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세설] 태국, 그랩푸드 배달앱…코로나 下 요식업계 구원천사인가, 필요악인가?

2021/05/27 15:28:47

[전창관의 방콕세설] 태국, 그랩푸드 배달앱…코로나 下 요식업계 구원천사인가, 필요악인가?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플랫폼 운영업체이자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인 ‘그랩 홀딩스(Grab Holdings)’가 미국 뉴욕 나스닥에 상장할 것임을 발표했다.‘그랩 홀딩스’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340억 달러(약 38조 3860억 원)에 달할 것이며, 곧 두 회사간 합병을 통한 뉴욕증시 상장 방안이 공개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 만큼 ‘그랩푸드’라는 음식배달앱 중심의 ‘그랩서비스’의 위용은 태국과 동남아는 물론, 세계적 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 각양각색의 배달앱 회사 오토바이들이 앞다투어 출발하려고 아속 사거리에서 교통신호 대기중인 모습 / 사진 : 필자 ■ ‘그랩푸드’ 코로나 상황 下, 밥상차려 주는 구세주인가? 언젠가부터 ‘커퓨(Curfew)’와 ‘락다운(Lockdown)’ 그리고 ‘딜리버리’와 ‘테이크어웨이’라는 단어에 친숙해진 방콕키얀(Bangkokian)들의 일상에 필요성과 편의성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그랩푸드(Grab Food)다. 태국 배답앱 서비스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며 5대 배달앱 중 단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이하, 배달앱=그랩푸드) 특히, 요즘 같이 수시로 요식업소의 객장 내 식사 행위가 극도로 제한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배달 앱은 소비자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는 구세주(?) 격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음식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이어나가는 식당 업주들에게 그나마 영업을 잇게 해 줄 주요 판매 수단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예 그랩 푸드로 통칭되는 배달앱 서비스 자체를 취급 안하는 요식업체들도 많을 뿐더러, 설사 그랩푸드를 사용한다해도 코로나로 인한 영업중단 시기의 개점휴업 상태나 면해보자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겨우 이용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한인사회 요식업체의 경우 태반이 그랩푸드 서비스 취급을 외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과도한 음식 배달앱의 서비스 수수료 문제, 바로 그것이다. ■ 식당운영 원가구조→치명탄 ‘그랩푸드 30% 서비스 수수료’ 간략히 나마 요식업체들의 원가구조를 계산해 보자. 예를 들어 음식값을 100바트(=100%)라고 가정했을 때, 업체의 위치나 규모 등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겠지만, 식당 주인이 재료 구매 시투입하는 식자재 재료비는 35바트(=35%) 내외이다. 여기에 임차료 비중을 평균 잡아 20바트(=20%)로 보고 인건비를 15바트(=15%) 수준으로 책정한 다음, 그 외 ‘광열비/포장용 패키지/세금/기타 비용을 약 15바트(=15%) 라고 가정하면 합계는 대략 약 85바트(=85%)가 나온다. 그런데 그랩푸드 타일랜드가 식당 주인들에게 받아가는 서비스 수수료는 당해 식당의 매장 수 또는 매출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건당 매출액의 25%~35% 수준이다. 태국에서의 일반적인 그랩푸드의 수수료율 중간치인 30%를 적용해도 85%+30%=115%라는 명백한 적자 구조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그야말로 식당 주인 일가족 인건비를 무상(?)으로 투입하거나 업주 소유의 건물에 가게를 열어 임차료와 인건비가 현격히 윗 예시 기준율 대비 적게 지출한다면 모를까 결국 개개 식당 주인들은 태국에서 배달 앱을 사용해서는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 방콕 시내의 배달 인기 베이커리 점 매장 앞에서 주문입수 대기하고 있는 푸드판다 배달원들의 모습 / 사진 : 필자 이런 불합리한 구조 하에서, ‘커퓨’에 ‘락다운’이 시행되면 식장주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결정은 둘 중 하나다. ‘내방 식사 고객에게 받아왔던 식사비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배달서비스 매출에 합산시킨 발란스 금액으로 섞어찌개식(?) 매출을 구성해 물타기 원가구조로 가게를 겨우 유지해 나가거나, 문걸어 잠그고 당해 기간 동안 장사를 포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대형식당이나 직영 점포 수가 많은 체인스토어 방식의 업체들은 그나마 전자의 방법을 통해 요즘같은 위기상황에서 운영자금 순환이라도 시킬런지 모르겠으나, 소규모 영세 단일 점포 운영주는 이렇듯 배달앱으로 팔면 팔수록 밑지는 장사를 계속 영위해 나갈 재간이 없는 것이다. ■ 배달수단인 오토바이만 공유하고 이윤은 공유치 않는 공유경제…현대판 소작농 앱 배달앱을 식당 주인들이 억지 춘향 격 일지언정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와 소비자 편의성 때문이다. 한마디로 배달 식사를 주문 하려는 고객에게 배달앱은 그 식당의 간판이자 메뉴판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식당주인들은 고객에게 외면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억지춘향 격 일지언정 배달앱을 사용해야 하는 시장구조가 점점 더 굳건히 자리잡혀가고 있다. 끊이지 않는 융단폭격식 배달앱의 온라인 광고에 친숙해진 고객들은 언젠가부터 식사를 주문할 때 전화번호부를 찾거나 냉장고에 붙여놓은 포스터 전단을 뒤적이지 않는다.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언제라도 자신이 찾고자 하는 식당을 알라딘의 마술램프처럼 찾아주기 때문이다. 배달앱에 한번만 타이핑해 놓거나 GPS기능을 사용하면 배달 도착지 주소를 통화 육성으로 일일이 불러주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를 걱정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결제수단도 신용카드와 현금 등을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심지어 요식업체 별 과당경쟁을 불러 일으킨 결과물로 등장하는 각종 할인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요식업 시장경쟁 구조 하에서, 한 마디로 식당주인이 오토바이 배달원 구해 월급 주기 싫어서 배달앱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배달앱을 사용해야만 하는 온라인 배달 지상주의 시대가 이렇게 도래한 상태에서 요식업체 주인들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소위 ‘공유’ 제대로된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 평균 잡아 5~7km를 폭주족처럼 달려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한 건 배달해주고 받는 돈은 고작 30~40 바트(약 1,250 원) 수준이다. 유류비는 물론 배달앱 회사 로고가 선명히 아로새겨진 배달가방과 유니폼 자켓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오토바이 배달원이 사비로 구입한 것이며, 현금 배달 비용 보증금도 배달앱 회사에 입금시켜 놓아야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제아무리 고객 편의성이 큰 디지털 상거래 행위라지만, 소작농이 보릿고개를 넘어 살아 남아야 그나마 소출을 거둬 지주를 먹여살릴 수 있듯이 배달앱 사용 음식점에 대한 최소한의 운영가능 이익구조는 담보되어야 함은 당연지사다. 배달앱 업체들의 일방적인 과다 서비스 수수료(30%) 징수 사유가 지나친 천문학적 광고비 지출에 있거나 거대기업 운영을 위한 간접비에 있던지 간에, 실제로 인간이 식당에서 밥을 시켜먹는 공유경제 프로세스에서 공유해야 할 것이 배달인력의 오토바이 만 일수는 없는 것이다. 농부가 농사를 지은 곡물로 식당 주인이 밥상을 꾸미고, 배달앱 기사가 배달해서 밥 한그릇을 받아드는 일련의 과정에서 어찌 일방적으로 배달원과 식당 주인만 희생하고 중간 거간꾼인 배달앱 서비스 회사와 소비자만 배불릴 수 있다는 것인지 알길이 없다. ■ 마치 권력 층과 담합이라도 하듯이 선심쓰듯 내놓은 태국 음식 배달앱 서비스료 인하안 30% 그런데, 코로나 집단감염 확산 사태가 크게 발발하기 시작했던 작년 4월, 배달앱 이용 수요가 급증하자 태국정부가 배달앱 회사들에게 하달한 권고안에 대해 그랩푸드가 내놓았던 대안이라는 것 또한 참 가관이다. 다름아닌 “그랩, 식당 배달 수수료 5% 인하…기존 35%에서 30%로”라고 마치 선심이나 쓰듯 작년 4월에 일간지에 큼지막하게 났다. 이런…이건 자신들이 어차피 업체별로 차등 부과하던 서비스 수수료의 중간치를 그저 적어 놓은 것에 불과한 수준이 아닌가 말이다. ▶ 그랩푸드가 시비스료율을 35%에서 30%로 인하한다고 발표한 꾸룽텝투라낏 작년 4월 1일자 기사. 30%라는 인하된 배달료 역시 요식업소 업주들에게는 이익을 낼 수 없는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출혈 원가 구조로 여겨지고 있다 / 사진 : 꾸룽텝투라낏 기사 사진 이런 상황 하에서 누가 배달앱을 ‘공유경제의 총아’라고 할것인지. 세상사 어차피 ‘제로섬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누군가 과도하게 취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배달앱 회사들이 그야말로 ‘착취경제 먹이사슬 앱 회사’라는 소리 안들으려면 ‘배달앱 회사↔오토바이 배달원↔식당주인↔소비자’ 모두에게 최소한의 혜택이 공유되는 배달앱 서비스 수수료가 상생적 구조로 재탄생해야 한다. 오늘도 방콕의 여기저기 확진자 발생 타임라인 지역을 지뢰밭 피하듯 이동하며 배달식당에서 우리들의 일용할 양식(?)을 받아 방콕 시내를 총알처럼 내달리는 그랩 오토바이들 덕분에 코로나 사태에서도 온기가 채 덜 가신 밥을 받아 먹는다. 그렇지만, 이 모든 먹거리 조달 프로세스에서 최상위 먹이사슬에 위치한 ‘배달앱 서비스 회사’와 말미의 공급받는 자인 ‘소비자’만 혜택받고, ‘식당주인의 인프라 설비’와 ‘배달앱 기사의 오토바이’만 공유하는 것이 배달앱 시스템이라면 누가 더 이상 그들을 ‘공유경제’라 불러 줄 것인지…

[방콕세설] 태국 시장, 산업한류 활성화를 위한 소매(Retail) 사업 “제값받기”론

2021/05/13 18:40:13

[전창관의 방콕세설] 태국 시장, 산업한류 활성화를 위한 소매(Retail) 사업 “제값받기”론 언젠가부터 방콕의 쇼핑몰 진열대에서 한국상품 찾아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게 됐다. 우리나라의 국격을 받쳐주는 산업한류 제품들이 탁월한 품질과 디자인에 힘입어 상하의 나라 태국까지 깊이 스며든지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까닭이다. 방콕 곳곳에 산재한 쇼핑 몰에는 ‘한국산(팔릿따판 컹까울리=ผลิตภัณฑ์ของเกาหลี)’과 ‘한국 품질(쿤나팝 컹까울리=คุณภาพของเกาหลี)에 이어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 ‘한국스타일(สูตรต้นตำรับของเกาหลี=쑤웃 똔땀랍 컹까울리)’ 제품까지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먹는 농수산물과 바르는 화장품은 물론, 각종 가전제품과 핸드폰에 이르기까지 ‘한국 제품=우수상품’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는 분위기가 태국 내 지배적이라고 말한들 지나친 과장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 '한국산 사과'라고 인쇄된 똑같은 스티커 라벨이 붙은 채 현지어로 'Boosa Apple'도 아닌 'Fuji Apple'이라고 적힌 피켓 표지판 앞에, 한 무더기는 'From Korea(사진 좌)'로, 또 다른 한 무더기는 'From China(사진 우)'로 적힌 이 사과의 정체는 과연?? 필자가 처음 태국 땅에 발디뎠던 90년대 초반의 태국과는 영판 다른 세상이 됐다. 당시에는 방콕시내를 질주하는 허름한 시내버스에 붙은 대우 자동차 로고만 봐도 신바람이 났었다. 쑤쿰윗 플라자 내의 한인슈퍼에 가야 살 수 있던 신라면이 탑스 슈퍼마켓에 진열된 것을 보고 기뻐하던 것이 언제였는지 싶다. 로빈슨 백화점 수쿰윗점 전자매장 한 구석에 일본 전자제품 등쌀에 떠밀려 존재감 조차 상실한 채 썰렁하게 진열된 한국산 전자제품들의 엉성했던 진열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 조차 찾아보기 쉽지 않을 판국이다. 현지인들에게 연예계의 문화상품이랄 수 있는 인기있는 드라마와 대중음악 등에 이름 붙이기 시작한 ‘한류’라는 어원에서 함께 출발한 것처럼 보이는 ‘산업한류 제품들’이지만, 이제는 당당히 선진 제국의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현지인들의 의·식·주 분야에 깊숙이 파고들어 태국의 다양한 유통 채널 진열대에 폼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콕의 쇼핑센타 등의 유통 채널 판매장에 나가보면, 버젓한 한류상품들의 제품력 대비 아직까지 상당부분 뒤쳐진 부분이 눈에 띄곤 한다. 다름아닌, 한류산업에 의한 리테일 제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판매진열(Display)’과 ‘소비자 가격(Retail Price Positioning)’ 설정 부분이다. 사실, 이 두가지 사안 중에서 ‘진열 ‘부분은 유통 현장 측면에서 볼 때, 상당부분 공급자(Supplier) 의지 측면 보다는 실판매자(Reseller)의지 측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지만 ‘소비자 가격’ 부분은 ‘공급자’가 직접 결정하거나 최소한 사전 검토된 가격 구조 명세(Price Scheme)에 대한 양자간 합의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소비자 가격 설정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위한 제반 총원가 구조를 보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판매제품의 총체적 실판매 능력’이 반영된 결과물적 잣대라고 볼 수 있다. 요는, <제품력(Product) + 브랜드(Brand) +고객관리력(Customer Care)=실제 소비자 가격 포지셔닝>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산업한류의 태국시장 내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 실판매 진열대의 소비자 가격을 볼 때 이런 올바른 가격 산정 흐름이 정책적으로 잘 반영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거리가 먼 경우를 접하는 경우가 제법 많은 것 같다. 판매대 위에 올라가 있는 제품들이 실제 시장 내 적합한 포지셔닝을 통해 소비자가를 산정 했다기 보다는 그저 ‘제조사 내지는 판매사가 팔고 싶은 가격을 붙인 경우’와 ‘제품력과 마케팅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유통 단계별로 발생하는 마진구조에 의해 경직되게 책정된 소비자 가격이 많은 실정’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 모조품 삼성전자 핸드폰의 브랜드 프린팅 식별방법(좌측 사진) & 방콕의 대형 백화점에 버젓이 나붙어 있는 'Korea Grand Sale 90% OFF(90% 세일)' 간판 소위 리테일 “제값받기(Right Retail Price Positioning)” 라는 화두의 운용 여부 문제가 대두되어지는 부분이다. 이 화두는 사실, 우리나라 굴지의 전자회사가 상시적으로 시장전략 수립 시 필두로 내세우던 전략중 하나인 “제값받기 전략”이라는 내용의 일부이기도 하다. “제값받기란, 그저 싼가격을 무기로 경쟁하거나 원가 압박으로 인해 팔리지도 않을 높은 가격을 붙여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력과 서비스를 창출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가격을 설정함으로써 자사의 이익을 남기며 시장에서 성장해 나가는 전략을 말한다.”-삼성전자 때문에, 이를 위한 제품의 개발, 구매, 제조, 판매, 마케팅, 관리와 운영에 대한 총체적 혁신이 따라줘야 해당 판매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경쟁사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높게 산정할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편, 태국 시장내 한류산업제품의 “제값받기” 적합성 여부를 산정하기 위한 툴(Tool)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자사 제품의 경쟁 상대로 삼아 판매전선에서 이기고 싶은 타겟 회사의 동일 스펙 제품 가격을 100%로 놓고, 자신들의 제품 가격이 몇 %대에 해당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조사해 분석한다. ②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 그리고 서비스 등에 대한 개선 노력을 집중해 신모델이 나올 때 가격을 올린다든지의 방법 또는 반대로, 경쟁사가 가격인하를 하더라도 자사 제품 가격은 내리지 않아도 판매가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름질 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쟁사 가격지수(%)와 자사 가격지수(%)를 비교분석해 나간다. 결국, 좋은 제품(Product)을 적절한 시기(Seasonality)에 출시해 계획 대비 적합한 물류(Logistics)비가 투여될 정도의 재고량을 관리해 나감과 동시에(Supply Chain Management), 브랜드(Brand)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광고와 PR작업을 수행해낸다는 측면이 고려된 제반 프로세스 추진 하에 합당한 “제값받기=Right Price Positioning)” 작업이 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 ▲ 현지 관세장벽과 결부되어진 상태에서 목전의 이익만 지켜보는 태국 현지 일본 판매대행 법인의 가격정책으로 인해, 현대자동차가 태국에서 승합밴만 전시되고 팔리고 있는 모습(좌측 사진) & 진열의 기본 룰도 지키지 않은 채 방콕 현지 슈퍼마켓 선반에 올라 있는 일부 한국 라면 제품의 진열 모습(우측 사진). 한 마디로, 성능이나 맛이 열악한 제품을 엉성하게 삐툴삐툴 진열해 놓고 관리도 안하면서 가격만 높게 책정해 놓는다거나, 반대로 진열상태는양호해도 기본적인 제품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자사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줄 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진열대 선반위에 내 던져 놓는다든지 하는 행위 등은 결국, 제값을 받으려는시장 전술 행위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여겨질 것이다. 태국시장에서 제품별로 총체적 브랜드력에 따른 진열도와 가격 파워 등에 있어 차이는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자동차, 전자제품, 화장품, 식품, 의류 등을 망라한 산업한류 제품들이 방콕 내 리테일 쇼핑센타 마다 곳곳에 지천으로 보이기 시작한 행복한(?) 방콕에 재태 한인들이 생활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세계 10대 경제국가(World’s 10 biggest economies in 2020)로 받돋움하기 시작한 대한민국의 국격이 ‘각종 산업한류 제품들의 제값받기 작업의 성공’으로 태국 땅에서 더욱 활짝 피어나길 바래본다.

[방콕세설]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방콕2021모터쇼’ 유감(有感)

2021/04/27 11:20:05

[전창관의 방콕세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방콕2021모터쇼’ 유감(有感) - 아세안의 디트로이트 태국, 만시지탄 ‘H자동차’ 판매확대 승부수 준비해 나가야 태국은 국토면적이 프랑스와 대등할 정도로 넓은 국토를 가졌지만 대중교통 발달이 미흡하고 연중 폭염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는 나라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주택 보다는 할부일지언정 쾌적한 냉방 속에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인 자동차 구입할 궁리부터 한다. 방콕이 교통지옥으로 일컬어져도 태국인들의 자동차 사랑은 그칠줄 모른다. 태국의 ‘전시 이벤트의 꽃’으로 여겨지는 자동차 판매 박람회중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방콕 모터쇼’가 제일 무더운 이맘 때쯤 열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지 싶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4일에 걸쳐 방콕 므엉통타니 전시장 챌린저홀에서 ‘방콕 모터쇼 2021(제 42회 방콕 인터내셔널 모터쇼 2021)가 열렸다. 무려 30여개 가까운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선보인데다가 전시만이 아닌 열띤 실판매 행위가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여파 와중이지만 각사의 세일즈 파워 뿐 아니라 마케팅력이 총동원되어 전사적 역량을 겨루는 명실공히 태국내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전시·판매 행사였다. 한편, 이번 방콕 모터쇼 2021에서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톱 10 판매 리스트’는 ①도요타 4,406대 ②마즈다 3,454대 ③혼다3,305대 ④이스즈 2,829대 ⑤스즈키 2,689대 ⑥벤츠 1,863대 ⑦ MG 1,629대 ⑧미쓰비시 1,462대 ⑨포드1,212대 ⑩니산 1,144대로 아로새겨졌다. 우리나라의 H자동차는 ⑩위 회사 니산의 3분의 1 수준인 426대를 판매하여 ‘⑬위 판매=점유율 1.5%’에 그쳤다. 지난 2020년 태국 내 연간 브랜드 별 총 판매 대수를 살펴봐도 ‘태국시장 점유율 톱 10’은 ①도요타 256,689대 ②이스즈 189,826대 ③혼다91,705대 ④미쓰비시 57,429대 ⑤니산 42,761대 ⑥마즈다 40,480대 ⑦포드 32,362대 ⑧ MG 30,247대 ⑨스즈키 26,380대 ⑩BMW 16,024대가 차지했다. 한국의 H자동차는 불과 3,020대를 판매해 ‘⑭위=시장점유율 0.37%’에 머물렀다. 반면, 업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인터브랜드(Inter Brand)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의 H자동차는 당당히 도요타, 벤츠, BMW, 혼다에 이어 세계 랭킹 5위를 차지했다. ▲ '2021 방콕 모터쇼' 브랜드별 판매량. / 자료출처 : Head Light Magazine 심지어 테슬러와 아우디 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명실공히 브랜드 자산가치 143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No.5 자동차 브랜드로 우뚝섰다. 게다가 지난해는 세계 시장점유율 순위 5위(8.1%)를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포드의 세계시장 점유율 5.2%, 혼다 5.6%는 물론, GM의 7.6%를 능가하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태국 H자동차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왜 이다지도 평균치를 현저하게 밑돌까? 해마다 모터쇼 행사장을 다녀올 때면 스쳐가는 생각이다. 밑도는 정도가 아니라 올해 태국 ‘모터쇼 2021’에서 우리나라의 H자동차는 점유율 1.5%에 못미쳤고, 2020년 태국전체 시장점유율도 0.37%를 보이는데 그쳤다. (MagCarZine紙 1월 26일자 참조) 연간 100만대 내외를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또 다른 100만대 가량을 해외로 수출해 동남아 전 지역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50% 가량을 공급하는 ‘아세안의 디트로이트’ 태국에서 도대체 왜 이런 ‘우리나라 H자동차의 글로벌 위상과 태국 내 판매력간의 굴욕에 가까운 현격한 격차’가 발생할까? 이에 대해 혹자는 선뜻 (1)”현대차의 태국내 생산공장 부재에 따른 관세차에 기인한 원가경쟁력 취약”을 거론한다. 또 다른 누구는(2)”19곳에 달하는 완성차 조립 및 제조공장이 500여 1차벤더와 1,700개에 달하는 2차벤더를 거느린 태국 자동차 업계의 제조밸류체인에 속하지 않은 채 고관세 완성차 도입을 하는 판에 무슨 판매점유율 타령이냐”고 한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 수출 제조업의 양대산맥이라 볼 수 있는 자동차 판매와 전자제품 판매를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전자제품’ 업계의 ‘H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S전자의 태국 TV제품 시장점유율은 31%이고 모바일 폰은 31.1%다.(2019 GFK Data 기준) ▲ '2021 방콕 모터쇼'에서 선보인 팰리세이드. 전기차 외에 선보인 유일한 SUV 승용차인데, 실판매 가격 정보 등 구체적 런칭 일정도 없이 마치 컨셉카 처럼 진열돼 있다. / 사진출처 : 유튜브 teaja 동영상 캡처 이는 2020년 H자동차의 태국 시장 점유율 0.37%와 비교할 시 천양지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S전자도 1988년 경 태국에 처음 진출할 때 제품별 차이는 있었지만 당시 가전업계 관세도 30%~60%에 달했었기에 일본의 앞선 현지공장 진출 대비 후발 S전자의 고충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H자동차와 비근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 TV와 그외 가전제품의 S전자의 태국시장 점유율은 10% 내외를 보이며 출발했다. 제아무리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를 단순비교키는 어렵다 하더라도 너무 지나친 격차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H자동차와 S전자의 태국 현지 시장점유율이 이런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까닭에는 ‘모터쇼 2021’ 행사장에 다녀온 일개 촌부의 생각으로도 의아하기만한 몇가지 현저한 차이점과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째, 제 아무리 ‘선택과 집중 ’이 중요한 전략과제라지만,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라 불리우는 태국의 H자동차 판매회사인 ‘H 모터스 타일랜드’가 태국 현지회사 또는 현지인도 아닌 일본상사 소지쯔(히토시 가네꼬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에 의해 H자동차 본사 파견 주재원 1명 없이 벌써 여러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비 S전자는 현지 진출 초기, 태국 측 디스트리뷰터가 판매정책을 책임운영하던 시장진입 단계에서부터 Coordinator라는 직책의 주재원을 파견함과 동시에 연락사무소(Representative Office)를 운영함으로서 현지 디스트리뷰터의 운영실태와 향후 전략수립에 구체적으로 관여하며 중장기적인 현지사업 추진전략을 구사해 나가기 시작했다. 둘째, 운영주체가 누구이든 최소한의 본사 기본 라인업 전략은 현지에서 일정부분 동시에 전개되어야 미래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이 가능할 뿐더러, 향후 본격적으로 지사(Branch) 또는 해외법인 (Overseas Subsidiary)이 출범될 때 단절없는 연속성을 가지고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기가 용이한 것은 당연지사다. 현재의 태국 ’H 모터스 타일랜드’ 처럼, 관세장벽을 이유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승용차 라인업을 가진 H자동차 본사 라인업과 무관하게 승합용 밴 한가지로만 제품 라인업을 끌어가는 것은 누가 봐도 쉽데 이해가 가지않는 제품전략이다. ▲ 우리나라 'H자동차社'가 미국에서 생산 판매할 픽업트럭 신모델 산타크루즈. 2020년 태국 자동차 판매는 전체 94만대 중 58만대 가량이 상용차였는데, 그 중 1톤 이하 소형 픽업트럭이 태국민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난다. 셋째, 해외시장 진출시 필수적인 현지화 마케팅 취약 부분이다. 원활한 부품 수급을 통한 애프터 서비스센터 운영과 간헐적 구사가 아닌 지속적 마케팅 전략 전개가 필요하다. 소나타 구모델을 시장가 대비 할인해서 한국인 마켓 등에 팔아보다가 여의치 않자, 관세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유로 승합밴 전용에 가까운 라인업으로 급전환 후 ‘롯뚜(승합밴)’만 파는 회사’로 태국시장에 각인되고 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후폭풍은 과연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의문이다. 하늘이 돈다고만 믿던 상황에서 지구는 돌지 않았다. 갈릴레이가 지구가 돈다고 믿기 시작하니 지구가 돌기 시작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태국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니 후발 H자동차는 설 땅이 없다고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기왕에 인도네시아에 H자동차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니 완공 후 FTA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태국시장 판매활성화를 하겠다고 태국시장은 내던져 놓으면 너무 늦다.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인도네시아 H자동차 공장이 완성될 때 제대로 판매확대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세상물정 모르는 일개 촌부의 생각이려나 싶은 것이…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②

2021/04/22 15:55:13

[전창관의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② - 가깝고도 먼나라 태국...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이 신남방 진출 변주곡 ‘선택과 집중’ 전략과 ‘쏠림 현상’은 다르다=신남방 정책의 국별 포트폴리오 구축 재점검을 위하여 ▲'Global Partnering ASIA 2020 in Thailand'. / 사진출처 : 코트라 제공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의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단지가 일본의 손아귀에 놓여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인 법인장을 둔 일본 무역회사가 현대차의 태국 내 독점 판매권을 쥐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현대차가 태국이 아닌 인도네시아를 해외생산 거점으로 택한 것 역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항간에 인도네시아 측에서 전기차(EV 산업) 부문에 대한 파격적 진출 혜택을 제시한 반면, 태국 정부는 일본 눈치 보느라 그랬는지 제대로 대응하는 제안을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설사 한국 제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해도 이미 일본 업계에 의해 종속된 태국의 제조업 밸류체인과의 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제성 원리에 비추어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다. 21세기 현대사회의 비즈니스 성패는 얼마나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납품조건을 교섭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경쟁력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보면 품질과 수량 그리고 가격에 연동될 것이기에, 기존의 유대관계에만 얽매여 공급선 체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크게 설득력이 없다. 어쨌거나 '달마가 동쪽으로 간데는 늘 이런저런 이유가 있기 마련'일테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신남방 정책의 전개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라는 2개국 몰이로 갈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제조 및 수출업체들이 중국 한 곳으로 몰려 내달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탈중국 엑소더스가 벌어진 작금의 현실도 반면교사 삼아야지 싶다. 인도네시아는 정상외교와 현대차를 내세워 뚫었고,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기지 진출을 중심으로 공고히 했다. 그렇다면 태국은 CLMV국가에 대한 물류·유통 허브 권역지 국가로 삼음과 동시에 전기·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밸류체인 파트너링쉽을 활용한 글로벌 밸류 체인 지렛대 국가로 활용하면 어떨지 말이다. 싱가포르는 신남방 금융정책 운영처로 삼고, 말레이시아는 상업적 구매력이 가미된 이슬람 시장으로 운영하는 한편, 필리핀은 오랜 국교관계를 활용한 포괄적 관계정립 강화 등으로 전체 동남아를 견인하는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는 등 신남방 아세안 진출에 대한 국별 통상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식품제조, 농수산 가공기술 단지, 자동차 생산, 바이오 경제단지 등이 산재한 태국의 EEC 개발 지역도. / 사진출처 : EEC 사무국 대외경제의 실효성 있는 진출기반 운영이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이다. 대기업뿐만 어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사업거리까지 창출해 내는 실제적이고도 전술적인 신남방 진출 발판 교두보를 타당성 있는 지역에 제대로 마련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낙수효과(落水效果/Trickle-down economics) 역시 획득되어 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과는 대별되는 태국의 존재감과 객관적 가치에 대한 인식 필요 이제 어느 정도 기저에 맞닥트려진 것 같은 코로나사태의 복판에서 신남방정책의 국별 전략 포트폴리오를 다시금 점검해 다져 나가기 시작하면 얻어질 반사효과(Reflection Effect)도 상대적으로 클 것이다. 무엇보다도 태국은 동부경제회랑(EEC)을 중심으로 메콩강 경제권(GMS-Greater Mekong Subregion)을 가로지르는 총 9개의 경제회랑 중 태국 영토를 관통하는 7개 경제회랑의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를 통해 태국은 국경무역과 주변국 관광 활성화는 물론, 역내 경제를 통합한 시너지 효과를 공략해 인도차이나 반도의 역내 물류 허브국가로서의 주도권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을 현실화 시켜 나가고 있다. 지역과 국가를 잇는 교통인프라 구축 차원을 넘어 무역 촉진을 위한 물류망을 동부경제회랑(EEC)를 통해 구축함과 동시에, 태국 4.0을 중심으로 산업활동을 위한 민간투자 유치 확충을 통해 규모의 경제 인프라를 갖춘 산업도시도 건설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전체 수출의 약 40% 정도가 미국과 유럽을 향한 것이지만, 태국은 30% 가량이 동남아시아 역내 물동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태국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메콩강 유역 주변의 경제 후발국인 CLMV국가와의 무역에서 2019년에 139억 달러(약 15조 7,07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 태국의 물류허브 인프라 역할을 중심으로 CLMV국가들을 효율적으로 중국대륙과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각 지역별 경제회랑. / 사진출처 : GMS Economic Map 태국 전체의 무역 흑자가 90억 달러(약 10조 1,700억 원)였으니, 대 CLMV 교역의 중요성을 빼놓고는 태국의 무역수지에 대해 논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내수경기 측면조차도, 평상시 태국의 주요 백화점 고객의 40% 가량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그 중 30%는 고액을 구매하는 CLMV 국가의 중산층 이상의 국민들이다. 주요 상거래 거점에 설치되어 있는 태국 은행들의 현급지급기는 미얀마어와 라오스어 등이 디스플레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태국은 전세계 외환보유액 순위 12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약 2,450억 달러(약 278조 원)의 외환을 보유한 나라다. 이에 따른 태국의 각종 대외 투자 역시 주변국 CLMV국가들로 향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태국의 아세안 국가 내 경쟁국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태국의 주요 대외투자국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신남방 정책의 대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정책'과는 차별화된 '대 태국 정책'이 절실하다. 아세안내 최대 제조업단지 국가이면서 CLMV 국가로 향하는 항공·해상 물류 허브국인 태국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 진출은 곧 우리나라의 CLMV 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이자 지렛대 역할로 이어지게 될것이다. ‘먼 듯 가까운 나라 태국’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먹거리를 찾아내는 작업이 그저 일시적 무역거래량 늘리기 위한 완제품 수출 사업거리로 여겨지기 보다는 입체적이고 탄탄한 매트릭스 구조를 갖춘 구조적이며 실천적 작업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 방콕 짜오프라야 강변에 들어선 고급백화점 아이콘 사얌의 모습. 방콕의 주요백화점에서 외국인이 구매하는 금액의 30% 가량을 CLMV 국가민들이 점유하고 있다. / 사진출처 : 아이콘 사얌 제공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①

2021/04/06 18:59:31

[전창관의 방콕세설] 동남아 진출 지렛대 국가…왜 태국인가? ① - 가깝고도 먼나라 태국...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이 신남방 진출 변주곡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국에 대한 인지도는 일반적으로 매우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행세 꽤나 한다는 사람은 물론이고 시골 촌로들조차, 태국 관광 한 번 안가본 사람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지경이니 말이다. 19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 조치가 취해진 이후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태국은 소위 가성비 좋은 단체관광지로서, 심지어 향락관광의 대표적 목적지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온 데다가, 근래 들어서는 젊은이들의 힐링여행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 마스터 카드가 발표한 '글로벌 여행지수 2019'에 의해 2016년부터 연속 4년간 세계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로 선정된 방콕. / 사진출처 : Tourism Authority of Thailand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9년 목적지 국가 별 출국자 순위 자료를 봐도, 연간 188만 명의 국민이 태국을 '해외여행 출국 목적지'로 삼았다. 일본 1위, 중국 2위, 베트남 3위, 4위 미국에 이어 태국이 5위를 차지했다. 태국과의 국경이 육로로 맞닿은 각별한 지정학적 위치로 자국의 지방 나다니듯 태국을 오가는 말레이시아와 라오스를 빼면, 2019년 태국 입국자 수 1위를 기록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입국자 수를 보인 나라도 한국이다. 일본인 태국 입국자 수마저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무역협회(KITA)가 집계한 우리나라의 '2019년 대외 교역국 순위'는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베트남, 4위 일본 5위 말레이시아로, 위에 열거한 한국인의 '해외 출국 목적지 국가' 5위권 반열에 들어가 있는 태국이 겨우 13위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투자청(BOI-Board Of Investment)이 집계한 우리나라의 대 태국 투자승인 순위도 2019년 12위에 머물렀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신남방정책을 논할 때면 태국은 늘상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보다 훨씬 후순위에 놓이곤 한다. 물론, 인도네시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아세안 제일의 경제대국인데다가 국영항공기업 ‘디르간따라’가 다목적 비행기에 대한 대량생산체제까지 갖춘 나라이다. 베트남 역시 근래 들어 '빈패스트'라는 자국 브랜드로 승용차 생산까지 시작한 국가인 동시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글로벌 판매 물량의 절반을 생산해 내는 국가다. 그러니 ‘들이댈 곳에 들이대야지 이 무슨 뚱딴지 같은 비교냐’고 말해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뜨는 베트남, 지는 태국’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 것도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에 이은 아세안 2위경제대국인데다가 '어떤 외열에도 쉽사리 눌어붙지 않고, 식었다가 이내 열을 가하면 다시 달궈지는 내마모성 재질의 테프론 프라이팬’에 비교되곤 하는 태국 경제의 저력과 특성 역시 만만히 볼 수는 없다. ▲ CLMV국가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의 기술교육과 물류 운송의 전략적 허브국가 태국. 태국은 아세안 2위 경제대국이자 2억 명의 인구를 포괄하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4국 경제권역의 허브국가이다. 또한, 동북아 국가들을 13억 인구의 인도와는 물론 유럽과도 연결해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항공과 해상교역의 환승지이자 중간기착지 일 뿐 아니라, 그에 상응한 물류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장점을 살려,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 중점 프로젝트인 3대공항(돈므엉-쑤완나품-우타파오 공항) 고속철 연결사업, 동부해안공업지대의 우타파오 공항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 유지, 보수, 점검) 항공물류 허브화 사업 등을 확대 계승해 나가고 있다. 태국의 산업구조는 농업·광업·수산업 등의 비중이 약 17%, 관광산업이 약 12%, 건설업과 제조업이 약 30%, 유통업 약 20%, 그 외 분야 약 20% 내외로 구분된다. 관광산업의 GDP 직접 기여도가 약 12%로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1차, 2차, 3차산업 비중이 다원화된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를 오로지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로 인식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 태국은 연산 2백만대 규모의 세계 12대 자동차 생산국. / 사진출처 : Honda Thailand 홈페이지 태국 전체 산업의 약 3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차 산업분야에서 제조업 분야에 속한 전기·전자 부문과 자동차 산업 부문의 수출산업 기여도는 각각 20%와 15% 내외를 차지한다.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일컬어지는 연산 200만 대 규모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과 전기·전자산업 분야의 밸류체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태국의 기축 산업이다. 태국이 '비포 코로나 시대(Before Corona)시대’에 이미 연간 외국인 여행객 4000만 명을 돌파한 기록을 가진 명실상부한 관광대국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관광산업에서 직접적으로 얻어지는 외화획득 효과 외에 태국을 방문하는 수많은 여행객들을 통해 글로벌한 마케팅 거울효과(Mirroring Effect -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가 형성되어지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수많은 태국 방문객들이 현지에서 접한 각종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은 태국 내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확산 효과(Effects of Brand exposure)를 연출해 주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태국에서의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하면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연간 4000만 명의 방문객을 구성하는 다양한 나라들과의 글로벌 버즈마케팅(Buzz Marketing)이 자동으로 수반된다는 의미다. ​ ■ 태국 시장 진출 한·일 비교 연대기 인구는 소비를 의미하고 소비는 곧 생산과 판매를 유발시킨다. 따라서 인구가 많을수록 소비 시장 규모는 커진다. 소위 '규모의 경제학'이다. 다만, 소득수준에 따른 구매력 매개변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일반적으로 소비자 가전업계에서는 특정 국가의 괄목할 만한 가전제품 구매력이 생겨나는 가처분소득 1차 변곡점 단계를 1인당 국민소득(GDP) 5,000달러 상회 시점으로 본다. 하지만 IMF가 발표한 2020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 1인당 5,000달러 이상의 국민소득(GDP)을 보유한 나라는 통틀어 싱가포르(58,484달러), 브루나이(23,117달러), 말레이시아(10,192달러)와 태국(7,295달러) 정도로 국한된다. 그 뒤를 인당 5,000달러 이하의 인도네시아(4,038달러)와 필리핀(3,372달러), 베트남(3,497달러)이 잇고 있다. 위에 열거한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이상의 ‘소비력 진작 분기점 상회 국가’들 중에서 태국만이 7,000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 보유국이다. 나머지는 싱가포르 570만 명, 브루나이 40만 명, 말레이시아 3,160만 명 등으로 아세안 내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이상 국가라 해도 인구 규모는 태국에 비해 크게 밑도는 나라들이다. 다시 말해, ‘1인당 국민소득과 인구’라는 두 가지 잣대를 고려 시, 제조된 유통되는 상품을 다각적으로 소비해 내는 일정규모 이상의 ‘내수 구매력 보유 규모 측면’에서 태국은 동남아 국가 내에서 최고의 적정 수준으로 무르익어 있다는 이야기다. 정치·경제 체제 측면에서 보면, 20세기 격변의 이데올로기적 현대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그리고 베트남 등이 사회주의 체제 하에 놓여있었던 것 대비, 태국은 1932년 입헌혁명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입각한 자본주의 개방경제 체제를 지속적으로 표방해 나가고 있다. 태국이 군부·왕정·관료주위에 휩싸인 특이한 체제 속에 가로놓여 상당부분 중진국 함정에 빠진 채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 있다고는 해도 사회주의 공산체제에 놓여 잃어버린 반세기를 겪어내야 했던 CLMV국가들과는 그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2000년대 초반 경까지만 해도 태국은 바트 경제권(태국을 포함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이라는 2억이 넘는 인구가 사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항공 및 해상 물류권을 장악했다. 베트남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떠오르는 제조력 보유국가로 인식되는 현재도 CLMV 국가(크메르,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를 연결하는 해상운송로와 항공물류는 태국을 기점으로 편성되어 있다. ▲ 동부경제회랑(EEC)내의 주요 수출항인 램차방 항구의 모습. / 사진출처 : EEC추진 사무국 종교적 측면에서도 태국은 대부분의 국민이 불교도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종교적 규범에 얽힌 제한 사유가 적은 편이다. 반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부르나이 등은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여서 회교 율법에 따른 상대적으로 짙은 종교적 색체가 사회 전체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이쯤되면 일본이 1970년대 들어 ‘엔고현상’과 대 유럽수출을 위한 ‘안티 덤핑’ 판정 회피 그리고 ‘일반특혜관세(GSP)’ 수혜라는 삼박자를 노려 동남아를 우회수출기지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새 둥지로 왜 태국을 택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 법도 하다. 전자제품과 자동차라는 핵심산업의 해외생산 수출전진기지로서 뿐 아니라 규모의 내수시장 가능성이 확보된 태국은 최상의 매력 보유국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 삼성전자 역시 “동남아의 지리적, 문화적 중심국가로 견실한 성장이 예견된다” 면서 태국시장의 의미를 ‘미·중·러·독·인도’와 같은 강대국들과 동등 수준의 의미를 가진 전략시장으로 상정했다. 소위 ‘삼성전자 6대 핵심국가(미국·중국·러시아·독일·인도·태국) 1등화 전략’이란 것을 수립해 전사적 마케팅 역량을 '태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나라에 투입했다. 이 당시 삼성전자는 '미·중·러·독·인도' 등과 동등 수준의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을 태국에 쏟아부었다. 당시,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독주하던 노키아 역시 유럽 선진국 대형 시장에 버금가는 마케팅 비용을 태국에 쏟아부어 '선택과 집중, 전략국가시장'으로 육성한 바 있다. ■ 신남방 정책, '아세안 최대의 제조업 집적단지국 태국'은 지고 베트남이 뜬다? 2008년 무렵, 삼성전자가 탈 중국 정책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가 파격적인 외자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대규모 휴대폰 제조단지를 베트남에 건립한 반면, 태국은 2005년 경을 전후로 중진국 함정에 빠져 경제성장 속도가 더뎌졌다. 이 와중에 2011년의 대홍수 천재지변과 2014년 군사쿠데타 발발에 맞닥트려져 경제가 장기간 횡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태국이 정정불안으로 인한 경제전략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는 동안 베트남은 국가전략 차원의 파격적인 외자기업 세제 인센티브와 젊은 노동력을 무기로 내세워 삼성전자의 거대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를 생산해내는 가히 기현상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 1990~2020년 태국의 연도별 경제성장률. / 자료출처 : World Bank 삼성전자가 자사의 전 세계 휴대폰 공급량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대규모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에 건립하면서 한국기업들의 대 아세안 투자 무게중심은 현저히 베트남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은 2011년 태국 대홍수 이후 자동차와 전기·전자 부품의 조달처 일부를 태국 인근국가로 분산시키면서도 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세안 역내의 실세로 인정받는 일본 기업들의 동남아 역내 밸류체인 본산은 예나 지금이나 태국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파나소닉의 가전제품공장 베트남 이전이 크게 뉴스화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역시 파나소닉이 태국 내 운영하고 있는 10개 공장과 20개 사업부 중 800여 명이 근무하는 2개 백색가전 대형제품 사업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을 뿐이다. 나머지 18개 사업부의 1만 3700명의 종업원은 태국에서 가전소형물과 밧데리 제품 등의 주력 부가가치 사업 생산공장을 태국에서 지속적으로 운영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내 진출해 있는 일본의 10여개 전자회사 중 파나소닉은 태국 내 전체 전기·전자계열 사업체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외 아세안 역내외의 수출을 위한 제조사들의 생산과 상품개발 기반은 지속적으로 태국 내 유지중이다. 반면 태국 내 진출한 한국 가전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을 뿐인데, 그나마 두 회사 모두 베트남으로 A/V 제품 생산기지를 옮겼으며, 현재는 백색가전 제품만을 태국에서 생산중이다. ▲ 동부경제회랑(EEC) 건설 참여 관련한 중국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북경을 방문중인 일본경제인 사절단의 모습. 일본 자본력과 중국의 장비 및 인력을 동원해 EEC 구축 후 일대일로와 연결시키려는 의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 태국 외국자본 투자 1,2위 경쟁다툼은 늘 일본과 중국 차지다. / 사진출처 : EEC 추진 사무국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역시, 태국에는 19개의 완성차 조립 및 제조공장과 10개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가 조업중이다. 또한 523개의 1차벤더와 1,667개의 2차벤더 및 그외 부품 공급업체가 이들 완성차 조립 및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생산국들과의 글로벌파트너링(GP)을 통한 유관 부품의 수출 가치사슬 역시 가동되고 있다. 동남아 신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국제정세 형국이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노려 해양을 통해 세력확장을 꾀하는 한편, 미국 역시 인도·태평양 진출 전략의 중심 교두보로 동남아를 적극적인 영향권 하에 두려 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으로부터 글로벌 생산기지를 이전시켜 중국 편향적 해외생산체제를 재편성하려는 국가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 또는 자동차 계열의 제조기업이라면, 응당 오랜 세월을 거쳐 조성된 태국의 글로벌 밸류체인(GVC)에 참여해서 얻어지는 잇점을 노릴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눈여겨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다음호 ②편에 계속

[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2021/03/19 18:22:29

[전창관의 방콕세설] 들락날락 태국경기 ‘청신호’…춘삼월 순풍 불어올까? - 수출경기 순풍...2021년 전년 대비 3~4%↑ 전망 '흐림 속 때때로 맑음' - '백신여권' 소지시 격리 7일 단축 협의 중...'관광업계' 촉각 - 국제통화기금(IMF), 백신 접종 확산 계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 상향 조정 전대미문의 코로나사태를 맞아 작년 3월 26일부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태국은 ‘수출 부진’과 ‘관광산업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깊은 수렁 속에서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중진국 함정에 빠져 성장속도 둔화가 우려되던 태국경제가 갑자기 몰아닥친 팬데믹 코로나19 사태에 맞닥트려졌다. 바트화 절상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 수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던 상황에서 심각한 수주난과 더불어 수출상품의 생산성 저하 마저 야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외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조처는 태국 국가경제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으로 확실한 자금원) 역할을 하던 관광산업 마저 파탄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2019년 연간 4천만명에 이르렀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1월~11월 누계기준 669만명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1.38%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서 벌어들인 관광 수입도 3,320억 바트(약 12조 2,873억 원)에 그쳐 무려 80.59%가 줄어들었다. ▲ 태국은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로 불리우며 연산 200만대 내외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세계12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 사진출처 : Honda Thailand 웹사이트 ■ ‘관광과 수출’은 태국경제에 있어서의 두 마리 토끼 태국 수출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무려 50%를 넘어서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관련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관광대국이라고 알려진 태국은 사실상 관광산업 보다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이 GDP의 31%에 이르고 있다. 관광산업도 중요하지만, 태국은 명백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국’이어서 수출의 GDP 기여도는 무려 49%를 상회한다. 이렇듯, 태국의 산업경기를 논할 때면 단골 삼아 화두가 되곤하는 관광업 보다 더 중요한 수출분야에서 올 들어 서서히 순풍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태국 화주협의회(Thai National Shipper’s Council)는 이 달 초, 올해 수출예상액이 전년 대비 3~4% 신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확산으로 교역 상대국가들의 경제활동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수출경기 호전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태국 수출산업에서 20%를 상회하는 비중을 보이는 전기·전자 부문과 15% 내외를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의 수출에서 청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 수출경기와 관광산업 호전을 위한 대·내외적 조치와 수반될 주요 여건 깐야팍 딴띠피팟퐁 태국 화주협의회장은 “올해 수출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전년비 5.5% 신장하는 것으로 상향 발표함에 따른 플러스 요인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급 문제 개선, 바트화 절상대책 수립, 노동인력 수급 안정화 등이 수출 촉진의 관건인 상황에서 희망스런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태국 국가경제사회 발전사무국(NESDC)이 발표한 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태국경제의 대외의존도 는 9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출’과 ‘관광’이라는 두가지 커다란 태국 대외경제의 화두 중 하나인 ‘수출’부문에서 불기 시작한 순풍에 돛을 올리고, 열심히 ’관광’이라는 이름의 노까지 저어 나가며 불황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때이다. ▲ 치앙마이 지역 관광에 나선 여행객의 모습. / 사진출처 : 태국 관광청 ‘수출’에 이어 태국경제의 또 다른 큰 축인 ‘관광’분야 역시, ‘골프검역’과 ‘빌라검역’ 이라는 상징적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넘어선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4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받은 백신여권 소지자에게 14일간이 아닌 단 7일간의 검역격리를 이행케 하는 전폭적인 완화 조치도 예고되었다. 또한 출국 72시간 내에 발급 받은 코로나 음성확인 증명서만 있어도 의무격리기간이 10일로 줄어들기에 해외여행 애호가들이 크게 반기고 있으며 세부 검토를 거쳐 이 달 중순 시행여부가 확정 고지될 예정이다. 태국 정부의 최종 방역목표는 관광업계와 의료계 종사자들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경에 이르러 의무격리 제도 자체의 실시를 중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코로나19 통제상황 완화를 관광업계가 크게 촉각을 세우며 반기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 1월 한달 동안 지난 2년 간 동기 대비 가장 많은 수의 신설법인이 설립된 것으로 집계되어 코로나 사태 하의 태국 경기회복의 또 다른 청신호로 주목되고 있다. 1월에만 태국 상무부 사업진흥청에 7,283개사의 신설법인이 등록되어 전년 동월의 6,942개사 대비 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태국경기가 현저히 움츠려 들기 이전 대비 신규법인 증가세를 보여준 것에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투자금액을 비교해봐도 전년 동월의 162억 5,600만 바트(약 6,025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309억 3,000만 바트(1조 1,463억 원)에 달해 경기 회복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태국 상무부 산하 사업진흥청은 올 한 해 동안 5만4,000~6만6,000개 안팎의 법인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 코로나 사태의 시름에서 벗어나려는 듯 맑게 개인 태국의 하늘 아래로 자동차들이 내달리는 방콕 시가지 고가고속도로의 모습. / 사진출처 : 필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마음으로 ‘수도선부(水到船浮)’ 준비해야 우리 조상들이 봄을 맞을 때 대문은 물론 집안 곳곳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라는 글귀를 써붙이며 세상사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던 마음이 유난히도 사무치는 2021년 춘삼월이다. 태국의 경제상황에 춘삼월 순풍이 불고 있다고 확언키에는 조금 이른 조바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수도선부(水到船浮), - 물들어 올 때 배 띄워라’고 했던가. 우리가 사는 나라 태국에 순조로운 동남풍이 불어들고 이곳 한인사회도 배 띄울 준비에 나서, 순풍에 돛단 듯한 호경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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