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외국인 추방 절차 첫 표준화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6/07/30 10:40

태국, 외국인 추방 절차 첫 표준화
교민 사회가 알아야 할 것

새 추방법 만든 것 아니라 행정 공백 보완 불법 체류 취업 노미니 사업까지 적용 범위 넓어

태국 정부가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을 새로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14일 태국 내각이 승인한 것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외국인 추방 업무를 하나의 절차로 묶는 ‘총리실 추방 규정 초안’이다.

태국에는 이미 1956년 제정된 추방법(พระราชบัญญัติการเนรเทศ พ.ศ. 2499)이 있다. 이 법 제5조는 공공질서나 사회의 선량한 풍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내무부 장관이 외국인 추방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법 입국이나 오버스테이에 대해서는 1979년 이민법에 따른 강제출국 절차도 별도로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외국인 추방의 최초 법적 근거’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정확히는 추방 관계기관의 업무를 표준화하는 최초의 종합 행정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시행 여부다. 태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아직 ‘총리실 규정 초안’이라고 부르고 있다. 내각이 초안을 승인한 것은 확인됐지만, 실제 적용 시점과 최종 문언은 관보에 실린 규정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추방 검토 대상 6가지

태국 정부 대변인 발표에 따른 적용 대상은 다음과 같다.
➊ 태국에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불법으로 체류한 경우
➋ 외국인 근로 관련 법률을 위반해 일한 경우
➌ 외국인사업법을 위반해 사업을 운영한 경우
➍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위조된 공문서를 사용한 경우
➎ 법정형이 징역 3년 이상인 범죄를 저지른 경우
➏ 위 1~5번 범죄의 정범·교사범·방조범으로 가담한 경우

초벌 원고에 포함됐던 국가안보·마약·인신매매는 이번 정부 발표에서 별도의 독립 항목으로 열거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범죄가 ‘법정형 3년 이상 범죄’에 해당하면 다섯 번째 유형에 포함될 수 있다.

여기서 ‘3년 이상’은 실제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범죄에 규정된 법정형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읽힌다. 그러나 공식 자료 사이에도 차이가 발견된다. 정부 대변인 보도자료는 ‘3년 이상’이라고 발표했지만, 같은 날 내각회의 첨부 요약문은 ‘3년 초과’라고 적었다. 문서위조 범위도 보도자료는 일반 공문서 위조로, 내각회의 요약문은 국적 관련 서류 위조로 다소 다르게 표현돼 있다. 경계선에 놓인 사건은 최종 관보 문언이 나오기 전까지 단정하기 어렵다.

출소 전에 추방 준비  행정 공백 줄인다
이번 초안의 핵심은 새로운 범죄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수사기관·교정당국·내무부 사이의 정보 전달을 앞당기는 데 있다.

초안에 따르면 교정국장은 추방 검토 대상에 해당하는 외국인 수감자의 이름과 국적, 사건 기록과 관련 자료를 출소 전에 내무부 차관 또는 지정받은 담당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내무부는 이를 토대로 내무부 장관에게 신속하게 추방 명령 발부 여부를 보고하게 된다.

추방 명령이 내려지면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국적국으로 송환한다. 국적을 확정할 수 없을 때는 태국 입국 직전 마지막으로 거주했다고 진술한 국가가 송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3국이나 국제기구가 인수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외교 경로를 거쳐야 하고, 인수 측이 보호·송환 비용을 부담하며 당사자도 서면으로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6개 항목에 해당한다고 해서 현장에서 곧바로 ‘자동 추방’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추방 여부는 적용 법률과 사건 내용, 내무부 장관의 판단 및 정해진 불복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3만 명 차단 범죄율 60% 감소’는 서로 다른 통계
이번 규정을 설명하면서 약 3만 명의 범죄자 입국을 차단하고 전체 범죄율을 60% 줄였다는 수치를 함께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태국 이민국이 발표한 2만9,490명은 2026년 1~5월 입국 심사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외국인 수다. 이 가운데는 블랙리스트나 국제수배 대상자뿐 아니라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불법 취업 등이 의심돼 입국하지 못한 사람도 포함된다. 같은 발표에서 1~4월 외국인 관련 법 위반으로 검거된 사람은 1만4,161명, 1~5월 비자 취소 또는 국외 퇴거 조치를 받은 사람은 668명으로 집계됐다.

‘60% 감소’ 역시 전체 범죄율이 아니다. 태국 정부는 2026년 1분기 노미니 위험군으로 분류된 기업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다고 발표했다. 산정 방식과 단속 성과에 대한 추가 검증은 별도로 필요하다. 이를 “3개월 만에 태국 전체 범죄율이 60% 감소했다”고 쓰면 독자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

합법 교민도 ‘영향 제로’라고 단정할 수 없다
체류 자격과 근로 허가를 적법하게 유지하고 태국 법률을 준수하는 교민이 이번 규정만으로 추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초안은 불법 체류뿐 아니라 불법 취업과 외국인사업법 위반을 별도의 추방 검토 사유로 명시했다. 특히 한국계 사업자는 다음 사항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여권, 비자, 체류 연장과 근로허가 유효기간
✽ 실제 업무가 근로허가 내용과 부합하는지 여부
✽ 회사의 실질적인 출자 구조와 경영권
✽ 태국인 주주의 실제 출자 여부와 노미니 의심 요소
✽ 사업에 필요한 운영권
✽태국인 주주의 실제 출자 여부와 노미니 의국인 사업허가 및 업종별 인허가
✽ 회계·세무 자료와 주주 관련 증빙의 일관성

형식상 태국인 주주가 포함됐다고 해서 합법적인 구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출자 없이 명의만 빌리거나 외국인이 제한 업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 외국인사업법 위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규정의 메시지는 “선량한 교민에게는 아무 일도 없다”기보다 “적법한 체류와 사업 구조를 서류와 실제 운영 양쪽에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가깝다.

추방 명령을 받았을 때 확인할 권리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체류가 자동으로 합법화된다’거나 ‘태국인 보증인만 확보하면 IDC에서 바로 석방된다’는 식의 일반화는 위험하다. 추방법상 이의 신청, 이민법상 퇴거, 형사사건의 보석은 서로 다른 절차이므로 반드시 처분서의 법적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체포 구금됐다면 이렇게 대응해야
한국 국민이 태국에서 체포되거나 구금된 경우에는 당국에 한국대사관 통보를 요청할 수 있다.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36조에 따라 당국은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영사기관에 통보해야 하며, 본인에게도 이러한 권리를 알려야 한다.

현장에서는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➊물리적으로 저항하지 말고 체포·구금 사유와 담당 기관을 확인한다.
➋“한국대사관에 체포 사실을 통보해 달라”고 명확히 요청한다.
➌이해하지 못한 태국어 진술서나 조서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➍ 통역과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문서 내용을 확인한다.
➎여권·비자·워크퍼밋·회사 서류와 사건 관련 증거를 보존한다.
➏통지서, 조서, 압수목록 등 모든 문서의 사본을 확보한다.

대사관은 구금 사유와 건강 상태,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태국 형사절차를 안내하거나 가능한 범위에서 변호사·통역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대사관이 변호사를 대신하거나 법률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며, 태국의 수사·재판·추방 결정을 취소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권한도 없다. 제공되는 변호사 명단 역시 특정 변호사의 능력이나 결과를 보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상 연락처
✽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대표전화 : +66-2-481-6000 월~금 08:00`12:00, 13:30~16:30
✽ 근무시간 외 사건 사고 긴급전화 :  +66-81-914-5803
✽ 외교부 영사안전콜센터 : +82-2-3210-0404  24시간 운영, 무료전화 앱·카카오톡·라인 상담 가능
✽ 태국 관광경찰 : 1155  태국어·영어·한국어 지원 가능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 연락처, 태국 관광경찰 안내, 영사안전콜센터 이용 안내

이번 초안은 합법적으로 생활하는 외국인 전체를 겨냥한 조치라기보다, 그동안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추방 절차를 빠르게 연결하려는 제도 정비다. 그러나 불법 체류부터 무허가 취업과 노미니 사업까지 적용 범위가 넓은 만큼 “범죄자에게만 해당하는 일”로 가볍게 볼 사안도 아니다.

교민 사회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공포도, ‘영향 제로’라는 낙관도 아니다. 체류와 사업의 적법성을 평소 문서로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짧은 불복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다.

※ 2026년 7월 21일 현재 공개된 정부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최종 적용 기준과 시행일은 관보에 공고되는 규정 원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