한 시간대인 새벽 12시 1분부터 5시까지 진행됐다. 더스트리트 라차다, 파혼-왓차라폰, 람루까 끌롱 2 등 방콕 시내 주요 지점은 물론 핏사눌룩, 컨깬 등 지방 대도시까지 포함시켜 전국적인 이슈 몰이에 나섰다.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한 수끼 티노이는 '가성비'를 무기로 젊은 층을 공략하며 단숨에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번 파격 할인은 단순히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시장의 '절대 강자' MK를 직접 겨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제국의 반격 : MK, '보너스 수끼'로 맞불
1989년부터 태국 수끼 시장을 평정해 온 MK 레스토랑 그룹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MK는 최근 자사의 새로운 서브 브랜드 '보너스 수끼'의 론칭을 발표하며, 뷔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보너스 수끼의 첫 매장은 싸라부리 로빈슨 백화점에 문을 열며, 공식 영업 시작일은 공교롭게도 수끼 티노이의 프로모션 하루 전인 7월 16일(수)이다. 가격은 음료와 부가세를 포함해 276밧으로, 수끼 티노이의 평소 가격 및 또 다른 경쟁자 '럭키 수끼(Lucky Suki)'와 정확히 일치한다. 가격으로 경쟁 구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보너스 수끼는 7월 20일까지 매일 첫 100명의 고객에게 '1+1 (Buy One, Get One Free)'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초반 고객몰이에 나선다. 사실상 두 명 방문 시 1인당 138밧에 즐길 수 있어, 수끼 티노이의 할인 가격에 버금가는 강력한 '맞불 작전'인 셈이다.

MK 그룹 관계자는 "보너스 수끼는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컨셉의 테스트 브랜드"라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확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의 배경 : 경기 침체와 '가성비' 찾는 소비자들
이처럼 치열한 수끼 전쟁의 배경에는 태국의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MK 그룹은 지난 4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 행동 변화와 경기 둔화로 구매력이 약화되었다"고 인정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수요에 맞춰 새로운 프로모션과 브랜드를 준비해왔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MK 그룹은 올해 매출과 수익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MK는 '램 짜른 시푸드(Laem Charoen Seafood)'의 해외 시장 개척이나, 최근 센트럴월드점에서 긴 대기 줄로 화제가 된 햄버거 브랜드 '히키니쿠 투 컴(Hikiniku To Come)' 등 다른 브랜드의 성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편, 2022년에 시장에 진입한 또 다른 경쟁자 '럭키 수끼'는 "현재 가격이 이미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며 가격 전쟁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럭키 수끼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 20억 바트 매출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소비자는 즐겁다"
수십 년간 '수끼=MK'라는 공식이 통용되던 태국에서 벌어지는 이번 '수끼 전쟁'은 교민 사회에서도 큰 화제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드디어 MK의 독주가 끝나는 것인가", "경쟁 덕분에 저렴하고 맛있는 수끼를 먹을 수 있게 되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흥 강자 수끼 티노이의 도발적인 공세와 거대 제국 MK의 전략적인 반격이 맞부딪히면서 태국의 수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과연 이번 전쟁을 통해 MK의 30년 아성이 흔들릴지, 아니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며 왕좌를 지켜낼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것은, 이 뜨거운 경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당분간 태국의 소비자들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